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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자연에 대한 투자가 우리의 미래를 결정한다

【윤영무의 기후칼럼】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인류에게 가장 큰 위협은 기후위기는 말할 것도 없고 생물 다양성의 훼손, 만연한 오염 등 자연이 병드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자연을 의당 존재하는 개발의 대상이란 생각을 멈추고 자연에 더 많은 투자를 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

 

해양의 보존, 지속 가능한 토양(흙)의 관리, 수질 안전과 조림(造林)에 대한 “자연 친화적 투자”는 파리 기후 협약에서 세운 목표-지구 온도를 1.5도 상승으로 막는데 필요한 이산화탄소 배출감소의 약 30%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그러한 투자는 우리의 기후변화에 대한 회복력을 높여줄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미래에 발생할지 모를 전염병을 막아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1일부터 남미 콜롬비아의 칼리에서 UN 생물 다양성 당사국 총회-COP16이 열리고 있는데 이번 회의를 기회로 우리가 기억해야 둬야 만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지연이 병이 듦으로써 생기는 여러 위기 상황은 글로벌 경제와 우리 인류의 공동복지와 번영, 그리고 UN의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SDG,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구조적 위험에 빠뜨린다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지구상 GDP의 55%는 아주 높이 혹은 평균적으로 자연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칼리에서는 지금 지구촌 200여 개국에서 온 대표들이 2030년까지 지구 행성의 토지와 해양의 30%를 보존하고, 오염을 줄이며, 무너진 생태계를 회복할 수 있는 행동을 어떻게 가속화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을 것이다.

 

어떤 일이든지 다 그렇지만 야심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서 가장 장애가 되는 것 중의 하나가 재정-즉, 돈이다. 우리는 지금 자연을 훼손하고 그럼으로써 야기되는 우리의 문제를 더 악화시키고 있는 행위에 너무나 많은 투자를 하고 있을 뿐, 2030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후위기, 생물 다양성 그리고 토지 황폐화 방어를 위해 필요한 재원의 3분의 1밖에 투자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자연 친화적인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4가지 방안이 있다. 첫째, 정부-민간의 동반자 관계가 국가와 공공개발은행 사이는 물론이고, 자연 기구(自然 機構), 민간 회사, 그리고 민간 금융기관 사이에서 더 효율적으로 작동되도록 만들어야만 한다.

 

둘째, 산업혁명 이전 지속 가능했던 생산 관행, 특히 농업, 임업, 그리고 어업 분야에서의 그러한 관행을 부활하고 지속 가능한 생산방식을 주류로 편입시키는 생태경제에 대한 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 세 번째, 우리는 공동의 원칙, 기준을 가지고 자연 친화적인 재정투자와 그런 투자의 영향력을 추적할 수 있는, 그리고 회사와 금융기관이 자연을 훼손한 발자국과 자연에 대한 의존도, 그리고 자연에 대한 잠재적 위험이 어는 정도인지 등과 같은 많은 정보를 노출할 수 있는 ’공개적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모든 정책과 투자 결정 과정에서 자연을 염두에 둘 수 있도록 자연에 해로운 행위에 자금이 유입되게 하는 일을 줄여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야만 자연의 훼손을 역전시키고 지구의 중요한 자연 생태를 복원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전 세계는 “연간 10조 달러(약 1경 3000조 원)에 달하는 사업 기회가 찾아오고 2030년까지 3억950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자연 관련 글로벌 연합인 ‘비즈니스 포 네이처’가 내다봤다.

 

특히, 이 단체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연간 4조 3000억 달러(약 5599조 원)의 경제적 가치와 2억 3200만 개의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3년 전, 세계 환경의 날인 6월 5일을 기점으로 ‘자연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인 TNFD(Task Force on Natur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가 출범했다. 자연에 해롭지 않은-생물 다양성 복원에 긍정적 역할을 하는 기업에 금융 투자를 해야 한다는 목표를 기잔 이 협의체에 따르면 현재 유럽의 가장 큰 자산관리회사인 LGIM과 MUFG 자산운용, 볼보 등 416개 기업이 자연 자본 공시를 약속했다.

 

국내에서는 2022년 우리금융그룹이 처음 가입했고, 이어 신한금융그룹과 하나·KB금융그룹 그리고 포스코홀딩스를 시작으로 SK주식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 포스코퓨처엠 등 제조업들도 동참했다.

 

기후변화에 초점을 두고 기업의 기후 관련 재무 정보 공개를 촉진하기 위해 출범한 TCFD(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보다 TNFD가 늦게 출발한 탓도 있겠지만 아직은 우리나라 역시 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이 투자의사 결정 과정에서 자연 부문을 기후만큼 기민하게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기후의 경우 로컬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지만, 자연은 지역별로 중요한 생물다양성 요소와 영향에서 차이가 있어서 기업과 금융기관이 자연과 관련한 데이터나 공시 사례 등이 부족하여,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일 것이다.

 

기후변화의 본질은 자연에 있다. 자연이 병이 들면 인간도 따라 병이 든다. 우리는 황급히 자연에 해를 끼치는 행위에 돈이 유입되는 것을 줄이고 자연 친화적인 영역으로 투자를 돌려야 한다. 그것이 기후변화, 오염 그리고 생물다양성 훼손이란 3중 고를 극복하는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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