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공영방송 BBC 기자가 학생으로 위장해 북한 잠입 취재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BBC 탐사보도 프로그램, 파노라마 소속 존 스위니 기자를 포함한 3명은 지난달 23일부터 30일까지 런던정치경제대학(LSE) 학생으로 위장해 북한에 다녀왔다.
존 스위니는 지난 1980년 LSE를 졸업했으며 이 학교에서 강사로 일하는 부인 도미코 스위니의 도움으로 방북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형법이 허위로 입국 허가를 받은 사람에게 징역형 등을 규정하고 있어 학생의 안전을 볼모로 잡은 채, 신분을 속이고 현지 잠입 취재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BBC 측은 스위니가 교수로 위장해 잠입 취재한 사실을 시인하며 학생들에게 북한 여행에 기자가 동행한다는 것과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고지했다고 설명했다.
BBC보도국장 세리 토마스는 “BBC가 기만한 단체는 (대학과 학생들이 아닌) 오직 북한 정부뿐”이라며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공익적 측면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LSE 학생연합 사무총장 알렉스 피터스 데이는 “평양가는 비행기에 탑승할 때까지 BBC의 취재진이 포함된 줄 몰랐다”며 “BBC의 행동은 무모했고,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사실상 BBC는 학생들을 인간방패로 썼다”고 말했다.
한편 이 취재 내용은 15일 오후(현지 시각) BBC 방송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파노라마’를 통해 방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