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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제2의 봉준호’를 꿈꾼다 …2020 의정부청소년영화제

- 11월13일~14일 의정부시청소년수련관에서 개최
- 청소년들이 만든 20편 영화 상영 및 시상
- 장르 초월해 창의적인 사고 담은 영화들 눈에 띄어
- 내년에는 국제적인 영화제로 발전 기대

 

[M이코노미 문장원 기자] 깊어가는 가을. ‘제2의 봉준호’를 꿈꾸는 청소년들의 희망도 함께 물들어갔다. 지난 11월 13일과 14일 양일간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시청소년수련관에서 ‘2020 UYFF 의정부청소년영화제’가 열렸다. 의정부시청소년재단이 주최·주관하고 경기콘텐츠진흥원, 경기영상위원회가 지원한 이번 영화제에는 전국에서 참가한 청소년들이 만든 작품 20편이 상영됐다.

 

청소년들의 축제

 

영화제 개막에 앞서 의정부시청소년재단은 8월 26일부터 10월 18일까지 영화제 작품을 공모했다. 그 결과 총 113편이 응모하는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이 가운데 20개의 작품을 최종 선정했다. 의정부시청소년재단은 “작품을 공모하며 작품 주제와 형식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며 “극영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 장르를 초월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담은 영화가 많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체온 측정과 손소독제 배치, 마스크 착용과 일정한 거리두기 등 철저한 방역 수칙을 지키며 진행된 영화제에는 200여 명의 청소년이 참석했다.

 

아울러 영화제는 말 그대로 청소년들을 위한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13일 개막부터 14일 폐막까지 주인공은 오롯이 청소년들이었다.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하고 꾸민 축하 무대부터 눈길을 사로잡았다. 영화제 첫날 개막 축하공연은 의정부공업고등학교 ‘리버브’의 랩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후에는 의정부청소년재단 대표 댄스동아리 ‘인디라’의 춤, 치어리딩 동아리 ‘펠리컨스’의 공연이 이어졌고, 의정부에서 활동하는 힙합 크루 ‘VRID’의 랩 공연도 청소년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중독’, ‘입시’ 등 키워드로 청소년들의 고민 담아
 

영화제 이틀 동안 본선 진출작 20개가 상영됐다. 개막작부터 세상을 바라보는 청소년 특유의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개막작인 장재윤 연출의 ‘디어 이카루스’는 본선 진출작 중 유일한 애니메이션으로, 날개를 만들어 하늘을 날고 싶은 소년의 실패와 그 꿈을 바라보는 주위 사람들의 냉담한 시선을 통해 실패의 의미를 고찰한 작품이다. 소년은 비행의 꿈을 포기했지만 여동생이 소년의 꿈을 이어받아 결국 비행에 성공하면서 영화는 실패가 전혀 의미 없는 행위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영화제 최고상인 대상에는 이소운 연출의 영화 ‘경유지’가 받으며 트로피와 상금 190만 원을 거머쥐었다. 영화제 총상금은 860만 원으로 작품상 23팀(대상 150만원), 개인상 4명(감독상 등)이 시상됐다.

 

‘경유지’는 청소년들이 하루도 손에서 놓지 않는 스마트폰의 중독에 빠져있는 모습과 함께 주변을 둘러보면 중독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경유지가 있다는 점을 대사가 거의 없는 짧은 영상으로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유지’는 감독상과 남자캐릭터상까지 받으며 영화제 3관왕을 달성했다.

 

이소운 감독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으며 건강이 안 좋아지고 대인관계도 삭막해지고 있다”라며 “하지만 이런 중독에도 아직 돌아갈 기회가 있고, 우리가 놓친 무언가를 되찾을 기회가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라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이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대상 수상은 상상도 못 했다"라며 “단편 영상을 찍으면서 아침 6시에만나 다음 날 새벽에 헤어질 정도로 열심히 찍었다. 열악한 환경에도 영상을 만들고 좋은 상까지 받게 돼 뜻깊은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영화를 만드는 데 어려움이 많았는데 앞으로도 열심히 해서 좋은 영화 만드는 청년들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최우수상은 류성환 연출의 ‘MEAL’과 장유하 연출의 ‘Frame’이 받으며 트로피와 상금 100만 원이 주어졌다. ‘MEAL’은 입시에 시달려야 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그리며 공부하고 그것을 이해하는 것을 식사로 표현했다. 영화는 공부하는 학생이 단어장을 접시 위에 놓고 필기한 부분을 먹는 모습을 통해 ‘학생들의 처절함’을 드러냈다. ‘MEAL’은 참신하고 독특한 연출도 인정받아 창의상도 수상했다.

 

 

‘Frame’은 타인의 불행을 소비하는 방식을 역설적인 관계 설정으로 보여주며 주제를 명확히 드러냈다. 사진을 전공하는 주인공은 ‘사람’이라는 주제로 공모전에 참가하기 위해 달동네로 향한다. 주제가 ‘사람’이지만 결국 다른 사람의 불행하다고 여겨지는 모습을 찍으며 타자화시키는 행위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하지만 달동네 계단에서 삼각김밥을 먹던 주인공도 누군가에게 찍히면서 그 자신도 피사체에 불과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영화는 남의 불행을 그저 한낱 콘텐츠로 소비하는 현실을 꼬집고 있다. 영화는 주인공이 삼각김밥을 먹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공모전 최우수상에 선정됐다는 점을 확인하는 주인공의 모습으로 끝난다.

 

 

 

우수상에는 문바실리 연출의 ‘연기대상’과 김민우 연출의 ‘민우의 꿈’, 최수진 연출의 ‘31일마다 3.1운동을!’이 받았다. 우수상에는 트로피와 상금 50만 원이 주어졌다. 이 가운데 특히 ‘민우의 꿈’은 학교 밖 청소년을 다루는 작품이다. 영화는 제도권에서 벗어났다는 이유로 차갑고 부정적인 시선에 시달리는 민우의 이야기를 인터뷰 방식으로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그러면서 학교 밖에도 존재하는 청소년들에 대한 관심과 인정을 촉구한다.

 

이외에도 입선작은 ‘로망’(홍하은), ‘작은 아가씨들’(박진우), ‘이번 크리스마스엔 산타가 올까’(윤건우), ‘십육기가’(신지환), ‘비행’(이시현), ‘홀로’(임연주), ‘너란 계절’(양종현), ‘학교 속 그놈’(조건희), ‘르쁘띠 라쁘띠뜨’(이해진) 등 총 9편으로 부상으로 상금 10만원이 수여됐다. 장려상에는 ‘나를 만나러 가는 길’(홍지혜), ‘체취’(정동준), ‘디어 이카루스’(장재윤), ‘퀘스트’(최효진), ‘3대 뉴스’(김예주) 등 5편으로 부상으로 상금 20만 원이 수여됐다. 남자 캐릭터상에는 ‘경유지’(송정우), 여자 캐릭터상에는 ‘Frame’(이현화)이 받았다.

 

 

의정부시청소년재단 유튜브에 게시된 본선 진출 20개 작품 중 조회 수가 가장 높았던 3개 작품에는 네티즌상이 수여됐다. 네티즌상에는 ‘체취’, ‘홀로’, ‘십육기가’ 등이 받았다.

 

영화인과의 소중한 만남도
 

이번 영화제에선 실제 현장에서 영화를 기획하고 제작에 참여한 영화인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자리도 마련됐다. 13일 영화인과의 만남에서는 배우 김덕현이 참석해 청소년들과 만났다.

 

김덕현 배우는 M이코노미에 “작년 의정부청소년영화제에선 제가 사회를 봤는데 올해에는 평론가 입장으로 청소년들의 작품을 놓고 대화를 나눴다”며 “코로나19로 우리 대한민국이 많이 침체돼 있는데 청소년들이 만든 영화로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정부청소년영화제에서 제2의 봉준호 감독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됐다”며 “의정부청소년영화제가 내년에는 국내 최고의 영화제가 되기를 응원하겠다”고 했다.

 

 

 

두 번째 날인 14일에는 영화 ‘아나키스트’를 연출한 유영식 감독과 M이코노미뉴스의 이상용 본부장이 영화를 만든 청소년들과 함께 영화 시사평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유영식 감독은 ‘소셜포비아’와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와 같은 상업영화는 물론 ‘죽여주는 여자’, ‘연애담’, ‘죄 많은 소녀’ 등 작품성 있는 인디영화 등의 제작에 참여했다. 이상용 본부장은 MBC 기자 출신으로 ‘초원 실크로드’, ‘발해’ 등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청소년들은 영화에 대한 합평과 함께 평소 영화 제작에 관해 궁금했던 점들을 질문하는 등 열성적인 모습을 보였다.

 

대상을 수상한 영화 ‘경유지’의 이소운 감독은 “청소년들이 영화를 제작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이 높은 퀄리티의 영상을 만들고 싶어도 부족한 제작비가 고민이다. 이런 부분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나”라는 질문을 던지자 유 감독은 “중요한 것은 스토리다. 스토리를 어떻게 연기와 장면으로 잘 표현했는지가 제일 중요하다. 지금은 너무 제작비에 연연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높은 퀄리티는 그 다음의 문제”라고 했다.

 

창작의 고통을 호소하며 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물은 ‘로망’의 연출자 홍하은 감독의 질문에 유 감독은 “내가 힘들어도 영화를 만들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진심으로 즐기며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첫 번째”라며 “그게 없으면 계속할 수 없다. 들이는 노력만큼 가질 수 있는 직업은 아니지만 좋아해서 하면 엄청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직업이다. 그런 순간을 만나는 게 큰 보람”이라고 조언했다.

 

 

 

유영식 감독은 M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의정부청소년영화제의 작품들을 보고 굉장히 큰 감명을 받았다”라며 “어른들의 세계, 청소년들이 잘 모르는 세계까지 본인들의 생각을 영화로 만들어 공감대가 넓은 영화들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의정부청소년 영화제가 청소년들의 젊은 에너지로 작용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의정부청소년영화제에 좋은 작품들이 출품돼 더욱 발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내년에는 국제적인 청소년영화제로
 

영화제를 기획한 의정부시청소년재단의 이한범 대표이사는 “지금은 영상의 시대로, 청소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영상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라며 “청소년들이 직접 연출도 하고 시나리오도 쓰는 다양한 체험을 제공하기 위해 이번 영화제를 기획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로 어려운 가운데에도 113편 작품이 출품됐다”라며 “내년에 상황이 더 좋아진다면 훨씬 더 좋은 작품이 출품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외국에서도한 작품이 출품됐다. 내년에는 국제적인 청소년영화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MeCONOMY magazine December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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