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기후기금 사무국 유치가 인천 송도에 확정되자 송도지구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고 있고, 그동안 쌓였던 미분양 아파트가 속속 팔리고 있다는 보도가 들려온다. 기존 아파트시장과 주택시장의 분위기도 달라지면서, 급매물이 사라지고 아파트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는 뉴스도 보도되고 있다.
녹색기후기금(GCF)은 유엔기후변화협상회의 합의사항으로 설립된 ‘녹색은행’이다. 즉, 녹색기후기금은 인간의 산업 활동으로 발생하는 탄소가스 배출로 인해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우려 속에 국제사회가 2010년 설립하기로 합의해 출범한 국제기구이다. 녹색기후기금은 우리 귀에 익숙한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세계은행(WB)에 맞먹는 자금규모와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녹색기후기금은 국제통화기금이나 세계은행처럼 기금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국제기구이며, 개발도상국에 풍력이나 태양광 건설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필요한 국제기금을 관리하는 곳이다.
녹색기후기금 사무국의 유치로 인해 상주 주재원이 단기적으로 500여명, 중장기적으로는 수 천 명이 예상되며, 관련된 국제회의가 연 120회 개최되는 등 매년 3,800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이로 인해 수백 명의 고용창출과 컨벤션 산업 및 녹색기술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촉매역할을 할 수 있으며, 향후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정책 등의 대응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녹색기후기금 사무국 송도유치의 또 하나의 쾌거는 우리나라가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세계적 규모의 국제기구 유치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2010년 기준 우리나라에 들어선 국제기구가 27개나 되지만, 대부분 상주 직원이 1,2명에 불과한 소규모 사무소에 불과하였다. 그러나 녹색기후기금 사무국은 상주 인력만 500명 이상인 우리나라가 유치한 국제기구 가운데 가장 중량감 있는 국제기구이다.
녹색기후기금 사무국의 유치는 우리나라가 세계의 녹색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주도권을 제공한다. 특히, 국제기구로 창립총회를 갖는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Global Green Growth Institute)는 우리나라가 주도한 첫 국제기구라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우리나라는 녹색정책을 리드하는 글로벌녹색성장기구와 녹색기술을 지원하는 녹색기술센터(GTC:Green Technology Center)에 이어 녹색기후기금 사무국까지 유치에 성공함으로써 녹색성장에 필요한 정책과 기술, 기금까지 삼두마차를 모두 확보하였다. 즉, 전략(GGGI)-재원(GCF)-기술(GTC)의 선순환 고리를 우리가 직접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그러나 국제기후기금 사무국 유치는 동시에 여러 가지 과제들을 안겨주고 있다. 가장 시급한 것은 국제적인 동의하에 국제통화기금 수준으로 기금을 모으는 것이 관건이다. 2020년까지 1000억 달러의 기금을 유치하기 위해 탄소세, 금융거래세, 항공세 등이 논의되고 있으며, 민간자본의 참여도 거론되고 있다. 또한 조성된 기금을 두고 선진국은 온실 가스 감축을 위한 기술개발에 투입하자는 계획에 비해 개발도상국들은 자연재해 방지에 투자해야 한다고 서로 상반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실정이다. 향후 기금조성 및 기금사용방법 등에서 첨예하게 대립하는 것을 잘 조정하지 못한다면 한낱 이름뿐인 국제기구로 전락할 수도 있을 것이다.
녹색기후사무국 유치 성공을 전하는 신문 사진에 이명박 대통령과 송영길 인천직할시 시장이 함께 웃는 모습이 크게 실려 있었다. 이 사진을 보는 순간 대선구도에서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여·야의 모습도, 정권말기의 레임덕도 보이지 않는다. 특히 이번 녹색기후기금 사무국 유치는 행정부, 입법부, 인천직할시, 무역협회, 민간 유치위원회 등 관·민 등이 혼연일치가 되어 이뤄낸 성과여서 더욱 돋보인다.
인천 송도지구의 녹색기후기금 사무국 유치를 계기로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이뤄낸 경제성장기적을 K-POP 등의 한류 열풍으로, 그리고 다시 녹색성장으로 이어갔으면 한다. 아울러 녹색성장이 서민들에게도 한줌의 이익이나마 돌아가는 정책으로 자리매김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