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10일 일회용컵 보증금제 전국시행 포기를 위해 여론 조작을 도모하는 환경부 장관을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환경부는 관련 문건 전문을 국회에 즉각 제출하고, 환경부 장관은 국민들께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득구 의원은 일회용컵 보증금제 전국 시행을 포기하고, 여론을 조작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는 문건을 공개했다. 강 의원이 공개한 환경부 대외주의 문건에는 ‘추진전략 및 향후계획’ 소제목으로 ‘우군화 가능성이 확인된 그룹을 적극 활용, 대안 검토 과정 객관화, 여론 환기 유도하며,’ 국회 내 논의 및 입법 추진’내용이 담겨 있다.
세부 사항으로 학계와 소상공인업계, 시민사회, 언론, 심지어 국회까지 동원하여 일회용컵 보증금제 폐기 여론을 불러일으키고,‘ 국회에서 여야가 각각 법안을 발의케 한 후 병합심사를 유도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민주당 환경노동위원회 위원들은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문건이 단순히 환경부 내부 검토용 문건이 아니라 실행에 옮겨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환경노동위원회 위원들은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2022년 6월에 시행하기로 법률상 규정돼 있다. 그러나 환경부는 전국 시행을 같은 해 6월이 아니라 12월에 시행하겠다고 연기했다. 12월이 돼서는 전국 시행이 아니라 세종과 제주에서 1년간 시범실시하는 것으로 후퇴를 거듭했다. 그리고 23년 11월이 돼서는 전국시행을 전면 보류한 채로 현재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감사원이 법률상 규정된 실시 예정일을 고시로 후퇴했다며 전국 시행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적했다”며 “보증금제 시행 기관인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COSMO)가 1년 보고서를 환경부에 제출했지만 환경부는 이를 공개하지 않은 바도 있었다”고 했다.
환노위 위원들은 “환경부는 연간 적어도 20억 개가 넘는 일회용컵 감량을 위해 일회용컵 보증금제 정책을 성공시키기 최선의 노력을 했어야 했다”며 “혹여 이 정책이 실패해 폐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면 그간의 사정을 밝히고 국회와 국민에게 사죄하며 대안 마련과 함께 법률을 개정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렇지 않고 일회용컵 보증금제 법안이 엄연히 시행 중인 상황에서 정부 부처가 내부적으로 해당 정책을 폐기하네, 어쩌네 논의하는 것은 국회의 입법권, 나아가 국민을 무시하는 ‘초법부’적인 행태”라고 일갈했다.
또 “환경부 장관은 국회에 와서는‘일회용 컵 보증금제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며 태연히 답변하고 뒤에서는 세종과 제주에서 나름 긍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일회용컵 보증금제도를 폐기하기 위해 환경부에 우호적인 집단을 이용해 여론을 조작하며 꼼수를 써서 이 제도가 실패한 제도라고 선언하는 시도를 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환경부는 시범사업을 통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일회용컵 회수의 성과를 내고 있는 ‘일회용컵 반환제’를 폐지하고 ‘일회용컵의 무상금지’, 즉 소비자가 돈을 내고 일회용컵을 구입하는 제도를 도입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이는 일회용품의 감산에도 회수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환경부는 즉각 관련 문건 전문을 국회에 제출하라. 문건 작성을 지시하고 보고 받은 담당자 문책은 물론 환경부 장관은 국민 앞에 사과하라”면서 “일회용컵 보증금제 전국 시행 방안을 포함한 플라스틱 감축 방안을 마련하고 그 구체적인 계획을 즉시 국회에 보고하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위원회 의결로 관련 문건 제출을 명령할 수 있도록 협조하라”며 “국회와 국민을 상대로 여론조작을 하겠다는 환경부를 방기할 경우, 이는 국회와 국민 전체를 모욕하는 행태”하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월에도 더불어민주당 환경노동위원회·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와 일회용컵 보증금제 라벨지 피해기업은 ‘환경정책을 포기하고 일회용컵 보증금제 철회’로 중소기업에 손해를 끼친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가진 바 있다.
이 기자회견에서는 이들은 “일부 지역에서 시험사업을 시행하는 등 오랫동안 준비해 온 제도를 백지화시키면서 큰 혼란이 벌어져 중소기업에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