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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리포트


AI기술 혁신과 동반하는 노동

미국경제의 향방을 결정하게 될지도 모를 미국 자동차(UAW) 노조의 파업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 자동차 노조 파업의 추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자동차 기업들과 노동자들도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세계 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UAW의 요구조건 중에는 임금과 수당 인상도 있지만 전기차 전환에 따른 고용 불안에 대해 안전장치와 보상도 포함돼 있다. 미래의 고용 문제는 단시일 내에 해소 될 수 없고, 자동차 기업들이 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어서 먹구름이 짙게 깔려 있는 형국이다.  


내연기관 자동차와 전기 자동차는 완전히 다른 성격의 이동수단이다. 기름을 태워서 엔진을 돌리는 구조에서 컴퓨터와 배터리와 SW로 구동시키는 구조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전기차 생산은 요구하는 기술과 노동이 내연기관 자동차와는 판이하게 다르고, 이전과 같이 많은 노동자들이 필요하지도 않다.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30% 감축을 예상하는데,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내연기관 자 동차 생태계와 전기차 생태계 전체를 놓고 일자리 증감 숫자를 현재로서는 비교하기 어렵지만, 추측컨대 후자의 일자리 숫자가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전기차는 자율차와 항공택시, 위성 GPS, 카메라 등 모빌리티 산업과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연결되는 일종의 플랫폼 산업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내연기관 자동차 부품사들 중 이런 사실을 알고 유연하게 생산 전환을 꾀하는 곳들은 살아남겠지만 기존 부품 업체들과, 특히 완성차 업체들의 노동자들은 심각한 타격을 피할 수 없는 처 지다.

 

바이든 정부가 서둘러 미국 자동차들의 전기차 전환을 돕기 위해 대규모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전기차 전환 정책의 배경에는 기술 발전의 대세를 따를 수밖에 없는 측면도 물론 크지만 중국 전기차의 부상이 큰 원인이다. 테슬라 혼자서 인해전술로 밀려오는 중국 전기차의 물결을 막을 수 없다는 판단이었던 것이다.

 

미국은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와 희귀광물 준비에서 크게 늦었다. 테슬라 하나만 믿고 있다가는 미국 자동차 산업 전체가 붕 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테슬라 전기차는 상당 부분 중국산 배터리와 부품, 생산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산업은 전기차 중심으로 이미 전환된 상태이고 노조 파업이란 이슈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미국 UAW 노조 입장에서는 지금이야말로 여전히 내연기관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는 빅3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장래의 고용 보장이란 양보를 얻어낼 수 있는 최적의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 자동차 산업들이 전기차로 재편되는 물결로 접어들면 자신들의 협상력은 급격히 떨어질 거란 두려움을 안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UAW의 요구조건을 다 들어주면 테슬라 노동 코스트의 두 배가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미국에는 현대와 BMW, 도요타 등의 전기차 공장들이 노조 이슈가 적은 주에 건설되고 있는 점도 UAW의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요인이다. 


빅3 완성차 업체들은 기존 내연차를 생산-판매하면서 그 비용으로 전기차 전환을 꾀하고 있다. 이는 한국과 독일, 일본의 완성차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이런 전환기의 리스크에서 자유로운 자동차 기업은 전기차 자동차만 생산하는 테슬라가 중국 자동차 기업들밖에 없다. 노조가 강력한 미국과 독일의 자동차 산업의 고민이 깊은 것은 바로 이런 이유다.

 

일본과 한국도 같은 이슈를 가지고 있으나 미국과 독일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덜한 편에 속한다. 한국 자동차산업은 배터리 공급 망을 자국에 갖추고 있고 현대-기아 자동차가 전기차 전환을 순조롭게 진행하는 모양새다. 일본 자동차업계도 배터리는 다소 늦었다고 해도 오랫동안 이런 사태를 대비해왔고 노조 저항이 크지 않은 것도 큰 이점이다.    


UAW의 임금 인상 요구는 4년간 40% 이상 인상이다. 연 10% 인상인 셈이다. 여기에 은퇴 직원들에 대한 메디컬 수당의 부활, 내연기관 생산라인을 폐쇄할 경우 파업할 권리 와 보상을 요구했다. 이들은 CEO들의 엄청난 보수를 거론하면서 전의를 다지고 있다. 빅3의 노동자수는 15만 명에 달한다.


빅3 자동차 노조의 파업을 보면서 대규모 노동자 고용 산업들의 석양을 보는 것 같다. 선진국의 제조업 중에서 대규모 노동 고용 산업은 필연적으로 높아지는 노동 코스트를 피하기 어렵다. 이 노동 코스트에는 높아지는 임금뿐만 아니라 인력 부족도 포함된다. 이 노동 코스트로 인해 유럽과 미국의 제조업이 무너져갔고 이제 독일과 미국 자동차 산업이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더욱이 미국 디 트로이트의 빅3 자동차 기업들은 한 번 파산한 뒤에 공적 자금으로 살려놓은 기업들이다. 중국 전기차 산업과 테슬라의 부상을 맞이한 빅3는 난국에 빠져 있다.  


이것은 결코 남의 나라 얘기는 아니다. 우리나라 조선 산업도 비슷한 상황에 처했다. 장밋빛 수주 량에 취할 때가 아니고, 세심한 구조 전환을 착실하게 이행해야 한다. 빅3와 우리나라의 조선, 건설 산업 등 인력을 많이 고용하는 산업들의 해법은 무엇일까. 로봇 자동화 외에는 딱히 떠오르는 말이 없다. 물론 현직 노동자들을 위한 신기술 적응 훈련은 반드시 필요하고 이런 노력은 해당 기업에게만 맡 겨서는 안 되고 정부와 학계, 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허리우드 작가와 배우들의 파업도 AI 이슈 포함



허리우드 작가들의 파업이 140일이 넘게 펼쳐지면서 허리우드 역사상 최장기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수천 명에 이르는 영화와 TV 작가들(Writers Guild of America, WGA)은 지난 5월부터 넷플릭스와 디즈니, 유니버설, 워너브라 더즈 등 스튜디오 본사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허리우드 역사상 최장 파업은 1988년 154일간 파업이다.


그들의 요구조건은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샐러리의 인상과 스트리밍 증가에 따른 정당한 대가 지불도 있지만 AI에 의한 저작권 침해와 사용을 억제할 것도 담겨 있다. 작가들은 스튜디오들이 자신들의 기존 작품들을 AI 도구를 이용해 저작권 대가 없이 무단 사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작가들보다 두 달 정도 뒤에 파업에 돌입한 배우들의 요구 조건도 작가들과 비슷하게 AI를 이용한 저작권 보상 누락과 그로 인한 소득 감소를 방지하라는 대책이 들어있다. AI의 사용은 허리우드 제작 현장에서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배우들의 얼굴과 보이스, 엑스트라 장면까지 실제처럼 이용되고 있다. 허리우드 제작사들의 근래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진 점도 AI 사용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I를 이용한 영상합성기술인 딥페이크는 월드 스타인 톰 행크스와 해 리슨 포드, 톰 크루즈의 촬영에 활용하고 있다. 예전에는 촬영 중 배우가 죽으면 속수무책이었으나 지금은 얼마든지 다른 배우를 이용해 얼굴과 목소리, 연기까지도 AI 기술로 배역을 마칠 수 있게 됐다.


창작자들과 실연자들은 인터넷과 SNS 초기에 철저하게 테크놀로지 기업들에게 저작권을 농락당했던 뼈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번 파업 사태를 계기로 AI 관련 기업 들에 대한 저작권 투쟁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허리우드 현장에서 AI 사용은 지나치게 고비용 구조인 제작 형태와 관행을 획기적으로 혁신하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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