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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최희택 씽크브릿지 팀장

청소년들로 구성된 휴대폰 펌웨어 개발팀

현대사회에서 시스템은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그만큼 더욱 다양하고 창의성을 요구한다.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펌웨어 개발이라는 꿈을 안고 젊은 청소년들이 뭉쳤다. 19세의 젊은 청년 최희택 씽크브릿지 팀장을 만났다.

진화하는 컴퓨터 속 펌웨어
‘컴퓨터(Computer)’라고 하면 대부분 데스크탑이나 노트북 등의 ‘PC(Personal Computer)’를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원론적인 의미로 따졌을 때 프로세서(CPU)를 갖추고 외부로부터 정보를 입력 받아 정의된 규칙에 따라 이를 처리하고 결과를 생성하는 전자 기기라면 모두 컴퓨터로 정의할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휴대폰이나 MP3 플레이어, PMP, 비디오 게임기, 휴대용 전자계산기 등도 모두 컴퓨터 시스템에 속한다.

컴퓨터 시스템의 형태와 용도는 이처럼 다양하지만 이들의 기본적인 구조는 모두 ‘하드웨어(hardware)’와 ‘소프트웨어(software)’가 합쳐진 형태로 구성된다는 점은 같다.

즉, 하드웨어란 컴퓨터 시스템의 구성물 중에서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모든 것을 말한다. 이를테면 PC에서 본체 및 모니터, 키보드 등을 의미한다. 이에 반해 소프트웨어란 물리적으로는 존재하지 않고 논리적으로만 존재하는 것이다. 즉 PC에서는 ‘윈도우’ 등의 운영체제나 ‘한글’과 같은 응용 프로그램 등을 의미한다. 더구나 현대사회는 컴퓨터 시스템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소프트웨어에서 전달되는 정보 역시 상당히 방대해지고 있다.

물론 새로운 소프트웨어가 등장할 때마다 그에 해당하는 기능을 갖춘 논리 회로를 추가한 하드웨어를 새로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비용이나 시간 면에서 큰 낭비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컴퓨터 개발자들은 하드웨어 내부의 제어 부분에 저장 공간을 만들어, 그곳에 논리 회로의 기능을 보강하거나 대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넣을 수 있게 했다. 이것이 바로 ‘펌웨어(Firmware)’이다.

따라서 같은 종류의 하드웨어라고 해도 내부의 펌웨어가 달라지면 기능이나 성능, 혹은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의 종류가 달라질 수 있다. 펌웨어는 프로그램의 형태를 갖추고 있으므로 기능적으로는 소프트웨어에 가깝지만 하드웨어 내부에 위치하며, 사용자가 쉽게 그 내용을 바꿀 수 없으므로 하드웨어적인 특성도 함께 가지고 있다. 펌웨어는 다른 소프트웨어보다 우선적으로 하드웨어의 기본적인 동작을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옛날에 나온 기기들의 펌웨어는 하드웨어 내부의 ROM(Read Only Memory)에 저장되었다. 이때 ROM은 저장된 데이터의 수정이 불가능한 메모리이기 때문에 한 번 펌웨어가 탑재되면 내용 변경이 힘들었다. 최근에는 저장 데이터의 수정이 가능하고 전원이 꺼진 후에도 저장 데이터의 내용이 지워지지 않는 EPROM이나 플래시메모리가 개발되어 비교적 수월하게 펌웨어 내용을 수정할 수 있게 됐다.

덕분에 최근 출시되는 PC나 스마트폰, 휴대폰, PMP 등의 기기의 경우 제조사 측에서 성능 및 기능이 향상되었거나 오류가 수정된 새로운 펌웨어를 정기적으로 제공해 준다(펌웨어 업그레이드 또는 업데이트라 말한다).

휴대폰 펌웨어, 다양성 필요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10대들이 늘어나면서 재미로, 취미로 소프트웨어 개발을 시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스로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내면서 개발하다보니 이용자의 필요를 반영할 수 있고, 생계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 다양한 실험과 연구를 계속해볼 수도 있다. 이처럼 펌웨어가 다양한 컴퓨터 시스템에 활용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휴대폰 펌웨어 개발에 대한 관심을 갖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우리의 현실은 휴대폰 제조사에서 제공한 펌웨어만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에 반해 미국이나 중국은 ‘휴대폰을 사면 펌웨어도 산다’는 개념이 있을 정도로 다양한 펌웨어가 존재한다.

펌웨어 시장도, 개발자도, 수요자도 많지 않은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펌웨어 활성화라는 꿈을 꾸고 있는 청소년들이 한 곳에 뭉쳤다. 국내 유일 펌웨어 팀 씽크브릿지는 국내 중·고등학생 7명과 외국(인도)인 2명 등 총 9명이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씽크브릿지 팀장을 맡고 있는 희택 군은 어릴 때부터 컴퓨터광이었다. 그러다보니 게임에 깊게 중독되었고 부모들의 걱정은 더 많아졌다. 부모들의 걱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매일 게임에 매달려 있던 희택 군이 어느 날 학교를 그만 두고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되겠다고 했을 때 가족들은 할 말을 잃었다. 겨우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의 입에서 나올 말은 아니었다.

“어느 날 문득 ‘이건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봤죠. 게임을 할 게 아니라 어차피 컴퓨터를 좋아하는 거 소프트웨어를 개발해보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했어요. 처음에는 펌웨어를 재미로 시작했어요. 그런데 하면 할수록 아! 이걸 해봐야겠구나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희택 군의 고집을 꺾을 가족은 없었다. 달래도 보고 타일러도 봤지만 막무가내인 희택 군에게 용기를 심어 준 사람은 다름 아닌 아버지였다. 평생 교편을 잡아오신 희택 군의 아버지는 “학교라는 시스템 안에서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진행할 수 없으니 자퇴를 하고,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해보라”고 하셨다. 아버지의 든든한 응원으로 용기를 얻는 희택 군은 학생 대신 개발자의 길로 들어섰다.

“사람들이 자퇴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느냐고 묻곤 하는데요. 후회하지 않아요. 아직도 진로가 불분명한 청소년들이 많은데 저는 진로가 분명하잖아요. 그래서 저와 같은 청소년기를 보내는 친구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어요. 학교에서 하라는 대로 따라가지만 말고 스스로 주도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보라고요.”

생소한 단어, 펌웨어
펌웨어란 새로운 운영체제이다. 휴대폰 제조사들이 만든 펌웨어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있지만 씽크브릿지 팀이 개발한 펌웨어는 사용자들이 직접 선택해서 설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제조사펌웨어와는 다른 펌웨어다. 안드로이드 자체가 오픈소스이기 때문에 성능을 확대시키거나 수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의 경우 펌웨어 사용자가 아주 많아 다양한 펌웨어가 존재하고 개발자도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펌웨어에 대한 인식이 낮아 시장자체가 활성화 되어 있지 않은 상태다.

“휴대폰을 사면 펌웨어를 한 번 사본다는 개념이 있을 정도로 미국과 중국의 시장은 굉장히 활발하잖아요. 미국이 그 첫 주자라면 미국을 기반으로 중국이 엄청 활성화됐고요. 특히 중국은 싼 휴대폰을 제공할 수 있으니까 자체적으로 펌웨어를 만들어 입혀 판매하다보니 펌웨어 회사가 굉장히 커졌어요. 반대로 우리나라에서는 펌웨어 사용자가 아주 적어요.”

현재 희택 군이 이끌고 있는 씽크브릿지 팀이 개발한 펌웨어를 사용하는 내국인은 300명 정도이다. 반해 외국인은 3만 명이 넘는다. 그만큼 펌웨어에 대한 인식 차이가 크다.

씽크브릿지 팀이 개발한 펌웨어는 외국인들에게 ‘아주참신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외국의 펌웨어는 기능 중심인데 반해서 우리가 개발한 펌웨어는 그 기능에다가 유저임팩트(소프트웨어를 예쁘게 하는 것)를 많이 추가해 차별성을 뒀거든요. 개발자들과 국내 유저들이 대부분 청소년들이다보니 디자인에 신경을 더 많이 쓴 거죠.”

씽크브릿지 팀은 최근 또 다른 개발을 시작했다. 사용자들이 펌웨어를 할 때 어려움을 느끼는 것 같아서 자동펌웨어가 되는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자동펌웨어는 아직 외국조차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펌웨어 개발팀 ‘씽크브릿지’
희택 군은 현재 씽크브릿지 팀장이다. 2년 전 학교를 자퇴하고 펌웨어 개발을 혼자 해오다가 한계를 느껴 결정한 팀이 씽크브릿지이다. ‘생각과 생각을 연결한다’는 의미인 씽크브릿지 팀은 현재 희택 군을 포함해 한국인 7명과 외국인(인도) 2명 총 9명으로 구성됐다. 여기서 희택 군은 팀 전체를 관리한다. 팀원들은 모두 중·고등학생들이라 19살인 희택 군이 나이가 가장 많다. 팀원들은 서울, 경기, 광주 등 전국에 흩어져 있고 인도인 2명은 아직 한 번도 얼굴을 본적이 없다. 한국에 있는 팀원들은 한 달에 한 번꼴로 만나서 각자의 의견을 나눈다. 만나는 장소는 주로 커피숍이나 공원 같은 곳이다. 이 자리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도 공유한다. 인도인 2명과는 화상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해나간다.

처음 희택 군은 디벨로이드라는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여러 명을 접촉하면서 가장 좋은 팀워크를 이끌어낼 수 있는 팀원들을 골랐고 그 중 선발된 인원이 지금의 팀원들이다. 인도인 팀원들은 영문 소개 등을 도와주겠다고 해서 팀원이 됐다. 팀원들은 구글의 화상통화(행 아웃)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펌웨어에 대한 아이디어를 계속 업데이트한다.

아직 어린 청소년들이라 씽크브릿지 팀원들은 수익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지만 미래에 대한 걱정이 앞서는 건 어쩔 수 없다. 우리나라는 펌웨어나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하거나 시도조차 해볼 수 없는 구조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삼성· 엘지와 같은 대기업들이 시장의 모든 것을 움켜잡고 있다 보니 젊은 사람들의 진입벽은 높기만 하다.

자퇴후 검정고시로 대입과정을 통과한 희택군은 올해 대학입시를 위해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기 때문에 조금 더 깊이 있게 공부할 생각입니다.”

요즘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창조경제는 기존의 추격이나 모방형 경제에서 벗어나 선도하고 창의형 경제로 나아가기 위해 경제성장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첨단 과학기술 및 ICT 등을 기반으로 산업·기술 간 융합을 통해 성장잠재력을 확충하여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낼 때 젊은 사람들에게 기회가 열리고 기업은 이를 바탕으로 든든한 미래를 보장받게 된다.

“힘들지만 꾸준히 홍보를 해서 펌웨어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또 직접 마켓을 만들어서 대기업들과 당당히 겨루어 보고 싶어요. 그래야만 다른 개발자들이 꿈을 키울 수 있을 테니까요.”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 구글이 계속해서 진보할 수 있는 것도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주고 그들을 통해 끊임없는 창조성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사회 구조와 같이 비용을 앞세운 몇 몇의 대기업의 독식구조가 아니라 창의적인 이들이 각자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할 때 창조경제는 더욱 성숙되어 간다. 그래야만이 젊은 사람들에게 꿈이 생기고 그 꿈이 열매를 맺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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