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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정치’ 몸소 실천하는 정의화 국회의장

동서남북 화합에 초지일관한드문 정치인


세월호 정국과 첨예한 여야 대립 속에서 국회를 굳건히 지키며 여야를 협상의 테이블로 이끈 일등공신은 누가 뭐래도 정의화 국회의장이다. 그는 ‘동서간, 남북간 대화와 화합’을 정치적 가치로 삼아 몸소 실천을 보여준, 우리 정계에선 드문 언행일치의 정치인이 아닌가 생각된다. 예산안 법정시한 내 처리를 소신과 뚝심으로 밀어붙인 정의화 의장을 만나봤다.


의장님께서 내년도 예산안을 법정시한인 12월 2일 안에 꼭 처리하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습니다. 여야가 이번에는 합의를 통해 제 시간에 예산안이 통과되고 각종 민생법안도 조속히 처리되기를 국민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의장님의 고군분투에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걸고 있는데, 어떤 노력을 기울일 생각인지 말씀해주십시오.


예산안을 헌법이 정한 법정시한인 12월2일까지 통과시킬 것을 제가 국회의장이 되고 난 뒤에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습니다. 국회선진화법에 국회의장이 예산안에 관해서 법정 시한을 지킬 수 있도록 권한이 부여되어 있습니다. 이 권한으로 세입과 관련한 14개 법안을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했습니다. 예산이란 세입이 정해져야 하기 때문에 세입 부분과 관련한 14개 법안을 11월말까지 여야가 합의하지 않으면 본회의에 정부안을 상정해서 법정시한인 12월2일에 처리하도록 한 것입니다. 일종의 직권상정이라 할 수 있는 것이죠.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이 거의 없어졌는데 예산안에 대해서만은 가능토록 하고 있습니다.


예산부수법안 지정을 11월26일 오후 두시에 발표했습니다. 제가 그날 발표하면서 ‘12월2일은 헌법에 정해져 있는 날이다’라고 못을 박았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은 이에 대한 감각이 없습니다. 과거 군사독재시절에는 야당이 힘이 없으니까 예산안이라는 것을 잡아서 흔들다가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조금씩 주고 그래서 매년 연말에 와서 서로 싸웠지만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나라가 제대로 서려면 대한민국 국회가 헌법을 지켜야 합니다. 헌법도 지키지 않은 국회가 무슨 국회입니까. 저는 나라가 제대로 가기 위해서는 근본이 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제 소신입니다. 인성이라는 근본이 안 되어 있다면 어떻게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까. 기술자는 될 수 있겠지만 훌륭한 인격체는 안 되는 거 아닙니까. 아무리 수술을 잘 하는 의사라도 인격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훌륭한 의사로 존경받을 수 없습니다.


저는 늘 헌법은 꼭 지킨다고 말해왔습니다. 이번에도 12월2일은 꼭 지킨다고 말한 겁니다. 그 말을 한 지가 벌써 몇 달이 됐고 계속해서 같은 말을 반복해왔습니다. 예산부수법안 지정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제가 국회가 예산안을 지키는 역사적 이정표를 쓴다고 말했습니다.


(여야는 예산부수법안 지정 후 이틀 만에 서둘러 쟁점이 됐던 담뱃세 인상안을 합의하고 법정 시한인 12월 2일 예산안을 처리했다.)

 

경제가 어렵습니다. 한국경제가 구조적인 문제도 안고 있고, 선진국과 후발국의 사이에 끼어 외풍도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특히 서민들이 힘들고, 기업들이 어렵습니다. 이럴 때 정치권이 실망을 주지 않고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이 간절합니다.


정치가 해야 될 것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지금과 같이 경제가 어려울 때는 우선 경제인들이 활발하게, 신바람 나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경제가 어려운데 노조가 파업을 한다든가, 그렇게 된다면 그 기업은 더욱 어려워지게 되고 결국은 망하게 됩니다.

이번에 야당에서 기업들의 법인세를 올리자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야당의 논리는 우리나라 법인세율이 다른 나라보다 적다는 거거든요. 그러나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각 나라의 특징이 있고, 또 우리나라가 꼭 적다고 만은 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기업들이 내는 법인세 외에도 준조세도 있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내는 돈이 30~40%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긴데요. 그런데도 이런 부분을 덮어두고 법인세를 22%에서 25%로 3% 포인트 더 올리게 된다면 기업의 자금 상황은 더 나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준조세 성격의 지출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요.


거기다 우리나라 노동의 유연성은 우리와 같은 경제수준의 다른 국가에서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기업들의 환경을 더욱 나빠지게 만들고 있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 조선이나 자동차 관련 대기업들이 모두 해외로 나가지 않습니까. 어떤 기업은 사내 유보금이 몇 조원에 이른다고 하지만 전혀 쓰질 않고 있습니다. 그걸 쓰더라도 다른 나라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죠. 물론 드물게 우리나라에 쓰지만 대부분은 해외에 투자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이걸 보면서 밸런스를 맞춰야 하는 상황인데 법인세를 올리게 된다면 득이 될 게 없는 겁니다.


기업들의 세율에 대해서도 우리 정치권이 도와줄 수 있다면 도와야 합니다. 대기업을 도와주자는 게 아니라 중소기업을 도와주자는 얘깁니다. 그들이 신이 나게 용기를 가지고 일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아울러 불필요한 규제도 완화해 줘서 기업이 일어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줘야 합니다. 다시 말해 흥이 나서 일할 수 있는 환경과 규제완화, 그리고 파업 같은 것들은 조금 자제해주고 세제 혜택도 주고요. 더불어 돈 있는 사람들은 좀 쓰게 해주고 어려운 사람들은 근검절약하는 그런 노력들이 필요합니다. 저는 이러한 역할들을 정치가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기업을 하는 사람들이나 지식인들은 한일 간의 경색국면이 너무 오래 지속되고 있어서 많이 걱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의장님은 지난 10월 아베 신조 총리를 직접 만나기도 했습니다만, 국회 외교 차원에서 경색 국면을 풀 묘책은 없는 것인지 말씀해주십시오. 아울러 대북 관계도 꽉 막혀 있지 않습니까.


한일관계는 아주 특수한 관계입니다. 문화, 사회,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돼 있습니다. 최근 아베 총리가 당선된 후 우리나라와의 관계가 경색되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이것을 푸는 역할을 정치가 해야 하는데 우리 대통령께서 만나는 주고는 싶은데 만나고 난 결과가 좋지 않으면 감정이 더 나빠질 수 있어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사실 그동안 한일관계 경색을 풀기 위해 만나서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일본 대사나 도쿄도지사 등 일본측 고위인사들을 만날 때마다 그런 뜻을 전달했습니다. 그런 끝에 일본 중의원 의장이 저를 초청한 겁니다. 지난 번 일본에 가서 일본의 지도자는 거의 다 만났습니다. 그게 10월말입니다. 그 후로 11월에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베이징과 미얀마, 호주에서 자연스레 대화를 하게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조만간 제가 1월 1l일 신년사를 할 계획입니다. 신년사에서 북한최고 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인 김영남 위원장을 남한에 초청하겠다는 내용을 담을 작정입니다. 만약에 오지 않겠다고 한다면 제가 가겠다고 제안할 생각입니다. 평양이 싫으면 개성에서 만나지요. 제가 만나자고 한다면 만나 줄 것으로 봅니다. 그렇게 되면 내년 3월쯤 육로를 통해 만날 생각입니다. 결국은 저의 이런 노력들이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통로를 열어 가는 것이겠죠.


 

의장님은 그동안 지역 통합과 동서 화합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전에 ‘섬진강시’조성과 같은 방안도 발표했습니다. 통합에 대한 남다른 철학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장기적으로 통일을 바라봐야 하는데, 그 통일의 전제조건이 바로 동서화합과 전국 균형발전이고, 이를 달성하는 게 제가 정치를 하는 목적 중 하나입니다. 조그마한 한반도가 남북으로 갈려있고, 동서 간 간격이 있고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차별이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미래가 없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동서갈등의 그늘 아래서 벌어진 것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격차로 지금 중앙은 비대하고 지방은 빈혈 상태입니다. 전국적인 이 불균형을 치료하려면 무엇보다도 동서화합이 우선입니다. 화합해서 동서가 함께 성장을 도모하면 대한민국의 국토는 균형 속에서 발전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저는 국회의원이 되기 전부터 부산과 광주의 뜻있는 인사들과 ‘영호남민간인협의회’를 결성해 활동해왔습니다. 국회의원이 되어서는 지난 2004년부터 당내 지역화합특위 위원장을 맡아 호남고속철 조기착공, 여수 엑스포 유치,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법’제정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의전당 건립 예산 확보 등 현안과제를 해결하고, 호남발전을 위한 예산을 꾸준히 챙겨왔습니다. 이러한 노력과 진정성을 인정받아 한나라당 의원 최초로 광주명예시민이 되었고 조선대에서 명예정치학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또 2015광주하계U대회 유치위원장과 조직위원장으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오래전부터 영호남 화합의 상징으로 전남 여수, 순천, 광양과 경남 남해, 하동, 사천을 하나로 묶는 ‘섬진강시’ 건설을 주창해 왔습니다. 섬진강이 지금까지 동서를 나누는 역할을 했지만 섬진강시가 건설된다면 동서화합의 상징이 되는 것이죠. 지금 그대로 나두면 전남 여수, 순천, 광양이 따로 개발됩니다. 이를 묶기 위해서는 여수와 남해를 잇는 다리를 건설해야 합니다. 비용이 1조6천억원 정도 든답니다. 그걸 해저로 건설하면 3분의 1정도인 5천억이면 충분하다고 합니다. 현재 약 90만명인 인구를 포용하는 섬진강시와 남해안 개발이 이뤄진다면 얼마 못돼서 150만 명의 광역시 이상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더불어 고질적인 대립과 갈등의 문화와 지역주의의 벽을 허물기 위해서는 선거제도 개편 등 정치 제도적 관점의 대변혁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경기도에서 실험하고 있는 야당 부지사와의 연정은 일시적인 효과밖에 없다고 봅니다. 현행 소선거구제는 51대 49로 표가 나와도 승자가 다 가지는 구조입니다. 저는 중대선거구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섭단체 의석수도 줄여서 다당제로 가는 거죠. 그렇게 해서 사회를 통합시켜가야 합니다. 이와 같은 선거제도 개편을 통해 영남에 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당선되고 반대로 호남에서 새누리당 의원이 당선되는 것이야말로 동서화합으로 가는 길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의장님께서는 취임 후 만든 국회개혁자문위원회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줄로 알고 있습니다. 취지와 방향, 내용에 대해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보통 변화를 혁신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제 생각은 다릅니다. 예산안의 12월2일 이내 통과는 헌법이 정해놓은 것입니다. 그것을 준수하겠다고 하는 것도 그동안 관습적으로 무시하고 있는 것들이라든가 비정상적인 것을 정상화하자는 얘깁니다. 현재 우리는 헌법을 지켜야 하는 게 당연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비정상적인 것을 정상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그걸 바꾸자는 겁니다. 국회도 개혁과 혁신을 해야 한다고들 하는데 뭐가 혁신인지 알고 하는 소리인지 의문입니다. 국회는 국회다워야 합니다.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국회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상시국회를 열어야 합니다. 국회가 12월9일 끝나고 나면 1월 말까지 쉬게 됩니다. 일 년에 2,4,6월 임시회, 9-12월 정기회로 열리는데 저는 전반기 3월과 5월도 국회를 열자는 얘깁니다. 그리고 8월15일 이후에 결산국회를 2주간 여는 임시회를 명문화하자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예산결산도 조금 더 여유롭게 할 수 있지 않겠어요. 또 상시국회를 열게 되면 국민들이 볼 때 우리나라 국회가 일을 하는 국회구나 이런 생각을 할 거 아닙니까.


국회의원들 역시 신뢰를 받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현재는 상임위원회가 오전 10시부터 열리기로 했다가 자기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2시로 미뤄버립니다. 상임위원회 맘 대로인 것이죠. 이렇게 일정이 수시로 바뀌다 보니 해당 부처 공무원들은 오전 10시인 줄 알고 스케줄 정리를 해놓았다가 황당한 상황이 되는 겁니다.


또 한 가지는 요일제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월~화요일은 본회의, 수~목요일은 상임위, 금요일은 공청회 혹은 청문회 등, 이렇게 날을 정해 놓으면 바꿀 수 없을 거 아닙니까. 이렇게 하면 의원들도 예측가능하게 되고, 국회를 오가는 장차관과 공무원들의 불편도 덜어질 것입니다.


대정부질문도 마찬가지로 주중에 여러 번 하는 것이 아니라 한 주에 한 번하는 겁니다. 예를 들면 4개 의제로 나눠서 첫 주에는 정치 분야를 하고 두 번째 주에는 통일 외교 안보 분야, 세 번째 주에는 경제 분야, 네 번째 주에는 교육 사회 문화 분야를 한 가지씩을 다룬다면 철저한 준비가 가능해지고 집중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봅니다. 대정부질문 시간도 오전부터 붙잡아 놓을 것이 아니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하되 질문 시간을 현행 15분에서 12분으로 줄이면, 질문 의원수도 줄이지 않고 효과적으로 질의를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것은 작은 문제인 것 같지만 사실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렇게 되면 의원들도 본회의에 충실히 참석할 겁니다.


현재 대정부 질문을 할 때보면 자리가 텅텅 비워있어요. 정족수가 20%밖에 안 되기 때문에 그렇기도 한데요. 개선되면 본회의 참석률도 높아지리라 봅니다. 제가 평의원으로 있을 때 본회의장에 가장 많이 앉아 있는 사람이 저였습니다. 모르는 사람들은 ‘할 일도 없나. 저렇게 매일 앉아 있게’ 그럴 수 있지만 국회의원으로서 성실성이 아주 중요하다고 봅니다. 방에서 앉아서 들어도 되고 꼭 들어야 할 의무는 없지만 대정부질문하는 현장에서 대화하는 것을 들으면 공부가 참 많이 됩니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장준하 선생 타살에 관한 대정부질문을 직접 본회의장에서 들었을 때입니다. 당시 대선이 12월에 있었는데 그때가 9월인 것 같습니다. 당시 대통령 후보의 부친 시절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굉장히 민감한 때였거든요. 그날 제가 왜 욱했냐하면 대정부질문 사회․문화 마지막 시간에 질의자가 장준하 선생 유골 사진을 전광판에 올린 겁니다. 당시 총리가 어떻게 답변을 하는지 가만히 보고 있었더니 당시 총리가 그 부분만 적당히 하더라고요. 저는 그걸 보고 조금 기분이 안 좋았습니다.


저는 국회 들어오기 전부터 국민한 사람으로 어느 국민 한사람이든 억울하게 죽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트위터에 “선생의 두개골이 신경외과 전문의인 내게 외치고 있는 듯하다. 타살이라고! 돌베개 베고 천리길 돌아 상해 임시정부 찾았던 일본군 탈출병 장준하 선생의 주검을 보면서 고인의 죽음을 슬퍼한다”이렇게 올린 겁니다.


그런데 저녁에 집에 와서 TV를 켜니까 KBS에서 대정부질문을 소개하면서 그게 나오더라고요. 사실 그 앞에 제가 한 마디를 더 썼거든요. 먼저 쓴 게 뭐냐면 “한의 40년, 그 속의 독립투사들. 그분들 자손들 지금 잘살고 계실까? 경제적으로! 저승에서 자손들 보고 있는 애국지사들의 영혼들은 편안할까? 그분들 자손들이 행복하게 살아가길 빌지만 과연 행복할까? 은혜, 보은, 감사 이런 것을 하라고 정부가 있는 것 아닌가“이런 내용이었죠. 그러니까 120자 120자 해서 총 240자를 썼습니다.


세종시에 많은 부처들이 있고 또 전국에 국가 공공기관들이 흩어져 있는 관계로 관련 공무원들과 관계자들이 국회를 오가는 데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효율적인 국회 운영이 필요한 대목인 것 같습니다. 어떤 방안을 갖고 있는지요.


여러 가지 안이 있는데 우선은 영상회의실 하나와 소회의실 하나를 만들었습니다. 소회의실은 각 국회의원 보좌진들이 세종시공무원들과 대화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그렇게 방이 두 개인데 문제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대화를 해야 하는데 영상을 보고 대화하다 보니 쉽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방 하나를 만드는 것도 쉽지 않지만 앞으로 상임위를 개조한다든지 해서 점진적으로 늘려갈 생각입니다. 세종시에다 별관을 만들자 제안도 있었습니다만, 세종시 부처 공무원들이 국회의원을 자주 보는 걸 별로 안 좋아합니다. 의전 때문에 상당히 신경이 많이 쓰이기 때문이죠. 또 국회 소속직원들이나 보좌관들도 이동이 쉽지 않은 상황이고요. 그래서 최대한 편리하게 해보려고 하는데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세종시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정부부처들이 옮겨가기 전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독대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큰 고민은 정부부처가 세종시로 가지 않아도 되는지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결론은 갈 수 밖에 없다는 거였죠. 국민과 정치인들(전직대통령 포함)의 약속이었거든요. 그 약속을 어느 날 깬다는 것은 신뢰의 문제였습니다. 아직 영호남의 갈등도 남아 있는 상태에서 충청도 갈등까지 가져오게 된다면 삼자갈등이 되는 상황이라 그렇게 돼서는 안 되는 거였습니다. 결국 갈등과 신뢰의 문제 때문에 안 갈 수가 없다는 결론이었죠. 비용이나 불편에 따른 것들에 대해서는 영상이라든가 다른 대안을 찾아 가도록 한다는 것이 당시의 결론이었습니다. 저는 궁극적으로는 국회가 세종시로 가야 된다고 봅니다.

 

의장님은 국감베스트 의원으로 8년 연속 선정된 바 있고 현재 5선 의원입니다. 또 의장으로서 올해 국감을 보고 여야 동료 의원들과 피감기관에 대해 개선점이랄까, 지적을 해주신다면 한마디 해 주십시오.

우선 국정감사의 동력이 떨어진 것 같습니다. 과거만 해도 언론이 굉장히 관심이 많았고 의원들 역시 신바람 나게 일했습니다. 청문회 스타도 있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런 게 많이 떨어졌습니다.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의원들의 노력이 부족하다 보니 언론에서도 신경을 덜 쓰는 것 같습니다. 정부도 국회의원도 자업자득이 크다고 봅니다.


저는 국회가 품격을 높여야 한다고 봅니다. 요즘 보면 배지를 달지 않은 국회의원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제가 늘 ‘배지를 달아라. 배지가 자랑스럽지 않은 사람은 달지 말아라’고 좀 듣기 싫은 말도 합니다. 넥타이를 매지 않은 의원들도 많습니다. 6,7,8월 더울 때는 넥타이를 매지 않는다고 해도 본 회의장에 들어올 때는 넥타이를 해야죠. 의관을 갖춰야 하는데 그런 기본조차도 지키지 않습니다.

과거 우리 역사를 보면 의관을 바르게 갖추고 국정을 보지 않았습니까. 판사들도 덥지만 의관을 갖추고 있습니다. 어느 판사가 넥타이를 매지 않고 있습니까. 영국은 가발까지 쓰고 있지 않습니까. 결국 자세가 중요한 것인데 단상에 앉아서 보면 정말 화가 납니다. 11월인데도 넥타이를 안 맨 의원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이런 기본적인 것부터 잔소리를 좀 하려고 합니다.


또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이 피감기관을 부를 때도 꼭 필요한 사람들이 아니면 조금 자제해 주고 감정적으로 대하는 그런 태도는 고쳐져야 합니다. 피감기관 역시 무조건 수비만 하려고 할 게 아니라 국정감사 기간을 이용해 자신들이 하는 일에 대해 국민에게 알리고 홍보하는 그런 노력이 기울어져야 하고요. 대정부질문도 마찬가집니다. 대정부질문을 답할 때도 국민들에게 알려줄 것에 대해 알려주고 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서로 감추려고만 합니다. 이래선 안 된다는 얘기죠. 국회가 제대로 돌아가고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이런 기본부터 지켜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국회와 국회의원의 수준이 높아야 행정부를 제대로 감시하고 견제하고 대안까지 제시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의장님은 내년에 국회 싱크탱크인 가칭 ‘국회미래연구원’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어떤 싱크탱크인지 말씀해주십시오.

우리나라는 미래의 중장기적 어젠다에 대해 준비하고 연구하는 것이 부족합니다. 대표적인 게 ‘통일’입니다. 국회 내에 입법조사처가 있다지만 부족하다고 봅니다. 특히 ‘복지 문제’는 선거 때 포퓰리즘에 빠져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래선 안 됩니다. 그래서 국가미래연구원이라는 것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야에서 이런 어젠다가 좋겠다고 선택해 주면 그걸 국가미래연구원에서 국내외 석학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해서 연구해 미래를 대비해 나가야 한다고 본 겁니다. 단기적인 것은 조사처라든가 예산정책처에서 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인 어젠다에 대해서도 싱크탱크를 만들어 국회가 해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현재 행정부와 대법원이라든가 모든 분야에 싱크탱크가 있지만 국회만 없습니다. 정부를 견제하는 기능이 입법조사처만 가지고는 안 되거든요.

의장님의 정치인으로서의 자세를 보면 집안의 영향이 컸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할아버지가 이름을 지어주기도 했다는데, ‘통합, 화합, 통일’과 같은 큰 가치를 일관되게 추구할 수 있는 배경이 궁금합니다.

정치적인 소신은 제 부친이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 부친은 굉장히 강직한 분이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정의파라 할 수 있죠. 그걸 제가 굉장히 많이 이어받은 것 같습니다. 제 형도 신경외과 의사인데 개업해서 돈을 조금 많이 벌어서 상호신용금고인 것 같은데 그걸 인수해서 하겠다고 했어요. 당시 제가 35살인데 부친이 제게 묻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상호신용금고라는 것은 과거 고리대금업자들인데 시대가 바뀌면서 제도권으로 가져온 거 아닙니까. 그랬더니 제 부친이 ‘맞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아버지 우리 집안은 학자집안이라고 해서 늘 자랑스럽게 생각해왔는데 형하고 돈 장사한다는 겁니까. 하시려면 하십시오. 다만 저를 호적에서 정리한 후에 하십시오’라고 말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부모님께 버릇이 없었구나’ 그런 생각이 들지만 그 정도로 강직하게 저를 가르친 분이 부친입니다.

거기에다 포은 정몽주 선생의 단심(丹心)의 피가 흐르는 것 같습니다. 제가 포은 선생의 20대 자손인데 그분께서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말은 하는 분이었습니다. 그 영향도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다음은 이름인데요. 묘하게도 제 이름이 옳을 의(義)에 화합할 화(和)입니다. 그래서 어릴 적 제 이름의 뜻을 안 다음에는 ‘바르게 살아야 하는 구나’ 그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이름값을 100%는 아니더라도 90%는 하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한 겁니다. 제가 태어난 후 3일 만에 제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는데 한학자이셨던 그분이 제 이름을 보고 이름이 좋다고 하신 후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포은 할아버지가 무자생이신데 저도 무자생이고 동짓달에 태어난 것도 비슷하고 생긴 모습도 닮았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많은 국민들이 대통령이 하시는 일은 아는데 국회의장께서 하시는 일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장님께서 하시는 일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주십시오.

 

국회에는 보좌진까지 하면 약 4000여 명의 직원들이 있습니다. 국회의장은 이들의 리더 역할을 합니다. 물론 보좌진들은 대개 의원님들이 알아서 관리하지만 사무처라든가 조사처 도서관 등 관계되는 직원들만 해도 1500여 명이 됩니다. 국회의장이 이들의 인사에서부터 다양한 것들을 챙깁니다. 또 국회가 원만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질서를 잡아가는 등 국회를 대표하는 역할도 합니다. 물론 국회 고유의 기능인 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기능을 충실히 수행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은 외국에서 손님이 오게 되면 대통령을 만나고 그 다음에 만나야 할 사람이 국회의장입니다. 대통령은 만나기 어려워도 의장은 만나기 쉽잖아요. 국회의장이 되고 보니까, 외교 역할이 큰 것 같습니다. 국회의장은 직접 돌아다니기 보다는 찾아오는 분들을 만나는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죠. 그게 경비도 적게 들고 효율적인 것 같기도 합니다. 오늘만 해도 뉴질랜드 대사께서 꼭 만나고 싶다고 해서 왔다 가셨습니다. 지난번에 공관에 120여명의 국내에 있는 대사와 외교관들을 초청해 저녁을 같이 했습니다. 그때 고맙다고 뉴질랜드 대사가 찾아온 겁니다. 이렇게 국회의장의 외교활동은 아주 중요하다고 봅니다.

제 욕심이 있다면 우리사회의 여러 문제가 되고 있는 어젠다 같은 것들을 개발하고 여론도 형성하고 특히 우리사회를 개선해 가는 노력을 해 나갈 생각입니다. 그래서 제가 인성교육진흥법안을 발의했는데요 아직 통과는 안됐습니다만 그런 거라든지 또 충효인의예지와 같은 ‘국민정신부활’ 등에 국회의장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최대한 해나가려고 합니다. 또 국회가 헌법을 지키는 모습도 꼭 국민께 보여드릴 생각입니다. 예산안을 12월 2일에 통과시키나 일주일 뒤에 통과를 시키나 사실 큰 차이가 없습니다만, 대한민국의 헌법을 지킨다는 것은 큰 가치가 있습니다. 법치국가에서 제 임기동안 헌법을 지켜야 한다는 것만큼은 보여주고 싶습니다. 이런 것들이 불명확해서는 안 된다고 보기 때문에 그런 역할을 해나가는 게 국회의장이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국회가 국민의 입장에서서 열심히 일한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그렇게 신뢰감을 얻게 된다면 앞으로 5년 10년 후 결과물이 나올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15대부터 현재까지 5%대에 머물러 있는 우리 정치의 신뢰도를 끌어 올려 존경까지는 받지 못하더라도 신뢰받는 국회를 위해 노력해 나갈 생각입니다.

바쁘게 활동하시다보면 건강이 가장 중요하실 텐데요.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 또 사진 찍는 게 취미라도 들었습니다만.

제가 원래 만능 스포츠맨인데 허리 디스크가 생겨서 운동을 못했습니다. 걷는 것밖에는 못합니다. 그래서 사진을 찍는 취미를 갖고 있습니다. 보통 사진을 손가락으로 찍는다고 하는데 사진은 발로 찍습니다. 피사체를 찾아 돌아다녀야 하니까요. 그렇게 돌아다니다 보면 허리도 좋아집니다. 저는 수술도 서서 합니다. 서서 10시간도 넘게 수술할 수 있습니다. 앉아서는 수술 못합니다. 한 시간만 앉아도 허리가 아프니까요. 실질적은 개인전은 대학졸업하면서 72년도에 10월에 한 번 했고 ‘이름값 정치’라는 책 출판했을 때 한 번 했습니다. 그밖에 한국미술대전 초대전에 초청 받기도 하고 매년 사진 후배들 전시회에 출품도 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찍는 취미는 아주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건강도 챙길 수 있고요. 감사합니다.

 

MeCONOMY Magazine December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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