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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국회 입법차장 “여야가 뭉치면 못 할 게 없어...서로 져주는 정치문화 정착됐으면..."


“그들은 모든 것에 서로 동의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말 중요할 때는 옳은 일을 위해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의회를 통과한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안보 지원 예산 법안에 서명한 뒤에 이렇게 말했다. 그는 여당인 민주당과 야당인 공화당의 상원과 하원 지도부를 호명하면서 “역사가 이 순간을 기억할 것”이라고도 했다. 오는 30일 개원을 앞둔 우리나라 제22대 국회에서도 그런 역사적 순간이 나오기를 누구보다도 기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권영진 국회 입법차장(차관급)이다. 김소영 편집국장이 그를 만나 제22대 국회가 역사에 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들어봤다.


 

Q. 국회 입법차장으로 임명되신 게 지난해 7월인데요. 그간 느끼신 소회가 있다면 어떤 건지요?

 

 권영진 입법차장  21대 국회가 한 달가량 남아 있는데 아쉽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제가 지난해 7월 7일 입법차장으로 임명됐는데요. 다음 국회에서 처리하면 되는 의제들 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꼭 개선되었으면 입법과제가 몇 가지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미래 세대에 부담을 지우고 재원 고갈의 문제를 안고 있는 국민연금법 개정입니다. 또 하나는 국회의원 선거 때만 되면 되풀이되는 선거구 획정입니다.

 

선거구 획정은 선거 1년 전 또는 최소한 6개월 전까지 획정돼야 합니다. 그 기간 안에 획정이 안 되면 현행 선거구대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공직선거법이 개정되어 새로운 국회가 시작되기 전에 처리되는 것이 바람직한데 아직도 처리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22대 국회에서 또다시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 매우 안타깝습니다.

 

Q. 제21대 국회가 5월 말로 마무리되고 제22대 국회가 시작되는데 개원 준비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요?

 

 권영진 입법차장 4년마다 주기적으로 오는 것이어서 국회 사무처 차원에서의 개원 준비는 꼼꼼한 사항까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올해 초에 개원 준비위원회와 실무지원단을 구성해서 22대 국회 개원에 따른 준비를 단계별 로 해오고 있는데요. 통상 개원 준비는 초선의원들에 대한 안내와 교육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개원 준비와 관련해서 달라진 게 있다면 1대1 문의에 대한 안내라든가 개원 관련 체크리스트 이행 현황 등을 한눈에 점검할 수 있 도록 당선인 맞춤형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사회에 맞춤형으로 스마트폰에서 궁금한 정보를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모바일 접근성도 대폭 강화했습니다.

 

Q. 국회의원을 마주하는 일반 국민은 국회사무처에 속한 입법차장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잘 모를 것 같습니다. 국회 입법차장의 일을 소개해 주세요.

 

 권영진 입법차장  국회사무처는 장관급인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을 폭넓게 지원하고 있습니다. 차관급은 국제국이나 관리국 등 의원 외교활동과 예산 및 행정적인 지원을 하는 부서를 관할하는 사무차장, 입법과 예산심의를 지원하기 위한 부서인 법제실과 의사국, 국회 민원 지원센터, 각 상임위원회를 관할하는 입법차장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그 외에도 의정활동의 대국민 홍보를 위한 부서인 문화 소통기획관실과 방송국, 국회 내 질서와 안전을 담당하는 경호기획관실을 입법차장이 총괄하고 있습니다.

 

 

Q. 권 차장님은 1996년 입법고시(제14회)를 통해 국회사무처에 행정사무관으로 임용된 후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명실상부한 입법 분야의 전문가가 되셨는데요. 그러니까 제15대 국회부터 지금의 21대 국회까지 총 7대 국회를 경험하신 셈이네요. 그동안 여야 정쟁 상황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보시면서 느끼신 감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만?

 

 권영진 입법차장  원래 국회라는 곳이 지역민을 대신해서 싸우는 곳이긴 합니다만, 여야 정쟁에 대해서 언론을 통해서 국민이 보신 거나 가까이서 지켜본 제가 받은 느낌은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기에 여기에 대해서 특별한 말씀을 덧붙이고 싶진 않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과거에는 여야가 치열한 정쟁을 하면서도 물밑에서 어느 정도 접점을 찾고자 노력했습니다. 물론 각각의 강성 지지자의 눈치 때문에 완전한 동의를 해주지는 못하지만, 암묵적으로 상대방은 강행 처리에 암묵적으로 동의도 했고요. 그러나 최근에는 여야가 협치를 말하면서도 상대방에게 각자의 주장만을 받아들이라고 강요하는 정쟁을 하고 있 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여야가 서로 인내를 가지 고 실질적인 소통과 물밑 접촉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Q. 2012년 국회 폭력을 금지하는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이 도입되기 이전은 그렇다치고, 그 법이 도입된 이후에도 물리적 충돌이 줄어들긴 했으나 여전히 상대 정당을 깎아내리는 정쟁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들을 직접 경험할 때마다 어떻게 느끼시나요?

 

 권영진 입법차장  국회선진화법이 도입되기 전에는 물리적인 충돌로 동물국회라는 비난을 피할 수가 없었습니다. 지난 2012년 여야 합의로 국회선진화법이 시행되면서 후 진적인 국회를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만, 회의장에서의 피케팅이나 고함 등의 소란행위는 여전합니다. 이러한 것들이 감정싸움으로 확대되고 입법이나 정책 논의를 저해하는 경우도 생기고요.

 

이제는 국회의원 스스로가 국회의 권위를 깎아내리는 행동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지난해 10월에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원내대표들께서 본 회의장에서는 고성이나 막말 등 눈살을 찌푸리는 행동들을 하지 않기로 약속한 바 있는데, 이러한 노력이 대한민국의 정치문화를 개선해 나가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Q. 우리나라 국민에게 국회의 신뢰가 크게 떨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입법기관인 국회가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고 국민에게서 신뢰를 회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권영진 입법차장  참 어려운 질문인 것 같습니다. 국민의 신뢰라 함은 누굴 말하는지부터 정의를 해야 하는 원초적인 어려움이 있으니까요. 국회가 국민이 원하는 정책을 만들고 잘 실천하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의도를 했든 안 했든 간에 지금은 양분화된 정치권의 영향을 받아서 국민도 상당히 양분화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여야가 각각의 지지자들의 입장을 반영하는 입법을 추진하더라도 한쪽의 지자자 들로부터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국회가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는 일이죠. 바란다면 여야가 자기들의 주장에 대해 상대방을 설득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지지자를 조금 더 설득하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정치 얘기만 나오면 친한 친구들끼리도 얼굴을 붉히 는 사회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에 대해서 우리 정치가 많이 반성해야 된다고 봅니다. 지금과 같은 정치 상황에서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받기는 어렵겠지요.

 

Q. 국회 본연의 임무는 ‘입법’이겠죠. 법안 하나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굉장히 많은 논의와 과정을 거쳐야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절차를 조율, 조정할 때 입법차장으로 느끼는 책임감이나 정의감은 어떤 것입니까?

 

 권영진 입법차장  입법과 관련해서 입법차장이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국회의장님의 강조 사항이나 필요한 내용들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각 상임위원회 전문위원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중간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전문위원과 수석전문위원을 거쳤습니다. 전문위원들은 검토보고서를 통해 법률안의 내용에 대한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하고 이 과정에서 정부 실무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치열한 논의를 거쳐 검토보고서를 작성합니다. 원활한 집행에 보다 초점을 두는 정부 측과 달리 다 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고르게 반영하고자 하는 국회 차원의 또 다른 시각이 전문위원의 검토보고서를 통해 반영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여야 간 쟁점이 아닌 사항은 대부분 검토보고서의 내용을 반영해서 입법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입법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Q, 입법 분야의 행정 전문가로서 일하시는 동안 뿌듯했던 순간은 어떤 때였고, 아쉬웠던 순간은 언제였을까요?

 

 권영진 입법차장  국회 공무원으로 활동한 지 벌써 28년이 흘렀습니다. 특별히 뿌듯했거나 아쉬웠던 순간을 생각해 내려니까 쉽지 않지만, 제가 근무했던 부서들이 모두 입법을 위한 회의 진행과 관계되는 상임위원회와 의사국이었습니다. 그로 인해 회의 진행과 관련해서는 상대적으로 누구보다도 잘 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국회법과 관련한 책자 발간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했고요. 국회에서는 내부 직원들이나 정치부 기자들로부터 ‘걸어다니는 국회 법’이라는 소리도 들을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제 동기들은 유학을 다녀오고 외국 주재관, 해외직무훈련 등 조금은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기간이 있었습니다만, 저는 일하는 게 좋아서(?) 입사 이래 한 번도 그런 경험을 갖지 못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바보스러웠다는 생각도 듭니다만, 어쩌면 그랬기에 입법 차장이라는 자리까지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Q.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는 많은 사람이 법안과 관련한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저마다의 의견을 담은 피켓이 들려 있었고, 곳곳에 내걸린 현수막에서도 각종 정치적 현안에 대한 각계각층의 목소리가 담겨 있는데요. 국회가 흔히 ‘민의의 정당’이라고 불리는 이유를 여실히 보여주는 또 다른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데, 그들의 주장이 입법에 반영이 되는지요?

 

 권영진 입법차장   그 부분을 자세히 살펴보지는 않았습니다만, 국회의원들과 보좌진, 그리고 국회 구성원들이 국회 를 드나들며 눈으로 보는 만큼, 아무래도 입법과정에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분들이 국회까지 와서 목소리를 높일 때는 절박한 상황이 있기에 그걸 거라고 봅니다. 국회 구성원들 입장에서는 무질서와 시끄러운 소음 때문에 신경이 많이 거슬리기는 합니다. 그러나 저를 비롯해서 국회 구성원 모두가 그런 민의에도 좀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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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국민에게서 위임받은 권한을 통해 입법권을 행사하며 행정부와 사법부를 견제·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국회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앞으로 어떤 자세로 어떤 길을 걸어야 한다고 보시나요?

 

 권영진 입법차장  정책의 구체적인 실행 능력을 가진 정부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노력해도 허공에 외치는 메아리에 그칠지도 모릅니다. 이번 총선 결과에 따른 의석 분포를 보면 21대나 22대나 의석 분포상으로는 별반 차이가 없어서 어쩌면 국회와 정부가 또 다시 대립 상황이 재현되지 않을까 걱정은 됩니다. 그러나 지난 2년의 여소야대와는 크게 다를 거라고 봅니다. 22대 국회는 여야가 서로 심판하겠다는 각오로 싸웠으니까요

 

우리 속담에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22대 국회에서는 여야가 여유를 가지고 상대방에게 져주는 문화가 조금씩 정착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여야가 서로 져줄 때 건전하고 실질적인 정부 견제도 가능하리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정부도 국회와 좀 더 소통하고 존중하려는 자세가 전제되어야 하겠죠.

 

Q. 권영진 차장께서 마음에 그리는 국회의 바람직한 모습이 어떤 것인지요?

 

 권영진 입법차장  대화와 타협을 통한 정책 국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국회도 사람이 이끌어가는 곳이기 때문에 사람 냄새가 나는 그런 곳이었으면 합니다. 과거에는 여야가 정책을 두고 서로 치열하게 대립하다가도 “밥이나 먹으러 갑시다” 하는 흐뭇한 풍경들이 있었습니다만, 최근 국회에서는 그런 여유가 사라져서 참 아쉽습니다. 22대 국회에서는 그런 모습을 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

 

Q. 고향 사랑은 유별하시더군요. 어려운 질문 같습니다만, 인 구감소와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평소 생각해 오신 생각이 있으면 소개해 주세요.

 

 권영진 입법차장  제 고향 강원도 강릉도 인구감소의 위기에서 자유롭지는 않고, 그로 인한 지방소멸의 위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의 문제는 단순히 지방의 문제도 아니고 수도권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구감소로 인한 국가소멸의 위기까지 거론되는 엄중한 상황이고 또 각국 이 경쟁적으로 인구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최근 언론을 보면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인구감소를 막기 위해 아기를 낳으면 돈을 주고, 대학을 보내준다는 등의 대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단편적인 대책들로는 근본적 해결이 되기 어렵다고 봅니다.

 

우리 국회는 작년부터 김진표 의장님의 적극적인 주도 하에 국회 소속 기관 모두가 참여하는 전문가초청 토론회를 수 십 차례 가져왔고 몇 가지 유의미한 결론을 도출했습니다. 젊은 신혼부부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 주된 이유가 보 육과 교육, 그리고 주거비 부담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육아에 대한 국가책임을 명시하고 보육교사에 대한 처우 개선과 보육의 질 제고를 위한 인프라 개선, 양질의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및 사교육비 부담 완화를 위한 디지털 기반 공교육 혁신 등의 몇 가지 구체적인 방안들이 제시되었습니다.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감소 문제는 15년 20년 이상 장기적으로 지속되어야 해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정책들이 정권이 바뀌더라도 지속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양육과 교육, 그리고 주거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헌법에 명시 될 필요가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Q. 권 차장님께서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수석전문 위원을 지내셨죠? 지방소멸 인구감소를 막으려면 농업정책이 아주 중요해 보이는데, 현재 우리나라 농업정책에 대해 어떤 말씀을 하시겠습니까?

 

 권영진 입법차장  인구감소로 인한 지방소멸과 농업정책이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지는 단언할 수 없겠습니다만, 농업이 주된 지방의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다 보니 시골에 가면 청년위원장의 나이가 76세라는 소리도 들립니다. 젊은이가 없다는 것이죠. 젊은이들이 농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농업정책이 전통 방식에서 스마트팜으로 대대적인 변신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기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도 스마트팜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다만, 스마트팜은 초기에 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개인은 물론이고 정부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농업은 식량 위기의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어 국가가 대대적인 지원을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정부나 국민조차도 농업에 대한 지원에 대해서는 너무 인색했습니다. 적절한 비유가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도시민들이 힐링하기 위해서 화랑에 가서 입장료를 내는 것은 아까워하지 않으면서 그보다 더한 힐링을 주는 가을 들판의 황금 들녘이나 고랭지 감자밭의 감자꽃을 보는 데 관람료를 내라고 하면 난색을 표할 겁니다.

 

화랑의 그림과 마찬가지로 황금 들녘과 감자꽃 또한 농민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들어가는 겁니다. 농민들이 논두렁에 담벼락을 쌓고 관람료를 내는 사람들에 한해서 황금 들녘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그런 날이 오지 말라는 법도 없습니다. 농업과 관련된 부산물들이 공짜라고 생각해 온 우리의 시각이 이제는 조금 바뀔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눈앞에 닥친 기후 위기 시대에 농업은 식량 안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나 어정쩡하게 전년보다 올해 지원금을 조금 올려주고 지원했다고 내세울 게 아니라는 겁니다.

 

초창기 스마트팜이 실패한 건 비용을 투자가 아니라 대출 을 해주는 방식이었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팜을 만드는 제조업자만 돈을 벌고 농업인들은 빚만 떠안는 방식이었죠. 그러다 보니 농업인들이 스마트팜해봐야 우리한테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된 겁니다. 미국은 과거 농업에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대폭적인 지원을 했습니다. 우리도 그런 지원이 이루어져야 된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M이코노미뉴스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서 흙을 살려야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주도적으로 기획 취재를 이어가는 부분은 참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기후 위기 극복이나 식량 안보 차원에서도 흙 살리는 것은 근본 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하니까요.

 

Q.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신다면 어떤 말씀을 하시겠습니까?

 

 권영진 입법차장  “너희들 중 죄 없는 자, 저 여인에게 돌을 던지라”라는 예수님 말씀이 있습니다. 과연 당신들 모두 한 점 부끄럼 없이 깨끗한가요? 내 이빨에 낀 고춧가루는 보지 못하고, 상대방의 눈곱만 보는 그런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22대 국회는 상대방에 대해서 여유를 가지고 관용적으로 대하고 배려하는 여유있는 모습이길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김소영 편집국장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제22대 국회에서는 여야가 서로 배려 하는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는 말에 깊이 공감하며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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