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말 공고한 전남 나주 전력거래소의 '2025년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경쟁입찰’ 결과가 곧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입찰은 공공 주도로 추진되는 대규모 ESS 물량을 대상으로 한 경쟁입찰로, 업계에서는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주요 배터리 제조사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결과 발표를 앞두고 시장의 관심은 단순한 낙찰 여부를 넘어, 이번 입찰이 ESS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했는지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각 기업이 제시한 ESS 설비 가운데 PCS(전력변환장치)에 대한 요구 조건이다. 전력거래소는 공고문에서 ESS의 부속 장치인 PCS가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의 PCS 성능요구 단체표준에 적합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PCS를 단순히 배터리의 직류 전력을 교류로 바꾸는 ‘인버터’가 아니라, 계통과 상호작용하며 운전을 제어하는 핵심 설비로 평가하겠다는 뜻이다. 이는 중앙계약시장 ESS 입찰이 요구하는 설비의 성격이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중앙계약시장은 단기 실증이나 개별 프로젝트가 아니라, 전력계통에 실제 투입될 설비를 사전에 확정·조달하는 제도다. 그만큼 발주처는 ESS를 구성하는 배터리뿐 아니라, PCS가 계통의 전압·주파수 조건에 맞춰 안정적으로 동작하고 운영 지시를 수행할 수 있는지를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번 입찰이 PCS를 ‘단순한 전력변환 부품’이 아닌 ‘계통제어 장치’로 다루기 시작한 분기점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 PCS는 무엇이며 이번 입찰에서 왜 중요한가? PCS는 그동안 ESS의 ‘부품’으로 불리며 배터리 시스템에서 생산된 직류(DC)를 교류(AC)로 바꾸는 인버터 기능이 핵심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2023년 제주 장주기 BESS를 시작으로 중앙계약시장 ESS 입찰이 본격화되면서, PCS의 위상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번 입찰 공고가 요구한 것은 단순한 전력 변환 능력이 아니라, 계통과 상호작용하며 운전을 제어할 수 있는 장치로서의 성능이다. 이 변화는 ‘스마트그리드협회 단체표준 적합’이라는 문구에 응축돼 있다. 입찰 공고는 PCS에 대해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의 PCS 성능요구 단체표준(SPS-SGSF-025-4-1972 등) 적합을 요구했다. 이는 PCS가 전압·주파수 조건에 맞춰 출력을 제어하고, 이상 상황에서는 보호·차단 로직을 수행하며, EMS(Energy Management System, 에너지관리시스템)의 운전 지시를 실시간으로 따를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PCS를 ‘인버터’가 아니라 계통제어 장치로 규정하겠다는 신호다. PCS 기준 강화는 최근 ESS 사고와 안전 규제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과거 ESS 화재와 계통 장애 사례를 보면, 문제의 원인이 배터리 셀 자체보다 충·방전 제어 실패, 보호 로직 미작동, 계통 이상 시 대응 지연에서 발생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는 PCS와 제어 시스템의 역할이 사고 예방과 직결돼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경험이 누적되면서 정책의 초점도 달라지고 있다. 사고 발생 뒤 책임을 묻거나 설비를 교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입찰·조달 단계에서부터 계통 대응 능력과 안전성을 걸러내겠다는 방향이다. PCS 단체표준 요구는 그 변화가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난 지점이며, ESS를 전력계통의 한 구성요소로 편입시키겠다’는 정책적 선택에 가깝다. ◇ PCS로 옮겨간 평가 척도에 드러난 업계의 거리감 이번 입찰을 둘러싼 변화는 업계 내부에서도 온도차를 드러낸다. 실제로 삼성SDI 측은 PCS 평가 강화 흐름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관계자는 “삼성SDI는 배터리 업체이지 PCS 업체가 아니다”라며 “PCS는 별도의 전문 업체가 있고, 이번 입찰에 응한 설비·EPC 업체들이 해당 영역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SS에는 배터리를 포함해 PCS, EMS, 보호장치 등 다양한 구성요소가 들어가는데, 배터리 제조사가 PCS 성능까지 직접 설명하거나 책임지는 구조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특히 “PCS는 PCS 업체에 물어봐야 한다”는 이 관계자의 발언은, 이번 입찰이 기존 산업 구도보다 한 발 앞서 나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서에 가깝다. 중앙계약시장 ESS 입찰의 평가 축이 배터리를 넘어 PCS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은, 업계 내부에서도 아직 완전히 체화되지 않은 변화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이번 입찰에 참여하는 ESS 설비가 PCS를 장착한 완제품 형태인지를 묻는 M이코노미뉴스의 질문에 “모든 ESS 설비에는 PCS가 장착돼 있다”며 “다만 LG에너지솔루션과 같은 셀 업체가 PCS를 자체 생산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AI 산업이 이제 생성형 GPT 시대에서 피지컬과 에이전트AI 시대로 넘어가기도 전에 트럼프 정부의 자국 우선주의 강공책이 돌발 변수로 등장했다.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가 기술과 무역, 외교 분야의 패권 쟁탈, 취약한 제조업 부활, 지정학적 복잡성과 뒤섞이면서 세계 3대 AI 강국을 목표로 설정한 한국의 AI 산업 육성 셈법이 훨씬 복잡해지고 있다. AI기술은 크게 원천 및 기반 기술과 응용 기술, 피지컬 기술, 서비스 기술 등 네 가지 분류가 가능하다. 이렇게 분류하고 그 사용자와 효과를 상정하고 정책을 짜고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 사후관리를 하지 않으면 국가 자원이 엄청나게 투입되는데도 효과는 미미하고 심지어 양극화 현상은 더 심화될 수 있다. 현 정부의 AI 정책을 보면 산만하고 그 효과가 과연 전체 산업에 고루 퍼져나갈까 염려된다. 아직 초기이다 보니 각 부처는 제각각 자신의 영역 중심으로 신경 쓸 수밖에 없어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지만, 금쪽같은 예산이 자기 식구 챙기기로 물 쓰듯 해선 안 될 것이다. 분류를 해놓으면 이런 방만한 낭비 요소를 제거하고 우리나라에 필요한 곳에 유효하게 집중하고 배분하는 묘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중국이 4대 발명품을 일찍 개발했음에도 왜 서양에 뒤처지게 됐는가는 유명한 과학 얘기다. 서양은 아주 이른 시기부터 분류할 줄 알았다. 동양은 지금도 분류를 등한시한다. 금방 열매를 따 먹으려는 성급함 때문이다. 분류를 해놓지 않고 시작하면 장기 게임에서 반드시 패배한다. 또 분류는 한 번 정하고는 고치지 않는 게 아니라 새로운 파생 기술이 나타나고 예상치 못한 곳에서 시장이 열리는 등 필요할 때는 새로 분류해야 한다. 이렇게 분류하면 방향성과 집중성을 발휘하기에 용이하다. 무엇보다 강점과 약점이 파악되고 강점은 더 강하게 만들고 약점을 보완하는 지혜를 얻게 된다. ◇AI의 알파와 오메가를 다 하겠다는 미국 먼저 AI 원천기술은 미국이 장악하고 있다. 한국은 원천기술을 존속하게 하는 기반 기술 국가 중 하나다. 그 대표적인 기반 기업이 삼성과 SK 하이닉스이고 기반 기술 관련 소부장 기업들이다. 그리고 대만의 TSMC 기업이 있다. 미국은 이 기반 제조 기술이 없다는 점이 중국에 비해 치명적인 약점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 미국에 공장을 지으라고 재촉하고 있다. 대만과 한국은 미국의 핵우산 아래 안보를 의지하기 때문에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수 없다. 솔직히 미국에서 반도체 칩 공장을 짓는다는 것은 일종의 매몰 비용이라고 본다. 미국에서 첨단 칩을 만들 수 있을지, 설사 만든다고 해도 엄청난 고비용으로 인해 수익을 내겠는지 의심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이런 사실은 미국의 원천기술 기업 경영자들도 잘 알고 있다. 지금과 같이 미국이 원천기술로 리더하고 한국의 기반 기업들이 칩을 공급하는 공급망 구조가 가장 효율적이고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형태임을 말할 필요 없다. 오늘날 이 같은 문제의 원인은 어디에서 발생했는가. 바로 미국과 중국 간의 기술과 산업의 상대적 관계에서 일어난 것이다. 중국의 AI 산업은 추격 속도가 너무 빠르고 기술과 산업이 골고루 발전하는 건강한 구조를 띠고 있다. 미국의 초조감이 바로 여기에서 발원했고, 이런 변화를 트럼프 대통령이 사업가의 육감으로 인지하고 자신의 구상대로 밀어붙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이란 심플하다. 미국에서 AI의 알파와 오메가를 다 하겠다는 것이다. 시간은 일단 중국 편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대만 침공 전쟁을 일으키지 않고 현 체제를 불안하게나마 유지해 가면 중국에게 기회는 있다고 본다. 미국입장에서는 중국이 대만 침공을 일으키면 그 기회를 이용해 일거에 중국의 모든 발전을 원천 차단하는 정책을 취할 것이다. 미국은 그런 각오를 하고 있다는 것이 이번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체포 작전과 이란 원전 지하 시설 폭격에서 드라미틱하게 보여주고 있다. 중국의 대만 침공과 위협은 미국이 쳐놓은 그물망에 스스로 몸을 던지는 격이라고도 볼 수 있다. 미국은 고향을 떠나 이민자들이 모인 나라다. 미국은 전쟁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미국 내의 이민자 단속을 놓고 벌어지는 분열도 전형적인 미국적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먼저 온 이민자와 새로 들어온 이민자와 불법 이민자들의 갈등은 미국 초기 시절부터 변함없이 존재해 오던 모습으로 시대에 따라 양태만 다를 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권력을 투입해 불법 이민자들과 일종의 내전을 치르고 있다. 미국은 갈등과 분열을 통해 용광로에서 쇠를 벼리듯 새로 태어나는 나라라고 보면 된다. 이런 점이 미국으로 하여금 예외적인 초강대국으로 만들어 주는 작용하고 있다. 미국이 고립을 자초하지 않는다면 지정학적으로 강대국으로 태어난 나라이다. ◇ AI 산업 기술 및 투자, 다변화 전략 필요 AI 분야의 원천 및 기반 기술을 미국에만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것은 위험천만이다. 미국의 원천기술로부터 독립하려는 노력을 한시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미국에다 일방적으로 투자하고 공장을 이전하는 것은 하이 리스크(high-risk)다. 지금 각 나라는 트럼프 2기 정부 1년을 지나면서 주요 산업의 생산을 자국화하는 방안을 적극 서두르고 있다. 이런 흐름을 인지하고 안이하게 미국에만 의존하는 어리석은 선택을 해서는 안 된다. 삼성전자가 최근 파운드리와 메모리에서 기술적 진전을 이루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리는데 여기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한국의 IT 및 전자 산업은 미국 기술 종속이라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AI 산업이 이제 초기 단계이므로 응용 AI와 피지컬AI, 서비스 AI 분야에서 얼마든지 선두로 치고 나갈 수 있다. 이 분야는 시장이 무궁무진하다. IT기술은 전자와 통신, 컴퓨터, SW에 한정돼 있었다고 한다면 AI는 모든 산업 분야로 확장할 수 있다. 중국이 아무리 인해전술을 펼쳐도 혼자서 독식할 수는 없다. 응용 AI는 다른 산업 분야와 융합되는 기술이다. 응용 분야는 해당 분야의 산업 속에 AI가 접목되어 내재화되는 구조라고 보면 된다. 피지컬AI는 로봇과 가전제품, 자율차로 상징되는 분야다. 눈으로 보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제품 형태의 산업이다. 서비스 AI는 에이전트 AI라고 할 수 있는데 IT산업 시대 SW기업들이 하던 역할보다 더 큰 몫을 담당하고 사용 영역도 전 분야에 걸쳐 역량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머스크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를 인수하기로 했다. 3일 연합뉴스와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는 “지구 상에서(그리고 지구 밖에서) 가장 야심차고 수직 통합된 혁신 엔진을 구축하기 위해 xAI를 인수한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에 따라 xAI는 스페이스X의 완전 자회사가 될 예정이다. 하나로 합쳐진 기업의 가치는 1조2500억 달러(약 1820조원)에 달할 전망이라고 블룸버그,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주당 가격은 527달러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양사의 합병 전 최근 기업가치는 스페이스X가 8000억 달러, xAI가 2300억 달러였다. 다만 머스크가 여러 기업의 CEO를 겸하고 있다는 점과 기술 독점 문제 등 때문에 규제 당국이 이번 인수에 개입할 여지도 있다고 로이터는 전망했다. 합병 기업은 태양광 등을 통해 구동되는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 본격화에 나설 계획이다. 머스크 CEO는 “AI를 위한 전 세계 전력 수요는 가까운 시일 내에라도 지역사회와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고서는 지상 기반 솔루션으로는 충족될 수 없다”며 “장기적으로 볼 때 우주 기반 AI는 규모를 확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내 예측으로는 2∼3년 이내에 AI 컴퓨팅을 생성하는 가장 저렴한 장법은 우주에서 이뤄질 것”이라며 “이러한 비용 효율성만으로도 혁신 기업들은 AI 모델 훈련과 데이터 처리를 전례 없는 속도와 규모로 추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주 기반 데이터센터를 통해 역량과 자금을 확보한 이후에는 달 기지와 화성 기지, 우주 확장 등에 이를 투입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한편, 미국에서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합병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른바 테슬라·스페이스X·xAI 3사 통합 시나리오다. 블룸버그는 지난 30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 스페이스X가 테슬라와의 합병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에너지 자급률은 원자력을 포함했을 때 20% 미만으로, 순수 국산 화석 연료와 신재생 에너지만 고려하면 자급률은 5% 미만으로 급격히 떨어진다. 전문가는 “에너지 자급률이 이 정도면 진짜 위기”라고 우려했다. 이제부터라도 서둘러서 농촌 재생에너지 믹스를 제대로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기존의 태양광 편중에서 벗어나 에너지 주권 확보를 목표로 다각화를 추진 중인데 농사와 발전을 병행하는 영농형 태양광이 핵심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국회 세미나(에너지 주권을 위한 농촌 재생에너지 플랜) 발제에 나선 유병덕 이시도르연구소 소장은 "생산–가공–저장–소비’가 결합된 ‘농촌 재생에너지 종합플랜(Energy Food Plan)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오스트리아 무렉(Mureck) 마을을 예시로 든 유병덕 소장은 “에너지 작물을 심고, 수확해 연료로 만들고, 태양광에서 남는 전기를 수소로 만들어서 그 수소로 액체 연료까지 만들어 저장해서 쓰자"고 제언했다. 그가 언급한 오스트리아 무렉은 농업→ 에너지→ 지역경제→ 다시 농업’으로 이어지는 지역 순환형 재생에너지 자립형 농촌 모델을 구축한 대표적인 사례다. 모든 과정은 지역민과 농민이 주체가 돼서 함께 참여한다는 점이 핵심인데, 주민과 농민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열병합 발전소인 셈이다. 독일과 캐나다 역시 재생에너지로 만든 수소 기반 연료의 수출입 체계인 캐나다-독일 수소 동맹(Canada-Germany Hydrogen Alliance)에 기반한 에너지 협력 모델을 만들어냈다. 이를테면, 캐나다에서 재생에너지로 만든 수소(또는 암모니아 같은 비생물계 재생연료)는 독일로 보내서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저탄소 연료로 쓰인다. 캐나다는 수요국인 독일과 10년 간 장기 구매 계약(2024)을 체결해 2억 유로(약 3000억원)씩, 총 4억유로라는 H2Global 이라는 이중 경매 메커니즘에 출자한다. 이 자금은 10년 장기 구매 계약을 통해 생산자와 구매자 간의 가격 차이를 보전하는 데 사용된다. 생산 및 공정은 캐나다 대서양 연안의 풍부한 풍력 자원과 농장 부지를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수전해하여 그린 수소를 만든다. 생산된 수소는 암모니아나 메탄올 같은 비생물 기원의 재생 연료(RFNBO)로 변환되어 선박을 통해 대서양을 건너 독일로 수송된다. 이렇게 생산된 재생연료는 독일의 농촌 및 산업단지로 공급된 이 연료는 기존 인프라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Drop-in fuel로 활용된다. 특히 배터리 전기화가 어려운 트랙터 등 고출력 농기계 및 중장비의 탈탄소화를 목표로 한다. 유 소장은 우리나라도 이와 같이 농촌의 마을과 면 단위에 소형 설비를 만들어 1차 가공을 한 다음에 에너지 기업과 연계하고 국가 공급망으로 가는 구조인 농촌 재생에너지 믹스를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농촌은 태양광 부지만 제공하는 공간이 아니라 국가 에너지 안보를 떠받치는 핵심 전략 공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 재생에너지, 누가 이익 얻는가? 이날 세미나에는 일본 니시이 유타카(西居 豊) 고고쿠호죠(오곡풍양, 五穀豊穣) 대표가 참석해 일본의 성공 사례를 소개했다. 이 회사는 농촌의 자생력을 높이기 위한 에너지 전환과 식문화 사업을 연결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니시이 유타카 대표는 "재생에너지는 ‘얼마나 빨리하는가’가 중요한 게 아니고 '누가 결정하고, 누가 이익을 얻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선택지가 거의 없는 상황이 되자 재생에너지를 시작해야만 했던 당시를 설명하며 "당시만 해도 일본에서는 선택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일본에서는) 고정가격 매입제도(FIT)를 시작했다. 그러자 가격이 치솟자 기업과 외국 자본이 들어왔다. 일본 정부도 최우선 목표를 ‘일단 발전량부터 확보하자’로 설정했다"며 "도시에서 땅 구하기가 어려워진 기업들이 농촌으로 옮겨가게 되면서 ‘전기는 농촌이 만들고 이익은 도시로 나간다’는 불만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니시이 유타카 대표는 일본의 재생에너지가 지역 재생으로 이어진 성공 사례도 소개했다. 후쿠시마 니혼마쓰시의 경우 원전 사고가 발생된 이후 ‘농업을 포기하지 말자’는 사람들이 모여 패널 높이와 각도를 조절해 작물 생육 보호를 우선으로 하고, 발전은 그다음이라는 목표를 세웠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다른 사례인 지바현 소사시의 경우 처음부터 지방행정이 깊숙이 개입하면서 농업인이 아니면 참여를 할 수 없도로 한 것이 성공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태양광을 농가 소득 보전이 아닌 농지를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 본 것들이 성과를 냈다는 설명이다. ◇ 2050년, 식량 생산 56% 더 늘리고 온실가스 27% 줄여야 오는 2050년 세계 인구는 UN의 가장 최근 전망치(2024년 개정판) 기준 약 97억 명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꿔 말하면 지금보다 식량 생산을 56% 더 늘려야 한다는 얘기다. 농사를 지을 땅은 더 많이 필요하고, 온실가스는 지금보다 27%를 더 줄여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 것일까? 이승헌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장은 우리나라 국토 중 도시 지역이 5%에 불과하다는 점을 짚으며, 약 90~95%인 농촌, 어촌, 산촌, 하천을 이용해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후 스마트 농업'을 제언했다. 덧붙여 가장 빠르게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은 조달과 기술도 비교적 안정돼 있는 만큼 적합하다고 했다. 이 연구원장은 "풍력, 수소, ESS는 아직 대규모 확산에 한계가 있는 만큼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지만, 가축 분뇨나 부산물을 활용하는 바이오매스는 농촌 폐기물 문제 해결과 온실가스를 줄이고 지역 에너지 생산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내부에서 자립하고 남고 부족한 건 서로 주고받는 구조가 돼야 한다"며 "농민의 입장에선 탄소 감축으로 얻는 수익이 너무 적다. 공익 직불제와 연계해야만 현장에서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예측 불확실성이 큰 태양광보다는 수소로 가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철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주센터 책임연구원 “우리나라 전력망은 세계 최고 수준이긴 하나, 태양광이 들어오는 순간 신호가 팍팍 튄다. 바이오가스 시설은 혐오시설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수소로 전환하게 되면 깨끗하다는 인식을 하게 된다"며 "(현재)바이오가스와 청록수소 시스템을 통합하는 과제를 기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에서 생산하고 소비하는 자립형 구조를 만든 성공 사례도 소개됐다. 황바람 충남 홍성군 혁신전략담당관 친환경농정발전기획단 전문위원은 "홍성군 결성면에서는 군내 거의 모든 축산분뇨가 모여서 공동 처리되고 있다"며 "관내에서 생산한 에너지를 홍성군 전반으로 공급하는 구조도 계획 중에 있다"고 밝혔다. 황 전문위원은 "홍성군은 축산이 많은 지역 특성상 저탄소 농업, 미래 농업에 대한 학습 모임도 이미 있고, 마을 단위 태양광 사업을 통해 에너지 자립을 해본 경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지역은 중앙정부에 실증 사업 제안과 기아자동차 ESG 사회공헌 형태의 투자 연결로 축산분뇨 바이오가스 고질화 시설, 폐열에너지 활용 공공시설, 축사 자가태양광, 영농형 태양광 조성 등을 기획 중에 있다. ◇ ‘왜 한국에는 에너지 작물이 없는가’ 이날 세미나에서는 에너지 작물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김종호 SGC에너지 전무이사는 “우리나라 법은 농작물은 무조건 식량이거나 사료라고 봐서 연료로 쓰는 순간, 환경 쪽에선 폐기물로, 농업 쪽에선 목적 외 사용이라 심을 수 없고 써도 안 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행법상 수수, 옥수수 등을 재배해 식용이나 사료로 사용하고 남은 줄기나 대 등을 연료로 사용하려고 해도 기후환경법상 농작물의 부산물은 폐기물로 분류돼 발전소 연료로 사용 불가하다"며 "초본계 바이오매스 공급을 최대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에너지 식물(Energy Crops)은 식량보다는 에너지 생산(바이오연료, 열, 전기)을 목적으로 재배되는 작물을 말한다. 앞서 언급한 캐나다-독일 모델처럼, 농장에서 재배한 에너지 식물을 수전해 수소 또는 바이오가스와 결합해 대체 연료로 전환해 사용된다. 최근진 블루팜 종자연구소 소장 역시 ”에너지 작물은 가뭄에도 강하고. 침수에도 어느 정도 버틴다“며 ”지금처럼 기후변화가 심해지는 상황에서는 굉장히 적합한 작물"이라고 짚으며 수입 바이오매스보다 생산 단가가 높다는 점은 시장 진입에 어려움으로 꼽았다. 최 소장은 "다만, 바이오 에너지용 품종도, 종자 생산·보급 체계도 없고 가공·이용까지 연결된 공급망도 없다"며 "간척지나 대규모 농지는 단기 임차가 많아 토양 개선 투자를 하기가 어려워 수량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정책적 지원 없이는 시장에 바로 안착하기 어려운 만큼 지역 완결형 에너지 클러스터를 만들어 품종 육성·종자 생산·가공·에너지 활용까지 한 묶음으로 만들어 내야 한다는 제언이다. ◇ 농사도 짓고 에너지도 생산하자 박해청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에너지정책과장은 “농지를 없애지 말고 농사를 지으면서 에너지를 생산하자는 게 영농형 태양광이고 마을 단위로 소득을 만들자는 게 햇빛소득마을”이라고 설명한 뒤 “처음부터 기업이 들어와서 농지 빌려서 장사하는 구조는 막겠다"고 말했다. 실경작 농민, 마을 공동체 중심으로만 가겠다는 게 정부의 의지라는 설명이다. 그는 "영농형 태양광이 제도화되면, 태양광 목적 농지 전용은 원칙적으로 막겠다는 게 농지 보전 측면에서는 오히려 더 강한 장치"라며 "기본은 실경작 농민이고, 다음이 마을 주민 참여 조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명의를 빌리거나 위탁은 태양광 수익 기준으로 과징금, REC(Renewable Energy Certificates, 재생에너지증명)회수, 철거까지 감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추진 중인 햇빛소득마을은 지자체 중심으로 행안부 주관해 연 500개 마을 목표로 한다. 농식품부·농어촌공사·농협 연계를 통해 최대 85%까지 융자를 지원하고 부족한 자부담은 지방소멸대응기금·지역 농협 최대 30% 출자한다. 부지는 농어촌공사의 비축농지·저수지·수로·둑·폐교·도로 사면 같은 공공 유휴부지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모든 것을 열어놓은 상태다. 박 정책과장은 ”태양광으로 만들어진 전기는 햇빛소득마을에 우선 배정한다"며 "이 정책은 태양광 늘리자는 정책이 아니라, 농지를 지키면서 농촌 소득을 만들자는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해외의 사례부터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풀어야 할 여러 과제들이 논의됐으며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공유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부터 매년 연 100개소 이상의 재생에너지 기반 마을(햇빛소득마을 등) 조성을 목표로 공모를 진행하고, 에너지 정책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는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농촌 특화 재생에너지 지구 제도를 통해 난개발을 방지하고 집적화된 보급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2일 코스피가 4거래일만에 5000대 아래로 무너졌다. '매파'로 여겨지는 케빈 워시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의 차기 의장 지명, 은값 폭락 등의 충격에 5% 넘게 급락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74.69포인트(5.26%) 내린 4949.67로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달 27일 5084.85로 장을 마치며 종가 기준 사상 처음으로 5000대를 달성한 이후 4거래일 만에 5000선 밑으로 내려간 것이다. 코스피 ‘오천’을 이끌었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은 각각 5.17%, 6.82%, 4.30% 하락했다. 삼성전자 15만2200원, SK하이닉스 84만7000원, 현대차 47만8500원에 장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 대비 101.74포인트(1.95%) 내린 5122.62로 출발해 곧장 5000선이 깨졌지만, 이후 낙폭을 점차 줄이는 듯했다. 그러나 오전 10시를 지나면서 가파르게 떨어져 한때 4933.58까지 밀렸다. 코스피 급락으로 낮 12시 31분 올해 첫 유가증권시장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매도호가 효력정지)가 발동하기도 했다. 매도 사이드카는 전 거래일 대비 코스피200 선물(최근월물)이 5% 이상 하락 후 1분간 지속되면 발동한다. 발동 시점부터 5분간 프로그램매매 매도호가 효력이 정지되며 5분 경과 후 자동 해제된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4.8원 오른 1464.3원을 나타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조5161억원, 2조2127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올해 최대 액수인 4조5872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받쳤다. KB증권은 장마감 시황 코멘트에서 “지난 주말 미국 증시는 차기 연준의장 ‘워시’ 지명, 원자재 가격 급락(금 -11.1%, 은 -31.1%) 등에 하락했다”면서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발 AI 수익성 우려로 반도체주가 약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번 주 미국에서는 1월 제조업 경기지표 발표와 유럽중앙은행(ECB), 영국 중앙은행(BOE)의 기준금리 회의 등 시장에 영향을 줄 주요 일정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면서 “여기에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아마존의 실적 발표까지 더해지면서,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국내외 증시의 가격 변동폭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요즘 지역정가는 오랜만에 시끄럽다. 지역 국회의원의 의정보고회, 6.3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의 출판기념회 행사 등으로 지역권력을 챙겨보려는 ‘꼰대형’ 인간들의 발길이 바빠지고 있다. 이를 가만히 지켜보는 필자를 비롯한 주민들의 심사가 영 불편하다. 국민주권정부를 내세우는 여권 인사들조차 지역 일꾼들을 줄 세우고 이를 즐기는 기득권 향유욕이 「춘향전」 변 사또가 생일잔치 즐기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35년이 흘렀지만, 우리네 골목 안 정치는 여전히 중앙정치의 대리전장으로 전락해 있다. 지역의 일꾼을 뽑는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 선거가 지역주민의 삶을 돌보기보다 정당의 명줄을 잡는 수단이고 본인의 정체성을 밝히는 행사가 되어버렸다. 그 중심에는 지역 민심을 갈라치고 주민 통합을 가로막는 ‘기초선거 정당공천제’라는 거대한 장벽이 서 있다. 골목상권 살리는데 왜 당파가 필요한가? 배추 심고 고추 키우는 곳에 왜 여야가 필요하고 진영논리가 필요한가? 마을 사업에 이장님의 당파성까지 살펴야 하는 시골마을에서 평화로운 지역공동체가 지속되리라 기대할 수 있겠는가? 정당공천제의 법적 근거와 도입 취지, 그리고 연혁을 잠시 살펴보자. 기초선거 정당공천제는 「공직선거법」 제47조(정당의 후보자추천)를 근거로 한다. 정당은 선거구마다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으며, 이는 정당정치의 책임성을 강화한다는 명분 아래 유지되어 왔다. 1991년 지방의회가 재개될 당시 기초의회는 무공천이 원칙이었다. 그러나 2005년 법 개정을 통해 기초자치단체장뿐만 아니라 기초의원까지 정당공천이 전면 확대되었다. 당시의 도입 근거는 정당의 책임정치 구현, 여성 및 소수자의 정계 진출 확대, 후보자의 자질 검증시스템 구축 등이었다. 하지만 20여 년이 지난 지금, 이러한 긍정적 효과는 미미하고 지역사회의 갈등만 심화되는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어떤 부작용인가? ◇주민 통합이 아닌 ‘분열의 기폭제’가 된 공천제 가장 뼈아픈 지점은 정당공천제가 지역주민들을 이념과 정당의 잣대로 이분화시킨다는 점이다. 본래 기초선거는 쓰레기 처리, 보육, 교통 등 생활 밀착형 문제를 다루는 ‘생활 정치’의 영역이다. 여기에는 보수와 진보의 이념이 개입할 여지는 거의 없다. 당연한 논리이고 현실적으로 누구나 인정하는 바이다. 그러나 기득권 정치인 입김이 센 현재의 여의도 정치권에선 이런 일반인의 상식은 멀어진다. 지역에서 살고 있는 필자가 화를 낼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정당공천이 개입하는 순간, 마을의 현안은 뒷전으로 밀리고 중앙당의 정쟁이 지역을 덮친다. 한동네에서 수십 년을 함께 산 이웃들이 특정 정당의 깃발 아래 나뉘어 심하게 말하면 서로를 반목의 대상으로 삼는다. 선거가 끝나도 앙금은 가시지 않는다. 당선된 단체장과 기초의원들이 자신을 공천해 준 국회의원의 눈치를 보느라 정작 주인인 주민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 주민 통합은커녕 지역공동체를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파편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지역뿐만 아니라 국민 전체가 언제부터인가(문재인 정권 이후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꽤있음) 당파성, 이념으로 분열되어 국가가 위험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현행 공천제의 폐단과 해결방안 현재의 지방자치는 중앙정치에 예속되어 있어 중년을 바라보는 시간이 흘러도 절름발이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기초의원이 주민주권을 대행하기는 커녕 국회의원의 ‘하수인’이나 ‘선거 연락책’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역 발전보다 중앙당의 당리당략에 따라 움직이는 중간권력층일 뿐이다. 최근 김경 서울시의원 관련 공천 의혹사건에서 보듯이, 정당의 기초의원 공천권이 곧 당선으로 이어지는 특정 지역의 경우, 공천을 둘러싼 금품 수수 비리나 ‘줄 세우기’ 정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정당에 줄을 대지 못한 유능한 지역 전문가나 독립적인 후보자들은 출발선에서부터 배제된다. 우리나라 정당공천제는 유별나게 잘못 활용되고 있다. 선진 외국도 지역정치에 정당공천제를 활용하고 있지만, 우리처럼 전국정당의 공천이 기초선거에까지 강하게 전면 적용하는 국가는 찾기 힘들다. 미국은 기초단체장 및 지역 시의원 선거 대부분이 비당파 선거이고 프랑스, 스위스 등도 작은 지역에선 정당공천을 거의 하지 않는다. 이외 대부분의 선진국가들도 살펴보면 ‘기초지역은 행정과 생활의 자치영역이지, 이념과 경쟁의 무대가 아니다’는 기본적 인식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국민통합 외치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풀어야한다. 진정한 지방분권을 시작해볼 때이다. 이제는 여권의 결단이 필요하다. 중앙정치의 대리인들이 지역을 휘젓게 두어서는 안 된다. 해결책은 명확하다. 적어도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 선거에서 정당공천제를 완전히 폐지하는 것이다. 정당공천이 폐지되면 후보자들은 중앙당의 공천 심사표가 아니라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과 비전을 준비하게 될 것이다. 정당의 색깔에 가려졌던 후보자의 인품과 실력이 드러나고, 주민들은 진영 논리가 아닌 ‘우리 동네를 위해 일할 적임자’를 선택할 권리를 되찾을 수 있다. 지역자치의 주인은 지역주민이다. 주민들을 갈라치고 중앙의 권력 정치를 이식하는 정당공천이라는 낡은 고리를 끊어내야만, 비로소 화합과 통합의 ‘풀뿌리 민주주의’가 우리 곁에 뿌리내릴 수 있을 것이다. 정치권은 기득권을 내려놓고 지역자치를 주민의 품으로 돌려주어야 한다. 민주당이 이런 목소리를 또다시 무시하면 멀지 않아 미국의 민주당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들깨씨처럼 뿌려진 카페, 그러나 이야기는 보이지 않는다" 오늘(2월 2일) 뉴욕타임스는 “한국엔 커피숍의 문제가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우리나라 인구가 5천1백만 명인데 8만 개의 카페가 있으며, 서울에만 1만 개 이상으로 커피 문화가 강한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조차 서울의 번화한 강남 지역에 비할 바 못 된다고 했다. 한국지방정보연구원이 공개한 커피점 분포도를 보면, 서울 전역에 들깨씨를 뿌려놓은 듯 카페가 점점이 빼곡하게 박혀있다. 골목마다 같은 간판이 겹치고, 거리마다 몇 미터 상간으로 비슷한 카페가 들어섰다. 이들 카페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지난해, 60년 만에 처음으로 문을 닫은 카페가 새로 문을 연 카페보다 많았으니까. 우리나라에서 카페 붐이 일어난 것은 치열한 취업 시장의 대안을 찾는 심리와 트렌디한 음료, 디저트, 인테리어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 때문이라고 카페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거기에다 새로운 것이 인기를 끌면 순식간에 관련 사업들이 쏟아져 나오는 우리나라의 모방 문화까지 가세해 해당 시장은 금세 포화 상태에 이른다. 기사에 따르면 아파트에서, 종종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대부분 우리나라 사람은 다른
2026-02-03 윤영무 본부장 기자
요즘 지역정가는 오랜만에 시끄럽다. 지역 국회의원의 의정보고회, 6.3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의 출판기념회 행사 등으로 지역권력을 챙겨보려는 ‘꼰대형’ 인간들의 발길이 바빠지고 있다. 이를 가만히 지켜보는 필자를 비롯한 주민들의 심사가 영 불편하다. 국민주권정부를 내세우는 여권 인사들조차 지역 일꾼들을 줄 세우고 이를 즐기는 기득권 향유욕이 「춘향전」 변 사또가 생일잔치 즐기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35년이 흘렀지만, 우리네 골목 안 정치는 여전히 중앙정치의 대리전장으로 전락해 있다. 지역의 일꾼을 뽑는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 선거가 지역주민의 삶을 돌보기보다 정당의 명줄을 잡는 수단이고 본인의 정체성을 밝히는 행사가 되어버렸다. 그 중심에는 지역 민심을 갈라치고 주민 통합을 가로막는 ‘기초선거 정당공천제’라는 거대한 장벽이 서 있다. 골목상권 살리는데 왜 당파가 필요한가? 배추 심고 고추 키우는 곳에 왜 여야가 필요하고 진영논리가 필요한가? 마을 사업에 이장님의 당파성까지 살펴야 하는 시골마을에서 평화로운 지역공동체가 지속되리라 기대할 수 있겠는가? 정당공천제의 법적 근거와 도입 취지, 그리고 연혁을 잠시 살펴보자. 기초선
2026-02-02 편집국 기자
광주·전남 통합특별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통합의 취지는 분명하다. 지역 간 경계를 넘어 초광역 단위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국가균형발전의 새로운 축을 만들자는 취지다. 대개 통합은 선언이나 정치적 결단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통합 이후 어떤 지방행정체제를 설계하느냐가 통합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에게 던져야 할 질문은 '광주·전남 통합특별시는 어떤 행정구조 위에 서야 하며, 그 속에서 광주는 어떤 존재로 남아야 하는가'이다. 대한민국의 지방행정체계는 헌법과 지방자치법에 따라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의 2단계 구조를 기본으로 한다. 지금까지 유지되어 온 이 원칙을 전제로 모든 지방자치제도는 설계되어 왔다. 그렇다면 광주·전남 통합특별시가 출범하기 위해선, 그 아래에 필연적으로 기초자치단체가 존재해야 한다. 즉, 특별시 내부에 자치시, 자치군, 또는 자치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특별시, 광역시, 도, 특별자치시, 특별자치도 중 어느 곳에도 자치시·자치군·자치구를 동시에 설치하고 있는 행정체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더 나아가 광역자치단체 아래에 ‘시’ 또는 ‘특례시’를 두고, 그 아래에 다시 ‘자치구’를 두는 구조 역시 현
2026-01-21 편집국 기자
딸기는 지금 한국 농산물 가격 시스템의 모순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과채류다. 지난 2일 기준 딸기 소매가격은 100g당 2,820원으로 전년과 평년 평균을 크게 웃돌았고, 같은 날 중도매인 가격(2㎏) 역시 4만 5,980원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산지에서는 수확한 딸기를 폐기한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농민들의 속이 타들어 간다는 얘기다. 딸기는 품목 특성상 비상품, 이른바 파치가 통상 5~10% 발생한다. 모양이 조금만 나빠도 상품성이 떨어지는 데다 유통기한도 짧아 ‘못난이’로 판로를 여는 것도 일반 채소나 과일보다 훨씬 까다롭다. 특히 출하 막바지인 4~5월에는 기온 상승으로 더 빨리 물러져 가공용으로 돌리는 일이 많아진다. ◇왜 딸기를 폐기해야 하나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냉동 딸기 수입이 급증하고 재고가 누적되면서, 가공용 매입이 중단되거나 단가가 반토막 나는 일이 반복됐다. 소비지에서는 딸기가 ‘금값’이지만, 산지에서는 파치가 돈이 되지 않는 현실이 동시에 존재하는 이유다. 이는 생산량이 늘었느냐 줄었느냐에 따라 파생된 문제가 아니다. 생과용(소비지·소매)과 가공용(산지·가공)이라는 서로 다른 시장이 단절된 채 움직이면서 야기된 문제
2026-01-21 편집국 기자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는 보조금이 모두 소진될 정도인 약 22만 대의 전기차가 판매됐다. 그러나 장거리 운전 시에 급속충전기 부족으로 충전이 불편하고 가격도 내연기관차 대비 약 30~50% 높아 소비자들이 구입을 망설이게 된다. 보조금이 없으면 판매에 어려움이 있다는 얘기다. 화재가 발생하면 열폭주 현상과 골든타임 부족 등의 전기차 포비아도 여전하고, 겨울철 주행거리 하락과 히터로 누적 하락 등 불편함도 남아 있다. 또 내연기관차 대비 침수도로 진입 지양과 바닥 배터리에 대한 충격 금지 등 다양한 운행상의 관리도 불편한 항목으로 꼽힌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내연기관차 선호와 석유 자원 활성화 정책, 그리고 유럽에선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 종식 선언에 대해서도 미룬 상황이다. 여기에 중국 전기차의 글로벌 저가 공략으로 인한 두려움까지 가미되면서 전기차 보급은 주춤한 상태다. 필자는 이러한 흐름은 배터리 보급 정책을 지양하며 하이브리드차 같은 과도기 모델이 당분간 주도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수년이 지나면 전기차가 주도 세력으로 등장하며 무공해 차의 대표모델로 등장할 것이다. ◇ 전기차 안전에 대한 문제 여전 올해 예상되는 글로벌 전기차 보급대 수는 약
2026-01-16 편집국 기자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명과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또 회의, 모임 등에 참석하지만 정작 마음을 기댈 사람은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이제 친구 사귈 나이가 지난 건가?” 스스로 다독여 보지만, 고립감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이처럼 사람들 속에 있는 데도 "외롭다"는 감정은 나이가 들수록 더 또렷해진다. 수도권에 사는 대학 친구와 가끔 전화를 주고받는다. 통화 끝에 늘 “살아 있을 때 자주 보자”는 말이 오간다. 말은 참 그럴듯하나 막상 그들을 만난다고 해서 내 고립감이 해소될 것 같지는 않다. 추억은 반갑지만, 지금의 삶을 나눌 이야기는 점점 줄어든다. 서로가 변해왔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자리에서 위로보다 허전함이 남을 때도 있다. 그래서 용기를 내 동호회나 각종 모임이나 세미나에 나가 보기도 한다. ‘이번엔 다르겠지’ 하는 기대를 품고 가지만 대부분의 모임은 그냥 모임으로 끝난다. 명함을 교환하고 안부를 나누지만, 그다음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아 돌아오는 길에는 “역시 쉽지 않네”라는 실망감만 남는다. 필자가 이런 건 아닐 것이다. 그러다 문득 예전 일이 떠올랐다. 한창 활동할 때 한 세미나에 참석하며 명함을 쇼핑백에 잔뜩 넣고, 쉬는 시간마다 사람들에게 다
2026-01-12 윤영무 본부장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토요일 기자회견에서 미군이 민주주의, 정의, 베네수엘라 국민의 자유, 그리고 미국인의 안전을 명분으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그의 부인을 납치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조롱에 가깝다. 납치는 국제법상 정의를 실현하는 수단이 될 수 없고 납치로 인해 2차 세계대전 이후 선포되었던 법과 정의, 인권에 기반한 새로운 세계 질서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으니 말이다. 그는 또, 국민적 지지와 국제적 명성을 가진 베네수엘라의 야당 지도자이며 노벨상 수상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를 지도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폄훼했고, 여러 번에 걸쳐 "미국이 이 나라를 운영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우크라이나 침공이 그 나라 국민을 해방하기 위한 임무였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의 존재가 러시아의 주권 수호에 결코 위협이 되지 않았음에도 심지어 우크라이나가 자신의 나라(정확히는 러시아와 동일시하는 소련)가 건설한 기반 시설을 불법적으로 점유했다는 주장까지 했다. 이는 마치 마두로가 미국 기업들이 건설에 이바지한 석유 산업을 국유화함으로써 역사상 최대 규모의 미국 재산 강탈을 저질렀다고 하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주장과 유사하다. 물론
2026-01-09 윤영무 본부장 기자
◇경제 수도의 바탕은 시민 이재명 대통령은 2026년 신년사를 통해 서울을 ‘대한민국의 경제 수도’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 구상은 단순한 수사나 도시 브랜드 전략이 아니다. 이미 성장률이 1%대에 머무는 저성장 국면에서, 수출만으로는 국민의 체감 경기를 바꾸기 어렵다는 현실 인식에 기반한 정치적 선택에 가깝다. 이제 성장은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조건의 문제이며, 수도의 경쟁력은 초고층 빌딩과 금융상품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되는가에 달려 있다는 판단이 그 배경에 깔려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서울만의 것이 아니다. 세계 최대 경제도시 중 하나인 뉴욕에서도 최근 식료 가격 급등과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도시 차원의 핵심 정치 의제로 부상했다. 2025년 뉴욕시장 선거 과정에서 시장 후보였던 조란 맘다니는 ‘시 소유 식료품점(Municipal grocery stores)’ 도입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뉴욕시 5개 자치구에 시가 직접 소유·운영하는 식료품점을 설치해, 임대료와 재산세, 과도한 유통 비용을 제거한 가격으로 기본 식료를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맘다니 뉴욕시장의 구상은 민간 유통을 대체하겠다는 게 아니었다. 도시가 최소
2026-01-05 편집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