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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이수출판 김이수 대표


스토리텔링 사회탐구 <명랑사회> 문심혜두를 열어줘야 공부머리가 열립니다!
이수출판의 김이수 대표는 어린이 책을 만드는 사람이다. 이수출판에서 만든 수학 동화 <맛있는 개념 수학 사탕수수>와 과학 동화 <새콤한 원리 달콤한 과학 오렌지>는 작년에 나온 어린이 전집 중 최고 히트작으로 꼽힌다. 그를 만났을 때 당연히 자신이 만든 책 이야기를 먼저 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김 대표는 느닷없이 다산 이야기부터 꺼냈다.

다산의 문심혜두
다산은 아동이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을 열어주는데 학습목표를 두라고 사략평(史略評)에서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지식 자체가 아니라 아동이 지식을 얻는 능력과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지식이 미친다면 한 글자, 한 구절 모두 ‘글귀를 알아차리는 힘(문심,文心)’과 ‘슬기구멍(혜두,慧竇)’으로 안내하는 열쇠가 되지만 지식이 미치지 못한다면 제 아무리 다섯 수레의 서적을 쏟아놓고 만 권을 독파한다 해도 읽지 않은 것과 똑같다.” 김이수 대표는 다산의 옛글을 보면서 오늘날의 교육과 어린이 책을 만드는 이의 마음가짐에 대해 생각했다고 한다. 다산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보자.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을 열어주는 것이 교육의 목표
탁월한 교육 선구자인 다산은 이처럼 자녀가 문장의 구성 원리를 스스로 터득하는 길은  ‘문심혜두’의 개발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문심을 알고 혜두가 열려야 공부 머리가 깬다. 그럼 우리 아이의 공부 머리를 어떻게 열어줄 수 있을까?
다산은 촉류방통(觸類旁通)의 방법을 제시한다. 비슷한 것끼리 엮어 옆에까지 통한다는 것이다. 갈래를 나누고 종류별로 구분하면 무질서 속에서 질서가 드러난다. 안 보이던 것이 보이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그런 다음 묶어서 생각하고 미루어 확장을 하여 보이지 않는 질서를 찾아내 계통을 확립해야 한다. 이것이 ‘촉류방통법’이다.
이런 이유로 다산은 천자문 교육을 반대한다. 천자문은 비슷한 것끼리 묶어 계통적으로 세계를 인식하게 만드는 짜임새 있는 책이 아니라고 한다.
천지(天地) 배웠으면 일월(日月), 성신(星辰), 산천(山川), 구릉(丘陵)을 배워야 하는데 현황(玄黃)으로 넘어간다는 것이다. 현황을 배웠으면 흑배 (黑白), 홍자(紅紫), 치록(緇錄), 청적(靑赤)의 색채어를 마저 익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현황(玄黃)을 가르치고, 조수(鳥獸)를 배운 후, 비주(飛走)를 익히고 나서, 황조우비(黃鳥于飛), 즉 노란 새가 난다는 구절을 가르치면 아이들은 문장의 구성 원리를 저절로 터득한다. 이렇게 단계와 계통을 밟아 가르쳐야 문심혜두가 열려 공부에 재미를 붙이게 된다는 것이다.

주입식은 그만, 탐구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
다산의 생각은 오늘날의 교육에 적용해도 그대로 통한다는 것이 김 대표의 생각이다. 김 대표는 “정해진 방식에 따라 주입식으로 암기만 하면 슬기 구멍이 막혀 버린다”며 “과제를 스스로 탐구해서 해결책을 찾아내는 공부 방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탐구 방법을 익히면 하나를 배워 열을 아는 지혜를 갖게 된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오늘날의 교과서는 학부모 세대가 배운 옛 교과서와 달리 탐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도록 고안되었다고 한다. 김이수 대표가 주목한 것이 바로 이 점이다. 어린이 책도 바뀌어야 하는데, 바뀐 교육의 흐름에 맞게 만든 책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는 여전히 주입식, 설명식의 지식그림책이 많다며 안타까워한다. 이번에 새롭게 출간되는 <탐구가 즐거워지는 명랑 사회>는 새로운 사회 교육의 흐름을 반영한 거의 유일한 사회 탐구 그림책이라고 설명했다.

스토리텔링 사회탐구 <탐구가 즐거워지는 명랑 사회>
새 사회 교과서는 조사하고 탐구해서 그 결과를 보고서로 내라고 한다. 결과를 아는 ‘지식’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탐구하는 방법과 과정을 익히는 ‘기능’ 과 ‘태도’를 중시하는 교육의 흐름이 사회 과목에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탐구가 즐거워지는 명랑사회>는 사회 탐구 과정을 재미있는 동화로 만들어 아이가 읽다 보면 자연스레 탐구 과정을 밟아 개념을 익히고 책에 담긴 탐구 방법들에 익숙해지는 논리다.
52권 소비자 문제 <늑대 아저씨가 화났어>에서는 소비자 문제가 생겼을 때 소비자의 권리를 찾으려면 어떤 절차와 방법이 필요한지를 알려주는 내용이 재미난 동화로 엮어져 있다. 이를 교과서와 비교해 보면 <명랑 사회>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유용할지 판단할 수 있다.
4학년 2학기 소비자의 권리와 책임 단원에서는 소비자의 권리와 의무를 일러주고 있으며 갈등이 생겼을 경우 이를 해결하는 방법과 절차를 알아보는 탐구를 한다. 늑대 아저씨가 선풍기와 빵을 교환받아 소비자의 권리를 찾는 이야기를 읽은 아이는 쉽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58권 답사 <가 봐야 알지>를 보면 토람이는 마을 깃발 뽑기 대회에 응모해 계획을 세우고 준비물을 준비하여 뾰족산과 토끼풀 동산 두 군데를 답사한다. 답사 후에는 보고서를 꼼꼼히 쓴다. 아이는 토람이를 따라 답사 과정에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자연스레 익힐 수 있다.
59권 조사활동<암행어사 출두야>에서는 암행어사가 마을 사람들이 잘 살고 있는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처음에는 아무나 붙잡고 무작정 물어보지만 나중에는 질문지 만들기, 기록소에서 자료 찾기, 표 만들기 등의 조사활동 필살기들을 구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은 깔깔거리며 읽기만 해도 조사활동의 방법과 과정들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국정도서(초등통합군) 기술평가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김이수 대표는 “탐구 과정을 이야기로 만들어 아동들이 스스로 탐구 과정을 연상하고 이해할 수 있게 구성했다”며, “논리적 글 읽기에 재미를 붙여주고, 자기주도형 탐구능력 기초를 잡아주는 게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에도 적용되는 문심혜두요, 촉류방통이다”라고 강조했다.
 
정영훈기자 jyh@mbc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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