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25일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수락한 김종인 전 총관선거대책위원장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을 향해 "이제 그만 공적 생활을 정리하시고 정계에 기웃거리지 말라. 그만하면 오래도 했다"고 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내 문제에는 전혀 끼어들고 싶지 않지만 이건 너무 심하다고 판단돼 추가로 몇 자 적는다"라며 "내가 93년 4월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 때 함승희 주임검사의 요청으로 함 검사님을 대신해서 내가 검사실로 들어가 20분 만에 김종인 전 경제수석의 뇌물 사건 자백을 받은 일이 있었다. 나는 슬롯머신 사건 내부 고검장들 연루 사건 수사를 위해 일시 대검찰청으로 파견 나가 있을 때"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2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김종인 새누리당 비대위원이 동대문을 내 공천 문제를 거론하며 당 대표를 사퇴한 사람을 공천 주면 안된다고 발언한 기사를 보고 나는 아무리 정치판이지만 내가 조사한 뇌물 사건 피의자에게 공천심사 받을 생각이 전혀 없다고 천명하며 공천신청을 아예 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홍 전 대표는 "그런데 당에서는 공천신청을 하지 않았던 나를 적절한 출마자가 없어서 동대문을에 전략 공천을 하는 바람에 낙선 할 줄 알면서도 부득이하게 출마한 것"이라며 "세월이 지났지만 나는 이것을 묻어 두고 싶었는데 최근 그분의 잇따른 노욕에 찬 발언들을 보면서 당이 이러다가 풍비박산 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부득이하게 지난 일을 밝힐 수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라고 했다.
홍 전 대표는 김 전 위원장과의 악연을 소개하며 '김종인 비대위'를 반대는 동시에 당 고문 중심의 비대위를 제안했다.
홍 전 대표는 "차떼기 정당 경력을 가진 우리 당 대표를 뇌물 경력 있는 사람으로 채운다? 그게 이치에 맞는 일이라고 보는가"라며 "대안이 없다는 생각으로 일시 착각을 일으키곤 했지만 최근 노욕에 찬 발언 내용을 보니 당을 수렁으로 몰고 가는 것 같아 그 사람은 절대 용인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했다.
이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지도부 총사퇴하고 당선자 대회에서 당내 고문들 중심으로 비대위를 짜는 것이 좋겠다"라고 했다.
앞서 4·15 총선에서 통합당 공천을 받지 못한 홍 전 대표는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복당과 함께 차기 대권에 도전할 것으로 보이는 홍 전 대표의 이날 발언은 다음 대선까지 사실상 전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 전 위원장을 견제하는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