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미성년자를 강제 추행하면 피해자와 합의했더라도 기소할 수 있다는 편결을 내렸다.
대법원 1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6~9세에 불과한 미성년자를 잇따라 강제 추행한 혐의(미성년자의제강제추행)로 기소된 박모(24)씨에 대해 상고심에서 징역 1년에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 정보공개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에서 박씨에 대해 실형을 선고하면서도 여러 피해자 중 A(8)양의 법정 대리인인 아버지가 고소를 취하했다는 이유로 해당 부분에 대한 공소를 기각한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2010년 4월 15일 개정된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강간 강제추행죄는 피해자의 고소 없이도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전했다.
강간이나 강제추행죄는 친고조로 규정돼 있어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었지만, 법 개정에 따라 아동이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경우 고소가 없어도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
이어 “범행이 개정법률 시행 후에 저질러졌는데도 피해자와의 합의를 이유로 해당 부분의 공소를 기각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했다”면서 “나머지 유죄로 인정된 공소사실과 하나의 형이 선고돼야 하므로 전체를 파기한 뒤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