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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가장 안전하지만 가장 불안한, 활주로의 24시간



[M이코노미 이홍빈 기자] 2015년 한해 국제선 이용객은 61,434,404명으로 2014년에 비해 8.2%증가했고, 해를 거듭할수록 공항을 이용하는 사람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바캉스 시즌이 돌아오면서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최근 언론을 통해 자주 보도되는 공항의 안전문제는 여행객들에게 피로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활주로’ 가장 안전하면서도 가장 위험한 양날의 검과 같은 그 현장을 들여다보았다. 

공항은 언제나 즐거운 곳이다.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떠난다는 설렘은 지금껏 내가 살던 곳을 벗어나 새로운 세상과의 만남이다. 그러나 들뜬 마음 한편으로 갑자기 영화 ‘다이하드2’가 생각난다. ‘짙은 어둠이 내린 눈보라가 몰아치는 밤, 공항의 착륙 유도등이 꺼지면서 타고 있던 비행기가 비상사태에 빠진다. 곧이어 스피커를 통해 들리는 테러리스트의 음성…’ 비행기가 추락하거나 폭발하는 장면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가고, 혹시나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두려운 마음을 지울 수 없다. 수백 km/h의 속도로 상공 3만 피트 이상을 날아가는 비행기에 사고가 발생하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래도 비행기 바퀴가 공항에 붙어 있으면 안심할 수 있겠지…. 그러나 하늘을 날고 있는 순간 항공기사고가 일어날 확률은 현저히 낮다.



비행기를 조종하는 조종사는 난기류에 기체가 요동치거나 어두운 밤이 되어 앞이 잘 보이지 않는 하늘을 날아가는 일보다 공항에서 비행기를 띄우고 내리는 순간을 가장 불안해한다. 최첨단 항법장치로 중무장되어있는 항공기를 조종하는 조종사들이 왜 활주로에서 가장 긴장할까? 대부분의 조종사들이 가장 불안해 하는 마의 11분은 이륙 후 3분과 착륙 전 8분이다. 이 시간이 항공기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위험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600명 승객의 목숨 위태했던 청주공항과 인천공항 활주로

지난 3월18일 오후10시12분, 제주에서 출발해 청주공항에 착륙하던 대한항공 소속 KE1958편과 청주를 떠나 중국 다롄으로 날아갈 중국남방항공 소속 CZ8444편이 국제청주공항 활주로에서 가까스로 충돌을 면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청주공항 활주로에는 대한항공 여객기가 착륙 중이었고, 중국남방항공 여객기는 대한항공 여객기가 활주로를 지나간 다음 활주로를 가로질러 이륙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한항공 여객기가 착륙을 완료하고 활주로를 빠져나가기도 전에 중국남방항공 여객기가 유도로에서 활주로에 진입했다. 대한항공 여객기는 남방항공 여객기를 피해 활주로 좌측 끝으로 착륙을 이어나갔고 가까스로 충돌 위기를 모면했다.

당시 대한항공 여객기에는 승객137명, 남방항공 여객기에는 승객90명이 타고 있었다. 충돌이 있었다면 227명의 승객과 승무원들의 목숨은 보장할 수 없었다. 청주공항 활주로 사건은 준사고로 분류되어 현재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서 과실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청주공항 활주로 사건이 발생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인천공항 활주로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5월5일 오후5시50분 인천에서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출발하던 싱가포르 항공소속 SQ9016편과 인천에서 러시아 상트레테르부르크로 떠날 예정이었던 대한항공 소속 KE929편이 활주로에서 마주할 뻔한 사건이 또 발생했다.



당시 인천공항 관제탑은 지시한 유도로가 아닌 다른 유도로에서 활주로로 접근하며 진입 대기선을 넘은 대한항공 여객기를 발견했고, 그 즉시 이륙하던 싱가포르항공 여객기에 급정거를 명령했다. 관제탑의 지시를 받은 싱가포르 항공기는 이륙을 즉각 중지했고, 급정거의 영향으로 타이어 6개가 터졌다.

활주로 위 두 항공기의 간격은 불과 1300m였고, 싱가포르항공 여객기는 250km/h 이상의 속력으로 달리고 있던 상황이었다. 관제탑의 정지명령이 단 몇 초만 늦었더라도 대형 사고가 일어날 수 있었다. 사고 직후 상트레테르부르크행 대한항공 여객기는 그대로 이륙했지만, 타이어가 손상된 샌프란시스코행 싱가포르항공 여객기는 19시간의 정비가 이루어진 다음날 5월6일 오후1시에나 목적지를 향해 출발 할 수 있었다. 당시 인천공항 활주로의 대한항공과 싱가포르항공에 타고 있던 승객은 약400여명으로 청주공항 활주로 사건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탑승하고 있었다.

사상 최악의 항공참사 테네리페 활주로 사건

인천공항과 청주공항 활주로 사건은 운이 좋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승객 600여명과 승무원들은 활주로에서 단 몇 초의 기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 하지만 40여 년 전 어느 공항의 승객들은 단 몇 초가 부족했고 역사상 최악의 항공참사 희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1977년3월27일 오후5시6분경 카나리아군도의 라스팔마스 공항으로 향하던 KLM소속의 B-747항공기와 로스앤젤레스로 떠나려던 팬암소속의 N736PA가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 테네리페 섬에 있는 로스 로데오 공항의 활주로에서 충돌해 총 583명이 사망하고 60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항공 사고 역사상 테레리페 사고는 최악의 인명 사고로 꼽히며 단일 사고에서 가장 많은 항공기 탑승객이 사망한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사고 당시 라스팔마스 공항은 테러의 위협으로 임시 폐쇄되었고 라스팔마스로 이착륙 하려던 모든 비행기들의 발이 묶였다. 임시방편으로 근처 테네리페 섬의 로스 로데오 공항으로 모든 비행기들에 회항 명령이 떨어졌다. 문제는 로스 로데오 공항이 시골 변두리에 있는 매우 작은 공항이었다는 점이다. 활주로는 단 하나, 관제 레이더도 없던 이 공항에 대형 보잉747기 2대를 비롯한 각종 비행기들이 사이좋게 공존할 수는 없었다. 결국 비행 활주로를 제외한 유도로에도 비행기를 세워둘 수밖에 없는 사태가 벌어졌다.

운명의 장난일까? 사고가 일어난 날은 주말이었고 공항의 관제탑에는 고작 2명의 관제사가 평소보다 더 많은 비행기의 접근, 착륙, 이륙, 유도 등 모든 관제업무를 도맡아야 했다.

이 사고가 일어나기 전 테네리페 섬 근처에는 화산 활동이 있었고, 화산재로 인해 공항에는 안개가 짙어져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KLM기가 활주로에서 이륙을 준비하고 있을 때는 이미 시야가 300m 아래로 내려가 있었던 상황이었다. 항공안전 규정상 최저 시야 확보거리는 700m. 하지만 베테랑 조종사였던 KLM기의 야콥 벨드 휴젠 반 잔텐 기장은 더 이상 비행을 지체할 수 없다며 이륙을 감행했던 것으로 조사결과 나타났다.

KLM기가 활주로 끝에서 이륙을 준비하고 있을때 팬암기는 관제탑의 지시에 따라 활주로에서 유도로로 빠지고 있었다. 그러나 하필 KLM과 팬암기가 동시에 관제탑과 응답교신을 주고받는 바람에 동일 주파수 간의 전파간섭이 발생했고 각 항공기와 관제탑 간의 전파 내용은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았다. KLM기의 이륙 승인요청에 KLM기에는 무선 송수신기에는 ‘OK’라는 사인이 들렸고 반 잔텐 기장은 이륙 절차를 계속 이어나갔다.


당시 KLM기의 슈뢰더 항공기관사는 “활주로가 완벽하게 비워지지 않은 것이 아니냐?”고 물었으나 반 잔텐 기장은 이를 무시하고 안개 낀 활주로를 내달렸다. 스로틀을 끝까지 올린 KLM은 활주로에서 유도로로 빠져나가던 팬암기를 발견했지만 이미 늦어버린 뒤였다. KLM은 비행기를 띄우기 위해 애를 썼지만 이륙하기에는 충분한 속도가 나질 않았고 비행기 꼬리 부분에서 테일 스트라이크가 일어났다.

 KLM기는 충돌 직전 간신히 동체를 띄웠지만 290km/h의 속도로 달려가던 KLM기의 동체 아랫부분과 메인기어는 팬암기를 미처 피하지 못한 채부딪혔고 두 비행기는 화염에 휩싸였다. 충돌 이후 KLM기는 150m를 더 날아간 뒤 뒤집힌 채 추락했고 300m가량 미끄러진 후 대폭발을 일으켰다. 로스 로데오 공항에서 연료를 가득 채웠던 KLM기는 완전히 전소했고 승무원을 포함한 탑승객 248명 전원이 사망했다. 팬암기도 충돌 이후 화재가 일어나조종사를 비롯한 일부 승객이 탈출에 성공 했지만 채에 남아있던 탑승객 335명은 미처 비행기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채 화염 속에서 사라져갔다.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 테네리페 활주로 사고는 협소한 공항, 화산재로 인한 기상악화, 통신오류 그리고 안전절차 무시에 의해 발생했다. 당시 KLM항공기의 반 잔텐 기장은 30년 경력의 베테랑 조종사였다. 그러나 그의 뛰어난 조종 실력도 사고를 막을 수는 없었다. 테네리페 활주로 사건을 통해 왜 그토록 조종사들이 이륙과 착륙에 불안해하는지, 활주로 사고가 얼마나 심각한 피해를 가져오는지 확인할 수 있다.

대규모 참사 가능성, 하지만 처벌은?

사건은 2015년 5월28일 오후 3시50분경 청주공항에서 발생했다. 오후1시40분 중국 장저우 공항에서출발해 청주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이스타항공소속 HL8292는 오후3시41분부터 청주지상접근 관제소의 레이더 유도를 받아 접근허가를 받고 활주로에 진입했다. 당시 활주로에는 팬텀 전투기가 선행 착륙해 있었다. 이스타항공 여객기는 즉시 항공기를 정지시켰고 다행히 아무런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항공기와 전투기 간의 거리는 약 3천피트(1,000m)에 불가했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이 사고를 준사고로 분류하고 관제사의 판단 오류와 부주의, 선행 착륙해 이동하던 전투기의 활주로 방향과 이를 계속 관찰하지 않은 이스타항공 조종사의 부주의로 발생한 사고였다고 결정 내렸고, 국제청주공항 관제탑과 이스타항공 측에 안전권고를 발행했다. 청주관제탑에는 ‘항공기의 접근속도 감속 및 복행을 적극적으로 지시 할 수 있도록 관제사 교육 실시’, ‘교통정보나 조언을 발부할 경우 운항승무원이 충분히 인식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적절한 교통정보제공’, ‘활주로에서 긴급하게 개방을 지시할 경우 ‘immediately(즉각)’ 등의 용어 사용’을 권장했다. 이스타항공에 대해서는 ‘적절하지 않은 관제지시나 교통정보에 대해 운항승무원이 판단하지 말고 반드시 확인하고 대응할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권장·권고라는 단어는 법률상 상대방을 구속하는 구속력이 없는 단어이다. 청주공항에서 발생한 준사고에 대해 당국은 권고조치를 내렸다. 실제로 다친 사람이 없어서일까? 당시 청주공항 준 사고에 대한 조사를 했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홈페이지에는 항공사고조사에 대한 규정설명이 있다.



“사고조사란 사고예방의 목적을 위해 수행하는 절차로서…. 특히 사고조사는 누구의 잘못을 비난하거나 책임을 부과하기위한 것이 아니라 유사한 사고의 재발방지에 목적이 있다” 실제로 청주공항 사건에 대해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비난과 책임을 묻지 않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안전권고’를 명령했다.

그렇다면 이번 사고에 대한 잘못은 권고로 끝이 나는 것일까? 사고에 대한 권고조치를 받은 청주공항 관제탑과 이스타항공은 당시 사고에 대해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했다. 청주공항 관제탑을 관리하는 공군 17전투비행단의 박상남 소령은 “2015년 5월28일 사고 발생 시점 당시 공항 관제탑에 근무했던 (관제)탑장과 관제사에 ‘주위’조치의 징계가 이루어 졌으며 이는 각자 인사 기록부에 기록됐다”고 알렸다. 이스타항공 김영일 팀장은 “사고 이후 이스타항공 내부적으로 사고가 전파됐고, 안전운항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졌다. 현재 이스타항공에서는 안전에 대한 교육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교육만 있었을 뿐 해당 사고에 대해 기장과 부기장은 그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 참사가 일어날 수 있었으나 다행히도 아무런 피해가 없었던 청주공항과 이스타항공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안전권고’조치를 매우 잘 따랐다.

다행히도 청주공항과 인천공항 사건은 아무런 인명 피해 없이 끝이 났지만 그 위험성은 충분히 드러났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국내 공항에서의 지난 4년간 활주로 진입 사건은 10건이 넘는다. 그 가운데 가장 최근 사고경위가 발표된 ‘이스타항공 청주 공항 활주로 사고’에 대한 처벌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활주로에서 광란의 레이스를 펼친 50대 여성

강력한 행정처분이 없어서 일까? 각종 사고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작년 5월 이스타항공 사고와 올해 3월 대한항공과 중국남방항공기 활주로 사건은 모두 청주국제공항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사고는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지난 4월30일 오후9시17분 17전투비행단 청주지역 산·학·연 기관장 만찬에 참석했던 57세 여성이 자신이 타고 온 차량으로 청주공항 활주로를 내달렸다. 이 여성이 뻥 뚫린 활주로에서 비행기 대신 자동차를 타고 광란의 레이스를 펼친 결과 청주공항으로 접근하던 비행기 4대 등 총 6대의 항공기 운항이 16분가량 지연됐다.



활주로에는 민간인과 차량이 진입하지 못하도록 초병이 항시 근무 중이었지만 초병들은 아무런 의심없이 활주로로 통하는 문을 개방해 주었고 청주공항에서는 ‘야밤의 활주로 레이스’가 펼쳐졌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강력한 처벌은 없었다. 공군은 행사 계획 수립과 통제, 관리감독 미흡에 대한 책임으로 17전투비행단장에게 서면 경고 처분을 내렸고, 당시 초병 근무병사 2명에게는 근무수칙 특별교육 처분을 명령하는 정도에 그쳤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 안전 불감증 대한민국

해가 져도 공항의 불은 꺼지지 않는다. 하지만 해가 진 공항은 낮보다 훨씬 위험하다. 2015년 11월4일 밤 10시30분 제주를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김포공항에 착륙을 시도했다. 활주로는 깨끗했고 관제탑과의 교신도 완벽했다. 아시아나 항공기는 계획대로 착륙을 진행했지만 비행기가 활주로에 내리는 순간 활주로의 유도등이 꺼져버렸다. 당시 조종사는 깜짝 놀라 비행기를 다시 띄웠고 겨우 추락을 면할 수 있었다. 착륙을 할 때 항공기의 속도는 대략 200km/h 이상으로 1초에 55m이상 전진할 수 있다. 저녁시간 공항의 활주로에는 시각 참조물이 활주로 유도등 밖에 없기 때문에 등화가 점멸되면 착륙이 불가능 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만약 청주공항 활주로에서 수백km/h의 속도로 이·착륙을 하는 비행기와 광란의 질주를 벌인 자동차가 부딪혔다면 어떻게 됐을까? 끔직한 재난 영화가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것으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유사한 사고의 재발방지



행정처분과 함께 정부가 액션을 취한 사건도 있다. 지난 2013년 7월7일 오전 3시28분(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행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HL7742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착륙도중 조종사의 과실로 활주로와 충돌했고 이로 인해 승객 3명이 사망했다. 이 사고로 국토교통부는 아시아나항공의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에 대해 45일 운항정지 처분을 내렸다. 원칙상으로는 90일 간 운항정지를 해야 하지만 승무원들의 헌신적 조치로 피해를 막았다는 의견을 고려해 행정처분을 감해주었다. 그리고 사고결과가 발표된 다음 해당 항공기 기장과 부기장은 해고 됐다.

2013년 샌프란시스코공항 사고 이후 정부는 항공안전 문제를 국민체감형으로 개선하고자 ‘항공안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항공안전위원회는 안전규정 위반 등으로 사고를 일으킨 항공사에 노선 운항정지 및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처벌기준을 강화했고 이로 인해 항공기 사고가 감소하고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공항 사고 발생이후 항공안전위원회가 출범하고 처벌기준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잇달아 공항 내 안전사고 위험 가능성은 높아만 가고 있다.

누군가 목숨을 잃거나 비행기에 심각한 피해가 있어야만 처벌이 가능한 것인가? 현재 우리나라의 항공 안전은 ‘예방’이 아닌 ‘치료’에 중점을 맞추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나마 이에 대한 치료도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비슷한 위험에 자주 노출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언제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우리도 건강해 질 수 있을까? “유사한 사고의 재발방지에 목적이 있다”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말이 무색하다.

욕구단계이론 충족하려면


매슬로의 ‘욕구단계이론’은 인간의 동기가 작용하는 양 상을 설명하기 위해 아브라함 매슬로(Abraham H. Maslow)가 주장한 이론으로, 인간의 욕구는 하위 계층의 욕구가 충족 되어야 상위 계층의 욕구가 나타난다고 설명하고 있다. 욕구 피라미드의 하단 4개 층은 가장 근본적이고 핵심적인 욕구로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애정과 소속의 욕구’ 그리고 ‘존중의 욕구’이다. 이 네 가지 욕구가 충분히 만족되지 않거나 부족하면 피라미드의 탑에 위치한 마지막 ‘자아실현의 욕구’는 이룰 수 없다. 한 해 공항을 이용하는 승객 6천만 시대. 누군가에게는 일상이 되어버린 비행,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생애 첫 비행일지도 모르는 활주로에서의 숨 막히는 순간, 오늘도 활주로에서는 자신의 목숨을 건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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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대 정원 확대는 불변”... 의협 차기회장 “대정부 강경투쟁”
대한의사협회가 임현택 차기 협회장을 중심으로 대정부 강경 투쟁에 나설 전망인 가운데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가 의료 정상화의 필요조건이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27일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27년 만의 의대 정원 확대는 의료 정상화를 시작하는 필요조건”이라며 “의대 정원을 늘려서 절대적으로 부족한 의사 수를 확충해야한다" 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의사들은 갈등을 멈추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 의료 정상화 방안을 발전시키는데 함께 해달라"고 말하며 "의대 교수들은 전공의들이 하루빨리 복귀하도록 설득해주고 정부와 대화에 적극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전공의에 이어 의대 교수들마저 사직서 제출이 이어지면서 의료 공백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데. 그런 가운데 정부는 공중보건의사(공보의)와 군의관 200명이 현장에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한편, 임현택 의협 차기 회장 당선인은 "전공의 등이 한 명이라도 다치면 총파업을 하겠다"며 강경대응 입장을 굽히지 않아 의정 간 갈등이 쉽게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26일 결선투표에서 당선된 임현택 회장의 임기는 오는 5월 1일부터지만, 의대 입학정원 증원에 반발해 꾸려진 의협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