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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산악 케이블카는 환경보호 수단, 30년 쌓인 지리산 구례 사람들의 읍소(泣訴)

- 환경부, 지리산권 4개 지자체가 협의하라

“그러고 보니 30년이나 됐어,” 올해 75살인 「구례 지리산케이블카 추진위원회」 김영의 위원장의 첫마디였다. 반세기도 전인, 1967년 12월 29일, 국내 최초로 지리산(1915m, 한라산에 이어 두 번째 높은 산)이 새로 제정된 공원법에 따라 제1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후, 지리산 남부지부 공원협회 사무국장으로 지리산과 인연을 맺어온 그로서는 화살 같은 세월의 빠름이 머릿속을 스쳐 지났을 터였다.

 

 

그에 따르면, 지리산을 국립공원으로 만들려고, 당시 구례군민은 한집당 7~8통의 편지를 상급기관에 올려 구례군이 지리산 국립공원의 관문이 되게 하였다. 산불이 나면, 군민 전체가 나서서 불을 껐고, 환경을 지키기 위해 똘똘 뭉쳤다. 그때만 해도 국립공원이 되면 좋을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군민들의 사유재산권이 침해당하고 그 좋은 산나물을 채취할 수 없었다. 주민의 희생으로 자연이 보전되고 반달곰까지 살 수 있는 청정지역이 되었지만 매년 30만 명에 달하는 방문객들이 몰렸다. 지리산에 사는 생물 종보다 사람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아지면서 자연 환경은 파괴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참다못한 구례군은 전남도와 협의를 거쳐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에 ‘지리산 케이블카 신설 등의 공원계획변경 요구서’를 제출했다. 지난 2012년 전남 구례군, 경남 산청군, 함양군, 그리고 전북 남원시 등 지리산권 4개 지자체가 제출한 케이블카 설치 신청이 부결된 이후, 9년 만이었다. 그렇다면 구례군이 새삼 케이블카 설치 문제를 다시 들고나온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M이코노미뉴스 김소영 편집국장이 「구례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사업 추진위원회」 김영의 위원장을 만나서 지난 30년 동안 쌓이고 쌓인, 지리산 구례사람들의 하소연을 들어봤다.

 

Q. ‘구례 지리산 케이블카 추진위원회’는 언제 만들어졌나요?

 

 김영의 위원장  사실은 오래됐어요. 90년부터 시작된 것이니까요. 30년 전에 만들어졌지요. 당시 케이블카 설치 인가가 나왔었거든요. 우리 위원들이 산업부에도 찾아가고 했었는데 나중에 케이블카 담당 부처가 바뀌고, 이런저런 이유로 못하게 되었지요. 그러다가 2019년 3월에 구레군으로부터 ‘구례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사업 추진위원회’로 정식 위촉을 받아, 민간 차원에서 재추진하게 된 됐죠. 위원회 위원은 지역 내 사회단체, 언론인, 지역발전혁신협의회 위원 등 34명입니다.

 

Q. 2012년으로 기억합니다만,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가 전남 구례군, 경남 산청군, 함양군, 전북 남원시 등 지리산권 4개 지자체가 제출한 케이블카 설치 신청을 모두 부결했잖아요. 9년 만에 다시 이 문제를 들고 나오신 배경이 무엇인가요?

 

 김영의 위원장  구례는 443.24km²로 면적이 아주 작아요. 전국 226개 지자체 중 113위로, 사실 도시지역을 빼면 끝에서 두 번째일 정도로 작은 군인데 그나마 76.8%가 산이고, 이런 산이 소쿠리처럼 둘러싼 분지(盆地, 평평한 지역)가 구례입니다. 산 가운데 22.8%가 국립공원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농경지도 적을 뿐만 아니라 인구는 날로 줄어들고 있어요. 소멸 도시 중 한 곳이 우리 구례 아닙니까?

 

재정자립도도 형편없이 약하고요. 더구나 정치인들이 정치 논리를 펴다보니, 지역경제가 점점 나빠지고 있어요. 예전에 보건복지부 장관님과 함께 우리나라 정부 각 부처를 한 곳도 안 빼고 다 다니면서 장, 차관을 다 만나도 봤습니다. 아울러 국립공원 심사위원인 교수들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만났고요. 이분들과 장차관분들이 심사위원들이라고 하니까 찾아뵙고 우리 사정을 들어주십사 하소연했지만, 케이블카 설치사업은 지지부진 여기까지 온 것입니다.

 

Q. 환경부에서 왜 부결시킨 건가요?

 

 김영의 위원장  구례에서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고 하니까, 지리산권 4개 지자체가 합의해서 한 곳에만 설치한다는 결론을 봐 가지고 오라 했던 거지요. 그렇게 되다 보니, 서로 자기 지역에 설치한다며 서로 자기주장만 앞세우다, 함양군과 산청군 같은 경우 견원지간이 돼버렸어요. 솔직히 그게 합의가 되겠어요? 케이블카는 현재 우리를 포함한 지리산권 지자체 4곳과 강원도 양양까지 다섯 군데가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지요. 환경부에 가서 토론회도 여러 번 했고, 설치의 당위성에 관해서도 충분한 이야기를 한 상태이긴 합니다만,

 

Q. 반대 의견은 어떤 건가요?

 

 김영의 위원장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모임’ 등 환경단체들이 제 생각에는 그야말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 같습니다. 이 사람들은 사석에서 ’구례야말로 캐이블카를 놔도 된다,’ 고 해 놓고서 토론장에만 들어가면 태도가 180도로 달라지는 겁니다. 나중에 ’왜 그러느냐?‘ 고 물으면, 그게 자신들이 해야 할 사명이라는 겁니다. 자기들 역할이 그런 것이어서 어쩔 수가 없다는 거였지요.

 

Q. 반대론자들은 그렇다 치고, 지리산 케이블카는 어느 지역에 놓는 게 타당한지 조사를 한 게 있나요?

 

 김영의 위원장  경제성 용역 조사에 의하면 구례가 가장 적지인 것으로 나옵니다. 구례가 1점이라면 다른 지역은 전부 0.5~0,7점이거든요. 이 말은 구례지역에 케이블카를 설치해야 환경 보존이 가장 효율적으로 된다는 것이죠. 현재 지리산 자연보전 지구를 관통하는 도로가 생기면서 지리산은 도로에 의해 조각조각 나 버렸어요.

 

최근 함양에 있는 지리산 고속 주식회사가 동서울에서 지리산 성삼재까지 다니는 버스노선 허가를 받았어요. “그건 안 된다”고 전남도에서 반대 시위를 네 차례나 했는데도, 해당 지역인 구례군에는 일언반구도 없이 국토부에서 허가해 준 겁니다. 그러니 고급 리무진 버스가 성삼재까지 올라오는 거예요. 동서울에서 밤 10시에 출발하면, 새벽 4시에 여기에 들어와 사람을 풀어놓는 겁니다.

 

그처럼 버스노선을 허가하면서 케이블카도 허가해 줄 것처럼 했으니 그게 문제입니다. 애초부터 환경부에서 도저히 못 해주겠다, 그러니 아예 생각도 말아라, 그랬어야 되는데 그쪽에서 환경영향평가 해서 와라, 경제성 용역 보고서 내라, 설계 변경해라, 자꾸 이러다 보니까 제반 용역비만도 수년 동안 엄청 많이 들어가 버렸어요.

 

Q. 버스가 주차하는 성삼재라는 곳이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출발하는 지점인가요?

 

 김영의 위원장  그렇죠. 구례군 산동면 좌사리에 있는 성삼재 주차장은 해발 1,100m 높이에 1만1,112㎡ 넓이로 축구장 2.7배 크기입니다. 원래 구례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 노선은 성삼재 주차장에서부터 노고단(천왕봉, 반야봉에 이어 지리산에서 3번째 높은 봉오리, 높이 1,507m) 바로 밑에 KBS 중계탑이 있어요. 바로 거기까지 놓으려 했었지요. 그런데 지금 그곳이 자연보존지구로 곰의 행동반경에 들어가기 때문에, 그곳이 훼손되지 않도록 우리가 추진하려는 케이블카의 정류장을 중계탑 밑에 있는 차일봉으로 바꿨습니다. 차일봉에서 산동 온천지구까지 케이블카를 설치하려는 거죠. 그래서 케이블카 노선 길이가 예전의 4.8km에서 3.1km로 줄었습니다.

 

Q. 주차장이 상당히 높은 곳에 있는 거 같은데 차들이 많이 오나요?

 

 김영의 위원장  성삼재 주차장이요? 말도 마세요. 엄청납니다. 더군다나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그곳에 대형 매장을 지어놓고, 백화점보다 장사를 잘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차를 주차해 놓고 사람들이 노고단으로 걸어 올라가는데, 입구에 마침 대형 화장실이 있어서 악취를 온 산에 퍼뜨리고 있습니다.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서 전남도지사한테 협조를 구하고, 국토부에 가서 성삼재 주차장으로 올라오는 도로를 군도(郡道)로 바꿔달라 했지요. 그래서 군도(郡道)가 되었지만, 교통 장애를 초래하면 안 된다는 법(法)이 있는 데다 한겨울에는 도로가 얼어붙고, 여름철 우기에는 산사태가 염려돼 통행을 막고 있지요. 그러니 성수기에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차량을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와 있습니다.

 

 

Q. 주차장이 문제라는 말씀이신가요?

 

 김영의 위원장  그렇죠. 산 중턱에 엄청난 넓이의 주차장에 차들이 꽉 차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래서 케이블카를 설치해서 그 주차장을 폐쇄하고 그 주차장을 자연으로 복원시키자는 겁니다. 주차장뿐 아니라 주차장으로 올라오는 도로도 없애야 해요. 자연 복원시켜야지요. 아침 일찍 도로에 가보면 자동차에 치여 죽은 동물들의 사체가 널브러져 있어요.

 

또한, 길이 급경사다 보니 운전이 서툰 사람들이 커브를 돌 때마다 브레이크를 밟아 라이닝 타는 냄새가 온 산을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이거 보통 문제가 아닙니다. 그리고, 이 도로에서 사고가 났다 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져요. 몇 년 전인가, 버스 한 대가 굴러서 인명피해가 컸어요. 그러니 도로를 폐쇄하고 케이블카를 설치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죠.

 

스위스는 알프스의 융프라우산(Jungfrau, 높이 4,166m)을 포함해 전국에 450개의 케이블카를 운영하고 있지요. 이웃인 오스트리아는 2,600개나 됩니다. 딱 1년 전에는 그 융프라우산에 ’아이거 익스프레스‘라는 최첨단 케이블카가 개통돼, 산악관광의 새 지평을 열었죠.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등반하기 힘든 남녀노소와 몸이 불편한 장애인까지 자력으로 산에 오를 수 있지요. 산은 몸이 자유로운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거죠. 외국인들이 여기오면 ’대한민국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을 일정상 등반을 할 시간이 없어서 아쉽다고 해요. 케이블카가 있으면 외국인들에게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 아름다운 우리 명산을 보여줄 수 있잖습니까?.

 

Q. 지리산 노고단은 외국인들이 산 것으로 들었는데.....

 

 김영의 위원장  지리산 노고단은 구한말에서부터 일제 침략기 때까지, 말하자면 서양인 선교사들이 들어와 있던 곳입니다. 노고단은 한여름에도 날씨가 서늘하고 아름다운 경관이 사방에 펼쳐져 있어 예전부터 건강을 위해 찾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1920년대에는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 활동하던 외국인 선교사들의 풍토병 치료를 위해 변요한 목사가 수양관 건물을 짓기도 했습니다. 지리산이 동양의 알프스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이유가 바로 노고단이죠.

 

 

이곳에 케이블카를 설치해 놓으면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누구나 사계절을 만끽할 수 있게 되겠지요. 케이블카를 설치하게 되면 나무나 식물들도 울창해지고, 산속 동물들의 왕래도 자유롭게 됩니다. 산에 가보면 사람들이 바위 틈새, 수풀에 버리고 간 쓰레기들이...아, 말도 마세요. 사람들의 심보가 형편없다는 생각이 들게 해요. 산 쓰레기를 처리하려면 수송용 대형 헬리콥터를 동원합니다. 그런데 케이블카를 설치해 놓으면 쓰레기를 자기 배낭에 넣고 내려와 버리면 되거든요. 케이블카가 없어서 생기는 폐단이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Q. 케이블카를 설치했을 때 훨씬 친환경적이고 환경 훼손이 덜 된다는 말씀이신가요?

 

 김영의 위원장  맞습니다. 환경단체야말로 자기네들이 앞장서 나서 가지고 “지리산 환경 보전을 위하여 여기 구례만큼은 빨리 케이블카를 놓아야 한다” 라는 주장을 해 줘야 옳을 것 같은데 그저 반대를 위한 반대로만 일관하고, 회의장을 나가버리니까 어려움이 있는 거죠. 우리 구례군은 현재 반달곰을 사육하고 있어요. 종 보존을 위해서, 혹은 종 번식을 위해서 하고 있는 것인데 그러다 보니 반달곰의 행동반경이 점점 넓어지고 있거든요. 산에서 사람이 반달곰을 만나면은 겁이 덜컥 들지요. 반달곰도 보호하고 반달곰으로부터 인명도 보호하기 위해서 케이블카가 절실한 거죠.

 

Q. 지금, 야생 반달곰을 사육하는 곳이 따로 있다는 말씀인가요?

 

 김영의 위원장  그렇습니다. 현재는 화엄사 근처에 있습니다. 그곳에 반달곰 방생을 하다 보니까 그 반경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는 거지요. 그래서 우리는 반달곰이 출현할 만한 곳을 피해서 케이블카를 놓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Q. 타당성평가, 환경평가 등을 여러 차례 했다고 하셨는데?

 

 김영의 위원장  여러 번 했죠. 지난 11월 말 우리 위원회의 간사인 교통환경과 직원이 환경부에 가서 3만 5천여 명의 서명 받아놓은 게 있었는데 최근에 또다시 서명을 받았어요. 구례군민들은 말할 것이 없고 여기 찾아오는 탐방객들한테도 전부 서명을 받았어요. 함양 고속 주식회사 사람들이 버스로 들어올 때 그 회사 사장도 함께 왔길래 제가 길을 막고 버스로 올라갔어요. 우리가 이렇게 반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자세하게 설명했죠. 그들이야 돈을 벌기 위해 버스를 운영해야겠지만, 우리는 환경을 살리기 위해서 투쟁할 수밖에 없다고 했지요.

 

 

그렇게 길을 막으니, 이들은 오밤중에 올라오는 겁니다. 우리도 밤잠을 자지 않고 길에서 대기했죠. 화엄사 승려들도 20~30명씩 조를 짜서 오셨지요. 같이 협조했습니다. 수없이 많은 언론 매체들과 인터뷰도 많이 했습니다만, 그런데도 케이블카 사업의 진척이 없으니까 군민들은 회의감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치인들이 이곳에 올 때마다 찾아다니면서 읍소를 했지만,....이분들에게는 우리 하소연이 남의 얘기로밖에 안 들리는 거죠.

 

케이블카 설치되면 평생 무임 승차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하는 우스갯 소리를 하고 가서는 돌아가면 아무 말이 없는 거죠. 환경부에서는 남원시하고 협의해라, 함양군, 산청군하고 협의해서 단일안을 가져오라는 말만 하지요. 그건 제가 보기엔, 하지 말라는 소리나 똑같아요. 완전히 정치 논리입니다. 지자체끼리 협의가 안 될 것으로 알고, 그런 핑계를 대는 거지요.

 

Q. 환경부는 지리산권 4개 지자체가 무엇을 협의해 오라는 건가요?

 

 김영의 위원장  어디가 설치할 건지 한 군데로 정하라는 거지요. 지리산권 4개 지자체가 협의를 해서 오라는 겁니다. 아시다시피 지리산은 구례, 함양, 산청, 남원시 등 4개 지자체에 걸쳐 있거든요. 그 4개 지자체가 우리 구례처럼 케이블카를 놓겠다고 주장하고 있으니까요. 환경부는 남원에서도 케이블카 놓고, 구례에서도 케이블카 놓고 지자체마다 설치해서는 안 된다는 거죠.

 

문제는 합의를 보려다가 인근 지자체들끼리 갈등만 생기고 있어요. 그걸 어느 지자체장이 포기하겠어요. 그렇게 합의될 수 없는 조건을 내걸면서 환경부가 거부의 명분 쌓기만 하는 거죠.

 

공교롭게도 선거 때만 되면 그런 이슈를 만들어요. 왜 선거 직전에 이런 이슈를 던지는지 모르겠어요. 정부도 마찬가지예요. 허가를 안 해주려면, 타당성 조사니, 환경평가니, 이런 걸 왜 하라는 거냐, 이거죠. 그건 핑계겠죠. 해오라는 주문은 되게 많아요. 케이블카를 놓으면, 주변 환경, 국립공원 환경에 침해가 될 요소가 없는지를 증명할 수 있는 용역 보고서를 내라, 케이블카를 구례에다 놓으면 경제성이 얼마나 높아지는지 예상 손익계산서를 내라 등등.

 

Q. 다른 지역에서도 케이블카가 설치돼 운영되고 있지 않나요?

 

 김영의 위원장  여수시 케이블카는 노선이 짧아서 되네 안 되네 말이 많았지만 지금 굉장한 경제적인 효과를 유발하고 있고, 목포시도 자료를 보니까, 부대 효과가 이만저만 큰 게 아니에요. 케이블카는 환경도 살리자는 거지만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는 거죠. 우리 구례군은 화암사, 천은사, 연곡사 등 골짜기마다 천년 사찰이 있어요. 수학여행을 오는 학생만 해도 숫자가 엄청납니다.

 

우리가 산에서 나물도 채취하고 봄이면 고로쇠 물도 받아서 팔아야 하고, 산지가 군면적의 76.8%나 차지하니, 이렇게 비좁은 땅에서 농사만 지어 먹고 살기는 어렵습니다. 다른 지역은 먹을거리, 볼거리도 많지만, 구례군에는 솔직히 아무것도 없습니다. 우선 땅도 작고요. 그래서 우리 군민들은 30년 숙원사업인 케이블카 설치만이 구례가 사는 길이라고 보는 거지요. 그렇다고 해서 우리 구례군민이 다른 시군처럼 경제 활성화에다 주안점을 두는 게 아닙니다. 환경이 먼저지요. 지리산 도로 사정은 물론이고, 축구장 3개 크기의 주차장이라고 하지만 워낙 차들이 많이 몰려들다 보니, 주차장으로 올라오는 도로변이 모두 주차장입니다. 심각합니다.

 

Q. 구례군으로 유입되는 주민이 많다고 들었습니다만, 사람들이 구례군을 찾는 이유가 있나요?

 

 김영의 위원장  우리 구례는 그동안 정책적 노력을 해서 귀촌 귀농 인구가 많이 늘었죠. 여러 시설 특히 교육기관을 만들어서 교육해 드리면서 점점 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홍보도 많이 된 탓도 있고요. 최근 연예인들이 내려와 빈집을 얻어서 살아보고 살기 좋은 곳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도 상당히 많이 내려오고 있어요. 오신 분들 열이면 열이 다 좋다고 합니다.

 

제가 80년대 구례군 번영회 실무를 맡아서 우리 구례군 사람들과 같이 광양에 갔어요. 광양시청 대회의실에서 심포지엄을 했는데 그때 우리가 주장했지요. 백운산 터널을 뚫자고요. 백운산이 광양하고 구례하고 경계니까요. 광양은 바로 인근이지만 공업 도시다 보니, 공기가 탁하잖아요. 그랬더니 거기 오신 한 분이 하시는 얘기가 터널 뚫으면 20분이면 오가는데 그럼 모두 구례로 가서 살 거 아니냐면서 반대하시더라고요.

 

구례는 전라남도의 최북단입니다. 전라북도와 경상도와 경계 지역이지요. 국보급 문화재도 많은 곳이 구례인데 오늘날 이렇게 넋두리를 해야할 정도로 힘든 상황입니다. 산수유 아시죠? 구례는 산수유의 국내 최고 생산기지입니다. 케이블카가 설치되어야 이런 보물들이 지역민들의 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지 않겠어요. 섬진강은 유유히 분지 모양의 구례를 싸고돌아서 하동으로 내려갑니다. 하춘화 씨가 부른 하동포구 아가씨란 노래가 생각납니다.

 

쌍돛대 님을 싣고 포구로 들고/섬진강 맑은 물에 물새가 운다.... 흐르는 저 구름을 머리에 이고/지리산 낙락장송 노을에 탄다......

 

바로 저기 오산이라고 까마귀 오자를 쓴 오산이구요. 저 정상부근에 사성암이라고, 거기에서 지리산 노고단 일대를 조망하는 풍경 하나는 국보급이죠. 그래서 경상도 쪽에서 대형 버스가 엄청나게 올라옵니다. 그리고 섬진강을 따라 들어오는 왜적들과 싸운 전적지도 많고, 여순 반란 때 쫓기다가 순천으로 해서 구례로 들어오고 하동으로 해서 구례로 들어왔어요.

 

그러다보니, 저기 산동면 같은 지역에 가면, 똑같은 날, 똑같은 시간에 마을 전체가 제사를 모시기도 하는, 가슴 아픈 사연도 있지요. 어찌 됐든 구례에 케이블카가 설치됐으며 좋겠습니다. 정부에다 수없이 설득했죠. 당신들 정치 논리 때문에, 자연보존지구의 이 아름다운 산야가 날로 황폐되고 있는데도 지역 간 불협화음만 조장하는, 이런 짓을 하면 되겠느냐, 빨리 결단을 내려달라고 숱하게 이야기했지요.

 

 

30년 쌓인 하소연을 풀어 놓는 김 위원장의 말은 끝나지 않을 듯했다. 지리산권 4개 시군의 시장과 군수, 실무자들이 직간접으로 만나 단일화 가능성을 협의했지만, 현재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들 시군 중 일부는 2012년 케이블카 설치 부결 이후 9년여 동안 단독신청을 하는 등 독자 추진을 시도했었지만 신청서는 번번이 반려됐다. 구례군 역시 2017년부터 각종 용역을 진행하며 재추진을 준비해 오다가 이번에 다시 신청을 낸 것이었다. 4개 시군이 별도의 재추진 움직임이 있는데 구례군도 손 놓고 있을 수 없어서 단독으로 재추진하게 됐다는 것이 김영의 추진위원장의 말이었다.

 

환경을 회복하는 동시에 지역 경제를 살리는 케이블카라면, 설치를 미룰 일이 과연 무엇일까? 김 위원장의 말을 듣다 보면, 알프스 융프라우산에 고속케이블을 설치한 스위스처럼 하지 않고, 지리산권 4개 지자체의 설치 단일화 조건을 내세운 관계기관의 저의가 몹시 궁금했다. 》》M이코노미뉴스는 후속 보도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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