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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2월 03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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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왜 창업을 했는지, 당신 이야기를 먼저 만들어라!

 

"들깨씨처럼 뿌려진 카페, 그러나 이야기는 보이지 않는다"

 

오늘(2월 2일) 뉴욕타임스는 “한국엔 커피숍의 문제가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우리나라 인구가 5천1백만 명인데 8만 개의 카페가 있으며, 서울에만 1만 개 이상으로 커피 문화가 강한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조차 서울의 번화한 강남 지역에 비할 바 못 된다고 했다.

 

한국지방정보연구원이 공개한 커피점 분포도를 보면, 서울 전역에 들깨씨를 뿌려놓은 듯 카페가 점점이 빼곡하게 박혀있다. 골목마다 같은 간판이 겹치고, 거리마다 몇 미터 상간으로 비슷한 카페가 들어섰다.

 

이들 카페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지난해, 60년 만에 처음으로 문을 닫은 카페가 새로 문을 연 카페보다 많았으니까.

 

우리나라에서 카페 붐이 일어난 것은 치열한 취업 시장의 대안을 찾는 심리와 트렌디한 음료, 디저트, 인테리어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 때문이라고 카페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거기에다 새로운 것이 인기를 끌면 순식간에 관련 사업들이 쏟아져 나오는 우리나라의 모방 문화까지 가세해 해당 시장은 금세 포화 상태에 이른다.

 

기사에 따르면 아파트에서, 종종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대부분 우리나라 사람은 다른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하기가 어려워 카페는 커플이 저녁 식사 후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오랜 친구들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학생들이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누구든 방해받지 않고 혼자 앉아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그런 데다 타 업종에 비해 창업비용이 적게 들고, 바리스타 자격증도 필요치 않아서 카페 창업을 자립의 길로 보고 있다는 거다. 고용 시장 침체도 창업을 부추긴다. 

 

1,000개 이상의 커피숍 개점을 도운 카페 컨설턴트 최 모 씨는 창업자 대부분 “커피숍을 운영해 본 경험이 없거나, 바리스타 아르바이트 경력이 전부인 경우가 많다”면서 “첫 임대 계약이 만료되는 1~2년 만에 문을 닫는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누가 창업을 말릴 수가 있겠는가?

 

카페를 하건 말건 창업자 마음이니 굳이 말려서도 안 되지만 기사를 읽고 나서 필자는 “장사는 기술이 아니라 서사-이야기다”라는 말을 꼭 해 드리고 싶었다. 흔히 “남들이 하니까”, “창업하기 쉬우니까”, “일단 카페부터”라고 하는데 그런 말이 습관처럼 따라붙는다면 서사 구조는 절대 만들어지지 않는다.

 

◇창업은 당신이 살아온 시간, 보고 들은 세계, 겪어낸 질문에 대한 대답

 

예를 들어, 스타벅스 창업자 하워드 슐츠의 이야기는 한 편의 영화다. 이탈리아의 작은 에스프레소 바에서 느낀 공기, 사람들의 표정, 커피를 매개로 한 공동체의 온기. 그는 커피를 팔기 전에 경험과 이야기를 팔았다. 컵 안에는 원두만이 아니라, 도시인의 쉼과 관계의 감각이 담겨 있었다.

 

성공한 창업자들은 이처럼 “무엇을 팔까?” 보다 먼저 “어떤 이야기를 해줄까?”를 고민했다. 그런 이야기는 창업자의 삶과 분리되지 않았다. 고생, 이동, 좌절, 질문, 우회로—그 모든 것이 브랜드의 철학이자 서사로 이어졌다.

 

반대로 “왜 이 가게를 열지 않으면 안 되었는가?”라는 서사가 없으면, 손님도 남지 않는다. 비슷한 인테리어와 원두에 관한 설명과 ‘시그니처’ 음료. 손님은 그 차이를 느끼지 못한 채 가격표를 본다. 그렇게 경쟁은 결국 임대료와 인건비, 할인 쿠폰으로 흘러간다. 열정이 먼저 닳고, 꿈이 먼저 탈진한다.

 

일찍이 지금처럼 젊은 세대에게 좋은 시절은 없었다. “흙수저”, “빈손” “배경이 없다”는 말은 절반만 맞다. 부동산, 자본이 부족할 수 있지만 시대적 배경만큼은 아버지 세대보다 훨씬 크다. 우리는 지금 K-푸드, K-컬처의 시대를 살고 있다. 김치, 떡볶이, 장류, 한식의 발효와 식문화는 더 이상 변방이 아니다. 유튜브와 SNS는 작은 가게의 이야기를 곧장 세계로 보낸다.

 

이전 세대가 상상하지 못한 무대를 이미 손에 쥐고 있지 않은가? 이건 축복이자 책임이다. 그저 남들 따라 “카페 하나” 열기엔, 너무 큰 배경이다.

 

한 동네의 역사, 할머니의 레시피, 시장의 냄새, 사라져가는 골목의 기억—그것을 당신만의 언어로 풀어내시라. 중요한 건 규모가 아니라 서사의 진정성이다. 카페든, 식당이든, 어떤 창업이든 묻고 싶다. “이 가게는 당신의 어떤 삶에서 태어났는가?”

 

들깨씨처럼 뿌려진 카페들 사이에서 살아남는 건, 가장 화려한 가게도 가장 많이 팔리는 메뉴도 아닐 것이다. 그것은 바로 자신이 왜 가게를 열었는가? 의 서사에 소비자가 얼마나 공감하느냐? 에 달려 있을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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