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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세월호 잊지 말자 "안전위기관리 전사(EMSW) 41명 배출"

한국안전위기관리연합회 임득수 회장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세월호 참사의 기억이 아직도 깊은 상처로 남아 있다. 많은 이들이 분노와 슬픔 속에 잠겨 있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다시는 세월호 참사와 같은 안전사고가 재발되어서는 안되겠다고 다짐하며 안전의식을 일깨우고 실천하는 순수한 민간모임인 한국안전위기관리연합회라는 단체도 생겨났다. 한국안전위기관리연합회 임득수 회장을 만났다.


한국안전위기관리연합회는 어떻게 설립됐는지요?


세월호 사고가 났을 때 방송에서 선장과 선원들이 맨 먼저 탈출한 것을 보고 정말 안 되겠다고 생각해 만든 겁니다. 방송 시청 중에, 마침 미국 뉴욕에서 여행사업 등 여러 사회 활동을 하고 있는 한수정 씨라는 여성 교포와 같이 있었는데, 그 분과 얘기를 나누면서 ‘우리나라 큰 일 났다, 사회 안전망, 사회의 근간 자체가 완전히 망가졌다’고 서로 통탄했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패거리주의, 이기주의에만 매몰돼 있는 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때 그 여사님이 미국 시스템을 소개해주시는 겁니다.


그 분 얘기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재해가 발생하면 근처에 맨 먼저 달려오는 사람들이 EMT(Emergency Medical Technician) 자원봉사자입니다. 이들은 400여 시간의 교육을 받아야 EMT 자격이 주어집니다. 미국 전역에 수백만 명이 있다고 합니다. 각 지역 단위로 한 달에 한 번씩 모여서 훈련도 받는다고 해요. 비상연락망을 통해 모이고 훈련에는 병원 응급차들, 소방차들이 오고, 경찰들이 참여해서 확실하게 한다고 합니다. 훈련은 환자 상태와 현장 상황의 기록을 매우 중시한다고 합니다. 환자의 상태를 자세히 기록한 것을 지참시켜서 응급차에 실려 병원에 보냅니다. 그러면 의사들은 환자와 환자에 대한 기록을 보고 바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의사들이 정확하게 처방을 내릴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죠. EMT는 2년마다 라이센스를 경신하도록 돼 있습니다. 이 EMT 자격증에 3레벨이 있습니다. 사고 현장에 EMT들이 도착하면 ‘Cry Out!'하고 외칩니다. 그렇게 EMT들이 모이면, basic,intermediate, paramedic의 레벨에 따라 즉시 조직화되고 각자에게 임무가 주어집니다. 무얼 할지 머뭇거리고 우왕좌왕할 필요가 없죠. 예를 들면, 가스 폭발 사고가 일어났다고 칩시다. ‘누구는 가스 밸브를 잠그고 또 다른 누구는 전기를 보고 또 부상자가 피를 철철 흘리면 지혈도 하고 활로를 뚫고...이렇게 현장에서 EMT들이 체계적으로 응급 구조 활동을 한다는 겁니다. 이렇게 한다는 얘기를 듣고 제가 바로 미국으로 갔습니다. 미국 지인에게 연락도 해놓고 FEMA(미국연방재난관리청) 자료와 EMT매뉴얼 등 관련 자료를 입수한 뒤, 번역하고 준비한 겁니다. 매뉴얼을 구하는 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게 한국안전위기관리연합회라는 모임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언제 설립되었습니까?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지 두 달쯤 지난, 작년 6월 26일 한국안전위기관리국민포럼이란 이름으로 발기
인모임을 가진 게 시초입니다. 16명이 발기인입니다. 김정규 선한사마리아운동본부 회장, 기업인 김려성
씨와 윤규영씨, 김태달 청운대 교수 등이 참여했습니다. 일반 회원이 있고 전사가 있습니다. 일반 회원은 현재 300명 정도 됩니다. 연합회 결성 초기부터 EMS 전사(Warrior)도 양성하기로 했어요. ‘위험’과 싸운다는 의미로 ‘전사’라는 용어를 썼는데 전사는 현재 제1기로 41명을 배출했습니다. 3일 훈련을 받습니다. 안전위기개론 등 이론 교육을 받고 하루는 안전체험관에서 재난안전 체험을 하고 실전훈련을 실시합니다.


뚝섬에 체험관이 있는데요, 진도7을 가상한 지진 대피 훈련이라든지, 초속 30미터의 태풍이라면 가만히 서 있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런 태퐁을 경험하게 한다든지, 캄캄한 상태에서 코 막고 비상등을 켜고 살살 기어나가는 화재 대피훈련, 심폐소생술(CPR), 제세동기(심장에 전류를 보내 정상적인 맥박으로 회복시키는 기기)의 사용법도 익힙니다. 모임을 연 뒤에 바로 첫 세미나를 열고 ‘구난 활동’‘이웃 손잡기 운동’ ‘안전산업 발전 이바지’라는 세가지 목적에 충실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한국안전위기관리연합회는 우리나라의 취약한 안전 의식을 고취하고 위기대응 능력을 높이며 재난에 대한 신속 적절한 대응 및 복구를 위하여 우리나라의 안전및 위기 관련 단체들을 연합하고, 정부 기관과도 적극 협력하며, 각종 컨퍼런스와 세미나, 교육 등을 활발히 전개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강사는 저와 정종수 인천대교수, 김동헌 재난안전원장, 황대영 한국수중환경협회장 등 4명입니다. 미국 EMT는 400여 시간을 공부하는데, 우리는 고작 3일이냐 라는 지적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시작이고, 중요한 건 ‘안전 의식’이지 않겠습니까. 안전의식만 있으면 80%의 생명은 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사는 일 년에 10일은 기부하도록 했습니다. 1기로 전사자격을 딴 분들은 지금까지 3차례 수중훈련도 받았습니다. 세계적인 다이버인 황대영 교수님이 가르칩니다. 잠실종합운동장에 수중훈련장이 있습니다. 올 여름에는 바다 속 쓰레기 청소 운동을 실시할 겁니다. 전사 제2기 교육은 3월중에 실시할 계획입니다.

 ‘안전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재난 현장에 있다면 좀 더 많은 인명이 구조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 단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안전의식’입니다. 우리 모두 안전의식을 가진다는 건, 배에 탔을 때 탈출로는 어디에 있는지 살펴보는 거죠. 구명조끼가 충분한가, 구명장비를 점검해보는 것이죠. 구명보트 같은 것도 툭툭 쳐보는 것이죠. 세월호사고에서도 배가 갑자기 기울어지지는 않거든요. 안전의식 교육을 받은 사람이 있었다고 하면 배가 기울어지는 것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고 ‘여러분, 갑판으로 나갑시다!’라고 외치고 나갔을 겁니다.


그랬으면 더 많은 인명들이 살아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이런 교육을 저희 단체가 실시하고 그들에게 안전의식을 심어주는 것이죠. 등산을 갈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산에서는 일찍 해가 지지 않습니까. 갑자기 해가 떨어졌을 때 어떻게 안전하게 하산하고 대피할 것인가. 체온이 떨어졌을 때 어떤 대비를 할 것인가. 이런 거죠.


또 빌딩 지하층에서 행사에 참가할 경우, 만약 그곳에서 사고가 났을 때 어떻게 대피할 것인가. 지하층 행사장에 갈 경우 일부러 뒷문, 비상구 있는 데도 가보는 것이죠. 비상 출입구문에 자물통으로 잠겨 있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사고가 나면 촌각을 다투는데 미리 비상 출구를 봐 뒀다면 금방 탈출할 수 있지요. 안전의식 있는 사람이라면 비상구에 물건이 잔뜩 쌓여 있다거나 자물쇠로 잠겨 있다면 주최자에게 알려서 즉시 조치를 취하도록 해야 합니다. 저희들이 안전 교육, 안전 의식을 말하는 것은 바로 이겁니다. 무슨 어려운 안전전문지식과 법률 교육을 시키는 게 아닙니다. 비상구 탈출로를 미리 봐두는 것, 비상 출입문을 자물쇠로 채워놓고 있지 않는지를 보고 바로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겁니다. 우리가 무슨 특수 구조장비를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고 하는 게 아닙니다.


앞으로 어떻게 활동해 나가실 건지요?


앞으로 10년 내 30만 전사 양성이 목표입니다. 전사는 일종의 행동대원이죠. 이런 분들이 막 발생한 재
난 현장에 있다고 하면 초기에 많은 인명을 구하고 큰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겁니다. 30만명이라면 상
당히 많은 숫자인데요. 전직 경찰관과 소방관으로 서 근무하셨던 분들을 교수 요원으로 확보해서 전국의 교육장에서 교육을 효율적으로 실시할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전사 교육생은 1인당 10만원을 받습니다. 그걸 받으면 강사비와 교재비로 씁니다. 나머지 부족한 경비는 기부를 받아 해결하고 있습니다. 회원 연회비는 1만원입니다. 우리는 행사를 하면 회원들이 모두 자원봉사를 해주고, 또 회원들이 기부를 해줘서 꾸려가고 있습니다.


국제조직으로 발전시킬 계획인 줄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가 미국의 EMT를 본받은 것이지만, 미국과는 좀 다릅니다. 미국은 응급치료 중심이지만 우리는 안전의식과 현장 재난 구조 중심입니다. 저희 조직에서 전사 교육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EMSW(Emergency Management System Warrior) 영문 자격증을 줍니다. 아직 국제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외국에 나가서 재난 구조 현장에서 뛰어난 활동을 벌인다면 국제적인 인정을 받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재난은 항상 일어나기 마련인데, 한국인 전사들이 재난 현장 곳곳에서 활동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선진국에서는 타인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사람들을 가장 존경합니다.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우리 같은 조직에서 안전의식 교육을 받은 EMSW 전사들이 전 세계에서 외국인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면 이만큼 한국인의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거라고봅니다.


안전후진국에서 안전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것이죠. 외국으로 장기간 나갈 때는 EMSW전사 영문 자격증을 따서 나갈 것을 권유하고자 합니다. 한국안전위기관리연합회, EMS Union에서는 외국인들에게도 훈련을 받을 시에는 자격증을 발부할 겁니다. 미국의 EMT와는 다르다는 것을 말씀드렸는데, EMSW는 한국형으로서 안전의식과 현장재난구조 중심으로 만든 세계 최초의 자격증이라고 보면 됩니다. 해외 지부도 곧 만들 계획입니다. 앞으로 우리 단체를 위한 안전체험센터를 건립하는 게 시급합니다. 현재, 몇 군데 체험센터가 있지만 부분적이고 충분치 못합니다. 완강기가 너무 짧고, 태풍과 지진 시 흔들리는 걸 체험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실제 재난 상황에 대비하는 훈련을 실시하기에는 너무 미흡합니다. 지진과 화재, 배, 항공 등각종 재난과 사고를 가상한 훈련을 종합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안전체험센터가 꼭 필요합니다. 훈련시에는 소방과 경찰, 병원 관계자들이 참여해서 실제로 구난과 응급처치를 다 해보는 것이죠. 내 목숨은 내가 지켜야죠. 안전의식 교육을 꼭 받아야 하고 전사 교육을 받으면 더욱 좋고요. 그래서 자신도 살고 타인도 살리는 우리 국민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교육장에서 ‘전사는 재난 현장을 떠나는 마지막 사람이 돼야 한다는 강령’을 말씀 드리면 모두 숙연해집니다.


MeCONOMY Magazine march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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