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18 (일)

  • 구름많음동두천 17.6℃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세계 경제를 향해 밀려오는 해일(海溢)

- 예측하는 힘이 지배하는 것일까?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라고 말한 『팡세』의 저자 블레즈 파스칼(Blaise Pascal,1623년~1662년)을 기억하시는지? 병약한 몸으로 태어나 39살에 요절한 그는 과학자나 수학자로 알려졌지만 사실 철학과 신학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예측하는 힘이 지배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

 

 

예측에 대한 그 짤막한 경구를 좌우명으로 삼아 성공한 사람들은 많고 많지만 초라한 주급 직원에서 신문사주로 성공한 영국의 로드 노스클리프 자작(子爵, 1865~1922)도 그 중 한 사람이다. 1921년 조선에 들렀다가 초가집을 보고 “아프리카 토인들도 저것보다 나은 집에 산다,”고 혹평을 했던 바로 그 사람인데 당시에 우리나라가 지금처럼 되리라고 예측하긴 어려웠던 모양이다.

 

미래에 대한 경제적 예측은 예측이라기보다 상상이라고 해야 옳을지 모른다. 최근, 미국의 실리콘 벨리 은행이 도산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측하지 않았다. 은행의 내재 가치가 잘못되었다거나 투자를 잘못했다면 모르되 투자자들이나 예금자들이 ‘왠지 이상한 것 같다’는 공포 심리의 헛소문이 SNS에서 돌더니 그런 사태가 일어난 것이었다.

 

중국에서는 최소한 6천5백만 채의 아파트가 사람이 살지 않는 유령주택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그렇다고 철거할 수도 없고, 앞으로 사람이 들어가 살 것 같지도 않은 유령주택은 엄연히 중국의 국민총생산액 GDP에 반영되었을 터이니 그런 허수(虛數)가 앞으로의 중국경제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한편 일본은 엔저(低)가 축복이 될지, 재앙이 될지는 아리송한 상태다.

 

심해지는 이상하고 끔찍한 경제현상

 

오늘날 세계 경제를 보면 “이상하다”, “정말 이상해” 라거나 “너무 정말 이상해”라는 말을 하게 된다. 아니 그런 식으로 말을 해 왔다. “이상하다”고 하는 이유는 경제가 오르락내리락 하기 때문이다. 가스 가격의 경우 1갤런에 5달러 이상으로 급등했다가 다시 진정되었다. 중고차의 인플레이션 율이 떨어졌다가 40%까지 가속도가 붙더니 기록적인 비율로 떨어지고 있다. 주택은 붐이 일었다가 내리막이었다가, 다시 붐이 불고 있다. 이러한 경제 지표는 마치 잭슨 폴록의 그림처럼 뭐가 뭔지 뒤죽박죽이다.

 

그런 상황을 경제학이라고 알아낼 도리가 없다. 지금까지의 경제모델들을 최고의 경제학자들을 데려다가 스태그플레이션 팀이니 소프트 랜딩 팀을 만들어서 적용해 보려고 했다. 프린스턴 대학의 경제학자 알렌 블린더는 소프트랜딩에 대못을 박고 있는 미연준의 미래 전망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 말은 마치 선수출신이 아닌 사람이 슈퍼볼에서 어떤 팀이 어떤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 같다. 그는 “내 생각에 연준은 여전히 기회가 있다, 그러나 그 기회는 이전보다도 힘든 것이다.”라는 식인데 그런 말이야 누가 못하겠는가.

 

경제학자들은 1970년대 인플레이션과 경기후퇴의 쌍끌이 스트레스를 다루려고 노력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제 삭제함) 우리는 50년 이상 경제 노벨상을 주면서 경제이론을 찬미해 왔는데 지금에 와서 보니, 어째서 그런 이론을 찬미하게 되었는지 거의 근거를 대지 못하고 있다.

 

미국 연준과 재무부는 2008년 위기를 겪은 뒤 은행의 구조를(구조 조정을 로 수정) 지지했다. 그렇지만 15년 지난 지금, 우리는 은행 조직에 구멍이 뚫린 것을 보고 있지 않은가.

 

이상한 경제는 아직 오지 않은 게 확실하다. 여기서 이상하다 함은 지극히 평범한 이상함보다 훨씬 더한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위기의 시대, 다가올 수십 년 안에 세계 경제에 몰려오게 될, 지금은 느릿한 움직임으로 다가오는 해일(海溢)의 위험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즉, 기후 변화, 인구통계와 변동, 탈 세계화와 인공지능 시대를 맞게 될 것이다. 그것들의 영향이 어느 지점에서 미칠 것인가는 정확하지 않지만 아마 경제 체제의 변동과 문명에 대한 실존적인 위협이 가해지는 두 지점 사이일 것이다. 만약 다가올 그런 것들에 대한 경제모델을 제대로 세워 놓지 못한다면 경제에 대한, 사회의 안정에 대한, 문명에 대한 위험은 어마어마하리라.(이어서 2편으로 바로 가기 http://www.m-economynews.com/news/article.html?no=38061)




HOT클릭 TOP7


배너






배너

사회

더보기
광주 금호타이어 화재로 공장 절반 불 타…수출에 지장
17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공장 절반 이상이 불에 타고 타이어 생산이 전면 중단됐다. 인명 피해도 발생한 가운데, 완전 진화까지 수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오전 7시 11분께 신고가 접수된 화재는 타이어 생산의 초기 단계인 정련 공정(생고무·화학약품 혼합 공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고무 예열 장치에서 불꽃이 발생하며 인근 가연성 물질에 불이 옮겨붙었고, 빠르게 확산됐다. 직원들이 초기 진화를 시도했으나 화세를 막지 못했고, 일부 건물에서는 붕괴 조짐까지 나타나며 진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까지 20대 직원 1명(다리 골절), 50대 소방관(화상), 30대 소방관(두부 외상) 등 총 3명이 부상을 입었다. 화재가 발생한 광주공장은 서쪽(2공장)과 남쪽(1공장)으로 구분되며, 현재는 서쪽 공장의 약 70% 이상이 소실됐다. 화재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소방동원령이 발령됐고, 광주 전역 소방 인력과 장비가 투입됐다. 산림청 헬기까지 동원돼 인근 강에서 물을 퍼 날라 진화 중이다. 화재로 인한 타이어 생산 중단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는 “진화 후 피해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공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