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중해. 집중.”
“난타하지마.” “나와, 나오라고.”
“붙어, 저쪽에서 나오면 붙어서 난타해.”
“위아래, 바디. 그렇지. 좋아.”
코치진의 목소리에 다급함이 묻어나온다. 코치진 앞으로는 선수 둘이 서로를 노려보며 빈틈을 찾아 여지없이 킥과 펀치를 날린다. 선수들의 땀과 열정, 그리고 강한 승부의 세계를 맛볼 수 있는 입식격투기대회가 1월 10일 인천 선학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는 인천무비체육관이 주최가 되어 열고 있는 MKF 격투기 최강자전이다.
서울, 인천, 목포, 대구, 안산, 성남 등 전국에서 모여든 입식격투기계의 선수들이 참가했다. 이번 대회는 신인왕전도 함께 치러져 대회의 의미를 더했다.
이번 대회를 주최한 김동균 대표관장은 “대회를 통해 뛰어난 기량을 선보인 선수들은 해외 무대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고 밝혔다. 이 부분은 칸스포테인먼트라는 스포츠매니지먼트사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가능하게 되었다. 대회 관계자는 현재 전국에서 크고 작은 대회가 열리고 있지만, MKF처럼 꾸준히 열리며 선수들에게 시합할 기회를 제공하는 시합은 드물다고 말했다.
MKF는 처음 ‘K1을 향한 무한도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출범했다. 하지만 2010년 Ki이 우리나라에서 방송중계가 중단되고 KI대회마저 중단되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심기일전 국내 입식타격기를 진흥시키자는 취지를 바탕으로, MKF대회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MKF는 상반기와 하반기에 걸쳐 연 2회 정기대회를 개최한다. 여기에 2~3개월에 한 번씩 챌린지나 신인왕대회를 개최하며 선수들의 시합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대회를 개최하며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MKF에서는 선수들에게 티켓으로 파이트머니를 대신하고 있다. 이 방식은 일본에서 일반화되어 있는 제도로, 선수들에게 파이트머니를 제공함과 동시에 관중을 대회에 끌어들일 수 있는 잇점도 있다.
또 하나의 문제는 문파간, 계파간 구분으로 인해 더 많은 선수가 참여하지 못하는 점이다. 김동균 대표관장은 “어느 소속에서 대회를 주최하느냐에 따라 대회에 참여하지 않는 체육관이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입식타격기의 발전을 위해서는 함께 뭉쳐야 한다는 것이 김 관장의 설명이다.
다음은 이번 대회에 참여한 정기한 (격투기 최강자전 –60kg급 참가자) 선수는 경기 전까지 전적이 24전 21승 3패였다.
이번 경기를 뛴 소감에 대해 정 선수는 "정신이 없다"며 "초반에 기습적으로 다운을 당한 후에는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선수인데 이번 대회에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해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정 선수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격투기를 시작했다. 현재 스무살이니 횟수로 6년이 됐다. 정 선수는 "이번 시합은 스스로가 준비가 부족했던 거 같다"며 "더 열심히 훈련해서 최고의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다음은 인천무비체육관 김동균 관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Q. MKF대회는 언제 출범했나?
A. 2007년에 처음 출범했다. 당시 ‘K1을 향한 무한도전’이라는 슬로건으로 시작했는데, 2010년부터 국내 방송이 중단되고 K1 시합 자체도 멈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여기에 좌절하지 않고 국내 입식격투기를 진흥시키자는 취지로 지금까지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Q. 대회를 위해 선수 모집은 어떻게 하나?
A. 다음카페에 공지를 하면 각 체육관에서 선수를 등록한다. 평소에도 지도자들 간 모임을 통해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어서 이게 가능한 부분도 있다.
Q. 대회를 주최하며 어려운 점은?
A. 대회를 집행하기 위해 예산을 모으는 부분이 어렵다. 타 대회도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1~2회를 개최하곤 멈추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 평소에 고민이 많았다. 소속선수들의 해외시합을 위해 일본에도 많이 나가는 편인데, 일본에서는 선수들에게 파이트머니로 티켓을 지급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몇 회 전부터는 선수들의 파이트머니를 티켓 지급으로 하고 있다. 아직도 문파와 계파가 남아있는 점도 어려운 부분이다. 어디에서 주최를 하느냐, 누가 주최하느냐에 따라 선수를 내보내거나 내보내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전에 비해서는 이런 부분이 많이 사라졌지만, 문파간 계파간 갈등을 해소하고 선수들이 더 많은 무대에서 시합을 치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었으면 한다.
Q. 앞으로 계획은?
A. 향후 K1과 같은 시합으로 만들고 싶다. 그래서 해외에서도 알아주는 국내 입식타격기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 그렇게 되면 국내 선수들이 더 많이 뛸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될 것이라 본다. 한 가지 바라는 점은 이종격투기이든 입식격투기이든 함께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느 한 쪽만 부각되면 그 생명은 짧다고 생각한다. 함께 발전하다 보면 관중이나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다양한 격투경기를 볼 수 있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