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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에코경제학】맑고 풍부한 시냇물이 미래 경제를 지배한다

〔제1편〕

산골짜기에서 발원한 개울이 시냇물이 되고 시냇물이 내(개천, 지천)가 되고, 내가 가람(강)이 되어 바다로 흘러간다는 옛날 지리학은 허구가 되었다. 시냇물이나 지천, 강을 통틀어 일컫는 하천(河川)이 마르는 건천화가 경기도 하천의 30%, 영남에서는 50% 가까이 진행되고 있다.

 

이로 인해 저수 용량이 27억㎥(만 7천여 개 농업용 저수지 총용량)인 충주댐의 4배에 해당하는 물이 사라져버렸다. 또한, 그동안 무분별한 개발과 도시화가 산과 들에서 진행되면서 토양의 두께가 30cm에서 28cm로 낮아지고 이로 인해 유실된 토양이 하천 바닥에 퇴적됨으로써 사막화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그렇다면 댐을 건설하고 제방을 쌓으며 수질을 개선해 온 치수 정책은 실패한 것인가? 국토의 젖줄, 전국 2만6000여 개의 시냇물과 하천이 말라가는 심각한 환경재앙의 원인은 무엇인지, M이코노미 에코경제학이 전국 주요 하천(河川)의 탐사 여정을 통해 찾아보고, 그 대안을 독자 제현과 같이 고민해 보고자 한다.

 

【제1편 】 안양천의 파수꾼, 90년 성상(星霜)의 뱀쇠다리

 

대천(大川, 큰 천)으로 불렸던 안양천

 

안양천은 길이가 32.5㎞로 꽤 긴 하천이다. 안양천은 중/상류부에 산지가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산으로 북쪽의 관악산(629m), 삼성산(481m), 동쪽의 청계산(538m), 서쪽의 수리산(474m), 남쪽의 백운산(564) 등이 있다. 안양천의 발원지는 백운산 계곡으로 물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흐른다. 안양천 상류에는 의왕시, 군포시, 안양시가 위치하며 그곳 산지 지형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 왕곡천, 오전천, 당정천, 산본천, 학의천, 수암천, 삼성천, 삼봉천 등의 지류가 안양천으로 흘러든다.

 

또 안양천 중류에는 광명시, 금천구, 구로구, 시흥시, 부천시 등이 위치하고 목감천, 역곡천, 시흥천이 들어오며, 안양천 하류는 비교적 평탄한 지역으로 관악구, 구로구, 동작구, 양천구, 영등포구가 있고, 관악산 계곡에서 흐르는 도림천이 유입되는 등 지류만 19개에 달하는 몸집이 큰 하천이 안양천이라고 할 수 있다.

 

안양천의 유역(流域, 빗물이 모여 실개천을 이루고 실개천이 내를 이루며 다시 강으로 모여드는 전체 물길의 범위)은 서울 시내의 다른 지류보다 넓어서 1997년 외환 위기 전에 안산시의 반월천, 시화호를 거쳐 대부도로 나가는 경안(京安) 운하의 후보지로 등장하기도 했었다.

 

대동여지도에 나타난 안양천은 지금과는 달리 완만한 곡선이었고, 1910년경에도 뱀이 지나가는 듯 굴곡이 심한 사행천(蛇行川)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토지이용변화와 도시개발을 위한 하천 정비 계획에 따라 그 모습이 많이 변했다. 지금의 안양천의 모습은 1977년 안양천 대홍수 이후 마련된 하천 정비사업의 골격에 따른 것인데 홍수 방지를 위해 직선화된 구간이 많아졌다.

 

죽음의 하천이었던 오염의 대명사

 

안양천이 흐르기 시작한 이후 최악의 시기는 1970~1980년대였다. 그 기간은 우선 국가적으로 고도성장기여서 토지이용이 크게 바뀌었다. 1965~1974년에 걸쳐 구로공단(구로디지털단지)이 조성되었으며 의왕시에 오전동 공업지역, 고천동 공업지역, 군포시에 금정동, 당정동 공업단지, 안양시의 안양동, 호계동, 관양동 등에 공업지역이 들어섰다. 또한, 수도권에 사람들이 집중되면서 안양천 전 유역에 걸쳐 크고 작은 주택단지가 조성되었다. 평촌 신도시, 산본 신도시 등도 1980년대 말에 계획되어 1990년대 초반에 건설되었다.

 

당시에는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개발에 치중한 정책을 펼쳐 보전계획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졌다. 이를테면, 개발과정에서 일부 하천을 복개(覆蓋)해 도로나 주차장으로 이용했다. 공장폐수는 하천에 직접 배출했으며, 생활하수도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배출했다. 그 결과 안양천은 더는 생물이 살 수 없는 죽음의 하천이 되었다.

 

1993년 6월 8일자 동아일보는 “안양천, 한강 지천 중 최악의 오염, 기준치 4배 넘어 46ppm 기록, 공장폐수 등 하루 34만여 톤”이라고 제목과 서브타이틀을 뽑았다. 하수처리시설이 미약하여 영등포, 광명, 안양, 군포, 부천, 역곡 등 안양천 유역에 배출된 생활하수와 공업폐수가 유입됐다. 지금도 그때의 기억을 지우지 못하는 영등포, 안양 토박이들은 안양천은 똥물이라는 인식이 머릿속에 강하게 남아있다고 한다.

 

그러다가 1987년 서울특별시 안양하수처리장(서남물재생센터), 1992년 안양시 박달하수처리장, 2002년 안양시 석수하수처리장 준공 등으로 점차 개선되기 시작했다. 2005년까지만 해도 안양천 바닥은 하류로 올수록 시커먼 퇴적물이 쌓여있었는데, 부천 역곡하수처리장이 준공된 2006년 이후에 많이 씻겨나간 상태다. 덕분에 안양천은 오염 전과 수질 개선 이후의 BOD 차이가 극적으로 개선됐다. 고등학교 지구과학Ⅰ의 환경오염 편에 단골 사례로 등장하고 있다. 지금의 수질은 탄천, 중랑천 등의 서울 시내 다른 하천들보다도 오히려 BOD 수치가 낮아졌다.

 

바닥을 보이는 안양천 상류의 건천화(乾川化), 하수 처리수로 방류

 

하천이 생명력을 가지려면 물이 맑아야 하고, 수량이 풍부해 자정(自淨)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건 당연한 진리다. 깨끗하고 풍부한 물이 흘러야 사람이 살고 자연계가 순환하며 지속 가능한 경제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안양시는 1999년 8월, 안양천 살리기 기획단을 구성하고 2001년 안양천과 상류 지천을 관리하기 위한 안양천 살리기 10개년 계획을 수립했었다. 그것이 성과를 보여 오늘날 안양천에 참게와 숭어가 돌아왔다고는 하지만 사실은 지금 안양천을 흐르는 물이 자연산이 아니다. 즉, 산에서 내려오는 혹은 흙에서 자연스럽게 스며 나와 실개천으로 모여 흐르는 게 아니라, 거의 인위적으로 만든 물을 상류에서 흘려보내는 것이다.

 

안양천의 지천은 필자가 세어보니 19개나 되었다. 그러나 이들 지천 대부분은 물이 흐르지 않아서 하수 종말처리장에서 정화한 물을 하루 3만7천5백 톤씩 학의천 상류, 안양천 본류 구간 등에 흘려보내고 있으며, 도림천의 경우 한강 물을 하루 3만 톤씩 공급하고 있다. 이밖에도 전철 4호선 지하에서 나오는 5천 4백 톤, 의왕시 백운저수지에서 2천 톤 등의 물을 안양천에 흘려보내고 있다.

 

겉보기에는 안양천으로 맑은 물이 흘러가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서울 청계천을 흐르는 물처럼 인위적으로 만든 물이 흘러가는 것이다. 바꿔 말한다면, 안양천에 그런 물이 공급되지 않으면, 이내 바닥을 드러낼 처지라는 것이다.

 

산에서 내려온 맑은 개울물이 모여 시냇물이 되고 그 시냇물이 안양천과 지천으로 흘러드는 게 아니니 참게와 숭어가 돌아왔다고 해도 왠지 시큰둥해지는 것이었다. 안양천을 살린 여러 사람의 노고와 노력에 박수를 보내지만, 안양천과 지천에 진짜 산골 물을 흘려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제2편- http://www.m-economynews.com/news/article.html?no=33680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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