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상임고문단과의 간담회에서 “지금 혁신하지 못하면 국민의힘은 그야말로 과거의 유산으로 박제되고 말 것”이라며 강도 높은 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회의에서 “지금 국민의힘은 물론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존립까지 걸린 절체절명의 기로에 서있다”며 “87년 체제 이후 3권을 쥔 절대권력이 출현을 막아내지 못했다”고 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상임고문들에게 “당의 체질을 바꾸고 국민들 속으로 깊이 들어가겠다”며 “경륜과 혜안으로 거친 격량을 헤쳐나갈 길을 제시해달라”고 했다.

정의화 상임고문단 회장은 “조선을 망국의 길로 이끈 큰 원인 중 하나가 붕당의 형성과 고질적 당파싸움이었다”며 “결국 일제침탈과 한반도의 분단이라는 슬픈 역사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친박과 친이 간 다툼에 이어 친윤과 반윤이 극한적 갈등을 벌이는 동안 국민들의 마음이 차갑게 식어갔다”며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고 했는데 보수정당인 우리가 분열의 길로 들어섰다”고 밝혔다.
그는 “당이 더 이상 수구적인 모습을 완전히 탈피하고 새롭고 젊은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점을 모두가 깨달았을 것”이라며 “비록 정치경력은 짧지만 젊고 매력적인 김용태 비대위원장에게서 우리당의 희망을 봤다”고 했다.
이어 “며칠 전 (김 비대위원장이) 발표한 당 개혁안 중 당무감사를 통한 대선 후보 교체 진상규명은 좀 다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국민적 관심은 얻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최병국·김동욱·김종하·유흥수·권해옥·나오연·유준상·정의화·신경식·권철현 전 의원이 참석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불참했다.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날 맏형의 별세로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한편, 국민의힘이 11일 의원총회를 취소했다. 당은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안한 혁신안과 김 비대위원장의 거취, 차기 지도체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로 “의원총회를 계속 진행할 경우 자칫 당내 갈등과 분열의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고려했다”며 “현 원내지도부의 임기가 이번 주로 종료되는 점, 그리고 주요 현안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조율이 필요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결정”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 논의됐던 의원님들의 다양한 의견은 오는 16일 선출될 신임 원내지도부에 충실히 전달해 드려 차기 지도부가 계속 논의를 해나가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