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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우리 집 수도꼭지에서 물이 끊긴다면...현실화 되고 있는 사막화

에코경제학(9)

 

미국서부, 유럽, 그리고 메마른 중동의 가뭄은 심각하다 못해 사람이 살 수 없는 지경이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제한 급수가 시작된 가뭄이 계속되고 있어도 관심조차 두지 않는다.

 

연중 강우량이 1250mm이고, 세계에서 7번째로 많은 댐과 저수지를 가지고 있으니까, 아니면 수도꼭지를 틀면 언제나 물이 콸콸 나오는데 걱정할 게 없다고? 그렇지 않다. 10년 주기로 대 한발(旱魃)이 찾아왔고 세계적인 기후위기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가뭄의 빈도가 늘어날 것이다.

 

먹는 물과의 사투를 벌여야 하는 요르단 사람들을 소개함으로써 우리의 생명을 채워 줄 강과 하천을 생각해 보자.

 

물이 나오는 시간에 맞춰야 하는 일상, 3주간 물 공급이 끊기는 건 예사


세상에서 가장 건조한 나라의 하나인 요르단 주민은 오래전부터 한 주일에 겨우 36시간가량 나오는 가정 용수 공급에 익숙해져 있다. 그러나 최근 그런 불충분한 물이 공급되던 흐름은 지구의 온난화와 물에 대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수요가 겹치면서 메마르고 있다.


올해 64살인 Rajaa al-Bawabiji 씨는 수도 암만의 다른 사람들처럼 물이 공급되는 시간에 따라서 그녀의 매일을 계획해야 한다. 한 주간 내내 인권변호사 일을 하고 있는 그녀는 금요일에 마라톤 주자로 변신했다가 아주 잠깐 동안 물이 나오는 시간이 되면 기를 쓰고 청소하고 옷을 세탁하고 세 끼 식사를 조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집안의 수도꼭지는 지난여름 무려 3주 동안이나 바짝 말라 버렸었다. 더구나 이렇게 작고, 건조한 중동 국가의 한 지역에서 그러하니 목이 탈 지경이다.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에 그녀 집의 수도꼭지에서 물은 정해진 일정대로 나오지 않았다. al-Bawabiji 부인은 그래서 “부아가 더 날까 봐 겁이 난다”고 말했다. 

 

그녀는 물이 아예 나오지 않을까 걱정돼 지붕에 거치하는 물탱크를 두 번째로 샀고, 그 탱크를 개인 탱크 사업자로부터 돈을 주고 물을 사서 채우려고 그녀의 이웃들과 돈을 조금씩 각출했다고 말했다.

 

“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다면, 적어도 물탱크가 3개는 돼야 할 거예요” 그녀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바닥을 보이며 말라가는 요르단 강, 사해도 마른다

 

인구는 늘어나는데 물 공급량은 줄고 기후 변화까지 겹쳐 모두에게 타격을 주었다. 더구나 손상이 일어나 있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기반시설과 요르단의 지리와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받아야 하는 고충은 물 부족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요르단의 열악한 수자원 환경으로 인해 초래되고 있는 물 부족 사태는 장차 다가올 미래에 요르단은 물론이고 요르단을 넘어 전 세계가 떠안게 될지 모르는 하나의 경고다. 

 

요르단의 모든 주요 수원(水源)은 국경과 가까이에 있다. 때문에 내륙까지 운반해야 하는 물 공급 과정은 지극히 에너지 집약적인 일이 아닐 수 없고, 연료비가 오르면서 급수과정에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점점 비싸게 먹히고 있다.

 

이러한 고비용으로 인해 최근 몇 십 년 사이에 물 공급량이 가파르게 감소했다. 그리고 지구의 온난화-온도가 더 높아진다는 말은 비가 오더라도 빠르게 증발한다는 걸 의미한다-로 인해 더 길어지고 뜨거워진 여름날들은 농부의 입장에서 보면 농작물의 재배 기간이 짧아져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기후 변화는 지난 2년간 요르단을 강타하고 있습니다”고 전직 수자원 장관인 요르단 대학의 Moltasem Ssidan 교수가 말했다.

 

 

요르단 강은 거의 바닥을 보이며 말라 가는 중이다. 강의 흐름은 지금까지의 평균보다 10% 이하로 떨어졌고, 요르단 강의 주요 지류인 야르무크 강의 유량도 상당히 감소했다.

 

요르단에서 한때 콸콸 흐르던 강물은 소금 호수인 사해로 흘러들어 사해를 먹여 살렸지만 지금은 강물이 마르면서 사해가 사라지는 중이다.


이런 강들은 불안하게 이웃 나라와 공유하고 있다. 즉 이스라엘과 시리아는 강의 상류지점에서 자기들 나라가 사용하기 위해 수년 동안 강물의 흐름을 바꿔 버렸다.

 

요르단의 수원을 이런 식으로 바꾸고, 물의 공급량을 점점 늘리며 수십년간 냉랭한 평화를 유지해 오고 있는 이스라엘에 요르단이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심각한 지하수 고갈 우려와 난민 증가까지 겹쳐 

 

이런 모든 수자원 확보의 불리함으로 인해 요르단은 지표면 아래에 있는 대수층으로부터 뽑아 올리는 지하수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었다.

 

요르단은 자국민이 쓰는 물의 약 60%를 대수층에서 얻어 쓰고 있어서, 비가 와서 자연적으로 채워지는 비율보다 거의 두 배에 가까운 비율로 대수층을 고갈시키고 있다.


요르단 수자원관개(灌漑)부의 Omar Salameh 대변인은 정부가 지금 지하수 저장량을 소진 시키는 위험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늘어난 수가 결코 적지 않은데 시리아와 갈등을 겪고 있는 다른 나라에서 난민이 밀려왔기 때문이다-정부는 치솟는 물 수요에 대처해 달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요르단의 추정 인구는 현재 1,100만 명이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 숫자는 정확히 10년 전, 유엔 난민으로 등록된 76만 명 이상을 포함한 8백만 명을 훨씬 뛰어넘는다.

 

“우리에겐 다른 대안이 없어요.” 라고 Salameh 대변인이 말할 만하다.


개인 물탱크 회사에서 사서 써야 하는 물, 가난한 취약 층의 고충 심각

 

재산을 가진, 해법과 해결책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상당한 비용이 들여서라도 사서 쓸 수 있는 물은 있다.

 

요르단인의 상당수는 개인 물탱크 회사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암만의 부자 이웃 나라들에 가면 어디에나 있는, 개인 물탱크 회사들이 매기는 물 가격은 지난해 여름에 치솟았다.

 

빌딩과 가정집은 지붕에 물탱크를 설치하고, 정부로부터 물을 보충 받을 수 있다. 한 주 내내 물 배급을 받아 채운다. 여유가 있는 가정은 대부분이 그런 건 아니지만 많은 탱크를 보유하
고, 개인 물탱크 회사에서 구매한 물로 채울 수는 있다.

 

문제는 취약계층이다. 이들이 물 부족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 가난한 사람들은 개인 물탱크 회사 트럭에서 물을 살 돈이 없고 설상가상 물을 저장할 수용시설도 없다.

 

모든 가정은 각각 그들만의 물탱크를 사야만 한다. 그리고 만약 그중 한 탱크만 잘못되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울음과 맞바꾼 물 한 방울도 아깝다

 

Ibstan Yousel Abdelrahman씨는 올해 35살로 팔레스타인 사람이다. 그녀는 암만 남동쪽에 있는 Wihdat 난민 캠프에서 살고 있다. 방 2개짜리 아파트에서 남편, 2명의 딸, 그리고 부모와 함께 말이다.

 

그들은 UNICEF로부터 도움을 받아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녹이 슬고 손상된 철제 탱크를 새 탱크로 교체 받았다. 그러나 9월 중순, 유니세프에서 받은 탱크가 깨졌고, 소중한 물이 길바닥으로 새 나왔다.


“물이 터지고, 저는 울음이 터져 나왔어요. 이웃을 돌면서 물을 얻으러 뛰어다니지 않으면 안 되었지요”라고 그녀가 눈시울을 적셨다. “우리 집에 물이 없잖아요. 앞으로 걱정입니다.”


물을 저장할 능력과 시설이 없는 그녀는 돌아와서 양동이를 들고 이웃으로 돌아다니며 이웃들에게 물을 좀 같이 쓰자고 간청하는 게 일과다. 그녀의 가족은 샤워를 한다거나 앞서 말한 청소 같은 일을 건너뛰고 있다.

 

그녀는 누군가가 손을 씻을 때마다 물 한 방울이라도 아끼라고 충고를 하면서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다.


물과 태양에너지의 교환, 국가 안보 우려에 항의 데모

 

요르단 주민들이 한 해 평균 가용한 물의 양은 유엔이 설정한 500㎥, 그러니까 약 13만 갤런 언저리에서 간당거리는 “절대 물 부족 국가”의 가용양보다 훨씬 낮은 양이다.

 

Salameh씨는 그 양이 약 80㎥이라고 말했다. 염분을 제거하는 담수화를 하는 것은 요르단으로 볼 때 유망한 생명선이다. 그렇지만 담수화 작업은 빠르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홍해의 항구 도시 Aqaba에서 담수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지만, 완성될 때까지는 여러 해가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잠재적이긴 하지만 한 가지 빠른 해결방법이 있다. 담수화 기술의 개척자인 이스라엘로부터 더 많은 물을 사는 것이다.


물에 대한 협조는 두 나라 사이에서 체결된 1994년 평화 조약에서 중요한 요소였다. 그들은 이집트 홍해의 리조트 도시 Sharm el Sheikh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 회의에서 물-에너지 협정에 서명했다.

 

지난해였다. 아랍에미레이트가 중재자로 나서서, 이스라엘에서 물을 받는 대신 요르단은 태양 에너지를 보내게 될 것이라는 계획이 처음 발표되었을 때, 암만에서 항의 사위가 일어났다.

 

이스라엘의 물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팔레스타인 영토를 이스라엘이 점령하는 것에 반
대하는 요르단 사람들에겐 불쾌한 일이었던 탓이다.


그러나 물은 요르단에서 중대한 국가 안보 문제다. 물 부족은 격동의 지역에서 고요한 오아시스 역할을 충실하게 이행해 온 미국의 아랍 동맹국을 불안정하게 할 위협요소다.

 

Iyad Dahiyat 전직 수자원부의 관료는, “물은 기후 변화를 맞고 있는 요르단에 있어서 군사력만큼이나 중요하다”고 말했다.

 

 

2100년 물 부족 국가 요르단의 운명은?


최근 한 연구에 의하면, 만약 요르단이 의미심장한 변화를 만들어내지 않는다면 2100년이 되었을 때, 정말 심각하고 잠재적으로 삶에 불안정을 치명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물 부족 현상은 아주 흔한 일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부는 불만을 제한하기 위해 공동체에 물 공급량을 늘릴 필요가 있,”고 암만의 미국 연구원이자 국제 수자원 관리 연구소의 수석 고문이기도 한 Sandra Ruckstuhl이 말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물을 집이나 사업장에 배달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치솟고 있다며, 요르단 정부는 가계의 수입에 맞춰 물 값을 올려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많은 요르단 사람들은 이미 실업과 고물가와 싸우고 있어서 다른 나라 사람들과 달리 물 때문에 비싼 돈을 내고, 일상적으로 견뎌야 하는 고충은 삶에 큰 부담이 될 것이다.

 

수확물을 현명하게 기르고 농업용수를 관리하는 것은 기후 변화가 심각해지는 요즘 요르단 농업에서 중차대한 문제다. 농업 분야에서 나라의 물 공급량의 70%를 사용하고 있는데도 국내 총생산액에 거의 공헌하지 못하고 있다.


농업에서의 물 사용량은 지금 약 50%로 줄어들었다. 요르단 수자원부 Salameh 대변인은 그런 비율조차 전망이 밝은 지표로 인용했다. 그런데도 많은 농부는 여전히 물을 많이 필요로 하는 농작물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농작물을 기르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물이 없으면 국가안보도 식량안보도 못 지켜

 

Khaireddin Shukri 씨는 올해 68살로 은퇴한 농장 소유주이자, 농업 컨설턴트다. 그는 농민들에게 물을 덜 필요로 하는 작물을 키울 것을 적극 요구하고 있다. 그래야 돈을 더 벌수 있다면서 말이다.

 

그는 물 문제를 계획적으로 해야 한다면서 그동안의 물을 쓰는 비효율적인 관행과 낭비를 지적했다. “거대한 잠재력을 가진 나라지만 물의 관리방식이 없다”고 그는 요르단의 현실을 말했다.

 

Shukri 씨가 자신이 감독하며 돕고 있는 어느 대추 농장을 방문했을 때 수년에 걸쳐 우승한 작물을 기자에게 보여줬다. 그건 Medjool라고 불리는 대추였다. 이 대추는 염분이 섞인 저급한 물을 견딜 수 있으며, 그러함에도 여전히 고수익을 올리는 작물이라고 했다.


이 지역의 농장들은 올여름 수확량이 적었다. 왜냐하면, 밭에다 물을 충분히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자란 것은 평년보다 소금기를 많이 함유했다. 어떤 농장에서는 물을 더 많이 필요로 하는 가지, 토마토, 그리고 후추와 같은 작물을 절반만 재배했는데도 그랬다.


올리브 농장에서 그의 팀은 열파(熱波)가 밀려오는 동안 흔치 않은 일이 일어났다. 물 도둑이 들어와 물을 빼앗아 간 것이었다. 그들이 다시 원상복귀를 해 놓았지만, 이미 수확물 전체를 잃은 뒤였다.

 

“아시잖아요. 한 가지 작물이 망가지면, 우리들은 우리 인생에서 한 해를 잃어 버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라고, Shukri 씨가 절망적이라는 듯이 머리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사막화의 예고인가? 우리나라 곡창지대를 말리는 50년만의 가뭄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곡창지대인 전남지역에 비가 오지 않는다. 올해 강수량은 800㎜로 전국의 연평균 강우량인 1250mm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식수원인 저수지가 마르고 하천이 바닥을 보이는데 무슨 수가 있겠는가? 팔당댐에서 송수관을 연결하면 될까? 그러나 팔당댐의 물이 부족하다면? 방법이 없다.

 

연중 강우량이 250mm이하여서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을 사막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기후변화에 따라 가뭄의 빈도가 잦아질 전망이다.

 

그렇지만 예전처럼 가뭄이 들어도 유유히 흐르던 강과 하천의 모습을 되찾으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가뭄이 오더라도 지하에 저장된 물이 오아시스처럼 솟구쳐 오르고, 강과 하천 물이 되어 흘러줄 테니까.

 

MeCONOMY magazine Decembe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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