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1.1℃
  • 맑음강릉 6.5℃
  • 맑음서울 1.7℃
  • 맑음대전 3.6℃
  • 구름조금대구 4.7℃
  • 구름많음울산 4.0℃
  • 맑음광주 4.3℃
  • 구름조금부산 6.5℃
  • 맑음고창 2.9℃
  • 구름조금제주 6.4℃
  • 맑음강화 0.6℃
  • 맑음보은 2.6℃
  • 맑음금산 3.5℃
  • 맑음강진군 4.8℃
  • 구름조금경주시 4.2℃
  • 맑음거제 4.6℃
기상청 제공

2025년 12월 21일 일요일

메뉴


흙의 반란이 시작됐다(11-3)


시설 하우스로 뒤덮인 농경지, 흙의 생태계 무너져 



언뜻 보면 과거 '퇴비증산사업'과 비슷한데 낙엽을 주어오면 바로 돈으로 지급한다는 게 다른 것 같습니다. 영덕군이 지금도 그런 사업을 하고 있는 지 모르겠습니다만, 상관 없습니다. 어느 지자체라도 낙엽, 산 풀, 수풀, 들풀 등을 베어오는 사람에게 돈을 주고, 천연 퇴비를 만들어 싸게 공급하면 되지 않을까요? 저는 그것이 제2의 퇴비증산운동의 시작이고 산성화된 흙을 살려내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리 첨단기술이 발전하고 수확량이 늘었다지만 이미 우리나라 농경지는 하늘에서 보면 시설 하우스로 뒤덮였습니다. 시설 하우스의 흙은 말할 것이 없고 그렇지 않은 농경지도 화학영농으로 인해 산성화 되면서 죽어가고 있습니다. 천연 퇴비 사용량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흙에는 유기물 함량이 뚝 떨어졌고 미생물 생태계가 무너지기 시작한지 오래됐습니다.    

 

그런 흙에서 자라는 식물은 자생력이 없습니다. 자생력이 없으니 병충해의 피해가 늘어나고 이를 막기 위한 농약의 사용량은 갈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흙에서 살아야 할 유익한 미생물과 곤충이 소멸하고 있는 중입니다. 지속가능한 흙에 필수적인 생물 다양성이 붕괴 되고 있다는 말이지요.  

 


수풀, 들풀, 볏짚으로 만든 퇴비, 손에 쥐면 향기로운 흙냄새



글쎄요. 퇴비 만들기가 그리 어려운가요? 퇴비 1㎏을 만들려면 산풀 1.5㎏과 들풀 2.0㎏, 보릿짚(또는 볏짚) 0.5㎏이 필요합니다. 풀은 베어 2~3일 말린 다음 30㎝ 길이로 자르고, 보릿짚은 미리 헤쳐 놓고 물을 충분히 뿌려 3~4등분합니다. 그런 다음 재료를 고루 섞어서 퇴비사(堆肥舍)에 발로 밟으면서 차곡차곡 쌓으면 됩니다. 


퇴비사가 없어서 밖에 두어야 한다면 비닐이나 거적을 덮어서 빗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해야 겠지요. 퇴비가 발효될 때 질소와 칼리분이 물에 녹아 흘러내리게 되므로 고이는 곳에 통을 묻어 받습니다. 이를 2~3배의 물에 타서 액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20일에 한번씩 2~3회 뒤집어쌓기를 해야 하는데 이때 손으로 꽉 쥐면 손가락 사이로 한 두 방울 물기가 비칠 정도로 수분을 보충해 줘야 합니다. 


 퇴비가 발효할 때 내부 온도는 65도~70도 가까이 되어 유해한 균은 사멸합니다. 잘 된 퇴비를 한 줌 쥐어보면 마치 흙과 같고 흙처럼 좋은 향이 납니다. 퇴비는 흙에서 온 것이니까 당연히 흙과 같겠지요.  


퇴비는 친환경 유기농산물뿐만 아니라 일반 농산물 생산에도 중요한, 농산물의 밥이자 유기물의 보고입니다. 다시 옛날로 돌아가면-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 여름이면 길거리·논두렁·밭두렁·산 밑자락에는 풀을 베어 퇴비를 쌓았지요.

 

보리짚 밀짚도 소 돼지 똥과 함께 작은 산봉우리처럼 높게 쌓아 지렁이가 가뜩 들어 있는 퇴비를 만들었습니다. 가을걷이가 끝날 때는 볏짚을 퇴비로 이용하곤 했습니다만, 요즘에는 볏 집을 공룡 알처럼 만들어 사료로 팔고 있습니다. 

 


바위에서 흙으로 수억 년이 녹아든 흙, 흙이 죽으면 인류는 멸종



농사짓는 농업인들에게만 퇴비를 만들라고 말하기는 이제 불가능해졌습니다. 퇴비가 농토에 좋은 줄은 잘 알고 있지만 농가 일손이 턱없이 부족하고 고령화됐기 때문이죠.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농가가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퇴비 생산방법을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대도시의 가로수 낙엽이나 떨어진 잔가지를 회수해 퇴비로 만들 수도 있겠지요. 항생제에서 자유로운 친환경 축산 분뇨와 천연유기물을 혼합한 고품질 퇴비를 생산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흙을 살리는 데 조상들의 썼던 퇴비만 못하다는 소문이 들립니다.   


흙은 수억 년 전부터 바위가 부서져서 만들어진 정말 가치를 따질 수 없는 인류의 보물입니다. 우주 어느 행성에 지구와 같은 흙이 있습니까. 달나라를 가봐야 그곳에선 농사를 지을 수 없습니다. 인류의 생존은 건강한 흙에 달려 있습니다. 흙이 죽으면 인간은 종말입니다. 흙을 살리려는 뜻을 간절히 담아 제2의 퇴비증산 운동을 펼쳐야 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이어서)

 




HOT클릭 TOP7


배너





배너

사회

더보기
농협, 외부 전문가가 직접 개혁과제 선정해 혁신 앞당긴다
농협중앙회는 내년 1월부터 학계, 농민단체 등 외부 위원 중심의 ‘농협혁신위원회’를 출범한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11월부터 ‘범농협 혁신 TF’를 시작해 18개에 달하는 혁신과제를 연일 발표하며 신뢰 회복 기반을 마련하고자 노력해 왔으며 이번에 추가 혁신방안을 발표한 것이다. 농협혁신위원회는 농협의 문제점을 객관적 시각에서 분석하고 혁신할 과제들을 추가로 발굴해 개선할 계획이다. 중앙회장 선출방식, 중앙회장의 역할과 책임 범위, 당연직의 운영 개선 방안 등은 물론, 지역농축협의 조합장 및 임원의 선거제도 개선 방안까지 검토할 예정이다. 또한 감사위원 및 조합감사위원을 임명하는 별도 추천위원회 구성, 외부위원 선출 의무화 방안 등도 검토 대상이다. 더불어 농협은 정부의 개혁과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최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서 논의 및 의결된 농협개혁법안이 현장에서 안착할 수 있도록 후속 조치를 조속히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발표된 농협개혁법안의 주요 내용은 △인사추천위원회 규정 법제화로 임원 선출 투명화(후보자 공개모집 등) △조합장 선출방식을 조합원 직선제로 일원화 및 비상임조합장 3선 제한 △농축협 지원자금 기준 법제화 및 회원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