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력시장에서 지방 도시들이 던지는 질문은 하나로 모인다.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는 언제 작동하는가’다. 2024년 6월 시행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은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 도입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지만, 제도 시행 이후 1년이 가까워지도록 전기요금 체계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고 있다. “법은 생겼지만 가격은 바뀌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 제도의 취지는 단순하다. 산업과 인구가 밀집돼 전력 수요가 집중된 수도권에는 전력 사용의 비용을 더 정확히 반영하고, 발전소·원전·재생에너지원이 밀집한 지역에는 공급 부담에 상응하는 보상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다. 전력 생산과 소비의 공간적 불균형을 가격에 반영하자는 논리다. 그러나 현실의 전력요금 체계는 이 논리와 거리가 멀다. 경북·전남·충남 등 비수도권은 전력자립도가 전국 최고 수준임에도 전기요금은 서울과 큰 차이가 없다. 수십 년간 유지돼 온 한국전력 중심의 단일 요금 체계 때문이다. 이 구조 속에서 ‘전력 생산은 지방, 전력 소비는 수도권’이라는 패턴은 고착화됐고, 중앙집중형 전력시장이 지역 불균형을 심화시킨다는 비판이 반복돼 왔다. ◇ 숫자가 말하는 불균형...전력자립도 ‘200%’ vs ‘10%’ 전력 수급의 지역 격차는 수치로 확인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2024년 6월 발간한 ‘2024 지역에너지통계연보’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지역별 전력자립도는 경북 215.6%, 충남 213.6%, 강원 212.9%로 가장 높았다. 반면 대전 3.1%, 광주 9.3%, 서울 10.4%는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이밖에 전남(197.9%), 인천(186.3%), 부산(174%), 경남(123%), 세종(99.4%), 울산(94.4%), 제주(78.2%), 전북(71.7%), 경기(62.5%), 대구(13.1%), 충북(10.8%) 순으로 지역별 편차가 뚜렷했다. 그럼에도 전기요금은 전국이 같다. 2024년 기준 산업용 전기요금 평균 판매단가는 168.17원/kWh로, 지역 구분 없이 동일하게 적용됐다. 산업이 밀집돼 전력을 대량 소비하는 수도권과, 발전 설비가 집중된 지방이 같은 요금 체계로 전기를 사용하는 구조다. 특히 인구 감소와 산업 공동화가 진행 중인 지방에서는 “전기를 만들고도 요금에서 아무런 보상이 없다”는 상대적 박탈감이 누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서울은 매년 ‘순유입’...44TWh가 보여준 지방·수도권 의존 서울의 전력 구조는 이러한 불균형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다. 전력통계정보시스템(EPSIS) 등 각종 통계를 토대로 추산하면, 2024년 서울로 유입된 전력량은 약 44TWh에 달한다. 서울의 연간 전력 사용량 약 50TWh에서 자체 발전량 약 6TWh를 제외한 수치다. 이는 서울이 1년 동안 외부(지방 및 수도권 타지역)에서 송전받아 사용하는 최소 순유입 전력 규모로, 같은 해 호남권 전체 발전량(약 88TWh)의 절반 수준에 해당한다. 송전망 구조 역시 수도권 의존도를 보여준다. 서울연구원이 2025년 8월 발표한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시행에 따른 서울시 산업·경제적 영향 분석과 대응전략 방안 마련’ 보고서에 따르면, 중부와 강원 지역 대규모 발전단지에서 생산된 전력은 765kV, 345kV 초고압 송전망을 통해 수도권으로 집중 융통되고 있다. 수도권 내부에도 인천 영흥, 경기 북부(파주·동두천·포천 등)에 대규모 발전단지가 위치해 전력 수요의 일부를 담당하고 있지만, 외부 전력 의존도는 구조적으로 높다. 특히 보고서는 서울에만 전력 수요가 높은 데이터센터 약 50곳이 집중돼 있어, 향후 수도권 전력 수요와 외부 의존도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 ‘가격의 위치 정보’를 둘러싼 논쟁...제도는 있지만, 일정은 없다 보고서는 대안으로 △수도권·비수도권·제주로 요금을 나누는 권역별 전기요금제(Zonal Pricing) △송전 혼잡과 전력 손실을 가격에 반영하는 지역별 한계가격제(LMP) △송전망 각 지점별로 가격을 세분화하는 노드별 한계가격제(Nodal Pricing)를 제시했다. 특히 노드별 한계가격제는 송전 비용과 계통 혼잡을 가장 정교하게 반영할 수 있는 방식으로 평가된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유정민 서울연구원 연구원은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에 지역별 요금 차등의 근거가 포함된 것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전력 비용 구조를 바꾸려는 정책적 문제 의식이 반영된 결과”라며 “수도권 중심의 전력 소비 구조로 인해 송배전 비용과 발전 비용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지역별 요금 신호를 통해 비용 부담을 보다 합리적으로 분산시키려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권역 단위 요금제의 한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유 연구원은 “수도권을 하나의 권역으로 묶을 경우, 전력자립도가 200%가 넘는 인천과 소비 중심의 서울 간 비용 차별성이 사라질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보다 세분화된 노덜 프라이싱(Nodal Pricing) 방식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권역별 요금제를 먼저 도입한 뒤, 점진적으로 노덜 가격 체계로 발전시킬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책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짚었다. 주무 부처인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제도 시행 시점을 공식화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M이코노미뉴스와 통화한 기후에너지환경부 관계자는 “정부가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를 시행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은 없다”며 “제도 도입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한 것이지, 시행 시점을 공식화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 제도는 요금만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전력시장 구조, 도매시장 분리, 한전의 요금 인가 구조까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며 “도매시장부터 지역별로 나누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지자체와 발전사 측에서 도매·소매를 동시에 봐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면서 일정이 늦어진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2026년 중 소매요금 설계 방안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은 있지만, 시행 시점까지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지역별 이해관계와 요금 변화에 따른 사회적 반응을 고려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농협중앙회(이하 농협)가 추진하고 있는 ‘보급형 스마트팜 사업’이 본격화 단계에 접어든 모습이다. 농협은 지난해까지 총 1241개 농가에 스마트팜을 보급했다. 올해는 정부와 협력해 지원 농가를 2000여 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농협의 지원 목표는 1600여 개 이른다. 보급형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농가들이 늘고 만족도도 높은 편이지만 아직까지는 지원 규모가 부족하고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른바 ‘돈 버는 농촌’을 목표로 농협이 주요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 사업의 성공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기후변화·고령화·노동력 부족 대응 위해 시작 농협은 지난 2021년부터 기후변화, 농촌 고령화, 노동력 부족 등 구조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스마트농업을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시범사업과 기술 검증을 거쳐 단계적으로 사업을 확대해 왔다. 초기에는 대규모 첨단 스마트팜 중심의 모델이 검토됐지만, 높은 설치비용으로 인해 현장 확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농협은 기존 시설하우스와 노지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는 방식의 ‘보급형 스마트팜’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최소한의 환경·관수·양액 제어 기능을 중심으로 비용을 낮춘 것이 핵심이다. 기존 스마트팜 구축 비용은 1억~5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협은 더 많은 중소농과 청년농이 스마트농업 종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 사업은 2024년 선도 농가를 중심으로 시범 도입되며 본격화됐다. 이후 2025년에는 설치 농가 수가 1000곳 안팎으로 확대됐고, 2026년에는 약 1600농가로 늘릴 계획이 제시됐다. 농협은 장기적으로 2030년까지 누적 1만 농가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도 AI 기반 스마트팜 중심의 미래농업 육성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2일 청주오스코(OSCO)에서 열린 ‘함께 만드는 K-농정협의체’ 성과보고회에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정부와 민간이 함께 해외 진출까지 가능한 최첨단 스마트팜 선도모델 구축을 주요 과제로 설정했다. 구체적으로 특수목적법인(SPC) 구조를 활용해 기후 대응력 제고, 연중재배, 노동력 절감 등 생산성을 혁신적으로 높일 수 있는 ‘중소농 스마트농업 확산’을 위한 표준모델를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농협은 농협경제지주와 NH투자증권 등이 협력해 설치 비용의 상당 부분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농가의 초기 부담을 줄였다. NH투자증권 60%, 농협경제지주 10% 등 총 설치비용의 70%를 지원하는 구조다. 농가 자부담 비율은 30%이지만 정부 지원까지 이뤄지면 최대 10%까지 줄일 수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보급형 스마트팜 지원 농가를 2024년 230여개에서 지난해 900여개를 추가해 총 1000여 개소까지 규모를 확대했다. 보급형 스마트팜을 설치하면 휴대폰으로 온도, 습도, 문 개폐 등을 조절할 수 있다. 현장(하우스 또는 온실)에 있지 않더라도 다른 일을 하면서 제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원격으로 온·습도 조절 기능도 포함됐다. 이에 노동 강도가 낮아졌고, 작물 생육 관리의 안정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스마트팜 도입을 망설이던 중소·고령 농가와 청년농에게 현실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 고급형에 비해 기능 제한적...온습도 제어만으로 작물관리 가능 농협이 추진 중인 보급형 스마트팜 사업에 대해 현장 농가들은 비용 부담 완화와 관리 효율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다만 지원 규모와 사업의 연속성, 시스템 통합에 대한 개선 요구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충남 논산에서 딸기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소은경(여·52) 씨는 지난해 농협경제지주가 시행한 스마트팜 ICT 기자재 확산 지원 사업을 통해 보급형 스마트팜을 새로 설치했다. 소 씨는 “기존에 개인적으로 했던 스마트팜보다 정부나 농협 지원이 있어 부담이 훨씬 줄었다”고 말했다. 소 씨는 그동안 정부나 지자체에서 진행한 보조사업과 관련 업체 시범사업에 참여해 이번이 세 번째 스마트팜 설치다. 이번 보급형 스마트팜에 대해서는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센서와 CCTV를 통해 하우스 안팎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고, 농사에서 중요한 날씨와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작물관리는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원격 제어가 가능해 농사일 외에 다른 활동도 할 수 있다”며 “설치 업체의 지속적인 사후관리와 농협의 컨설팅 제공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여러 동의 하우스를 관리하면서 이동 시간이 줄어든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고급형 스마트팜에 비해 기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온도 제어만으로도 작물관리에는 무리가 없다”며 개선점으로는 지원 규모와 지속성을 꼽았다. 한 번 사업을 할 때 설치할 수 있는 동이 4동 정도로 부족하고, 1년 단위가 아니라 2~3년 지속적으로 지원돼 여러 동을 한꺼번에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여러 지원사업을 통해 설치한 스마트팜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 운영되기를 바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부산에서 토마토 농장을 운영하는 조상찬(남·40) 씨는 지난해 10월, 농협의 지원을 받아 3개 동에 보급형 스마트팜을 설치했다고 했다. 그는 “온도가 내려가면 휴대전화로 비상 알림이 오는 점이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하며 “하우스들이 떨어져 있어도 이전보다 훨씬 쉽게 관리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다만, 자부담 비율 완화가 필요하다는 부분에 대해서 강조했다. 현재 농협 단독 사업의 경우 자부담 비중은 30% 수준이다. 정부 연계 사업에 선정되면 자부담을 10%까지 낮출 수 있지만, 선정 자체가 쉽지 않다는 점이 현실적인 한계로 꼽힌다. 제주도에서 한라봉을 재배하는 문지우(남·42) 씨도 지난해 9월 농협을 통해 보급형 스마트팜을 설치했다고 했다. 문 씨는 “시설에 직접 가지 않아도 작물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 만족한다”고 말하며, “관수와 온·습도 조절, 모니터링 기능 외에 자동화 기능이 추가돼 더 고급화된 시스템으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데이터를 축적해 각 동의 출하량을 균등하게 맞출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졌으면 한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 보급 농가 확대 위해 자부담 줄이는 방안 모색 현장 농가들은 보급형 스마트팜이 노동 부담 완화와 관리 효율 개선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사업의 연속성 강화와 지원 확대, 시스템 통합 운영이 향후 과제로 남아 있다고 입을 모았다. 농협은 올해 사업비(정부·농협 지원 포함)를 지난해 83억원에서 16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중 농협이 100억원 가량을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체 사업 진행 일정은 작년보다 시행 시기를 조금 앞당겨 2월 중 농가 수요조사를 거쳐 3월 중 지원 농가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미 시작된 정부 사업(데이터기반 스마트팜 보급 사업 공모)은 2월말~3월 중 선정 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다. 예산 규모는 51억5200만원이다. 농협 관계자는 농가의 지원 확대 요구에 대해 “모델 고도화, 다른 모델 추가 설치, 농가 소유 다른 필지 추가 설치 등을 통해 기존 지원 받은 농가도 대상자가 될 수 있지만, 동일 필지에 동일 모델로 중복지원은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 2021년부터 지속적으로 지원 농가 수를 확대해 왔다"며 "올해도 스마트팜 보급 농가 확대를 위해 농가 자부담을 줄이고, 찾아가는 농업인 교육과 전문가 컨설팅 등 편의성 개선으로 스파트팜 농가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보급 확대 이후 운영 역량 격차, 데이터 활용 수준, 유지·보수 체계 정착 여부가 향후 성과를 좌우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농협의 보급형 스마트팜이 양적 확대를 넘어 현장에 뿌리내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돌파한 것과 관련해 “대한민국 기업이 제대로 평가받으면, 그만큼 우리 국민 모두의 재산이 늘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울산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미팅에서 “어제 코스피가 5000포인트를 돌파해 다들 기뻐하기도 하고, 칭찬해주기도 하더라”며 이같이 언급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이 기업의 주식을 갖고 있는데 (그 기업들의 주식 가치가) 250조원으로 늘면서, 여기 계신 분들이 연금 고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싶은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국민연금이 몇년에 고갈이 된다’, ‘나는 연금 냈는데 못 받고 죽는다’ 등의 걱정이 많이 나왔는데 거의 다 없어져 버렸다”고 덧붙였다.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이하 국조특위)가 청문회를 열고 피해를 키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로컬라이저' 콘크리트 둔덕 설치 경위를 집중 추궁했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는 한국공항공사가 참사 피해를 키운 방위각 시설, 로컬라이저를 받치는 콘크리트 둔덕을 재활용하라고 지시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로컬라이저는 비행기가 활주로 중앙을 따라 착륙하도록 방향을 안내하는 시설이다. 국토교통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참사 원인으로 지목된 로컬라이저 하단의 콘크리트 둔덕이 사고기와의 충돌 시 치명적인 충격을 가해 인명 피해를 키운 핵심 원인으로 분석됐다는 보고서를 공개한 바 있다. 올해 1월에 사조위가 공개한 시뮬레이션에서는 사고 지점에 콘크리트 둔덕이 없었거나 규정에 맞는 파쇄성(충격 시 쉽게 부러지는 재질) 구조였다면 기체 손상이 크지 않아 탑승자 전원이 생존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무안국제공항 로컬라이저 개량 설계를 맡았던 업체의 관계자는 “당시 현장 조사 과정에서 발주처로부터 기존 콘크리트 둔덕을 그대로 재활용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의 “발주처가 어디냐”는 질문에 “한국공항공사”라고 답했다.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이석암·장종식 전 서울지방항공청장 등은 "당시 실무진으로부터 보고받지 못해 알지 못했다“, "상급 기관에 보고했으나 2단계 확장 시 추가 확보하겠다는 지시만 받았다"고 답변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공항공사를 대상으로 무안공항의 안전 관리 체계에 대해 허술하게 운영되어 온 부분도 지적됐다. 이광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참사가 정부의 부실 행정이 낳은 ‘인재’“라고 지적하며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공항운영검사 체크리스트’를 분석한 결과 과거에 존재했던 핵심 안전 점검 항목들이 최근에 삭제된 사실에 대해서도 폭로했다. 이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서는 지난 2008년과 2009년에는 ‘충격 시 부서지기 쉬운 형태인가’, ‘단차가 7.5cm를 초과 하는가’와 같은 구체적인 안전 기준이 있었으나, 2023년과 2024년 체크리스트에서는 이 항목들이 통째로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2010년부터 2022년까지의 체크리스트 자료가 보관되어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언제, 누구에 의해 안전 항목이 삭제되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 대한민국 항공 행정의 현실인가”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그러면서 "국토부는 종단안전구역 내에 ‘부러지기 쉬운 재질’이 아닌 콘크리트 둔덕과 로컬라이저가 설치된 점이 지적되자, 구역을 204m에서 199m로 단 5m 축소하여 해당 시설물을 관리 대상에서 제외해 버렸다"며 “안전 기준을 맞추는 대신 기준선을 옮겨버린 전형적인 탁상 행정이자 꼼수”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부실 행정이 결국 179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참사의 근본 원인이 되었다"며 "사고조사위원회와 경찰이 국토부의 부실 행정 지점을 명확히 수사할 것"을 촉구했다. 김문수 민주당 의원도 국정조사 및 자료 분석을 통해 12·29 여객기 참사의 원인으로 조류 충돌과 그에 대한 부실한 대응을 지목했다. 김 의원은 “조류 충돌 사고의 55%가 오전 9시 이전에 집중되는데도 이 시간대 인력은 최소 수준으로 배치되는 등 안전 관리 체계가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기존 조류 충돌 예방 대책은 굉장히 부실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그 점에 대해서는 책임을 피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어 "(현재는) 조류 충돌 예방 인력을 크게 확충했고, 전파탐지기 등을 통한 과학적 시스템을 도입하도록 했다"고 밝히며 "초기 교육훈련과 정기교육을 통해 40시간 이상 훈련하고, 3년마다 20시간의 교육 훈련을 하는 등 강화된 방침을 갖고 운영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의 늑장 수사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최혁진 무소속 의원은 "경찰이 초기 수사 대응에서 사건을 축소·은폐하려고 했기 때문에 이후에도 적극적인 수사가 이어지지 못했다고 의심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당장 수사해 관련자들의 혐의를 찾고, 외압에 관여했거나 정부의 공고 기준에 어긋나게 콘크리트 둔덕 설치를 하거나 강요한 자가 있다면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재성 경찰청창 직무대행은 "경찰에서 수사를 하면서 사조위에 6차례에 걸쳐 자료에 대한 임의제출을 요구했으나 원하는 결과가 오지 않았다"며 "최종결과보고서 등은 작성이 되어있지 않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경찰에서는 수사와 관련된 부분을 별개로 진행하며 엔진 결함이나 기체이상, 운전자의 과실 부분들에 대해서는 사조위의 자료를 참고해 수사를 진행하도록 하겠다"며 "유족분들께는 8차례에 걸쳐 수사 진행사항을 알렸다"며 "의지를 갖고 신속하게 (수사를)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44명 규모로 꾸려진 전남경찰청 산하 수사본부의 압수수색과 임의제출 등을 통해 여객기 참사 사고와 관련 45명을 입건했으며, 이 중 로컬라이저와 관련한 34명은 모두 피의자로 전환됐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는 국정조사위 여야 위원 외에도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박재희 한국공항공사 사장 직무대리,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 실장, 유재성 경찰청창 직무대행 등이 참석했다.
지난해 한국 경제가 건설·설비투자 등 내수 부진 속에 1% 성장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11월 한국은행 내놓은 전망인 1.0%에 부합하는 수치이지만, 전년(2.0%)의 절반 수준인 데다가 1.8% 안팎으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낮은 경제 성장률 수치와 함께 청년 층의 실업도 눈에 띄는 현상이다. 한은이 최근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보면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상태의 비중은 2019년 14.6%에서 2025년 22.3%로 6년만에 7.7%P가 뛰었다. 10명 중 2명 이상은 직장이 없는 상태다. 이는 한은이 공개한 ‘쉬었음 청년층의 특징과 평가’ 보고서로 나타났다. ◇한국 경제, 4분기 –0.3% 역성장...투자·수출 동반 부진 한은은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 속보치)이 -0.3%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분기 성장률은 2024년 초반 1.2%(1분기)를 찍은 뒤 –0.2%(2분기)까지 추락했다가, 3분기(0.1%)와 4분기(0.1%) 정체를 거쳐 지난해 1분기(-0.2%) 다시 뒷걸음쳤다. 이후 지난해 2분기에는 0.7%로 반등에 성공한 뒤 3분기에 1.3%를 찍으며 성장세를 이어가는 듯 했지만, 4분기 다시 역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한은이 두 달 전 제시한 예상치인 0.2%보다 0.5%p나 낮으며, 2022년 4분기의 -0.4%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기록이다. 한은은 3분기 높은 성장률에 따른 기저효과와 건설투자 침체 등을 4분기 성장률 하락의 원인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예상치와 격차가 크다는 점에서 애초 한은의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는 지적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민간 소비는 승용차 등 재화 부문 감소 속에도 의료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3분기보다 0.3% 늘었다. 정부 소비도 건강보험 급여비 위주로 0.6% 증가했다. 하지만 건설투자가 건물·토목 건설이 모두 부진한 가운데 3.9%나 감소했고, 설비투자 역시 자동차 등 운송장비 중심으로 1.8% 뒷걸음쳤다. 수출은 자동차·기계·장비 등이 줄어 2.1% 위축됐고, 수입도 천연가스·자동차 위주로 1.7% 감소했다. 4분기 성장률 기여도를 보면, 내수는 -0.1%p, 순 수출(수출-수입)은 -0.2%p로 집계됐다. 내수와 수출 양쪽에서 동시에 성장률을 끌어내렸다는 의미다. 특히 내수 기여도가 직전 3분기(1.2%p)와 비교해 1.3%p나 급락했다. 내수 중에서도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각 0.5%p, 0.2%p 성장률을 깎았다. 반대로 민간 소비와 정부 소비는 0.1%p씩 성장에 기여했다. 업종별로는 운송장비·기계·장비 등의 부진으로 제조업이 1.5% 감소했고, 전기업 위주로 전기·가스·수도업도 9.2% 급감했다. 건설업 역시 5% 위축됐다. 그나마 농림어업(4.6%)과 서비스업(0.6%)은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은 0.8%로 실질 GDP 성장률(-0.3%)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시그마노믹스(Sigmanomics)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1~12월의 평균 실업률은 약 2.7% 수준이다. 지난해 연중 내내 2.5~2.7% 범위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5월 조사에서 2.7%로 나오며 전년(2024년) 대비 소폭 실업률이 하락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지난해 11월 조사에서도 5월과 마찬가지로 2.7%로 분석되며 큰 변동은 없었다. 지난해 12월의 실업률은 4.0%가 나오며 약 5년만에 최고치로 분석됐다. 이는 건설·농림어업 비수기 등의 계절적 요인과 함께 정부의 일자리 사업이 종료된 때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분석됐다. ◇일자리도 의지도 잃는 청년들...‘쉬었음’ 22%로 급증 경제 성장률이 눈에 띄게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청년들 가운데서도 ‘쉬었음’ 상태의 비중이 늘어날 뿐 아니라, 아예 취업 자체를 원하지 않는 젊은이도 급증하고 있다. 청년층의 노동시장 영구 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초급대학(이하 초대) 졸업 이하 청년 대상의 취업 유인책이 절실하다는 게 한국은행의 조언이다. 한은이 최근 공개한 ‘쉬었음 청년층의 특징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20~34세 청년층의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상태의 비중은 2019년 14.6%에서 2025년 22.3%로 뛰었다. ‘쉬었음’은 가사·육아·질병 등 특별한 사유 없이 취업 준비나 교육과정 참여 등의 활동을 하지 않은 채 쉬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특히 ‘쉬었음’ 청년층 가운데 아예 일자리를 원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 인원도 2019년 28만7000명에서 지난해 45만명으로 6년 새 16만3000명이나 늘었다. 한은은 “향후 노동시장에 재진입할 가능성이 적은 청년들이 갈수록 증가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쉬었음’ 청년의 학력 구성을 보면, 초대졸 이하의 비중이 2019~2025년 평균 59.3%에 이르렀다. 초대졸 이하 청년층 내 ‘쉬었음’ 비중은 지난해 기준 8.6%로, 4년제 대학 이상 청년층 중 ‘쉬었음’ 비중(4.9%)을 크게 웃돌았다. 젊은이들이 ‘쉬었음’ 상태에 놓일 확률을 요인별로 한은이 분석한 결과에서도, 초대졸 이하는 4년제 대졸 이상보다 6.3%p나 더 높았다. 또 미취업 기간이 1년 늘어날수록 ‘쉬었음’ 상태에 있을 확률은 4.0%p씩 상승했다. 쉬고 있는 청년들이 쉬는 이유 중 하나로 일자리 눈높이가 지나치게 높다는 일반적 통념도 사실이 아니라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한은은 “쉬었음 청년층의 평균 유보임금(노동을 공급하기 위해 최소한으로 기대하는 임금)은 3100만원으로 다른 미취업 청년들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쉬었음 청년들은 일하고 싶은 기업 유형으로 중소기업을 가장 많이 꼽았다”며 “대기업과 공공기관을 가장 선호한 다른 미취업 청년들보다 오히려 눈높이가 낮았다”고 전했다. 한은은 “이번 분석 결과는 쉬었음 청년층 증가의 대책을 설계할 때 초대졸 이하 청년층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노동시장을 이탈한 초대졸 이하 청년층이 노동시장으로 다시 진입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유인책을 마련하고, 취업 준비 장기화 방지를 위한 정책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캄보디아에서 사기(Scam, 스캠), 인질강도 등 범행을 저지른 한국인 범죄 조직원들이 22일 대규모 송환된다. 청와대는 초국가 범죄 대응을 위해 구성된 범정부 태스크포스(TF)는 한국민 869명으로부터 약 486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한국 국적 피의자 73명을 국내로 송환한다고 밝혔다. TF는 이들의 송환을 위해 오늘 오후 8시 45분 인천공항에서 전용기를 띄운다. 비행기는 캄보디아 현지에서 피의자들을 태운 뒤 23일 오전 9시 10분 귀환할 예정이다. 피의자들은 모두 이미 체포영장이 발부됐으며, 국내에 도착하는 대로 수사기관으로 압송해 조사받게 된다. 국적법상 국적기 내부는 대한민국 영토인 만큼 전용기에 탑승하는 즉시 체포영장이 집행된다. 일반적으로 수갑이 채워진 피의자를 호송하는 경우 호송관 2명이 양쪽에 동행하는 만큼 검찰은 원활한 송환을 위해 경찰과 협의할 계획이다. 대검찰청은 오늘 언론공지를 통해 “검찰은 경찰과 긴밀히 협력해 송환된 범죄자들을 엄단하고 불법 수익 또한 철저히 박탈해 보이스피싱 범죄가 근절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부산지검, 대전지검 홍성지청은 이번에 송환되는 보이스피싱 범죄조직 사건을 송치 전 영장 단계에서부터 관할 경찰과 협력해 면밀히 검토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은 앞서 지난해 10월 보이스피싱 범죄조직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신속대응팀’을 꾸렸다. 이후 신속대응팀 내 전담 검사는 보이스피싱 범죄 담당 경찰과 협의하며 서로 관련 사건을 공유해 왔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번 범죄 피의자의 국내 송환은 역대 최대 규모”라며 “캄보디아 현지에 파견된 코리아 전담반, 국정원, 현지 경찰 등 수사팀이 장기간 추적한 끝에 거둔 성과”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송환되는 73명 중 70명은 로맨스 스캠이나 투자 리딩방 운영 등 스캠 범죄 혐의를, 또 3명은 인질강도와 도박 등 혐의를 받는다. 가상 인물로 위장하는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104명에게 약 120억원을 편취한 로맨스 스캠 부부 사기단도 포함됐다. 대검찰청은 또 울산지검이 이들에 대해 지난해 4~10월 범죄인 인도 청구 및 범죄수익 환수를 위한 형사사법 공조를 요청했다고도 설명했다. 특히 투자 전문가를 사칭하며 사회 초년생과 은퇴자들에게서 약 194억원을 받아 가로챈 사범 등도 이번 명단에 포함됐다. 또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뒤 캄보디아로 도주해 사기에 가담한 도피 사범, 스캠 단지에 감금된 피해자를 인질 삼아 국내에 있는 가족을 협박하고 금품을 갈취한 조직원 등이 송환된다. 지역별로는 시아누크빌 51명, 태국과 접경지대인 포이펫 15명, 베트남 접경지대인 몬돌끼리 26명 등이 적발됐다. TF팀의 조사 결과 확인된 캄보디아 내 스캠 단지는 7곳에 달했다. 이곳들에서는 감금과 고문을 당하던 20대 남성들이 구출되기도 했다. 강 대변인은 “피의자들의 은닉 재산을 끝까지 추적해 범죄수익 환수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며 “앞으로도 정부는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한 해외 거점 스캠 범죄를 완전히 소탕할 때까지 TF를 중심으로 엄정 대응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광주·전남 통합특별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통합의 취지는 분명하다. 지역 간 경계를 넘어 초광역 단위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국가균형발전의 새로운 축을 만들자는 취지다. 대개 통합은 선언이나 정치적 결단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통합 이후 어떤 지방행정체제를 설계하느냐가 통합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에게 던져야 할 질문은 '광주·전남 통합특별시는 어떤 행정구조 위에 서야 하며, 그 속에서 광주는 어떤 존재로 남아야 하는가'이다. 대한민국의 지방행정체계는 헌법과 지방자치법에 따라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의 2단계 구조를 기본으로 한다. 지금까지 유지되어 온 이 원칙을 전제로 모든 지방자치제도는 설계되어 왔다. 그렇다면 광주·전남 통합특별시가 출범하기 위해선, 그 아래에 필연적으로 기초자치단체가 존재해야 한다. 즉, 특별시 내부에 자치시, 자치군, 또는 자치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특별시, 광역시, 도, 특별자치시, 특별자치도 중 어느 곳에도 자치시·자치군·자치구를 동시에 설치하고 있는 행정체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더 나아가 광역자치단체 아래에 ‘시’ 또는 ‘특례시’를 두고, 그 아래에 다시 ‘자치구’를 두는 구조 역시 현
2026-01-21 편집국 기자
딸기는 지금 한국 농산물 가격 시스템의 모순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과채류다. 지난 2일 기준 딸기 소매가격은 100g당 2,820원으로 전년과 평년 평균을 크게 웃돌았고, 같은 날 중도매인 가격(2㎏) 역시 4만 5,980원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산지에서는 수확한 딸기를 폐기한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농민들의 속이 타들어 간다는 얘기다. 딸기는 품목 특성상 비상품, 이른바 파치가 통상 5~10% 발생한다. 모양이 조금만 나빠도 상품성이 떨어지는 데다 유통기한도 짧아 ‘못난이’로 판로를 여는 것도 일반 채소나 과일보다 훨씬 까다롭다. 특히 출하 막바지인 4~5월에는 기온 상승으로 더 빨리 물러져 가공용으로 돌리는 일이 많아진다. ◇왜 딸기를 폐기해야 하나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냉동 딸기 수입이 급증하고 재고가 누적되면서, 가공용 매입이 중단되거나 단가가 반토막 나는 일이 반복됐다. 소비지에서는 딸기가 ‘금값’이지만, 산지에서는 파치가 돈이 되지 않는 현실이 동시에 존재하는 이유다. 이는 생산량이 늘었느냐 줄었느냐에 따라 파생된 문제가 아니다. 생과용(소비지·소매)과 가공용(산지·가공)이라는 서로 다른 시장이 단절된 채 움직이면서 야기된 문제
2026-01-21 편집국 기자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는 보조금이 모두 소진될 정도인 약 22만 대의 전기차가 판매됐다. 그러나 장거리 운전 시에 급속충전기 부족으로 충전이 불편하고 가격도 내연기관차 대비 약 30~50% 높아 소비자들이 구입을 망설이게 된다. 보조금이 없으면 판매에 어려움이 있다는 얘기다. 화재가 발생하면 열폭주 현상과 골든타임 부족 등의 전기차 포비아도 여전하고, 겨울철 주행거리 하락과 히터로 누적 하락 등 불편함도 남아 있다. 또 내연기관차 대비 침수도로 진입 지양과 바닥 배터리에 대한 충격 금지 등 다양한 운행상의 관리도 불편한 항목으로 꼽힌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내연기관차 선호와 석유 자원 활성화 정책, 그리고 유럽에선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 종식 선언에 대해서도 미룬 상황이다. 여기에 중국 전기차의 글로벌 저가 공략으로 인한 두려움까지 가미되면서 전기차 보급은 주춤한 상태다. 필자는 이러한 흐름은 배터리 보급 정책을 지양하며 하이브리드차 같은 과도기 모델이 당분간 주도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수년이 지나면 전기차가 주도 세력으로 등장하며 무공해 차의 대표모델로 등장할 것이다. ◇ 전기차 안전에 대한 문제 여전 올해 예상되는 글로벌 전기차 보급대 수는 약
2026-01-16 편집국 기자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명과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또 회의, 모임 등에 참석하지만 정작 마음을 기댈 사람은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이제 친구 사귈 나이가 지난 건가?” 스스로 다독여 보지만, 고립감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이처럼 사람들 속에 있는 데도 "외롭다"는 감정은 나이가 들수록 더 또렷해진다. 수도권에 사는 대학 친구와 가끔 전화를 주고받는다. 통화 끝에 늘 “살아 있을 때 자주 보자”는 말이 오간다. 말은 참 그럴듯하나 막상 그들을 만난다고 해서 내 고립감이 해소될 것 같지는 않다. 추억은 반갑지만, 지금의 삶을 나눌 이야기는 점점 줄어든다. 서로가 변해왔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자리에서 위로보다 허전함이 남을 때도 있다. 그래서 용기를 내 동호회나 각종 모임이나 세미나에 나가 보기도 한다. ‘이번엔 다르겠지’ 하는 기대를 품고 가지만 대부분의 모임은 그냥 모임으로 끝난다. 명함을 교환하고 안부를 나누지만, 그다음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아 돌아오는 길에는 “역시 쉽지 않네”라는 실망감만 남는다. 필자가 이런 건 아닐 것이다. 그러다 문득 예전 일이 떠올랐다. 한창 활동할 때 한 세미나에 참석하며 명함을 쇼핑백에 잔뜩 넣고, 쉬는 시간마다 사람들에게 다
2026-01-12 윤영무 본부장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토요일 기자회견에서 미군이 민주주의, 정의, 베네수엘라 국민의 자유, 그리고 미국인의 안전을 명분으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그의 부인을 납치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조롱에 가깝다. 납치는 국제법상 정의를 실현하는 수단이 될 수 없고 납치로 인해 2차 세계대전 이후 선포되었던 법과 정의, 인권에 기반한 새로운 세계 질서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으니 말이다. 그는 또, 국민적 지지와 국제적 명성을 가진 베네수엘라의 야당 지도자이며 노벨상 수상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를 지도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폄훼했고, 여러 번에 걸쳐 "미국이 이 나라를 운영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우크라이나 침공이 그 나라 국민을 해방하기 위한 임무였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의 존재가 러시아의 주권 수호에 결코 위협이 되지 않았음에도 심지어 우크라이나가 자신의 나라(정확히는 러시아와 동일시하는 소련)가 건설한 기반 시설을 불법적으로 점유했다는 주장까지 했다. 이는 마치 마두로가 미국 기업들이 건설에 이바지한 석유 산업을 국유화함으로써 역사상 최대 규모의 미국 재산 강탈을 저질렀다고 하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주장과 유사하다. 물론
2026-01-09 윤영무 본부장 기자
◇경제 수도의 바탕은 시민 이재명 대통령은 2026년 신년사를 통해 서울을 ‘대한민국의 경제 수도’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 구상은 단순한 수사나 도시 브랜드 전략이 아니다. 이미 성장률이 1%대에 머무는 저성장 국면에서, 수출만으로는 국민의 체감 경기를 바꾸기 어렵다는 현실 인식에 기반한 정치적 선택에 가깝다. 이제 성장은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조건의 문제이며, 수도의 경쟁력은 초고층 빌딩과 금융상품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되는가에 달려 있다는 판단이 그 배경에 깔려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서울만의 것이 아니다. 세계 최대 경제도시 중 하나인 뉴욕에서도 최근 식료 가격 급등과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도시 차원의 핵심 정치 의제로 부상했다. 2025년 뉴욕시장 선거 과정에서 시장 후보였던 조란 맘다니는 ‘시 소유 식료품점(Municipal grocery stores)’ 도입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뉴욕시 5개 자치구에 시가 직접 소유·운영하는 식료품점을 설치해, 임대료와 재산세, 과도한 유통 비용을 제거한 가격으로 기본 식료를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맘다니 뉴욕시장의 구상은 민간 유통을 대체하겠다는 게 아니었다. 도시가 최소
2026-01-05 편집국 기자
예전에 주한 영국대사를 지낸 분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우리나라를 일컬어 '고요한 아침의 나라(The land of morning calm)'가 아니라 '아침마다 놀라는 일이 생기는 나라(The land of morning surprise)'라고 표현했던 기억이 난다. 2002년 한국의 대통령 선거를 보고, 드라마틱하고 다이나믹한 상황들이 연이어 발생하는 한국의 정치를 표현했던 것인데, 그분이 계엄령 선포 이후 지난해 한 해 동안 벌어지는 일을 볼 기회가 있었으면, 이제는 어떤 말을 했을지 궁금해진다. 한 세대에 한 번 일어나기도 힘든 일들이, 일 년 동안에도 몇 차례나 발생하는, 대단히 역동적인 한국의 상황에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그러한 삶에 익숙한 우리 국민들에게도 힘들지만, 외국인들에게도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흔히들 우리나라의 산업발전을 ‘압축 성장’이라고 표현하면서, 무슨 일이든 급하게 진행하면 부작용과 후유증이 있기 마련이기에, 우리가 겪은 혼란과 아픔 또한 정치적 민주주의가 성숙해가는 과정이었다 할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일년은, 그렇게 치부하면서 넘어가기에는 너무나 가슴 졸이는 힘든 시간들이었다. 우리 국민은 위대했다 돌이켜 보면 '
2026-01-05 편집국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각 부처 업무보고는 엘리트 집단의 권위 의식과 자기중심적 업무방식에서 벗어나 유튜브 생중계로 국민과 함께 숨쉬는 행정이 이루어진다는 '실체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재명정부 출범 초기부터 이어진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총리와 장관) 및 일부 배석기관장(처장)만 참여하는 국무회의의 생중계도 매우 큰 성과를 거두었지만, 이번 업무보고 생중계에는 실무를 담당하는 실장(1급 공무원)과 국장(2급 공무원)까지 참여하여 더욱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지점까지 보고하고 토론하는 모습까지 담겼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최초로 공개되었는 점에서 그 의의가 더욱 크다. 역대 각 정부의 국민들에 대한 업무보고는 극히 제한적이었다. 고위공무원들은 업무 영역을 자기중심적으로 만들어 놓은 다음에 국민을 상대로 친절한 설명 한 마디 없었다. 한 마디로 우리가 기획했고, 내부 보안 문제가 있으니 국민들은 우리를 믿고 오면 된다는 식이었다. 또 정부의 업무보고에 실장과 국장이 모두 참석하긴 했으나 녹화 후 송출 방식으로 '일부만' 공개한 적이 있을 뿐이어서 국정 홍보 이상의 의미가 없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이재명정부의 업무보고 생중계는 정말로 국민이 국정 운영에 참
2026-01-02 편집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