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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장수기업이 되기 위한 조건

중소기업청은 지난 930명문 장수기업 확인제도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2012년 국내 영리법인(48만 개) 중에서 업력이 10년 미만인 기업의 비율은 66.6%, 10~1926.5%, 20~294.4%, 30년 이상 2.1%였다. 그런데 2.1%를 차지하는 업력 30년 이상의 기업이 전체 매출액의 38.7%, 자산의 49.2%를 차지해 경제의 핵심 동력임을 드러내고 있다. 중소기업청은 이처럼 장수기업들이 경제발전과 일자리 창출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것에 주목한 것이다.

 

중기청, 명문 장수기업을 육성한다

 

외국의 경우 장수기업은 통상 100년 이상의 업력을 의미한다. 창업 200년 이상의 장수기업만 해도 전 세계 57개국에 7,212개나 되며, 일본 3,113(43.2%), 독일 1,563(21.7%), 프랑스 331(4.6%), 영국 315(4.4%), 네덜란드 292(4.0%) 등이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근대적 기업의 역사가 짧아 100년 이상 된 기업은 7개 사에 불과하고, 60년 이상 법인기업도 184개 수준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장수 기업에서 배우는 지속성장 전략(2006)’ 보고서에서 국내 634개 비금융계열 상장기업의 평균 순이익률을 분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설립초기인 10년 미만 기업의 순이익률은 5.9%로 가장 높지만 차츰 감소하기 시작해 20~30년 된 기업이 3.4%로 가장 낮고 그 이후 30~40년부터 3.7%로 반등을 시작해 장수기업일수록 경영성과가 좋아졌다. 기업이 장수할수록 경영성과가 좋은 것은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기업체질이 강화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소기업청은 2012년 고용능력 평균을 ‘1’로 가정했을 때 10년 미만의 기업의 고용능력은 0.49, 10~20년 기업은 0.87, 20~30년 기업은 1.26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렇듯 수익성과 고용창출능력이 뛰어난 장수기업의 성장은 우리 경제를 살찌우게 할 것이다중소기업청은 명문 장수기업의 육성에 나섰다. 중소기업청이 정의하는 명문 장수기업은 장기간 건실한 가업 운영으로 사회에 공헌하면서, 세대를 이어 지속적인 존속과 성장이 기대되는 중소·중견기업이다. 단 국내의 경우 산업화의 역사가 짧으므로 장수기업의 요건을 30년 이상으로 낮췄다.

 

중소기업청은 향후 명문 장수기업 센터를 설치하고 존경받는 명문 장수기업 TOP 100’을 발굴·확산하며 정책포럼을 진행할 계획이다. 우대방안으로는 명문 장수기업이 글로벌 히든 챔피언으로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R&D·수출·인력·정책자금 등 지원사업 참여시 우대가점을 부여하며 명문 장수기업에 대해 세제우대를 제공할 방침이다이를 위해 중소기업청은 지난 93일 이진복 의원(새누리당)이 대표 발의한 중소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에 대한 명문장수기업개념 및 확인 등에 관한 근거를 마련 중이다. 또한 향후 중소기업에 대해선 동법 시행령 개정 및 명문장수기업 확인 운용 요령을 제정·고시하여 2015년 상반기부터 시행하며, 중견기업은 중견기업 성장촉진 및 경쟁력 강화에 관한 특별법에 명문 장수기업 확인을 위한 특례규정을 신설할 계획이다.

 

정부의 명문 중소기업육성이 분명 반가운 일이긴 하지만, 이것이 얼마나 기업의 영속성 유지에 도움이 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해답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바로 200년 이상 되는 장수기업을 수천 개씩 보유한 일본과 독일의 사례를 통해 그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최고의 물건을 만드는 일본의 장수기업

    

지난해 한국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 320만 개 중소기업의 평균 수명은 12.3년이며, 신생기업이 창업 후 2년 뒤 생존한 기업은 50%에도 미치지 못한다. 반면, 일본의 경우 기업의 평균 수명은 35.6년이다. 일본이 이렇게 장수기업이 많은 것은 모노즈쿠리로 대변되는 투철한 장인정신에서 비롯되었다.

 

모노즈쿠리는 물건을 의미하는 모노와 만들기를 의미하는 즈쿠리가 합쳐진 말로 물건 만들기를 뜻한다. 후지모토 다카히로 동경대 교수는 그의 저서에서 제조업에 강한 일본기업의 특징을 이 용어에서 찾는다. 후지모토 교수는 모노즈쿠리혼신을 다해 최고의 물건을 만든다는 뜻으로 사용했다.

 

일본에서는 직원 5명 남짓하는 중소기업임에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경우가 많다. 노부호 서강대학교 교수는 한 경제일간지에 실은 칼럼에서 일본에서는 무슨 일을 하든지 1등을 하면 된다는 사고가 자리 잡고 있어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직업정신이 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포르노 배우도 TV에 출연해 1등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힐 정도라고 한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06년 이른바 모노즈쿠리법을 제정했다. 중소제조업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술집약적인 기업에 정책 자금을 최대 30억 원, R&D비용을 3년간 최대 10억 원 정도 지원하는 제도이다.

또한 일본 내에는 장수기업을 장려하는 문화가 조성되어 있다. 1970년 일본 교토부는 개청 100주년 기념사업 발간물을 통해 시니세란 용어를 제시했다. ‘시니세대대로 내려온 신용 있는 가게를 뜻하며 창업한지 100년이 넘은 기업을 말한다. 시니세는 일본에 2만여 개가 존재한다.

 

동아일보 김창원 특파원은 100년 넘는 시니세 기업 위기 모르는 이유는제하의 기사를 통해, 시니세가 성공한 근거를 설명했다. 이처럼 시니세 기업가들은 한 설문조사에서 앞으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신뢰 유지 및 향상(65.8%)’와 함께 진취적인 기질(45.5%)’라고 답변했다. 시니세는 고객에게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일본에는 세계 最古의 장수기업이 있다. 143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사찰 건축 전문회사 콘고구미다. 578년 쇼토쿠 태자의 초청으로 백제에서 건너온 유중광(콘고 시게츠미)이 콘고구미를 설립했다. 1995년 고베 대지진 당시 건물 16만 채가 완전히 전소되었지만 콘고구미가 지은 고베시 가이코잉 대웅전은 아무런 손상 없이 버텨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일본의 장수기업은 모노즈쿠리로 대변되는 투철한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고객에게 신뢰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온 것이다.

 

한 우물 파기에 전념한 독일의 장수기업

 

미텔슈탄트(Mittelstand)는 독일의 중소기업을 뜻한다. 유럽의 피터 드러커로 불리는 헤르만 지몬 교수는 2012년 전 세계 2,734개의 히든 챔피언 중 1,307개가 미텔슈탄트라고 했다. 히든 챔피언은 일반소비자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세계에서 시장점유율 1~3위 또는 소속 대륙에서 1위를 차지하며, 매출액 40억 달러 이하인 우량 강소기업을 말한다. 미텔슈탄트가 과반수를 차지하는 히든 챔피언의 평균 업력은 61년에 이르며 수출 비중은 62%.

 

이와 같이 독일의 미텔슈탄트가 우량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역사적 배경이 있다. 19세기 독일 남부 농민들은 소규모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었으며 자신들이 중산층이라는 의식이 강했다. 당시 독일에서는 재산소유자에게만 선거권이 주어졌으므로 농민들은 도시로 떠나 노동자가 되기를 기피했다. 이들은 독일 남부 농촌에서 하나의 집단을 이루며 유휴노동력으로 중소제조업에 뛰어들었다.

 

19세기에는 영국에서 산업혁명으로 저가 대량생산 제품이 쏟아지던 시기였다. 독일의 미텔슈탄트들은 영국산 제품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고가의 맞춤형 제품 생산이라는 틈새시장을 개척했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준 수석연구원(독일 미텔슈탄트의 성공이 주는 교훈)은 이를 두고 한 우물 파기라고 한다.

 

미텔슈탄트는 한 우물 파기와 더불어, 기업 간 유기적 협력을 통해 성공했다. 박준 수석연구구원에 따르면, 2013년 현재 독일은 전국에 327개의 산업클러스터가 존재하고 있으며, 독일 기계산업의 메카 슈투트가르트 자동차 클러스터의 경우 다임러, 보쉬, 포르쉐 등 소수 대기업과 다수의 미텔슈탄트들이 부품협력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기업 간 임금수준이 유사하기 때문에 인력이동이 적어 숙련기능 인력을 양성하는 직업훈련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하고 있다박준 수석연구원은 독일의 미텔슈탄트가 고도로 특화된 제품생산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하였다는 점을 들어, 한국의 중소기업도 세계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제품으로 한 우물 파기에 나선다면 미텔슈탄트와 같이 성공한 장수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수기업은 존경받는 기업

 

포춘지가 선정한 ‘2014년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상위 50개 업체의 평균 나이는 83세이다. 이 수치에서 알 수 있듯이 장수기업은 존경받는 기업인 경우가 많다.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자동차 부문 1위로 선정된 바 있는 프랑스의 타이어 제조회사 미쉐린은 1889년 설립되어 창립된 지 125년이 넘은 장수기업이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늙지 않는 100년 기업, 미쉐린보고서에 따르면, 미쉐린은 단순히 자동차 타이어만 생산한 것이 아니라, 공익사업에도 힘쓰며 기업의 인지도를 높여왔다.

 

1908년 여행 안내소를 설치했으며, 1910년부터 프랑스 내의 도로에 번호를 할당하고 안내표지판을 세움으로써 자동차 운전자의 불편함을 해소하는데 주력했다. 또한 복잡한 유럽 도로망은 물론 북아프리카의 도로망까지 수록된 미쉐린의 자동차 여행지도는 매우 정교하여 2차 세계대전 중 연합군 측이 이 지도를 바탕으로 작전을 전개했을 정도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존경받으며 장수해 온 기업이 있다. 1926년 설립된 유한양행은 79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창립자인 유한일 박사는 올곧은 경영 철학으로 유명했다. 유한양행은 1937년 국내 최초로 종업원 지주제를 도입했으며, 1998년에는 국내 상장회사로는 처음으로 전 직원에게 스톡옵션을 제공해 직원들과 회사의 이익을 나누었다. 1960년대 초 자유당 정권이 요구하는 정치자금을 거절해 한 달 동안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았으나 세무당국은 탈세 혐의를 밝혀낼 수 없었다. 오히려 이에 감탄한 박정희 대통령이 세금의 날 기념식에서 유일한 박사에게 동탑산업훈장을 수여했을 정도다.

 

유일한 박사는 1971년 타개할 때도 회사의 운영을 전문 경영인에게 맡겼다. 또한 자신의 전 재산을 공익법인에 기증해 기업인들의 귀감이 되기도 했다유일한 박사의 어록 중 기업의 생명을 언급한 글을 소개한다. “기업 활동의 제1목표는 이윤추구이다. 그러나 그것은 성실한 기업 활동의 댓가로 얻어야 하는 것이다. 기업의 생명은 신용이다. 정직, 이것이 유한의 영원한 전통이 되어야 한다.”

 

이처럼 장수기업은 소비자와 국민에게 존경을 받을 정도로 정직과 신의를 지키는 기업이다. 기업이 사회에 유익이 되는 일을 하게 되면 기업의 긍정적인 이미지로 이어져 판매증대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장수기업이 되는 비결은 혼신의 힘을 다해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는 투철한 장인정신과 차별화된 기술력을 선보이는 한 우물 파기’, 지속가능한 성장의 발판이 되는 정직과 신의로 기업 활동을 영위하는 것이다. 앞으로 국내에서도 수익창출에 기여하며 존경받는 장수기업이 많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MeCONOMY November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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