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퇴계선생 마지막 귀향길 재현 행사가 27일 오후 서울 종로 경복궁 사정전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권기창 안동시장,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경북 안동시예천군)이 한복을 입고 참석해 퇴계선생의 선비정신과 공경·배려·존중 미덕을 되새겼다.

조선시대 문신이자 학자인 퇴계 이황(1501∼1570)은 16세기 서울 한양으로 쏠리던 국가의 자원과 인재를 서원 운동으로 지방으로 되돌려 놓고 성리학을 집대성했다. 그가 세운 도산 서당은 훗날 (도산) 서원으로 발전했다.
퇴계선생은 선조3년 그의 나이 69세에 이조판서로 임명되자 관직을 사양했다. 임금과 조정 신료들의 간곡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귀향길에 올랐다. 몇 달에 걸쳐 사직 상소를 올린 끝에 겨우 얻어낸 윤허였다.
그는 착한 사람이 많아지는 세상을 소망했는데 그 소망을 이루기 위해서는 '사람다운 사람'을 키워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참사람을 키울 수 있는 지역 사립 교육기관 서원 설립에 앞장섰다. 이를 더 잘하기 위해서는 조정에 머무는 것보다 고향에 내려가는 것이 방법이라 믿었다고 한다.
이러한 가르침을 살리고자 경상북도와 안동시, 도산서원은 이날 오후 서울 경복궁 사정전에서 퇴계선생 마지막 귀향길 재현행사를 진행했다.
경북도는 퇴계선생 귀향길을 그대로 재현하고자 경복궁에서 경북 안동 도산서원까지 총 270km를 도보로 이동할 재현단 45명을 구성했다. 이들은 오늘부터 행보를 시작한다.

행사에 앞선 인사말에서 오세훈 시장은 ‘배려와 존중의 정치 문화’를, 이철우 지사는 ‘지방분권’을 강조했다.
오 시장은 인사말에서 “배려나 존중, 공경보다는 갈등과 내 주장이 옳다고 말하는 것이 만연한 세상에서 평생 많은 공을 세우셨음에도 그저 허물이나 없으면 좋겠다는 퇴계선생의 겸손한 말을 들으며 공직자의 마음을 다시 한번 되새겼다”며 “퇴계선생의 높은 뜻을 국민 모두가 함께 열망하는 세상이 오기를 진심으로 바라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퇴계선생은 귀향 후 서원을 통한 지방 인재 양성, 지역공동체 형성, 지방인구 유입 등 지방시대에 나아갸아 할 방향을 500년전에 이미 제시하셨다”며 “이러한 가르침을 되새겨 지방시대를 열어가는 제2 퇴계혁명 정신으로 계승·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사정전에서 열린 공연을 보고 같이 일대를 순회했다. 공연에서는 1569년 퇴계선생이 임금에게 사직 상소를 올리고 귀향길에 오르는 장면이 연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