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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고발M


새 차 맞아? 운전 중 한쪽으로...폭스바겐 파사트


폭스바겐, “노면에 의한 쏠림으로 정상적인 차량이다. 더 이상 수리할 것이 없다”
국내 자동차 정비 전문가들, “100점 만점에 80점” “차 결함이 맞다”


[M이코노미 최종윤 기자] 지난 4월 본지에는 새 차로 구입한 폭스바겐 파사트 차량의 쏠림현상이 심해 수리와 문제해결을 요청했으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이에 본지에서는 소비자보호원 및 사설 1급 자동차 공업사, 서비스센터 등을 찾아다니며 민원인의 자동차결함과 문제점에 대해 취재했다.


구입한지 4일 만에 차량 쏠림


강정구(33)씨는 올해 결혼을 앞두고 지난 1월 말 4천만원 정도를 주고 폭스바겐 파사트 자동차를 구입했다. 손수 돈을 모아 자동차를 구입한 것이 처음인 강씨는 설레는 마음으로 차량을 인수하고 운행했는데 4일쯤 됐을 때 차가 오른쪽으로 쏠린다는 걸 느꼈다. 주행 중 속도가 시속 60km를 넘어서면 쏠림현상은 심해져 1~2초 만에 차선이 변경될 정도 였다. 생명의 위험을 느낀 강씨는 폭스바겐 서비스센터에 수리를 의뢰했다. 그러나 이러한 쏠림현상은 수리를 받아도 마찬가지였고, 이후 강씨는 4차례나 수리를 받아야 했다. 강씨가 황당해하는 것은 새 차를 구입하고 나서 제대로 타보지도 못한 상태에서 새 자동차가 4번이나 서비스센터에 들어갔지만 쏠림증상은 계속됐다는 점이다.


성의 없는 답변에 분통


강씨는 “1, 2차 서비스센터에서 정비를 받았지만 동일 현상은 계속됐고, 3차 재정비를 의뢰했으나 해당 센터측은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며 다른 서비스센터에 가볼 것을 권유했다”고 말했다. 폭스바겐에서 제일 크다는 서비스센터에 3차 입고된 차는 다시 우측쏠림 확인을 받고 수리를 받았다. 센터측과는 달리 강씨는 동일하다고 느꼈고 폭스바겐코리아에 항의했다. 하지만 답변은 없었고, 서비스센터에서 4차 정비를 권유했다.


강씨는 “4차 정비에서 센터측은 노면에 의한 우측 쏠림이라며 정상범위로 직진주행이 확인된다고 말하며 수리를 종료했다”면서 “4차 정비를 하기로 했을 때 오전에는 우측쏠림이 확인됐다며 점심식사 이후 고쳐 주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오후에는 다른 정비사가 와서 노면에 의한 우측쏠림이라서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했다며 폭스바겐의 성의 없는 대응에 분통을 터뜨렸다.


■ 폭스바겐 서비스센터 정비내역


1차 · 증상 : 직선도로 주행 시 우측으로 쏠림.
 · 진단 : 차량 시운전시 우측으로 쏠림현상 확인됨.
 · 차량 하부점검시 외부충격 및 파손흔적 없으며 타이어 점검시 특이사항 없음.
 · 얼라이먼트 측성시 전방 양쪽 토우값 규정값 미달 확인되었으며 토우값 조정작업 실시함.
 · 작업후 시운전시 쏠림증상 없음.


2차 · 얼라이먼트 점검 시 특이사항 없으며 차량 주행 시 쏠림 현상 없으나 주행 중 핸들이 돌아가는 현   상 발생됨.
 · G85 베이직세팅 재실시 했으며 이후 증상 발생하지 않음.


3차 · 증상 : 고속 주행 중 차량 우측쏠림.
 · 진단 : 차량 시운전 점검시 우측으로 쏠림현상 발생 확인. 타이어 공기압 38PSI 조정 및 셋팅 실시 후 시운전 점검시 동일증상 발생 확인. 차량 리프팅 후 하체 점검시 하부 충격 및 손상 없음 확인. 쇽업쇼바, 서브프레임. 링크 및 하체 볼트 재조임 작업 후 시운전 점검시 동일증상 발생 확인. 동일차종 비교 점검시 동일차종보다 우측으로 쏠림 확임됨. 휠 얼라이먼트 수치값 확인시 토우값(우) 뒤 : -0.01º, 토우값(좌) 앞 : -0.20º 토우값(우) 앞 : +0.07º으로 수치값 틀어져있음 확인됨.
· 원인 : 휠 얼라이먼트 수치값 틀어짐으로 인하여 차량 쏠림 발생.
· 작업 : 토우값(우) 뒤 : +0.08º, 토우값(좌) 앞 : +0.06º, 토우값(우) 앞 : +0.08º으로 조정 실시
· 결과 : 휠 얼라이먼트 조정 작업 후 시운전 점검시 증상 개선됨 확인


4차 · 차량 시운전 점검 시 현재 핸들 정위치에서 주행 시 우측으로 쏠림 확인됨.
· 앞 타이어 좌, 우 위치교환 작업 후 시운전 검검시 핸들 정위치 주행시 정상범위로 직진주행 확임됨.
· 고객님 요청으로 핸들을 놓고 주행시 노면에 의해 우측 쏠림 확인됨.


딜러사가 참석한 한국소비자원 분쟁조정 현장



이후 강정구씨는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 신청을 했다. 하지만 한국소비자원에서도 해결점을 찾을 순 없었다. 강씨는 “폭스바겐코리아에서는 나오지도 않았고 이때에도 딜러사가 참석해 노면에 의한 쏠림일 뿐 정상범위에 있는 차량이다. 본사 규정에 있는 것 말고는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소비자원에서는 사업주에게 새 차를 이렇게 계속 수리한 것은 어쨌든 문제가 있다는 건데 차후 경과를 보면서 워런티 기간이라도 늘려 주는 것을 권고했지만, 출석한 딜러사측 관계자는 강씨에게 다른 딜러사에서 이것을 보장해주기는 어렵다며 차량을 구매한 딜러사에 문의해 보라고 했다”고 전했다.


강씨는 폭스바겐코리아 측에서는 나오지도 않고 어떤 결정권한도 없는 다른 딜러사를 내보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후 강씨는 소비자원에 동일차종을 가져다 놓고 비교해 검증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한국소비자원 피해구제 사건마저도 종료되고 말았다.


당시 사건을 담당한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일단 소음이나 진동, 쏠림 현상은 증명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 사업자에게 동일차종을 가져오라고 요구를 했는데 노력은 해보겠다고 하지만 이에 응해 차량을 가져오는 회사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같은 연식에 같은 환경에 놓였던 차량을 찾기는 어렵다는 게 그 이유라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또 사업자가 본인들이 불리할 수밖에 없는데, 차량을 가져 오겠냐”면서 “안 가져 온다고 해서 소비자원에서 제재나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이 없어 애로사항이 많다”고 덧붙였다.


수입자동차업체들은 한국소비자원 피해구제 조정 자리에 딜러사가 참석하냐는 질문에는 “소비자원은 일단 모든 사건에서 본사 고객지원팀하고 연락을 해서 중재를 하고 있다”면서 “그러면 책임질 수 있는 담당자와 담당 기술자가 나온다”고 전했다. 덧붙여 “하지만 누가 오더라도 사업자나 관련자들 답변은 대부분 똑같다”며 “‘이상 없다’ ‘문제없다’는 답변 뿐”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예를 들어 차가 굴러가지 않거나 기름이 새는 것 등은 티가 확 나는데 소음·진동·쏠림은 우리도 판단기준 자체가 없기 때문에 사업자측에서 ‘정상적인 차고 이정도면 더 이상 수리할 게 없다’고 답변을 하면 어떻게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어려움을 털어 놓았다.


100점을 놓고 볼 때 80점짜리 새차?


그럼 강씨 차량의 쏠림현상은 폭스바겐 서비스센터 말대로 진짜 정상범위의 차량일까. 강씨는 “내 느낌만 다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지금까지 직장동료, 대리기사 등 20명 가까이 차량의 시운전을 부탁했다”며 “모두 차량의 우측쏠림 증상을 느꼈고, 어떤 사람은 ‘이건 운전경력 얼마 없는 사람도 알 수 있겠다’고 했”고 전했다.


취재원이 강씨와 함께 1급 사설정비업체를 찾았다. 폭스바겐 서비스센터에서 4차에 걸친 수리를 받고 정상범위라는 차량의 시운전을 부탁했다. 정비사는 고속주행에서 심한 쏠림이 있다는 차량을 고속주행까지 해보지도 않고, 쏠림을 인정했다. 정비사는 차량의 정비내역을 살피더니 “얼라이먼트도 이렇게 조정하고 했는데도 이 정도라고 하면 많은 것들을 의심해 볼 수 있겠지만 새 차이기 때문에 하체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봤을 때, 극히 드물지만 좌우에 동력차이를 의심해 볼 수도 있고, 또 타이어 불량으로 코니시티 현상도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니시티 현상은 타이어를 굴렸을 때 회전 방향에 관계없이 한쪽 방향으로만 힘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파사트 차량은 오른쪽 쏠림이 심했던 것 만큼 오른쪽 앞바퀴만 다른 바퀴와는 다른 마모도를 보이고 있었다. 일단 정비사는 코니시티 현상을 의심하면서 서비스 센터에서 앞바퀴만 좌우로 바꿔 끼웠던 차량의 바퀴를 앞뒤로 교환을 하고 다시 시승에 나갔다. 정비사는 “조금은 나아진 것 같은 느낌은 있지만 그래도 쏠림현상은 있다”면서 “이래도 계속 쏠림현상이 있으면 타이어를 뒤집어서 끼워 보기도 한다”고 전했다. 현 차량의 상태에 대해 정비사는 “100점 만점이라고 봤을 때 80점 정도는 된다”고 평가했다.



“이 차량 결함 맞습니다”


다음으로는 40년 넘게 자동차정비를 하면서 고용노동부 산업현장교수이자 대한민국자동차명장 1호인 박병일 명장에게 차량 검증을 부탁했다. 박병일 명장의 차량 시승은 40분가량 이어졌다.
시승을 마친 박 명장은 먼저 “차량 결함이 맞다”고 잘라 말했다. 박 명장은 “여러 사람이 수차례 얼라이먼트를 봤는데도 이런 상태라면 이 차량은 기하학적 중심이 안 맞는 것”이라며 “얼라이먼트만 맞으면 쏠리지 않는다는 말은 잘못된 말”이라고 말했다. 얼라이먼트로 잡을 수 있는 각도는 얼마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박 명장은 “차축이 틀어지면 얼라이먼트는 보나마나 차는 쏠리게 돼 있다”면서 “얼라이먼트로 조정할 수 있는 각도는 전체 360도에서 1도에서 많아야 3도까지고 나머지 각도는 차체에서 다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얼라이먼트 각도로 조절할 수 없는 각도가 차 안에 숨어있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제조상 문제, 프레임에 변형, 부품에 변형 등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폭스바겐 서비스센터에서 말하는 노면에 의한 쏠림에 대해서는 “그 논리라면 그 도로에서는 모든 차가 다 쏠려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우리나라 도로가 물 배수를 위해서 크라운 도로이긴 하지만 차가 이렇게 쏠릴 정도라면 모든 차 타이어가 편마모가 되기 때문에 절대 도로 설계하는 사람도 그렇게 설계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노면 얘기는 변명이라는 얘기다.


또 박 명장은 중대한 결함 여부에 대해 “차에서 가장 중요한 장치가 조향장치와 제동장치로 본다”면서 “엔진은 시동만 꺼지지 않으면 사고로 연결되지 않지만 조향과 제동은 바로 사고로 직결된다”고 의견을 전했다. 현재 우리나라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의 자동차 교환 및 환불 조건에 차량은 인도받은 날로부터 1개월 이내에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할 만한 중대한 결함이 2회 이상 발생하면 운전자가 제조사측에 교환 또는 환불을 요구할 수 있지만, ‘중대한 결함’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 마지막으로 차량 수리 가능 여부에 대해 박 명장은 “차를 만드는 것도 사람인데 당연히 수리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리저리 돌려지는 고객, 무응답 폭스바겐코리아


강씨는 처음에는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다. 강씨는 “차를 처음 끌어보는 것도 아니고, 수 만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자동차니까 새 차라고 해도 당연히 이상이 있을 수 있다”면서 “당연히 수리를 받아 타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고쳐지지 않는 차와 동일증상이 있는데 마지막에는 이상이 없다는 폭스바겐의 행태에 화가 난다”고 전했다. 이어 처음에는 구입한 딜러사의 서비스센터에서 수리를 받다가 다른 딜러사의 서비스센터에서 수리를 받아보자는 말에 옮겨지고 한국소비자원에 나타난 딜러사 관계자는 구입한 딜러사와 이야기 해보라고 말하는 무책임한 행태에 이제는 지친다고 했다.


강씨의 차를 판매한 딜러는 통화에서 “다른 서비스센터도 가본 것은 서비스센터마다 테크니션이 다르니까 우리 서비스센터에서 못 고치는 것을 다른 서비스센터에서는 고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차를 당연히 고쳐드리고 바꿔 줄 수 있다면 바꿔주고 싶은 마음인데 서비스센터에서도 이상이 없다고 해서 더 이상 뭘 해드릴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차는 팔았는데 민원을 해결할 전담부서도 없어


강씨는 이렇게 문제가 발생하는 동안에도 폭스바겐코리아와 아직 통화하지 못했다고 하소연 했다. 왜 그럴까. 확인 결과 폭스바겐코리아에는 고객의 궁금증이나 민원을 해결할 전담부서나 팀은 존재하지 않았다. 고객과의 접점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고객센터 관계자는 “폭스바겐코리아에는 그런 부서는 없다”면서 “민원이 발생하면 해당 지역 센터 책임자에게 내용을 전달한다”고 말했다. 센터 책임자는 누굴 말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해당 지역 서비스센터 책임자”라고 전했다. 딜러사가 운영하는 서비스센터와 해결이 안 돼 본사 고객센터로 전화를 하면 다시 딜러사가 운영하는 서비스센터와 연결되는 시스템이다.


취재과정에 폭스바겐 딜러들의 애로사항도 접수됐다. 한 딜러는 “고객과 문제가 생겨 개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을 때 폭스바겐코리아와 연결이 닿을 수 있는 방법이 하나도 없다”면서 “개인적으로 사비를 털거나 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밝혔다. 고객도 폭스바겐코리아와 통화할 수 없고, 고객과 가장 가까이 1차 접점에 있는 딜러도 폭스바겐코리아와 접촉점이 없다.


기자도 폭스바겐코리아 담당자와 통화해보기 위해 고객센터에도 알리고 관계사에 연락해 사안을 알렸으나 그 이후로 2주째 연락이 없고, 아예 전화도 받지 않았다. 전년 대비 23.6% 매출이 늘어 수입차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글로벌기업의 자세치곤 부끄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MeCONOMY Magazine June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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