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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제4부】 하늘의 케이블맨(Cableman)

-2018년 5백만불 수출탑 수상한 지에스웹(Ginat Spider Web)

유격 훈련을 받아 본 사람이면 안다. 높은 계곡을 가로 질러 허공에 설치된, 팽팽한 외줄에 다리 한쪽을 걸고, 벌레가 기어가듯 앞으로 나갈 때 밀려오는 두려움을. 아차, 하는 순간 십중팔구 몸이 휙하고 뒤집어져 공포감이 극한에 달한다. 하지만 계곡을 건너왔을 때의 희열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살았다’는 기쁨, 세상에서 못 할 일이 없을 듯한 자신감 등이 불쑥 솟구친다. 하지만 중간에 외줄이 투두둑 찢어지는 소리를 내다 툭~하고 허공에 먼저를 풍기면서 끊어진다면? 케이블(와이어 로프)은 이처럼 생명과 직결된다.

 

경남 김해시 생림면 생림대로 259번길. 독자적인 케이블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지에스웹(GSWeb)그룹의 케이블 공장은 20년 전부터 직경 16mm에서부터 22mm 등 다양한 케이블을 6가지 색상으로 생산해 오고 있다.

 

 

공장 출입문의 한쪽 기둥 벽에는 ‘유망중소기업(경남은행)’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중소기업청)’ ‘품질보증지정업체(한국 생활환경 시험연구원)’ ‘벤처확인기업, 기술평가보증기업 (사단법인 벤처기업산업협회) 등의 각 기관과 단체에서 인증하는 금속패(金屬牌)가 붙어있다.

 

케이블 공장으로 들어서면, 새끼를 꼬는 것처럼 거대한 기계가 돌아간다. 24개의 아연도금 강선(鋼線) 하나하나에 연질고무를 입혀 한 묶음의 와이어 다발로 만든다. 이렇게 만든 와이어 다발 7개를 다시 새끼 꼬듯이 기계로 엮어 2차 피복을 나일론으로 입힌다.

 

직경 20mm의 케이블의 경우, 파단강도(破斷剛度)는 6.5톤. 케이블을 단면(斷面)으로 잘라보면 피복에 싸인 수십 개의 강선이 틈새 없이 촘촘하게 붙어있다. 이렇게 생산되는 케이블은 지에스웹이 자체 디자인하여 시공하는 ‘왕거미 집 어린이 놀이터’, ‘출렁다리’, ‘현수교’, ‘사장교’, ‘아치교’, ‘거더교’ 그리고 ‘익스트림 시설’ 등의 메인케이블이나 행어케이블(hanger cable), 난간케이블로 쓰이고 있다.

 

 

또 다른 공장에선 턴버클 등 케이블을 고정하는 부품, 그리고 케이블이 분리되지 않게 단단하게 붙들어 매는 연결 부품, 이를테면 T-시브, 오픈 소켓, 케이블밴드, 새들 등을 생산한다. 

 

2000년 10월 지에스웹 그룹 본사격인 ㈜신흥ENG가 지금까지 획득한 케이블 관련 특허는 와이어로프 등 95건, 그리고 디자인 부문이 158건에 달하고 있다. 보도교, 숲 하늘길 분야의 최고 전문기업인 주 신흥이엔지를 설립한 지에스웹 그룹은 지금까지 전국의 출렁다리, 사장교, 아치교 등 142개를 시공했으며, 케이블을 활용한 왕거미집 어린이 놀이터를 자체 개발해 세계 50여 개 국으로 수출해 2018년 5백만 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경남 김해시 해반천로 144번 길, 지엔스엡 그룹 본사에 있는 표옥근 회장실은 마치 디자이너 사무실 같았다. 그는 마침 자신의 ‘ㄷ’자 모양을 한 책상 앞에 앉아 직접 뭔가를 화첩에 드로잉하고 있었다. 뭘 그리는지 묻자 표 회장이 말했다.

 

“머리에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그리는 거지요. 하늘을 나는 사이클.....”

 

“회장님이 직접 하시는군요. 지금까지 이 회사에서 시공한 것을 회장님이 디자인하셨나요?”

 

“아마 90%는...내가 했을 겁니다. 내가 스케치해서 연구팀에 넘기면 이미지를 만들고 설계도 하지요.”

 

“외국에 자주 나가시는데 외국의 어린이 놀이터가 우리와 다른 점을 발견하셨나요?”

 

“우리나라 부모들의 노파심이 큰 것 같습니다. 애들도 애들 나름으로 생각이 있는데 그걸 무시하고 통제하려 들어요. 이거 하지말라, 저거 하지 말라는 식이지요. 외국의 부모는 애들끼리 자유롭게 놀게 하고, 전혀 신경을 쓰지 않지요. 부모들이 아이들의 생각, 자유의 기회를 차단하려고 하지 않는 거지요.”

 

“트리하우스를 그리셨는데 앞으로 도전할 사업인가요?”

 

“그렇지요. 우리 회사의 사업 방향은 자연훼손을 하지 말자는 겁니다. 놀이시설이든, 익스트림 시설이든, 트리하우스 등의 주택이든 자연 지형을 있는 그대로 실현하는 게 꿈입니다. 트리하우스도 숲속으로 가까이 와야 보일 겁니다.

 

우리의 그런 꿈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 여러 시설을 우리가 직접 운영하고, 시공하고, 제품까지 직접 생산하고 있는, 우리의 장점을 살려 그런 방향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올해로 창사 21년을 맞는 우리나라 놀이시설과 도보 교량 건설의 대표 기업, 지에스웹 그룹의 표옥근 회장, 그동안 바람 잘 날 없었지만, 임직원들의 도움으로 단 한 건의 안전사고가 없었다는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주변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과 소재를 선택해 편안하고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온 케이블 맨, 끊임없는 그의 상상력과 도전정신이 케이블을 매개로 하늘에서 마술처럼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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