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탄소배출이 없는 도시 「Negative Emission City」로 부상하는 전남 구례군의 구례군농업기술센터가 다시마 액비의 탁월한 효과를 보았다고 발표했다. 한 지역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구례군 농업기술센터가 기능성 다시마액비를 시설채소에 시비하고 오이와 애호박을 길러본 결과 칼륨, 마그네슘, 망간 등 주요 영양분의 함유량이 증가하고 과육의 단단한 정도인 경도가 5.7%, 수확량이 10.6%가 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바다에서 건져 올린 다시마액비가 죽어가는 흙을 살리면서 농산물의 맛과 생산량을 높여주는 것일까? 바다의 영양을 듬뿍 담은 다시마가 육지로 올라온 까닭을 알아본다.
튼실한 열매의 원천... 식물의 광합성 활동과 영양원소의 공급
식물은 뿌리를 통해 영양원소(영양분)를 얻으며 광합성을 통해 영양분을 생산한다. 뿌리로부터 공급받는 것은 물과 무기원소이고, 잎에서 광합성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은 유기양분이다. 식물은 이 유기양분과 뿌리로부터 얻은 무기양분을 혼합하여 새로운 유기양분을 만들어 작물의 성장에 이용하고 또 열매에 저장한다.
그러니 튼실한 열매를 얻기 위해서는 광합성이 생명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식물의 광합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고품질 농산물과 다수확을 하는 길이다.
다 아는 상식이지만 광합성은 식물의 잎을 통해 흡수한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와 뿌리에서 올라온 물을 합성해 포도당을 생산하고 산소를 배출한다. 물론 광합성이 자동적으로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공장에서 물건을 생산하려면 고열과 고압의 에너지가 필요하듯이 식물도 두 가지 원소를 합쳐 새로운 물질을 만들려면 당연히 에너지가 필요하다.
식물은 햇빛을 에너지로 이용한다. 엄밀히 말하면 햇빛뿐만 아니라 대기 중에 존재하는 이산화탄소와 물도 에너지로 필요하다. 이 세 가지를 가지고 식물은 잎에 있는 엽록체(세포)에서 사람이 위장에서 음식물을 분해 흡수하듯 포도당을 만들어 일부는 바로 사용하고, 일부는 물에 녹지 않는 녹말 형태로 저장했다가 주로 광합성 활동을 하지 않는 밤에 포도당 2개가 합쳐진 설탕물 형태로 뿌리 등 각종 부위로 체관을 통해 이동하게 된다.
뿌리는 설탕물을 흙속의 미생물에 먹이로 주고 흙에서 필요한 영양원소(영양분)를 얻어 잎으로 보내는데, 이때 필요한 원소가 B(붕소)다. 붕소는 양분과 탄수화물이 이동하는 문(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붕소는 과일이나 잎의 품질을 결정한다.
식물은 이처럼 자신이 만든 포도당을 자신의 성장에 이용하고 남은 것을 저장해 둔다. 주로 뿌리, 줄기, 열매, 씨 등에 저장하는데 포도당으로 그냥 저장하는 게 아니라 쌀, 보리, 밀은 탄수화물로, 콩은 단백질로, 깨는 지방의 형태로 저장하여 이듬해 꽃과 새싹을 피우기 위해 사용하거나 사람이나 동물의 먹이가 되어준다.
엽록체(세포)에서 포도당은 그냥 만들어질까?
그렇지만 광합성 공장인 엽록체(세포)에서 포도당이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공장에서 고열과 고압 시설이 에너지로 필요하듯 엽록체에서 포도당을 만들고, 이를 원료로 식물이 아미노산 단백질로 만들려면 여러 에너지와 일꾼들, 다시 말해 뿌리에서 올라온 질소(N), 인(P), 칼륨(K), 칼슘(Ca) 등 15가지 필수 원소(영양소)가 필요하다.
필수영양소 (15개)는 산소, 탄소, 수소, 질소, 인, 칼륨, 칼슘, 마그네슘, 황, 구리, 철, 망간, 아연, 붕소, 몰리브덴(Mo)이다. 이중 식물이 많이 필요로 하는 다량원소(영양소)는 6가지로 질소, 인, 칼륨, 칼슘, 마그네슘, 황이며 조금만 있어도 되는 미량원소(영양소)가 6가지로 구리, 철, 망간, 아연, 붕소, 몰리브덴이다. 다량원소와 미량원소로 나누는 기준이 있다. 1정보=1헥타르(3천 평)에 10kg이상 필요한 원소를 다량원소라 하고 그 미만을 미량원소로 구분한다.
완숙퇴비엔 60여 가지 원소, 비료는 8종류 뿐
완숙 퇴비 유기물에는 필수원소는 물론 60여개의 원소가 들어 있다. 이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인간이 활동하는 데 필요한 23가지의 필수 영양소를 공급하고도 남으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사람이 인공적으로 즉, 화학적으로 비료를 통해 공급할 수 있는 영양소는 몇 가지나 될까? 8가지 뿐이다.
그래서 농산물의 맛과 품질, 수확량을 올리려면 100% 천연 퇴비나 다시마와 같은 천연 영양액비로 친환경 농사를 짓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테면 비료의 왕이라고 하는 질소를 예로 들어보자. 질소는 포도당으로 만들어진 탄수화물에 붙어 아미노산 단백질을 생성하는 핵심 원소다. 이렇게 아미노산이 만들어져야 식물이 성장할 수 있다.
질소 비료를 주면 식물이 쑥쑥 잘 자라는 이유는 엽록체 속에서 질소가 포도당으로 아미노산 단백질을 만들기 때문이다. 다만 질소가 너무 많아서 포도당을 지나치게 끌어 당겨쓰게 되면 당이 떨어지게 되어 식물의 맛이 없어진다. 이른바 식물이 웃자란다는 것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인 또한 필수 원소다. 모든 동식물 세포가 화합물을 생산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위에서 말했다. 식물이나 동물은 그래서 세포내에서 당과 인산 사슬에 핵산(단백질)이 결합된 아데노신3인산(adenosine tri-phosphate, 줄여서 ATP라고 함)을 만들어 쓰는데 이 때 가장 중요한 원소가 인(P)이다.
ATP가 얼마나 중요하냐면, 배터리가 없는 자동차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배터리가 없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듯이 ATP가 안 만들어지면 식물이나 동물이나 죽은 목숨이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의 수는 37.2조 개 정도로 건강한 세포 한 개에서 생성되는 ATP의 양은 어느 한 시점을 기준으로 할 때 한 개의 세포 안에 대략 10억 개의 ATP 분자가 존재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처럼 무수한 ATP도 겨우 2분 만에 모두 소진되며 다시 만들어지기를 반복한다. 식물 또한 그러하니, 인이라는 영양원소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흔히 ‘가리’라고 부르는 칼륨(K)은 또 어떤가. 광합성은 물이 없으면 공장을 돌릴 수 없다고 했다. 바로 이 물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칼륨이다, 칼륨은 세포 안으로 들어가고 나오면서 세포의 농도를 조절해(삼투압 현상을 만들어) 물을 끌어당기고 나가게 한다.
사람이 밥을 안 먹어도 며칠을 버틸 수 있지만 물은 안 마시면 죽는다. 칼륨은 식물이나 동물의 세포에서 물을 관장하는 생명 유지 활동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원소다. 식물이 광합성을 하려면 공기 중에 0.03%가 함유된 이산화탄소를 세포 안으로 끌어 들어와야 한다. 이걸 누가 할까? 칼슘(Ca)이 한다. 칼슘은 잎의 기공을 통해 대기 중에서 끌어온 이산화탄소를 엽록체에 많이 들어있는 마그네슘(Mg)에 인계한다.
식물은 잎 부근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다 흡수했으면 다른 곳에 있는 이산화탄소가 잎으로 이동할 때까지 기다린다. 이때 약간의 대기 순환이나 산들바람이 불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이동하니까 식물은 이를 흡수해 광합성 활동을 활발하게 할 수 있다.
식물의 잎이 무성하면 솎아주고 과수의 헛가지를 잘라주는 이유는 영양의 낭비를 없애고 이산화탄소의 이동을 원활하게 해 주기 위해서이다. 여하튼 칼슘으로부터 이산화탄소를 인계받은 마그네슘은 열심히 일을 해서 주로 열매의 단맛을 결정한다.
일조량이 적정하고 산들바람이 불어주면 과일 맛이 좋아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만 칼슘이 많으면 세포벽이 깨질 수 있으므로 이상적인 칼슘과 마그네슘 비율은 3대1이라고 한다. 이처럼 식물이 광합성을 하려면 필수원소는 물론이고, 다른 미량의 원소도 있어야 한다.
그래서 식물은 광합성으로 생산한 포도당을 뿌리 끝으로 내려 보내 흙속에 있는미생물에게 먹이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미생물이 분해해 놓은 14가지 필수 원소는 물론, 식물마다 필요로 하는 60여 가지 미량원소를 공급받는다.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