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18일~24일까지 ‘갤러리그림손’에서 전시되는 ‘불완전한 공간의 대화’ 는 김유성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이다.
그의 작업에 등장하는 공간과 소재, 사물들은 그를 둘러싼 세상과 자신을 이어주는 심리적 소통의 매개물이다. 어떤 이에겐 평면에 스며드는 색채이자 평면을 구성하는 관계의 집합이겠지만 그에게 그림이란 무의식이라는 이름의 욕망과 의식이라는 이름의 세상을 인식하는 이성을 이어주는 연결고리이다.
그는 그림을 통해 어제까지 알 수 없었던 전혀 다른 세계를 만들어내고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 세계는 현실에서는 상상의 공간으로 불리지만, 분명 작가가 무의식 속에서 ‘경험’한 실재 공간임을 믿는다.
끊임없이 펼쳐지는 하얀 나무들로 뒤덮인 숲 속, 웅장하면서도 음산함이 흐르는 건물, 그 곳에 홀로 남겨진 정체모를 소재들은 사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으로 표현되어진다.
작가의 휴식인 수면을 취하는 것이 복잡한 현실로부터 탈피하고 싶은 일상의 습관이 아니라 그가 갖고 있는 어떤 ‘기억’을 ‘지워버리는’ 소중한 의식이 되어버렸음을 고백하며 그림 속에서 자주 반복되는 낯선 공간들은 편안한 안식처이자 동시에 불안한 심리적 갈등을 자아내는 역설로 다가온다.
그는 그림 앞에 서 있는 우리가 의식과 무의식의 은밀한 소통이 오가는 하나의 공간에 잠시 머물고 그가 그러했듯이 그 공간에서 본래의 내가 누구였는지 질문을 던져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단순히 이미지의 서사적 구성을 읽어내고, 그것의 향기를 흡입하며 탐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의 내면을 탐닉하는 시간, 힘든 시대에 우리가 본래 어떤 모습이었는지 자각하기 위한 무의식과 욕망이 세상이 맞부딪치는 충돌의 지점임을 발견해주기를 그의 두 번째 개인전에서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