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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이슈리포트】나라를 사랑하는 것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호국보훈이란 ‘나라를 지키고 나라를 위하여 힘쓴 사람들의 공훈에 보답’한다는 의미다. 최근 군대를 둘러싼 두 가지 이슈가 한국사회에 주목을 받고 있다. 하나는 강철부대라는 채널A와 SKY가 공동 제작한 밀리터리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으로, 최정예 군 특수부대 출신 예비역들이 부대의 명예 를 걸고 대결을 펼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또 다른 군 관련 이슈는 군부대 내의 부실 급식 문제로서 훈련병이 SNS에 올린 사진 한 장으로 국방부 장관이 전 군 지휘관을 13일 만에 두 차례 소집하였다. 호국보훈의 달 6월에 과연 ‘나라를 사랑하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우리는 왜 나라를 사랑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평화학자 요한 갈퉁(J. Galtung)과 애국주의와 세계시민주의 논쟁을 저술한 마 사 누스바움(M. Nussbaum)을 통해 그 답을 고민해 보고자 한다.

 

예능프로그램이 던지는 메시지

 

채널 A와 SKY가 공동 제작한 예능프로그램 강철부대는 2021년 3월 23일부터 방송을 시작하여 2개월 만인 5월 18일 동일 예능 프로그램 최고 시청률 5.9%(채널A, 닐 슨코리아제공, 전국기준)을 기록하였다. 이는 동시에 지상파를 포함한 전체 프로그램 시청률 1위에 해당한다. 왜 이토록 대중들은 강철부대에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일까?

 

군인과 군대를 주제로 한 일명 ‘밀리터리 컨텐츠’는 지금까지 예능, 드라마, 영화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한 인기와 관심을 일으켰다. 강철부대가 기존 프로그램과 다른 차별성이라면, 단연 출연진의 특별한 구성이라 볼 수 있다.

 

특전사(육군 특수전사령부 공수특전여단), UDT(해군 특수전전단 UDT/SEAL), SDT(육군 군사경찰 특수임무대), SSU(해군 해난구조전대), 707(육군 특수전사령부 제707특수임무단), 해병수색대(해군 해병대 수색대) 이름만 들어도 특별한 제목 그대로 ‘강철부대’이다. 이들은 특수한 임무를 수행하는 정예군 특수부대 출신으로, 현재 대부분 예비역(일부 현역)이지만 여전히 강인한 체력과 또 한계를 이겨내는 정신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각 부대 특유의 자부심과 명예, 전우애는 전역을 하였음에도 이들의 대결에 있어 가장 강한 원동력이자 동기가 되고 있다.

 

‘군대이야기’는 한국사회에 나이, 성별, 지역을 불문하고 많은 사람이 쉽게 공감하는 이야기다. 그 이유는 누군가의 형·동생 또는 언니·오빠이자, 아버지·어머니며, 아들·딸 또는 이웃의 그 누군가가 반드시 그곳을 거쳐 가기 때문이다. 군 관련 이야기는 한국뿐만 아니라 타 국가 및 타 국적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관심이 높다. 징병제가 없는 나라 사람들에게 군 생활 경험은 그들에게는 해볼 수 없는 특별하고 희소한 경험이다. 그러나 실제 군 복무를 한 예비역과 앞으로 군 복무를 할 입영대상자에게 이러한 희소한 경험에 긍정적인 점수를 주고 있는지는 고민해 보아야 한다.

 

 

2019년 병무청의 병무행정통계(병무청, 2020)에 의하면 실 통지인원 166,929명 중 입영인원은 107,269명으로 나타났다. 그래프에서 보듯이 2011년 이후 계속 감소 추세이다. 이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19세 2,692명, 20~22세 97,305명, 23세 이상이 8,272명이며, 82,406명이 대학 재학 이상의 학력임을 알 수 있다. 입영 인원을 백분율로 환산하면 19~22세가 93.22%이고, 대학 재학 이상이 76.82%에 해당한다. 이 말은 76.82%에 해당하는 입영자가 대학 시기에 휴학하고 입영하여 군 복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 환경과 전혀 다른 특수한 환경에서 군 복무를 한다는 것은 연구결과에 의하면 건강상태가 좋아지거나, 책임감, 도전정신, 가족애, 대인관계 등이 향상된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군 생활 적응에 따른 스트레스와 관련된 연구에서는 군 복무로 인한 신체적, 심리적 건강문제와 삶의 질 저하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긍정적인 영향이든 부정적인 영향이든 현재의 삶 뿐 아니라 제대 후의 삶에 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시기라는 사회의 공통된 인식이 필요하다.

 

다시 강철부대 이야기로 돌아와서, 우리가 지금 강철부대로부터 얻을 수 있는 긍정적 메시지는 무엇일까? 전술 하였듯이 강철부대의 출연진은 특수한 임무를 수행하는 정예부대 출신들로 구성되어 있다. 군을 제대하고 현재는 일반인이지만 현역 시절의 강인한 정신력과 임무수행 능력을 여전히 소지하고 있다. 한 예로, 5월 4일 방송에서는 ‘40kg 군장 산악 행군’이라는 미션이 주어졌다. 그 가운데 팀을 위해 무리하다 발에 쥐가 난 동료를 보고 다시 왔던 길로 뛰어가고, 본인도 힘들지만 동료의 군장을 받쳐주고 응원의 멘트를 보내며 뒤에서 밀어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결국 포기하지 않고 서로 기대고 의지해 목표에 도달한다. 이 끈끈한 전우애와 강인한 정신력은 특별히 COVID-19라는 팬데믹에 전 지구가 진통을 겪고 있는 인간의 신체적 한계와 불안 속에서 “함께 극복할 수 있다”는 긍정적 메시지를 준다. 더불어 본인도 힘들지만 더 힘든 상대와 서로를 위하는 전우애를 바탕으로 한 이타 성은 우리가 함께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특히, 군대라는 어렵고 제한적인 상황에서 더욱 더 어렵고 특수한 임무를 수행했던 특별한 사람들의 인내와 끈기는 삶과 죽음의 불안에 어느 때보다 가깝게 직면해 있는 지금의 시기에 함께 극복할 수 있다는 격려를 주고 있다.

 

 

요한 갈퉁(J. Galtung)의 구조적·문화적 폭력

 

반면, 최근 이슈가 된 군 부대 내 부실급식 문제는 급식이라는 빙산의 일각을 통하여 군과 더 나아가 사회, 국가라는 구조적 문제의 단면을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지난 달 5월 7일 열린 제 11차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서 급식비를 현행 8,790원에서 1만500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급식비에 대한 비용적 상승은 과거에 비해 긍정적 대책이라고 볼 수 있으나 예산 확대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미봉책에 그치지 않을지 고민하며, 단순하게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평화학자 요한 갈퉁이 제시하였듯이 이러한 구조적 문제가 직접적 폭력은 아니지만, 사회 구조 및 법률과 제도에 원인을 둔 구조적이며 문화적인 폭력은 아닐까?

 

대표적인 평화학자인 요한 갈퉁(Johan Galtung)은 1930년 10월 24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태어났다. 갈퉁은 12세이던 시절 그의 아버지가 나치 군인에 의해 체포돼 가는 것을 직접 보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10대 소년 시절 그는 이미 평화 중재인이 되었고, 어린 시절 나치독일이 노르웨이를 점령했을 때 보고 겪은 기억이 그가 일찍부터 비폭력과 평화에 관심을 갖게 한 것이다.

 

요한 갈퉁은 직접적이고 물리적인 폭력과 함께 구조적 폭력(structural violence)과 문화적 폭력(cultural violence) 개념을 설정한다. ‘구조적 폭력’이란 인간이 지금 처해 있는 상태와 지금과 다른 상태로 될 수 있는 것, 잠재적인 것과 실제적인 것 사이의 차이를 형성하는 요인으로 본다. 예를 들어, 암으로 병원에 가서 수술을 받고 수술이 실패하거나 병이 악화되어 죽는 것은 자연사이지만 제때 수술할 것이다. 더불어 이러한 사회적 제도와 법들이 정당화 하거나 합법화하는데 사용될 수 있는 문화적 측면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다.

 

 

진정한 호국 보훈은

 

대한민국의 6월은 현충일과 6.25 전쟁일, 제2 연평해전 등이 있던 달로 ‘호국 보훈의 달’로 지정하여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나라사랑을 실천하는 다양한 행사를 하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 6월이 되면 교실에서 태극기를 그리고 크레파스 또는 물감으로 색칠한 경험은 학생시절 많은 사람들이 경험한 것이다.

 

태극무늬의 빨간색이 위인지 아래인지, 건곤감리의 괘 모양이 맞았는지 틀렸는지는 과제를 제출하는 날 학생들의 초미의 관심이었다. 정확하게 그린 학생은 선생님에게 잘했다고 칭찬을 받았다. 호국보훈의 형태로서 교육은 국가를 위한 희생과 헌신에 보답하고 감사하며, 역사를 기억하는 매우 중요한 교육이다. 동시에 나라사랑 정신을 모두가 함께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계기가 된다.

 

그러나, 글로벌화·다민족·다문화 시대에 호국보훈의 교육이 자칫 지나친 내셔널리즘으로 회귀할 수 있는 우려가 있다. 개성·자율성·다양성·대중성을 중시하고 있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호국과 보훈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교육은 바람직하지 않다. ‘호국(護國)’이라는 뜻의 사전적 정의는 ‘나라를 보호하고 지킴’으로 설명하고 있다. 고대 한국 사회는 천재지변, 외적의 침입, 내란 등 국가의 중대사에 직면할 때 ‘호국’을 신앙으로까지 설정하여 국가와 국토를 지키거나 왕실의 안위를 꾀하였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호국의 대상과 주체는 누구일까? 글로벌화 및 정보화로 인해 국경의 경계가 허물어진 한편, 영국의 유럽연합의 탈퇴인 브렉시트(Brexit)를 비롯하여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한국과 일본의 악화된 정치·외교·경제 관계 등은 맹목적이고 배타적인 애국주의인 쇼비니즘(chauvinism)으로 치닫고 있지 않은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보훈’의 대상이 국가인지 또는 국가에만 국한되어야 하는지는 재검토가 필요하다.

 

‘보훈’의 주체와 대상이 국내에 있는 다양한 국적을 가진 국내 거주자가 될 수도 있고, 국외에 있는 재외국민이 될 수도 있고 더 나아가 전 세계 구성원이 될 수도 있다. 반드시 보호하고 사랑하는 애국을 ‘당위’의 입장에서 교육할 것이 아니라, ‘비판적’ 입장에서 선택과 판단할 수 있는 고려할 대상으로서의 교육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조국에 대한 사랑’을 뜻하는 애국심은 “자신의 조국 (homeland)에 대한 심리적 유대감과 자부심을 길러주는 자신의 조국에 대한 특별한 친밀감(affinity)”(M. S. Merry), “자신의 조국(country)에 대한 사랑, 조국과의 동일시 그리고 조국 및 동포(compatriots)의 안녕(wellbeing)에 대한 특별한 염려(concern)”(I. Primoratz), “자신의 조국(country)에 대한 사랑(혹은 특별한 애정)과 더불어 조국과 자신의 동일시 감정(feeling), 조국의 안녕에 대한 특별한 관심 그리고 조국의 선(good)을 증진시키기 위해 희생하려는 자발성”(S. Nathanson) 등 다양한 의미로 이해된다.

 

위에 제시된 애국심의 의미를 살펴보면 애국심은 자신이 느끼는 감정으로 조국이라는 공동체에 대한 사랑, 애착심, 긍지 등에 대한 감정을 가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세계시민주의(또는 세계시민교육, Global Citizenship Education)의 확산에 따라 애국심 교육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었는데 대표적 근거로 자국에 대한 사랑이 타국에 대한 배타성을 증진시키며, 애국심을 강조한 나머지 개인의 자율성을 억압하므로 현재 세계화 시대에 부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분법적 비판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며, 마사 누스바움(M. Nussbaum)처럼 세계시민주의를 강조하되 국가에 대한 특별한 관심 또한 중요시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인류를 사랑하는 일과 국가를 사랑하는 일이 모순되는 것이 아니며, 인류를 사랑하는 일(세계시민주의로서 보편주의)의 구체적 형태는 특정 지역의 특정인을 돕는 것에서 시작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애국주의가 가진 위험성을 간과하고 있지는 않으며 그 위험성에 대해서도 경고한다.

 

종합하면 누스바움은 세계시민으로서의 보편적 가치를 중요시하면서 동시에 건전한 애국심과 같은 도덕적 감정을 지니는 가치도 강조한다. 세계적 관심의 토대로서 애국심을 배양할 것을 주장하며 순화된 애국심이나 순화된 민족주의가 소속감을 축소시키는 것이 아니라 확대하는 것이며 사해동포주의적 귀속감을 강화할 수 있는 지렛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6월 호국보훈의 달에 “나라를 사랑하는 것”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 번 고민하며, 지나친 국수주의에 귀속되지 않는 건전한 애국심을 갖되 동시에 보편적 가치로서의 세계시민을 지향하는 글로컬(Global + Local) 시민성을 배양해야 할 것이다.

 

MeCONOMY magazine Juin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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