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올해 9월 말 확정한 정부조직개편안을 추진하면서, 기후, 에너지, 환경 정책을 통합 관리하는 기후에너지부환경부가 이달 1일 탄생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4실 16국 체제로 유지되며, 1차관은 환경을, 2차관은 기후·에너지 분야를 담당한다. 또한 1차관 산하에는 기획조정실 및 물관리정책실, 2차관 산하에는 기후에너지정책실 및 에너지전환정책실을 배치했다. 에너지전환정책실 산하에는 전력망정책관을 신설했다. 이에 따라 1차관 라인은 △부처 전체 전략·예산·법령을 총괄하는 기획조정실과 △수질·수량·댐·하천 및 물순환·유역통합관리 정책을 담당하는 물관리정책실이 규제·관리의 기준선을 잡는다. 2차관 라인은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이행, 배출권거래제(ETS), 산업·수송·건물 부문별 감축 로드맵을 총괄하는 기후에너지정책실과 △재생에너지 보급, 분산자원(태양광·풍력·ESS·DR), PPA·RE100, 수소·암모니아 등 연료전환을 다루는 에너지전환정책실이 시장·투자 중심 정책을 추진한다. 특히 에너지전환정책실 산하에 신설된 전력망정책관은 송·배전망 확충, 계통접속(접속대기·혼잡 관리), 재생 변동성 대응을 위한 유연성 자원 도입, 24/7 무탄소전력(CFE) 매칭 기준 등 계통·시장 설계의 핵심 보직으로, 한전·전력거래소·발전공기업과의 협업을 전담한다. ◇일각의 반대에도 기후·에너지 정책 산업과 분리 당초 이재명 대통령이 기후에너지환경부를 통해 그린 밑그림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담당했던 에너지 기능을 환경부로 이관하는 것이다. 이는 기존 산업부가 맡았던 기후·에너지 정책을 산업과 분리해 이재명 정부가 역점을 뒀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독립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목표와 일치한다. 에너지환경 업계에서 말이 많았던 정책 추진이었다. 그동안 산업부는 산업 진흥을 위해 화석연료를 포함해 에너지 정책을 진흥하는 방향을 주도했었고, 환경부는 탄소배출 규제 등 환경보호 중심의 정책을 내놓았다. 이런 가운데, 양 부처가 서로 엇박자를 낸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환경부가 그간 탄소중립 기본계획과 배출권거래제, 환경영향평가 등을 통해 규제·감축 중심의 신호를 내온 반면, 산업부는 전력수급 안정과 투자 촉진을 앞세워 공급·성장 중심의 신호를 보냈다는 점이 충돌의 핵심이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초대 장관은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정책 밑그림을 그렸다는 평가를 받았던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맡게 됐다. 김 장관은 환경·에너지 정책 전반을 두루 거친 정책가형 행정가다. 국회에서는 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간사로 활동하며 전력시장·재생에너지 PPA 관련 법안을 주도했고, 이재명 정부 출범 과정에서는 대통령직인수위 에너지전환특위 간사로 이번 조직개편의 설계에 참여했다. ◇ 김성환 장관 취임 1주일 통해 살펴본 기후에너지환경부 향후 행보 출범 직후 김 장관은 세종에서 간부합동회의를 열고 감축·전력수급·요금신뢰·재생보급률을 하나로 묶는 통합 KPI 마련을 지시했다. 이어 나주 전력거래소에서 겨울 피크 대비 체계를 점검하며 가스발전 유연성 보상, 재생 출력예측 고도화, 수요자원(DR) 개선 등 수급 안정 장치를 확인했고, 한전·발전공기업과 해상풍력 집적화 구역의 그리드 선제 투자 로드맵을 재점검했다. 중반부 동선은 산업 현장에 초점이 맞춰졌다. 반도체·부품 공장 등을 방문해 공정 안정성과 감축을 함께 달성할 라인 단위 실증 규제특례를 예고했고, ETS 성과기반 인센티브, 재생에너지 PPA 표준계약서 개정, RE100 공동구매 플랫폼 확대 등 기업이 체감할 시장·제도 개선 과제를 제시했다. 후반부에는 전북 군산·새만금 권역에서 수상태양광·해상풍력 예정지를 시찰하며 주민이익공유, 사전환경성 검토 강화, 갈등조정 상설 창구 등 수용성 패키지를 논의했다. 서울 여의도에선 기후금융 라운드테이블로 배출권시장 유동성, 24/7 CFE 파일럿, 수소·암모니아 인증 로드맵을 다뤘고, 주말엔 시민설명회로 요금·바우처·건물효율 질의에 답한 뒤, 비공개 회의에서 COP 준비와 메탄·산업열 전기화·녹색공급망 연계 등 ‘한국형 패키지’의 대외 일정을 정리했다. 김 장관의 동선에서 주목할 점은 새 정부가 기후에너지환경 정책에서 에너지정책 규제·지역설득·금융을 한줄기 흐름으로 묶어 움직이려 했다는 점이다. 김 장관은 지난달 9일 환경부 장관 취임 50일을 맞이해 “산업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형제 부서처럼 충분히 사전 협력·협의해야 한다”고 발언했고, 이달 2일에는 “고압 전선망이 육지로든 바다로든 필요할 텐데, 위험과 피해 정도에 따라 적절하게 보상하면 된다. (그동안) 주민들과 상의하면 해결할 수 있었던 일을 제대로 못 했다”고 했다. 또한 9월 8일 국회기후위기특별위원회 보고에선 “2030년까지 배출권거래 유상할당 비중을 50%까지 단계적으로 높이겠다”며 에너지·환경 정책과 금융과의 관계를 좁히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과제는 뚜렷하다. 발전사업 인허가 속도와 환경성 사이의 균형, 한전과 발전공기업의 재무 정상화와 계통투자의 지속성, 지자체와의 협치 메커니즘이 실행력을 좌우할 것이다. 김성환 장관의 동선이 보여준 ‘에너지환경 컨트롤타워의 통합 정책’이 현장과 시장에서 작동하는지 여부는 앞으로 몇 달간의 성과로 판가름 날 것이다.
◇ 연구하는 않는 나라의 비극 1929년 가을에서 1930년 가을에 걸쳐 미국의 동양 식물원정대가 한반도에서만 수집한 야생종 및 재배종 콩의 종자와 표본는 3,379점이었다. 이외에도 원정대는 한반도 콩의 재배와 수확, 가공 과정을 담은 흑백사진. 탐험대의 관찰 노트, 농촌 및 민속자료 등을 확보했는데 도합 만여 점이 넘는다고 한다. 이 가운데 콩 종자와 표본은 미국 농무성의 농업연구 서비스(ARS)의 유전자원 창고와 ARS가 관리하는 국립 식물 유전자원 시스템(National Plant Germplasm Systemn. NPGS)에 보관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NPGS는 농업적으로 중요한 식물의 유전적 다양성을 보존하는 동시에 연구, 육종 및 교육 목적으로 유전자원(종자 및 기타 번식 재료) 사용을 촉진하는 곳이다. 문제는 정작 콩의 원산지인 한국에서는 탐험대가 수집한 소중한 자료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데 있다. 그들이 일제 강점기의 한반도를 훑으며 콩 종자를 수집한 지 100년이 다 되어 가지만 국내의 어느 대학도, 수백 명의 박사가 근무한다는 농촌진흥청 등의 어느 연구기관도 미국이 수집한 미답의 우리나라의 방대한 콩 유전자 자료를 체계적으로 조사해 논문으로 발표한 사실을 필자는 찾지 못했다. 필자의 과문 탓도 있으리라. 하지만 그동안 미국은 그들이 수집한 콩 종자들을 활용해 고소득 고단백질 품종을 만들어 세계 콩 시장의 절대 강자가 됐다. 한반도에서 열심히 수집한 씨앗이 이 대륙의 곳간을 채우고 있었다. 우리의 잊어버린 콩의 역사를 복원하려는 시도가 14년 전에 있었다. 광주 MBC가 설을 맞아 우리의 전통 식품인 '콩'을 소재로 한 HD 다큐멘터리 3부작, '콩, 인류를 살리다'를 방송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워싱턴에 소재한 ARS를 방문해 미국이 한반도에서 수집한 콩 종자를 소개했다. 인터뷰에서 미국 종자 보존소의 한 연구위원은 “한반도는 콩의 원산지 중 하나이며 지금도 한국산 종자가 연구의 핵심“이라는 증언을 했다. 하지만 화면 속에서 보여준 자료는 한국 정부의 도움으로 70년대 수집한 표본의 일부에 불과했다. 아마도 취재팀은 1929년 원정대가 채집한 한반도 고유 콩 유전자들의 행방을 물었을 것이고 그것을 촬영하고 싶어 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광주 MBC가 요청한 한반도에서 가져온 콩 종자를 공개하는 것을 거부했을지 모른다. 그것들은 식량안보 핵심자원이라면서 말이다. 그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필자의 더 충격은 탐험대가 수집한 한반도 콩종자에 관한 논문이나 공식 보고서를 찾을 수가 없었다는 데 있었다. 필자가 찾지 못했을 수도 있다. 어떻게 콩 종주국인 우리나라에서 미국이 100년전에 수집해 간 당시 콩 종자를 1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겨 둔단 말인가? 필자가 이와 관련해 어렵게 찾은 논문은 「Characterization of Select Wild Soybean Accessions」이다. 이 논문에 따르면 미 농무성이 보유한 콩유전자원 수집품종 가운데 만주, 조선, 일본 등지에서 수집한 야생종 계통은 1168개 종이었다. 지난 100년을 우리가 콩에 대한 역사를 잊고 지내는 사이, 우리는 기후 위기 속에서 콩 수입 의존도가 90%가 넘는 나라가 됐다. 우리 땅의 종자를 미국에서 역수입해 먹는 가련한 현실, 이것이 바로 연구하지 않는, 기록하지 않은 결과다. 물론 그동안 국내에 콩박물관이 생겼고 개인적으로 야생종을 수집하는 애국자같은 사람도 있다. 그렇지만 박물관을 세운다고 한 사람이 노력한다고 해서 우리나라가 K-food 콩 원산지로서 명실상부한 지위를 확보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콩은 단순한 식재료가 아니다. 한반도의 기후, 토양, 농경문화, 선택 유전학의 집합체다. 콩 한 알 속에는 수 천 년 동안 쌓인 땅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묻지 않을 수 없다. 그 많은 박사는 지금 무엇을 연구하고 있는가? 기후 위기의 시대에 우리의 종자를 지키는 일은 곧 우리의 생존을 지키는 일이다. 한반도에서 테어난 콩이 우리 밥상으로 귀환하지 못한다면 그건 자연이 아닌 지식의 배신때문이리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13일 개최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지난달 26일 발생한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로 인한 국가 전산망 장애 사태에 대해 정치적 공방을 벌이며 재발 방지책을 주문했다. 이날 과기정통부 국정감사에는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이 출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먼저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세월호 사태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대해 당시 야당이 확인되지 않는 이야기를 포장하며 탄핵 사유에까지 집어넣었다”며 “이번 국정자원 화재 사태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38시간 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이원도 대통령실이 화재 당일인 지난달 26일 밤부터 정부 대응을 지시했다고 밝혔지만, 과기정통부가 받은 최초 지시는 3일 뒤인 29일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2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데이터 이중화 문제 등 여러 안건에 대해 논의했고, 같은 날 저녁 그에 대한 지시가 진행됐다”며 “29일 오후 3시에는 실무단 성격의 지시가 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배 부총리는 이어 “26일 대통령이 귀국하면서 곧바로 국무위원들에게 상황 파악이 지시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국정자원 화재 사태와 관련한 최민희 위원장의 사과 요구에 “정부의 미흡한 대응으로 여러 가지 불편함을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정부가 국가 전산망 장애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통령이 출연한 프로그램이 최고 시청률을 거뒀다”며 “과도한 정치적 공세에 대해 부총리가 당당하게 이야기하라”고 말했다.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번 국가 전산망 장애 사태는 윤석열 정권이 국정자원 관리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백업 시스템 설치 등 재난 대응에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아서 일어난 문제”라고 맞받았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국정자원 화재 사태를 계기로 일본, 대만 등 인접 국가에 국가 전산망 이중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이 의원은 “우리나라는 현재 전시 상태에 준하는 휴전 상태인데 휴전선 위에 있는 사람이 갑자기 대전, 광주, 대구 등 국정자원센터 세 군데를 동시에 공격하면 대책이 있느냐”며 배 부총리가 전문성을 가진 각료인 만큼 대통령에게 대책을 제안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아마존웹서비스(AWS) 등에 정부 데이터를 올려놓을 수는 없는 만큼 해저 케이블이나 지리적 상황 등으로 미뤄 일본, 대만 등과 (이중화) 협정을 맺는 것도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배 부총리는 “DR(재난대응시스템)을 해외에 둘 경우의 위험과 다양한 아이디어에 대해 국가AI전략위원회를 중심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날 국감장에서는 인공지능(AI)의 폐해 중 하나로 꼽히는 딥페이크 확산을 막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경각심 제고를 목적으로 딥페이크 영상이 재생됐다. 이상휘 국민의힘 위원은 박장범 KBS 사장이 수신료와 관련해 “경영이 안 된다면 KBS를 팔아먹어서라도 해결해야 하지 않겠나. 국민의 신뢰가 없어도 KBS는 존재할 수 있지만 돈이 없으면 KBS가 존재하기 힘들다”라고 말하는 딥페이크 영상을 틀었다. 또 김장겸 의원은 배 부총리와 주식 차명거래 의혹을 받는 이춘석 무소속 의원이 주식 투자를 모의하는 듯한 딥페이크 영상을 틀었고, 여당 의원들이 항의하며 감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산업통상부 국정감사를 열고 부처 조직 개편 뒤 정책 점검에 착수했다. 여야는 한국수력원자력·한국전력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간 지식재산권 분쟁 해소 합의문의 공개 여부를 두고 충돌했으나, 공개 여부를 의결하지 않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합의를 “국익 훼손”이라고 비판했고, 국민의힘은 “합의문을 공개해 시비를 가리자”고 맞섰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한미 관계의 중대한 사안으로 공개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신중론을 밝혔다.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산업통상부 국정감사에서 한국수력원자력·한국전력과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맺은 지식재산권 분쟁 해소 합의문의 공개 여부를 놓고 충돌했다.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업부 장관이 '체코 원전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대통령이 탄핵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정치적 목적으로 한국 원전 산업을 외국 기업에 예속시켰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아예 합의문을 공개하자”며 맞불을 놨다. 이철규 산자위원장(국민의힘)은 “야당은 국익이 걸린 문제이니 비공개하자고 하는데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하라고 요청한다”며 “위원회 의결을 해서 합의문을 공개하고 시시비비를 가려보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원전 문제는) 한미 관계에서 굉장히 중요한 이슈”라며 “공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오후 국감에서도 여야는 합의문 공개 여부를 놓고 설전을 이어갔다. 결국 김 장관이 “양당이 국익이라는 긴 호흡에서 봐달라”고 수습에 나서면서, 여야는 이날 합의문 공개 여부를 의결하지는 않기로 했다. 이밖에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종영 산업부 전기위원회 위원장에게 “전기위원회가 전기요금을 포함한 전기공급 기본약관을 변경 신청할 때 법률이 규정하는 자료를 제출받지 않은 등 상태에서 심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무소속 김종민 의원은 "반도체 클러스터는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사업이지만 (사업 추진에) 빨간 불이 들어온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전력, 용수 문제와 RE100 이행에서 장애물이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13일 국회접견실에서 국회 프리랜서(방송작가·수어통역사) 고용개선 간담회를 개최했다. 우원식 의장은 이날 "국민과 국회의 소통을 위해 늘 고생하는 국회방송 작가와 수어통역사 여러분에게 감사하다"며 "그동안 프리랜서 신분으로 묵묵히 일해왔지만, 노동의 권리에서 소외됐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이번 간담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겨울 국회 방송작가가 노동자라는 법원 판결은 국회가 프리랜서라는 이름으로 불안정 노동을 활용해왔다는 '냉정한 평가'였고, 더 이상 관행의 이름으로 불법을 용인해서는 안된다는 '명확한 경고'였다"면서, "올해 2월 국회 소통관 수어통역사들이 갑작스럽게 전원 교체된 일도 국회가 사용자로서 의무를 소홀히 해 발생한 잘못"이라고 말했다. 우 의장은 "의정활동 20년을 환노위에서 지내고, 을지로위원회 초대위원장을 역임한 정치인이자 국회의장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민의 노동권을 보호하는 법률을 만드는 국회가 정작 스스로 불안정 노동을 방치하고 법적 책임을 회피하고 있었던 현실을 이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간담회를 통해 국회가 모범적 사용자로 거듭나는 길을 모색하겠다"면서 "방송작가와 수어통역사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안정적 노동환경의 기준을 수립하는 일부터 시작하여, 국회가 '일하는 국민'을 위해 펼치는 정책들의 진정성이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간담회에서 국회 고용개선 연구용역을 수행한 김종진 일하는 시민연구소장은 방송작가와 수어통역사를 직고용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했으며, 참석자들은 예산·제도, 단계적 고용개선 방안, 전환 과정에서 당사자에 대한 충분한 의견 수렴 필요성 등을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방송작가 7명과 수어통역사 2명, 방송작가 소송 법률대리인 여연심 변호사, 일하는 시민연구소 김종진 소장, 한빛미디어 노동인권센터 김영민 센터장, 방송작가 유니온 유지향 사무처장 등이 참석했으며, 이원정 정책수석비서관, 박태서 공보수석비서관, 이지환 정무조정비서관, 김명진 방송국장, 윤동준 공보기획관이 함께 했다.
크래프톤(Krafton)이 ‘PUBG: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의 글로벌 e스포츠 대회 ‘펍지 글로벌 시리즈(PUBG Global Series, 이하 PGS)’ 9번째 시즌을 13일 개막한다. PGS는 전 세계 24개 프로팀이 참가해 시즌 최강팀의 영예와 연말 열리는 ‘펍지 글로벌 챔피언십(PUBG Global Championship, 이하 PGC)’ 진출권을 두고 경쟁하는 국제대회다. PGS 9은 오늘부터 19일까지 말레이시아 세렘반(Karisma Arena)에서 개최된다. 이번 대회에는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은 10개팀과 각 지역 시리즈에서 선발된 14개팀이 참가한다. 참가 지역은 한국(PUBG WEEKLY SERIES), 중국(PUBG CHAMPIONS LEAGUE),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아시아 태평양(APAC), 아메리카(AM) 등 5개 권역으로 구성됐다. 대회의 운영방식은 ‘그룹 스테이지’와 ‘파이널 스테이지’가 각각 3일씩 운영된다. 24개팀이 A·B·C 3개 그룹으로 나뉘어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맞붙으며, 그룹 스테이지 상위 16개 팀이 파이널 스테이지에 진출한다. 모든 경기는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표준 규칙(S.U.P.E.R)을 적용하며, 총 18매치 결과로 우승팀을 결정한다. PGS 9의 총상금은 30만 달러(한화 약 4억원)이며, 우승팀에는 10만 달러가 수여된다. 또한 본 대회는 연말 PGC 2025 진출을 위한 주요 포인트가 부여되는 시리즈로, 팀별 시즌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무대가 될 전망이다. PGS 9은 시청자 대상 참여 이벤트도 함께 진행된다. 대회 시청만으로 인게임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드랍스(Drops), 방송 중 공개되는 코드를 입력하면 G-코인을 획득할 수 있는 △방송 코드 이벤트, 그리고 나만의 드림 스쿼드를 구성해 즐길 수 있는 △판타지 리그(Fantasy League)가 마련됐다. 또 인기 스트리머들과 함께 색다른 관전 경험을 선사한다. 피오, 오아, 이노닉스, 블랙워크, 왓구홍길동, 박사장, 해묵, 엘리엇 등 인기 스트리머들이 코-스트리머(Co-Streamer)로 참여해 또 다른 관람의 재미를 줄 예정이다. 모든 경기는 한국 시각 기준 오후 8시부터 시작되며, 공식 채널인 숲(SOOP), 유튜브, 치지직을 통해 생중계 예정이다.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빵과 서커스(panem et circenses)”는 고대 로마시대 권력자가 민중의 불만을 달래고 정치적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해 실시한 대표적 통치 수단으로 알려져 있다. 식량과 검투사 경기 등 대중오락을 무상으로 제공함으로써 시민들의 굶주림과 불만을 잠재우고, 정치적 무관심을 조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풍자시인 유베날리스(Juvenalis)는 “로마 시민은 이제 빵과 서커스만을 원한다”고 풍자하기도 했는데, 이 표현은 이 정책이 단순 복지가 아닌 통제와 회유의 수단이었다는 해석이다. 이면에는 다른 시각도 존재한다. 당시 로마 사회는 농민 몰락과 대지주 중심의 라티푼디움(latifundium) 확대, 노예 노동 중심 체제 등으로 인해 중소 농민들이 쇠퇴하고 빈곤층이 도시로 밀려들었다. 도시 빈민들은 일자리 없이 굶주림에 내몰렸고, 사회적 갈등은 점점 커졌다. 이런 맥락 속에서 식량 배급은 단순한 정치적 술책이 아니라 최저 생계 보장 장치로 작동했다는 것이다. 즉, “빵”은 체제 안정과 사회 질서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보장이었다. 그리고 “서커스”는 그 보장을 수용하게 만드는 회유적 요소였다. 정치적 무관심이라는 부정적 측면과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이라는 긍정적
2025-10-08 편집국 기자◇ 왜 식료품 가격만 치솟나? 최근 국무회의에서는 이재명 정부만의 특징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다른 정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물가와 민생 문제를 환율이나 원자재 같은 외부 요인 탓으로 돌리지 않고, 국내 유통구조와 행정의 책임 문제로 직시하면서 구조 개혁을 통해 이를 해결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지난 9월 30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왜 식료품 물가만 이렇게 많이 오르냐”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보다 1.5배나 높은 한국의 물가 구조를 지적하며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식료품 물가가 본격적으로 오른 시점이 2023년 초부터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왜 그 시점부터 가격이 급등했는지 근본적인 의문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가격 조정 명령’ 검토를 지시하면서 “정부가 제대로 관리하고 지도하고 개입한다면 물가 상승을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환율과 국제 원자재가 탓인가 대통령의 지적은 실제 통계로도 확인된다. 2023년 이후 물가 상승을 이끈 주요 요인은 농산물, 특히 신선식품과 과일 가격의 폭등이었다. 한국은행 보고서와 주요 외신 지표에서도 농산물 가격 급등이 인
2025-10-07 편집국 기자에너지저장시스템(Energy Storage System, ESS)은 발전소, 신재생 에너지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생산된 전력을 저장 후 전력이 필요한 시기에 선택적 사용으로 전력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또한, 전력 품질을 안정화하여 전력 계통에 공급함으로써 전력 사용의 저비용, 고효율, 안정화를 통해 온실가스 저감에 기여할 수 있는 탄소중립을 위한 중요한 기술이다. 에너지 저장 기술에는 화학, 동역학 및 위치에너지 등 다양한 기술로 구성되어 있으며, 효율이 우수한 화학 에너지를 이용한 방식으로는 리튬이온전지(LIB: Lithium Ion Battery), 나트륨황전지(NaS: Sodium Sulfur Battery), 레독스 흐름 전지(RFB: Redox Flow Battery) 등의 방식으로 구분되고, 기술별로 저장 용량, 사용 시간 등에 따라 차이가 있다. 저장 방식에 따라 화학적, 전자기적, 기계적 방식으로 분류되며, 방전 가능 시간의 주기에 따라 일반적으로 4시간을 기준으로 장주기, 단주기 시장으로 구분되고 각각의 적용 분야가 다르며 4시간 이상을 통상 장주기 영역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대용량으로 갈수록 장주기 특성을 많이 요구하
2025-10-04 편집국 기자협상은 이미 준비단계에서부터 시작된다. 협상상황이나 의제, 상대방의 이해 관계와 인식, 현존하는 대안들의 분석으로부터 시작된다. 다음 단계는 해결책을 발견하기 위해 당사자들이 협상 테이블에서 자신의 몫을 주장하며 동시에 공동의 이익을 키우는 방안을 찾는 단계이다. 협상에서 윈-윈 결과를 가져오는 통합적 합의를 이루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준비(Systematic preparation), 가치 주장(Value claiming), 가치 창조(Value – creating)의 세 가지 핵심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러한 원칙은 부분적인 차이는 있으나 협상의 당사자가 개인·집단·국가인 모든 협상 상황에 적용이 된다.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대부분은 협상 테이블에 앉기 전에 이루어진다. 협상은 준비의 경쟁 (Contest of preparation)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체계적인 준비는 성공적인 협상을 위한 필요조건이다. 협상이 전개되는 양상을 보아가면서 대응하겠다는 자세는 전혀 성공적인 결과를 보장해 주지 못한다. 특히 직관에 의존하는 협상가일수록 사전에 계획된 전략이 부족하다. 훌륭한 협상가는 사전에 준비를 철저히 하고 계획된 대로 움직이며 동시에 상황의 변화에 따라
2025-10-04 편집국 기자◇ AI, SNS 시대, 자기표현의 벽을 넘어서는 방법 최근 필자가 접하는 몇 가지 질문 중 하나는 이런 것이다. “어떻게 하면 자기 생각을 말과 글로 제대로 표현할 수 있죠?” 필자는 방송기자 40년 경력에다 (사)한국신문방송인협회의 회장이라는 명함을 돌리다 보니 주변 사람들로부터 그런 질문을 받게 마련이다. 그러나 필자라고 뾰족한 수가 없어 그런 질문 앞에선 언제나 머뭇거리게 마련이다. 왜냐하면 내 생각을 말과 글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건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내 생각은 분명히 있는데 말로 꺼내려 하면 입안에서 엉키고, 글로 쓰려면 첫 문장부터 막히곤 한다. 협회의 시상식 인사말을 준비하는 데도 몇 번을 고쳐 쓰는지 모른다. 만약 오후 2시 행사라면 오전에 초안을 잡았다가 점심을 먹으면서 ‘아무래도 이건 아닌 것 같은데’ 하는 느낌이 들어 행사 시간이 임박해서 부랴부랴 두 번째 생각을 메모지에 정리해 보지만 역시 잘 써지지 않는 건 첫 번째 생각 때와 별로 다르지 않다. 원고가 준비되었다손 치더라도 단상에 올라가 마이크 앞에 서 있노라면 고친 곳이 많아 헷갈리고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한 거지? 하면서 정신이 아뜩해질 때가 많다. 인사말을 준
2025-09-29 윤영무 본부장 기자우리는 국민주권정부이며 AI 3강을 기치로 하는 한편, 지난 26일 저녁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의 배터리 하나 화재로 정부 주요 전산망이 마비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데이터의 중요성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이번 사태에서 다시한번 실감했으며 AI 역시 데이터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데이터는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를 결정할 AI의 ‘연료’로 얼마나 양질의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데에 성공여부가 달려있다. 국민에게 데이터 주권은 있는가? 대한민국 데이터 현실은 어떠한가, 이와 함께 데이터가 과연 국민주권정부의 ‘국민주권’과 과연 무관한가 돌아봐야 한다. 다시 말해 데이터 주권이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대답을 먼저 한다면 슬프게도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는 ‘데이터 주권’과 거리가 멀다. 내가 생산한 데이터가, 나로 인해 만들어진 정보가, 누군가의 허가와 무엇인가의 승인을 거쳐야만 접근할 수 있다. 산업자본주의 세계에서 노동의 결과가 누군가의 소유가 되고, 금융자본주의 시대에서 내가 사는 집이 금융권 채권의 일부가 되는 것과 동일하게 작동되고 있다. 다가오는 AI자본주의시대에 데이터는 생산자인 시민의 소유이며 권리에서 소외되고 있다. 이런 현실은 왜, 어떻게, 만
2025-09-29 편집국 기자창업을 꿈꾸는 사람은 많다. 매년 많은 사람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비전을 품고 창업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그러나 그중 실제로 성공에 이르는 경우는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이처럼 많은 이들이 의욕적으로 출발하지만, 결과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첫째, 준비 부족에서 비롯된 실행 때문이다. 준비 없는 실행은 곧 무모함이다. 시장 분석도 미흡하고 고객에 대한 이해도 없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실행은 초반의 열정만으로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결국 자금 압박에 시달리거나, 예상치 못한 변수에 대응하지 못해 좌초하고 만다. 둘째, 실행 없는 준비 역시 문제다. 일부 예비창업자는 완벽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끝없는 계획만 세우는 경우가 있다. 시장 조사를 하고 수익 모델을 설계하며 자금 조달 방안까지 마련하지만, 정작 실행에 나서지 못해 시간만 허비하는 경우가 많다. 그 사이 시장은 이미 다른 트렌드로 바뀌고, 결국 스스로 창업을 포기하게 된다. 창업의 성공 여부는 균형에 달려 있다. 계획과 실행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치밀한 전략 위에 과감한 실행이 더 해질 때 비로소 창업은 현실이 되고,
2025-09-27 편집국 기자‘건청(乾淨)하다’라는 표현은 순수하고 깨끗하며 단아하다는 뜻을 가진다. 차분하고 청초한 아름다움으로 사랑 받아온 배우 명세빈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된다. 와인에도 이런 이미지를 닮은 존재가 있다. 바로 이탈리아 북동부 프리울리(Friuli) 지역의 고급 화이트 와인, 일명 ‘수퍼 화이트(Super White)’다. 이탈리아 와인이라고 하면 토스카나의 레드 와인이 먼저 떠오르지만, 최근 세계 와인 시장에서 주목받는 주인공은 화이트 와인이다. 그 중심이 바로 프리울리다. 슬로베니아와 오스트리아 국경에 위치한 이 지역은 인구 120만 명 남짓의 작은 자치주이지만, 와인 문화와 역사적 독창성은 결코 작지 않다. 독일어, 슬로베니아어, 라딘어 등 다양한 언 어가 공존하며, 와인 역시 다채로운 개성을 품고 있다. 프리울리는 흔히 화이트 와인의 천국이라 불린다. 생산량의 70% 이상이 화이트 와인이고, 달콤한 디저트 와인으 로도 명성이 높다. 이곳의 와인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세 가지다. ◇토양과 기후의 독창성 이 지역은 빙하가 남긴 자갈과 빙퇴석 토양 덕분에 와인에서 풍부한 미네랄리티를 느낄 수 있다. 큰 일교차는 산도와 당도의 균형을 맞춘다. ◇스타일의 다양성
2025-09-27 편집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