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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에코경제학】 그 많던 안양천의 물은 어디로 간 것일까?

【제1편-1】

안양천은 고려 태조가 건립한 안양사라는 절의 이름을 따서 그렇게 바꿔 불렀다고 한다. 태조가 염원하는 극락세계의 풍경을 그려내듯 물이 풍부하고 깨끗해서 다양한 동식물이 살았던 안양천은, 그러나 1930년 조선 직물을 시작으로 조선견직, 제일방직, 금성방직, 삼덕제지 등의 공장이 안양천 변에 들어서 안양천을 흐르는 맑고 풍부한 물을 공업용수로 쓰고, 폐수를 방류함으로써 사달이 나기 시작했다.

 

 

1959년 5월 31일 자 조선일보에는 “삼덕 제지공장 주변 일대 우물에 유독 폐수”라는 기사가 실렸다. “상하수도 시설이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3만여 주민들이 음료수로 삼고 있는 우물물이 공장의 유독성 폐수에 오염되었다”는 거였다. 또한, “하루 수십 만석의 물을 써 버리는 공장들 때문에 우물을 깊이 파도 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그 이후로 안양천의 오염이 사회문제가 되었다는 것은 모두 아는 사실이므로 그쯤 해두자. 필자가 궁금하게 생각하는 것은 오염된 물이라도 풍부하게 흘러야 마땅한 안양천과 그 지천에서 어째서 물이 마르고 있느냐는 것이다. 우선, 안양천 유역(流域)의 생활폐수가 지하관(地下管)을 통해 하수종말처리장으로 모이니까 하천으로 흘러들 물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하천의 물이 마르는 것은 결국, 수질 개선 대책으로 환경부가 추진하고 있는 하수처리장 건설에 따른 부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도시화가 진행됨으로써 빗물이 흙으로 침투하지 못하고 콘크리트나 아스팔트와 같은 지표면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비가 많이 오면 도심지 하천의 수량은 급격히 증가하지만, 평상시에는 수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게 원인일 것이다. 물이 흙으로 얼마나 침투하느냐는 하천 수위를 결정하는 중요 포인트다. 왜냐하면, 위에서 아내로 흐르는 성질을 가진 물은 흙으로 침투했다가도 아래쪽으로 흘러 개울로 모이고, 흙 속 깊이 내려가 저장된 지하수도 최종 지점에서 물을 지표로 내뿜기 때문이다. 깊은 산속 옹달샘도 그래서 물이 분출되는 것이다.

 

언뜻 이해가 가지 않겠지만, 지하 수위는 그래서 하천 수위와 일치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를 바꿔 말해 보자. 하천이 퇴적물이 없어서 깊이가 깊을 경우 비가 오지 않는 평소에는 하천 주변에 있던 지하수가 모여들어 하천에는 항상 맑은 물이 흐르게 되어 있다. 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계곡물이나 개울물이 흐르는 건 바로 그런 이유이다. 그와 반대로 비가 많이 와서 하천이 넘치려고 하면 하천의 물은 하천 주변의 지하로 스며 들어 수량을 조절하면서 흐른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자원 하천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도시화에 따른 콘크리트 등과 같은 불투수성 면적은 지난 10년간 안양천 유역의 경우 5.32%포인트 늘어났다. 이 때문에 빗물이 안양천 유역의 흙으로 거의 침투하지 못하고 100%~55%까지 지표면으로 유출되고 있었다. 연구소는 또, 산업화와 인구증가로 안양천 유역에서 지하수가 고이는 수량보다 더 많은 양을 취수함으로써 지하 수위가 하천 수위, 또는, 하상표고(河床標高, 하천 바닥 높이)보다 낮아져 하천의 물이 지하로 빠져나가는 바람에 바닥이 마르고 있다고 조사해 발표했다.

 

제방을 위협하는 안양천의 홍수 수위

 

게다가 안양천이 마르고 있는 동안에도 오염된 물이 싣고 온 온갖 토사와 오염퇴적물이 백여 년간 안양천과 지천의 바닥에 쌓이면서, 자연적으로 안양천의 하상표고가 높아지고, 동시에 안양천 유역의 지하 수위가 내려갔다. 그래서 비가 많이 내리면 어김없이 안양천은 홍수 위기를 겪었다.

 

1987년과 1990년의 대홍수 때 안양천 물은 제방을 넘었다고 한다. 당시 안양천 턱(둔치)에 주차해 있던 차량이 모두 물에 쓸려 내려가다 나중에 설명할 안양천의 뱀쇠다리에 걸렸다. 이밖에도 1998년 8월, 2001년 7월, 2002년 8월, 2006년 7월, 2011년 7월에 내린 집중호우로 안양천의 수위는 급격히 상승해 제방은 범람 위기까지 몰렸다.

 

평소에는 물이 졸졸 흐르다가 비만 오면 급격히 수량이 불어나는 것이었다. 하천 바닥에 퇴적물이 쌓여가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한 적이 없으므로 강이나 하천 바닥에 퇴적물이 쌓여간다고 하면 거의 믿지 않고, 관심도 가지지 않지만 실제로는 심각하다.

 

홍수가 지나간 뒤 안양천 둔치를 보신 적이 있는가? 아니면 한강의 둔치에 물이 넘치고 난 뒤 엉망진창이 된 모습을 보신 적이 있는가? 물이 쓸고 간 둔치의 시설물은 아수라장이고, 바닥은 상류에서 내려온 온갖 오니(汚泥) 퇴적물이 무릎 높이까지 쌓여있는데 발을 내디디면 푹푹 빠져 걸을 수가 없다. 그런 퇴적물이 수십 년간 해마다 하천 바닥에 쌓였다고 생각해 보시라.

 

안양천의 바닥에 퇴적물이 얼마큼 쌓였는지, 그래서 하상표고가 얼마나 높아졌는지 정량적으로 조사한 자료를 필자의 과문(寡聞)으로, 아직 구하지 못해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할 수가 없지만, 안양천 퇴적의 역사를 알려주는 파수꾼이 있어서 다행이다.

 

필자가 안양천과 지천에 놓인 다리를 지도에서 헤아려보니 70개였다. 이들 다리는 대개 안양천의 홍수 방지를 위해 제방을 높이고 나서 높아진 제방과 제방을 이어 육상 도로와 연결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런데 이들 다리에 끼지도 못하고 지도상에 나와 있지도 않은 안양천의 다리 하나가 있다. 안양천 제방에서 한참 밑으로 내려간 둔치에서 건너편 둔치까지 안양천을 가로지른 이 다리 이름은 뱀쇠다리. 안양천 변을 따라 걷다 보면 구로1동과 광명이 맞닿아 있는 곳에 있다. (제3편 http://www.m-economynews.com/news/article.html?no=33681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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