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막을 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의 경제 분야 최고 이슈는 단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깜짝 발표였다. 엔비디아가 한국 정부와 주요 기업에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GB200)' 26만장을 공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젠슨 황 효과는 주말의 지나 월요일인 3일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엔비디아 핵심 사업 파트너로 지목받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신고가(삼성전자 11만1500원·SK하이닉스 62만4000원)를 썼다. 지난 4일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엔비디아의 GPU 26만장 한국 공급 사실을 언급하며 “인공지능 3대 강국 도약을 위해 내년 총 10조100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 26만장 공급에 대해 “AI 산업 판도를 바꾸는 대전환”이라고 일제히 입을 모았다. GPU 공급은 단순히 AI 개발의 문제가 아니라 클라우드 인프라, 반도체 설계, 통신망, 전력설비, 데이터센터 등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파급 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 엔비디아 GPU 기반 ‘AI 팩토리’...디지털 트윈·자율주행·로보틱스 AI 생산 인프라 구축 AI 산업혁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엔비디아와 우리 정부·기업 간 협력 시스템이 중요하다. 엔비디아는 정부에 5만장, 삼성·SK·현대차그룹 등에 각각 GPU 5만장, 네이버에 6만장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로써 삼성과 SK는 HBM을 엔비디아에 지속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블랙웰 1개당 최신 HBM인 ‘HBM3E(5세대) 12단’이 8개가 탑재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26만장 블랙웰에 탑재되는 HBM3E는 208만개 수준이다. 통상 HBM3E 한 개당 가격이 300달러 내외로 추산되므로 GPU 26만개에 공급되는 HBM 수출 규모는 9000억원에 이른다. 우리 기업은 엔비디아에 GPU 핵심 부품을 공급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고 국산 HBM을 탑재한 GPU를 기반으로 각종 AI를 생산해 또 따른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삼성은 엔비디아 쿠다-X(CUDA-X), cu리소(cuLitho), 네모트론(Nemotron) 모델, 옴니버스(Omniverse) 등을 활용해 반도체 제조용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는 동시에 엔비디아 코스모스(Cosmos)와 아이작(Isaac) GR00T로 로보틱스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다. SK그룹은 NVIDIA RTX PRO 6000 Blackwell 서버 에디션 GPU로 구동되는 AI 클라우드를 포함해 최대 6만개의 GPU를 수용할 수 있는 ‘AI 팩토리’를 설계 중이다. SK텔레콤은 국내 제조업체와 스타트업이 디지털 트윈과 로보틱스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할 수 있도록 통신 인프라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정부, 엔비디아와 협력해 5만 개의 GPU를 탑재한 엔비디아 AI 팩토리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제조, 자율주행, 로보틱스 분야의 AI 모델의 훈련과 검증, 배포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현대자동차그룹은 엔비디아 AI 자율주행 두뇌 ‘DRIVE AGX Thor’와 로보틱스 관련 네모(Nemo), 네모트론, 옴니버스 등을 활용해 공장 운영 시뮬레이션을 수행한다. 네이버는 엔비디아 AI 인프라에 GPU 6만 개를 추가로 도입해 소버린, 피지컬 AI 워크로드를 지원하고 조선, 보안 분야 산업 특화 모델과 AI 서비스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엔비디아·국내 기업들은 한국에 이른바 ‘AI 펙토리’를 구축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AI 팩토리 개념은 AI를 대규모로 개발·훈련·배포·운영하기 위한 인프라 시스템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데이터를 입력하면 인공지능 모델이 ‘AI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가리킨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자율주행 AI를, 의료 분야에서는 영상 진단 AI를, 콘텐츠 분야에서는 쳇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생산하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AI 팩토리를 ‘AI 시대의 새로운 제조 공장’이라고 부른다. 과거의 공장은 전기와 철을 사용해 물리적 제품을 만들었다면 AI 펙토리는 데이터를 원료로 삼아 인공지능을 생산한다. ◇ 한국의 강점 살린 AI 분야 특화 개발 필요 AI 시대 산업혁명은 과거 증기기관이나 컨베이어벨트에 태통한 것처럼 오늘날에는 AI 펙토리가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 SK, 현대차그룹 등이 각자 장점을 살려 거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한국이 다른 AI 강대국들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한국이 가진 강점을 살려 특화된 AI를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한석 한양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는 “미국은 범용 생성형 AI(ChatGPT), 중국은 빅데이터 기반 AI(DeepSeek)에 강점을 보이는 가운데, 한국은 제조 AI, 로봇·자동차 AI, 국방·보안 AI 등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효율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오 교수는 “특히 피지컬 AI는 현실 산업 데이터를 가상 공간에서 학습·제어하는 기술로 한국의 제조·로봇 기술과 결합해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발표는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닌, 한국 AI 산업의 판을 바꾸는 역사적 선언이다. AI 선진국과 경쟁이 아닌, 한국의 산업발전 강점을 살려 산업 특화형 AI를 통해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독자적 위치를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는 젠슨 황 CEO의 방한 이후 지난 10월 31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한국의 차세대 산업혁명(Korea's Next Industrial Revolution)’이라는 제목의 3분 16초짜리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는 한국을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나라, 가장 빠른 속도로 산업화를 일군 나라로 평가하며 미래에는 AI 산업혁명을 함께 할 나라라고 치켜세웠다. 또한 한국에서 피씨방의 확산, 스타크레프트 등과 함께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 지포스( GeForce)가 있었다고 했다. 영상은 “엔비디아 GPU로 구동되는 새로운 종류의 AI 팩토리와 함께 AI 혁명이 도래했다”면서 “한국은 반도체에 이어 이제는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산업혁명에서 AI 혁명으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마무리했다. 전 셰계 AI 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엔비디아가 한국을 미래 시대를 함께할 사업파트너로 선택한 것은 매우 의미가 깊다. 과거 그래픽카드를 만들던 시절부터 30년 동안 맺은 인연을 바탕으로 반도체와 같은 인프라를 갖춘 한국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AI 팩토리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한국 기업들의 협력이 중요해 보인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오 교수는 “우리가 글로벌 기술 패권의 소비자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이 흐름을 주도할 창조자가 될 것인가. 정부와 기업, 사회 모두가 이 질문에 답해야 할 시점이 왔다”고 말했다.
플라톤은 세상을 이상(理想. 이데아)이라는 기준으로 보았다. 그의 이상론에 따르면, 현실은 이상을 불완전하게 베낀 것에 불과했다. 이를테면 가장 이상적인 통치자와 정치의 형태가 존재하고, 사람이나 제도는 그 이상에 다가갈수록 훌륭하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이상을 기준으로 삼는 순간, 우리는 서열을 만들 수밖에 없다. 이상형에서 더 가까운 자와 그렇지 않은 자, 좋은 제도와 안 그런 제도. 옳은 편과 그른 편, 이상형에 가까운 동맹과 그렇지 않으면 적대자라는 식으로 세상사를 둘로 나누고 말았다. 플라톤의 이데아론을 정면으로 뒤집은 사람이 프랑스의 철학자 질 들뢰즈(Gilles Deleuze, 1925~1995)다. 기존 서양철학의 전통적인 사고방식에 도전한 그는 폐 기능 부전으로 인공호흡기를 달고 살다 안타깝게도 70세인 1995년 11월 4일, 파리 근교의 아파트 창문에서 투신하여 생을 마감했다. 그는 “세상이란 차이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사람이란 이래야 한다는 게 아니라 각자의 차이가 있는 게 사람이라는 식이다. 그에게 있어서 각자의 다름(차이)은 누군가의 부족함이 아니라 오히려 창조를 이루게 하는 동력이자 시작이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이 없음은 나와 다른 생각, 다른 취향, 다른 신념을 인정하라는 말이리라. 그렇지 않으면 정치든, 사회든 기업이든, 뭐든 정체되어 새로운 흐름이 만들어질 수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그런데 요즘 새로운 흐름을 만든다는 서로의 다름(차이)은 사회 모든 분야에서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는 듯하다.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나와 비슷한 영상과 말을 보여주고 들려줄 뿐이며 각자 또한, 자신만의 이상적인 기준을 상정해 그 기준에 근접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배척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이는 마치 1450년 인쇄가 발명되고 약 70년 뒤에 종교개혁(1517년)이 시작됨으로써 종교적 내전이 16세기 중반부터 17세기 중반까지 유럽 전역에서 벌어졌던 상황과 유사하다. 세상은 뉴미디어의 혁명이 일어나 개인과 개인 간, 세상과의 소통이 원활해졌지만 내 편과 네 편끼리 싸우는 내전을 벌이고 있다. 공적인 논의보다는 사적인 확신들만이 충돌하고, 내 생각이 옳고 네 생각은 틀렸다며 이미 편 가르기가 끝났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분열의 정치를 넘어설 수 있을까? 들뢰즈라면 다름을 존중하는 리좀(rhizome)의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하리라. 리좀은 나무의 뿌리처럼 중심이 있는 구조가 아니다. 여기저기서 뻗어나가며 연결되고 서로 얽히고설킨 상태다. 정치도 그런 유기적 네트워크가 되어야 한다. 중심의 이념이 아니라, 주변의 다양함이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어야 한다. 왕도정치를 주창한 맹자의 정치 목표는 혼란한 사회에서 백성들이 평화롭고 조화롭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니 정치는 '함께 사는 기술'로 이해할 수도 있겠다. 들뢰즈는 우리에게 바로 그 기술의 출발점이 무엇인지 일깨워 준다. 이상이 아니라 다툼에서 시작하고, 진리는 위에 있지 않고 서로의 차이 속에서 살아 움직인다는 것을 말이다. 내년 6월로 예정된 지방선거에 뜻을 둔 후보들이 뛰고 있다. 혹자는 SNS 시대 디지털 데이터 노출 빈도에 승패가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어떤 식으로 나를 노출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 “내 생각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내 편, 네 편의 조직에 의존하지 않는 가운데 양자의 다름을 수렴하는 장치를 마련해 보면 어떨까?” 국회의 국정감사를 보면서 SNS 시대에는 플라톤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들뢰즈의 빛으로 들어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주변의 모든 사람이 내 스승이라고 생각하고 유권자들의 말을 경청하여 수렴하는 선거 혁명, 내년 지방선거에서 꼭 일어나길 바란다.
10월의 마지막 날을 하루 남겨 놓은 지난달 30일 저녁, 서울 강남의 한 치킨집에서, 여러분이 다 보았듯이 기름 냄새 솔솔 풍기는 치킨집 한쪽 테이블에서 엔비디아의 젠슨 황, 삼성의 이재용. 현대자동차의 정의선 회장 등 세상 부러울 게 없는 3명의 억만장자가 치맥잔을 들고 팔짱을 낀 채로 러브샷을 했다. 이건 거의 ‘인공지능 버전 오징어게임 시즌 2’의 포스터 같았다. 하지만 그들의 표정은 진지했다. 닭 다리를 들고 서로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우린 깐부야” ◇ 러브샷은 전략이다 3명의 억만장자가 먹었던 메뉴는 바삭한 식스팩, 크리스피 순살치킨, 치즈스틱이었고 주류는 테라 맥주와 참이슬 소주를 섞은 소맥이었다.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는 재빨리 이 조합을 ‘AI깐부’라는 세트 메뉴로 공식 출시했지만 정작 중요한 메뉴는 세계 경제의 미래였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의 두뇌, 삼성은 그 두뇌를 담는 메모리, 현대는 그 두뇌로 달리는 자동차를 만든다. 그러니 그들은 AI와 반도체, 모빌리티의 삼각동맹으로 세상에서 가장 비싼 러브샷을 보여준 셈이다. ◇ 회의실 대신 치킨집에서 그들은 호텔 연회장도, 비공개 라운지도 아닌 치킨 프랜차이즈 ‘깐부 치킨’ 집을 택했다. 깐부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통해 다시 널리 알려지면서 '막역한 친구'나 '한 편'을 의미하는 우리말이다. 그러니 이보다 더 노골적인 메시지는 없을 것 같다. “AI시대에는 친구가 많을수록 좋죠” “자동차도 결국 관계의 예술입니다” “우아! 이 치킨, 세상에서 최고예요!” 그들의 말과 대화엔 국제 전략이 숨어 있고, ‘같이 가자’는 건배사에는 신호가 들어있었다. 그들은 인공지능과 반도체, 자율주행으로 세상을 설계하는 사람들이다. 인류의 두뇌를 대신 만들어 주는 기술의 최전선에서 그들이 치맥 잔을 들고 러브샷을 한 것이다. 정말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AL시대 주역들이 팔을 맞대고 잔을 부딪치며 손으로 연결되었다는 사실이 말이다. ◇ 기술은 진화했지만 관계는 여전히 손으로 짠다 AI가 인간의 생각을 대신하고 로봇이 노동을 대신해 주는 시대에도 신뢰만큼은 아직 알고리즘이 만들 수 없다. 신뢰는 눈빛과 손의 접속에서 태어나기 때문이다. AI가 세상을 재편하는 동안 우리는 다시 손을 찾고 있다. 뜨개질이 다시 등장하고 손 글씨로 일기나 시를 쓰고, 요리하는 모임이 늘어나고 있다. 어쩌면 그것은 기술의 냉혹함을 녹이는 인간적인 저항일 수 있다. 그들 역시 맥주잔을 들고 웃으면서 “AI시대일수록 손을 맞잡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러브샷은 ‘나는 아직 당신을 신뢰한다’는 표시일 것이다. 어디 그들뿐이겠는가? 첨단 통신기기가 나올수록 우리는 여전히 카페에서 치킨집에서 직접 얼굴을 마주보며 소통하는 횟수가 늘어난다. 그들 억만장자들이 치맥의 러브샷으로 비즈니스의 본질이 인맥이나 관계에 있음을 보여주었듯이 올해가 가기 전에 여야가 국민 앞에서 시원한 러브샷의 시범으로 정치의 본질이 어디에 있는지 보여달라. 다사다난하기만 했던 올해, 갈라선 의견으로 지쳐버린 국민을 한 번만이라도 기분 좋게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치맥집 말고 다른 곳에서 말이다.
KT 침해사고 민관합동조사단(이하 조사단)은 KT 침해사고에 대한 중간 조사결과를 6일 발표했다. 조사단은 중간 조사결과에서는 KT의 일반적인 망 관리 실태 조사 및 시험 환경에서의 검증을 통해 소형 기지국(펨토셀) 운영 및 내부망 접속 과정 상의 보안 문제점을 도출했다. 이번 침해사고의 문제점은 크게 4가지로 판단된다. 먼저 KT의 소형 기지국(펨토셀) 관리체계가 전반적으로 부실해 불법 펨토셀이 KT 내무방에 쉽게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또 KT 인증서의 유효기간이 10년으로 설정돼 단 한 번이라도 KT망에 접속한 이력이 있는 펨토셀은 지속해서 KT망에 접속할 수 있었다. 소형 펨토셀 제조사가 소형 펨토셀에 탐재되는 셀 계정, 인증서, KT 서버 인터넷 통신규약(IP) 등 중요정보를 보안관리 체계 없이 펨토셀 제작 외주사에 제공했다. 이어 불법 펨토셀을 장악한 자가 종단 암호화를 해제할 수 있었고, 종단 암호화가 해제된 상태에서는 불법 펨토셀 인증정보를 평문으로 취득할 수 있었다. 앞서 KT는 9월 8일 소액결제 피해자의 통화 이력을 분석한 결과 KT에 등록되지 않은 불법 기기가 내부망에 접속한 사실을 발견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침해사실을 신고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민 금전 피해 발생 등 사고의 중대성, 공격 방식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튿날부터 조사단을 구성·운영했다. 조사단은 △불법 소형 기지국(불법 펨토셀)에 의한 소액결제 및 개인정보 유출사고 △국가배후 조직에 의한 KT 인증서 유출 정황(8월 8일 프랙보고서) △KT가 외부업체를 통한 보안점검 과정에서 발견한 서버 침해사고 등 3건의 조사를 통해 KT의 보안 문제점 등 사고 원인을 분석했다. 첫 번째는 ‘불법 펨토셀에 의한 소액결제 및 개인정보 유출사고’다. 조사단은 불법 펨토셀에 의한 소액결제 및 개인정보 유출사고와 관련해 ①불법 펨토셀로 인한 피해 현황 ②KT의 펨토셀 관리 및 내부망 접속 인증 관련 문제점 ③소액결제 인증정보(ARS, SMS) 탈취 각본 ④과거 BPFDoor 등 악성코드 발견 및 조치 사실 ⑤침해사고 신고 지연 등 법령 위반 사항을 확인했다. 조사단은 중간 조사결과에서는 KT의 일반적인 망 관리 실태 조사 및 시험 환경에서의 검증을 통해 펨토셀 운영 및 내부망 접속 과정 상의 보안 문제점을 도출했다. 향후 최종 조사결과 발표에서 무단 소액결제 피의자로부터 확보한 불법 장비 분석을 통해 추가적인 보안 위협 요인을 파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불법 펨토셀로 인한 피해 현황’에서 조사단은 침해사고 피해자를 빠짐없이 파악하기 위해 KT에 피해 조사 대상 확대 및 분석방식 개선을 요구, KT는 통신기록이 남아 있는 지난해 8월 1일~올해 9월 10일 간 모든 기지국 접속 이력 약 4조300억건 및 모든 KT 가입자의 결제 약 1억5000만 건 등 확보 가능한 모든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불법 펨토셀 20개에 접속한 2만2227명의 가입자 식별번호(IMSI), 단말기 식별번호(IMEI) 및 전화번호 유출 정황이 확인됐으며, 368명, 2억4319만원의 소액결제 피해를 10월 17일에 발표했다. 다만 통신기록이 없는 지난해 8월 1일 이전의 피해에 대해서는 파악이 불가능했으며, 적은 수이지만 기지국 접속 이력이 없는 소액결제 피해도 일부 있었다. 향후 조사단은 KT의 피해자 분석 방식 검증 및 누락된 피해자 존재 여부를 확인한 후 최종 피해 규모를 발표할 계획이다. ‘KT 펨토셀 관리 및 내부망 접속 인증 관련 문제점’에서 조사단은 KT 펨토셀 관리체계가 전반적으로 부실해 불법 펨토셀이 KT 내부망에 쉽게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이었음을 확인했다. 먼저 KT에 납품되는 모든 펨토셀이 같은 인증서를 사용하고 있어 해당 인증서를 복사하는 경우 불법 펨토셀도 KT망에 접속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또 KT 인증서의 유효기간이 10년으로 설정돼 한 번이라도 KT망에 접속한 이력이 있는 펨토셀은 지속해서 KT망에 접속할 수 있는 문제점을 찾았다. 조사단은 펨토셀 제조사가 펨토셀에 탑재되는 셀 계정(셀ID), 인증서, KT 서버 인터넷 통신규약(IP) 등 중요정보를 보안관리 체계 없이 펨토셀 제작 외주사에 제공했고, 펨토셀 저장 장치에서 해당 정보를 쉽게 확인 및 추출하는 것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아울러 KT는 내부망에서의 펨토셀 접속 인증과정에서 타사 또는 해외 IP 등 비정상 IP를 차단하지 않았고, 펨토셀 제품 고유번호, 설치 지역정보 등 형상정보가 KT망에 등록된 정보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검증하지 않았다. ‘소액결제 인증정보(ARS, SMS) 탈취 각본’을 보면 KT는 국제표준화기구(3GPP) 및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표준권고에 따라 단말과 기지국 간 구간 암호화와 단말과 핵심망(코어망) 간 종단 암호화를 하고 있다. 조사단은 전문가 의견 청취, KT 통신망 테스트베드 실험 등을 통해 불법 펨토셀을 장악한 자가 종단 암호화를 해제할 수 있었고, 종단 암호화가 해제된 상태에서는 불법 펨토셀이 ARS 및 SMS 등 인증정보를 평문으로 취득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향후 불법 펨토셀을 통해 결제 인증정보 뿐 아니라 문자, 음성통화 탈취가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전문가 자문 및 추가 실험 등을 통해 조사해 나갈 계획이다. ‘과거 BPFDoor 등 악성코드 발견·조치 사실도 확인’했다. 조사단은 서버 디지털 증거 수집 및 포렌식 등을 통해 과거 KT에 BPFDoor 등 악성코드 침해사고가 발생했으며, KT가 이를 신고하지 않고 자체 처리한 사실을 확인했다. KT는 지난해 3월~7월에 BPFDoor, 웹셸 등 악성코드 감염서버 43대를 발견했고, 정부에 신고 없이 자체적으로 조치하고 일부 감염 서버에서 성명, 전화번호, 이메일주소, 단말기 식별번호(IMEI) 등의 정보가 저장돼 있음을 조사단에 보고했다. 조사단은 동 사안을 엄중히 분석 중이며, 사실관계를 면밀히 밝히고, 관계기관에 합당한 조치를 요청할 계획이다. ‘침해사고 신고 지연 사실을 확인’했다. KT는 올해 9월 1일에 경찰로부터 특정 지역의 무단 소액결제 발생을 전달받고, 내부망에 무단 소액결제 관련 이상 통신 호 패턴을 발견해 같은달 5일에 차단 조치했음에도, 불법 펨토셀 계정의 존재를 확인한 후인 9월 8일에 침해사고를 지연 신고했다. ‘국가배후 조직에 의한 KT 인증서 유출 정황’과 관련해서는 8월 8일자 프랙 보고서에 언급된 국가배후 조직에 의한 KT 인증서 유출 정황과 관련해 KT는 8월 1일에 관련 서버를 폐기했다고 KISA에 답변했다. 하지만 이후 8월 2일에 2대, 6일에 4대, 13일에 2대를 폐기하는 등 폐기시점을 당국에 허위 제출했다. 또, KT는 폐기 서버 로그가 있음에도 9월 18일까지 조사단에 이를 보고하지 않았다. 이에 조사단은 KT가 정부 조사를 방해하기 위한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해 형법 제137조(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에 따라 10월 2일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 ‘KT가 외부업체를 통한 보안점검에서 발견한 서버 침해사고’와 관련해서 KT는 외부업체를 통한 보안점검 결과를 통해 9월 15일에 KT 내부 서버에 대한 침해 흔적이 있는 것을 확인했으마 같은달 18일에 당국에 침해사고를 지연신고했다. 향후 침해 관련 서버에 대한 디지털 증거 복구 및 포렌식 분석을 통해 사고 원인 및 KT의 보안 취약점을 도출할 계획이다. 조사단은 경찰과 협력해 검거된 무단 소액결제 피의자로부터 압수한 불법장비를 분석 중에 있으며,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협력해 무단 소액결제에 필요한 개인정보를 어떻게 확보했는지 조사해 나갈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KT 침해사고에 대한 엄정한 조사를 거쳐 최종 조사결과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KT의 펨토셀 관리상 문제점, 과거 악성코드 발견 등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관계 및 추후 밝혀질 조사결과를 토대로 법률검토를 거쳐 KT의 이용약관상 위약금 면제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6일 오후 서울 용산역에서 화물열차가 궤도를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6분쯤 용산역에서 제3223 화물열차의 뒷쪽 1량이 궤도에서 이탈했다. 해당 열차는 전체 20량 짜리로, 화물은 싣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발생에 따라 청량리 방향 경의중앙선 열차가 용산역을 무정차 통과 중이다. 용산~춘천 간 운행되는 ITX-청춘은 청량리~춘천 간 운행 중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조치 시까지 무정차 통과가 이뤄질 것”이라며 “이탈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며 현재 지장이 있는 열차를 집계 중”이라고 전했다. 코레일은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관계자들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방관의 안전과 처우 개선을 위한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소방본부는 이날 발표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수많은 동료가 심각한 육체적·정신적 위험에 노출돼 있음에도 소방관의 고통에 대한 국가의 체계적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고, 소방관 한 명이 감당해야 하는 부담은 커지고 있어 현장 사고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현장 경험이 부족한 지휘관이 재난 현장을 통솔하는 구조적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현장을 잘 아는 지휘체계와 안전관리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또 실질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대통령이 직접 현장 소방관들의 목소리를 듣고 고충과 현실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며,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 정책으로는 조직 혁신을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현장 소방관과의 대화에 나서라'고 적인 헌수막을 내건 소방본부는, ▲소방관 안전에 대한 국가 책임 강화, ▲인력 충원 및 예산 확충, ▲응급의료체계 개선, ▲소방관 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 대응책 마련, ▲대통령과의 대화 등을 요구했다.
10월의 마지막 날을 하루 남겨 놓은 지난달 30일 저녁, 서울 강남의 한 치킨집에서, 여러분이 다 보았듯이 기름 냄새 솔솔 풍기는 치킨집 한쪽 테이블에서 엔비디아의 젠슨 황, 삼성의 이재용. 현대자동차의 정의선 회장 등 세상 부러울 게 없는 3명의 억만장자가 치맥잔을 들고 팔짱을 낀 채로 러브샷을 했다. 이건 거의 ‘인공지능 버전 오징어게임 시즌 2’의 포스터 같았다. 하지만 그들의 표정은 진지했다. 닭 다리를 들고 서로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우린 깐부야” ◇ 러브샷은 전략이다 3명의 억만장자가 먹었던 메뉴는 바삭한 식스팩, 크리스피 순살치킨, 치즈스틱이었고 주류는 테라 맥주와 참이슬 소주를 섞은 소맥이었다.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는 재빨리 이 조합을 ‘AI깐부’라는 세트 메뉴로 공식 출시했지만 정작 중요한 메뉴는 세계 경제의 미래였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의 두뇌, 삼성은 그 두뇌를 담는 메모리, 현대는 그 두뇌로 달리는 자동차를 만든다. 그러니 그들은 AI와 반도체, 모빌리티의 삼각동맹으로 세상에서 가장 비싼 러브샷을 보여준 셈이다. ◇ 회의실 대신 치킨집에서 그들은 호텔 연회장도, 비공개 라운지도 아닌 치킨 프랜차이즈 ‘깐부 치킨’ 집을 택했다. 깐부
2025-11-06 윤영무 본부장 기자
플라톤은 세상을 이상(理想. 이데아)이라는 기준으로 보았다. 그의 이상론에 따르면, 현실은 이상을 불완전하게 베낀 것에 불과했다. 이를테면 가장 이상적인 통치자와 정치의 형태가 존재하고, 사람이나 제도는 그 이상에 다가갈수록 훌륭하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이상을 기준으로 삼는 순간, 우리는 서열을 만들 수밖에 없다. 이상형에서 더 가까운 자와 그렇지 않은 자, 좋은 제도와 안 그런 제도. 옳은 편과 그른 편, 이상형에 가까운 동맹과 그렇지 않으면 적대자라는 식으로 세상사를 둘로 나누고 말았다. 플라톤의 이데아론을 정면으로 뒤집은 사람이 프랑스의 철학자 질 들뢰즈(Gilles Deleuze, 1925~1995)다. 기존 서양철학의 전통적인 사고방식에 도전한 그는 폐 기능 부전으로 인공호흡기를 달고 살다 안타깝게도 70세인 1995년 11월 4일, 파리 근교의 아파트 창문에서 투신하여 생을 마감했다. 그는 “세상이란 차이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사람이란 이래야 한다는 게 아니라 각자의 차이가 있는 게 사람이라는 식이다. 그에게 있어서 각자의 다름(차이)은 누군가의 부족함이 아니라 오히려 창조를 이루게 하는 동력이자 시작이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2025-11-05 윤영무 본부장 기자
딱 한 달이 지나면 12·3 내란이 일어난지 1년이 되는 날이다. 한밤중에 난데없는 계엄령이 선포되고, 7·80년대를 경험한 많은 이들이 유신과 5·18의 악몽에 시달렸다. 다행히 주권자 국민들의 용감한 행동과 국회의 발 빠른 행보로 불행으로 치닫는 것은 막았지만 다시 생각해도 가슴을 쓸어내릴 일이었다. 계엄이 성공했다면, 남미의 국가들처럼 쿠데타와 사회갈등으로 끝모를 추락으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한다. ◇ 급변하는 세계정세와 한반도의 미래 지난주에 APEC정상회의가 열렸다. 윤석열 시대에 세계 행사에서 보인 망신살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 든다.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세계잼버리대회는 대회 중에 행사를 중도에 포기하는, 국제행사에서 있을 수 없는 일어났다. 또한 전날까지도 행사개최를 장담했던 2030세계박람회(엑스포)의 부산유치도 어처구니 없는 차이로 실패했다. 그런데, 1명의 리더를 바꾸자 주가지수는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APEC정상회의나 관세협상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사람으로 살고 있다. 급하게 정부 조직을 갖추고 국내외 굵직한 현안들에 대응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트럼프 미
2025-11-03 편집국 기자
◇ K-푸드 카드가 던진 시사점 도시의 밤이 깊어지고, 야외무대의 조명이 켜진다. 무대 뒤 복도에서 한 K-팝 스타가 재킷 안주머니에서 ‘전남 K-푸드 카드’를 꺼내 카메라를 향해 미소 짓는다. 그리고 한 문장 “한국엔 K-푸드 카드가 있다”라는 장면은 곧바로 한 지역의 골목 식당으로 전환된다. 김이 오르는 냄비, 싱싱한 채소와 생선, 카드 결제 단말기의 ‘승인’ 불빛, 어르신의 안도와 아이의 웃음이 이어진다. 한 장의 카드가 한 끼 식사와 한 재료를 잇는 순간, 그것이 한 지자체가 시작한 국민급식의 출발선이다. 이 장면은 단순한 광고가 아니다. 국민 모두가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음식을 먹을 권리, 즉 ‘먹거리 기본권’의 선언이다.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친환경 농업 면적 2배 확대는 그 선언을 실천하는 첫걸음이자, 농업·복지·유통을 통합하는 새로운 사회계약의 출발점이다. 그러나 면적을 두 배로 늘린다고 해서 지속가능한 친환경 농업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구조의 개혁이다. 제도, 토지, 유통, 시장, 데이터가 함께 바뀌어야 한다. ◇농지제도의 문제 정부는 2025년부터 유기농 논 직불금 단가를 70만 원에서 95만 원으로, 무농약
2025-10-30 편집국 기자
몽골에는 두 가지 재앙이 있다. 가뭄을 뜻하는 ‘강(Gan)’과 그 뒤를 잇는 혹한 ‘쪼드(Dzud)’e다. 끝없는 자연의 위협은 부족을 서로의 적으로 만들었고, 초원은 오랫동안 제로섬(Zero-sum) 의 땅이었다. 그런데 칭기즈칸은 사고의 이 틀을 바꿨다. “고원 안에서 다투지 말고, 고원 밖으로 나가자.” 이 구호는 세계에서 가장 큰 몽골제국의 시작이었다. 그는 경쟁의 게임을 협력의 게임으로 바꾼 리더였다. 『CEO 칭기즈칸』은 그 위대함을 “제로섬을 넌제로섬(Non-zero-sum)으로 바꾼 패러다임의 전환”이라 설명한다. 오늘날 우리 지역도 다르지 않다. 인구는 줄고, 산업은 빠져 나가면서 관광은 도시를 살릴 마지막 생존 전략이 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도시는 여전히 “누가 더 많은 사람을 데려오느냐”의 경쟁에 내몰려 있다. 이제 생각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 경쟁이 아닌 공존, 모방이 아닌 창조, 그리고 닫힌 계획이 아닌 열린 실험으로 도시 성장의 패러다임이 전환돼야 할 때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생활인구’ 통계는 그 변화를 예고한다. 생활인구는 기존 정주인구에 더해 통학·통근·관광 등으로 지역에 머무르며 활력을 높이는 모든 사람을 포함한다. 전남
2025-10-29 편집국 기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시작으로 자국 우선주의가 유럽 등 글로벌 각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수출을 위한 각 분야의 대책이 앞으로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무분별한 관세 파산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국내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인 자동차 관세 문제 등을 필두로 반도체 등 다름 첨단 산업도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 수십년 간 낙후되고 후진적인 수출 자동차 영역 국내 수출 분야 중 이제 시작이고 후진적이고 낙후된 영역이 바로 수출 중고차다. 중고차 내수 시장 규모는 약 250~260만 대 수준이나, 최근 선진화 노력에 힘입어 더욱 시장 규모는 커지리라 확신한다. 반면 수출 중고차의 영역은 수십 년간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등 전체가 낙후되고 후진적이어서 계속 지적되어온 사각지대였다. 그러나 이제는 수출 지향성 산업을 발굴하고 수출 중고차 산업을 선진화하면서 규모를 키우는 새로운 수출 산업의 활로를 찾아야 한다. 현재 국내 수출 중고차 규모는 작년 수준인 66만 대를 넘어섰고 올해는 8월 말 기준으로 규모는 물론 수출액도 사상 최대를 기록 중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러시
2025-10-18 편집국 기자
북한은 지난 10월 10일에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을 비가 내리는 늦인 밤에 김일성 광장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히 거행했다. 지난 9월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 행사와 매우 닮은 꼴의 행사였다. 북한의 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은 형식 면에서 중국 전승절 행사와 매우 닮았다. 몇 가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중국 시진핑 주석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좌우에 나란히 등장하게 함으로써 북·중·러 삼각 연대를 과시했다. 김정은 위원장도 역시 자신을 중심으로 중·러 2인자 와 멕시코·베네수엘라·이란·베트남 등 다수의 대표단을 대동해 열병식에 나타남으로써 국제적 지위를 높이는 방법을 택했다. 둘째, 중국과 북한 모두 망루 외교로 북·중·러 연대의 초석을 달성하고 높은 망루 행사를 통해 그들 권위에 대한 최고의 위상을 높이고자 했다. 셋째, 양국 모두 공세적 현실주의 정책화를 내세우며 대거 공격용 무기를 등장하였다는 점도 유사하다. 중국은 2개의 항공모함 전투단를 동시에 무력 전시하고, 둥펑이 ICBM, 초대형 무인 잠수정 등 공격용 무기체계를 등장시켰다. 북한도 이번 열병식에서 화성-20 ICBM, 극초음속 미사일
2025-10-17 편집국 기자
우리는 왜 이렇게 모든 일에서 의견이 갈리는 걸까? 정치에서 예술에서 심지어 식탁 위 반찬 취향에서도 의견충돌은 피하기 어렵다. 세상은 무수하게 복잡한 스펙트럼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우리의 사고는 여전히 ‘옳다-그르다’, ‘우리-그들’의 단순한 이분법에 갇혀 있다. 이분법적 사고는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원초적인 방법이었다. 음양, 남녀, 선악처럼. 우리는 대조를 통해 세상을 구분하고 질서를 세웠다. 그 덕에 과학도 제도도 사회도 발전했다. 나아가 더 넓은 세상에서 우리는 동맹과 적을 구분한다. 우리는 각자 지지하는 정당이 있지만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때로는 현실주의자이기도 하고 이상주의자이기도 하며, 신앙심이 깊은 사람이기도 하고 신앙심이 없는 사람이기도 하다. 우리는 때론 자부심으로 자기팀 유니폼을 입고 상대 팀의 색깔을 비웃는다. 프로이트가 "사소한 차이에 대한 나르시시즘"이라고 부른 것에 빠져 이분법을 계속 유지해 간다. 그렇다고 이분법적 사고가 항상 파괴적인 것은 아니다. 이분법은 복잡한 상황을 명확하게 하고, 방향을 잡고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생각이 이분법으로 지나치게 굳어질 때, 우리는
2025-10-14 윤영무 본부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