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는 생각보다 많은 와이너리(winery, 와인을 생산하는 건물, 혹은 와인 회사 등 와인 제조에 관련된 사업을 말함)가 있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에도 많은 와이너리가 있는데, 근자에 필자가 방문한 곳을 설명하자면 충주의 레돔 알프스, 충주의 울프 와이너리, 단양의 주네뜨 와이너리 등이다. 먼저 충주의 레돔 알프스는 국내의 와이너리 가운데 아주 특별한 곳이다. 프랑스인 남편 농부와 한국인 아내가 같이 운영하는 데, 친환경적으로 와인을 만들며 신선하고 특별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로제 스파클, 레드 내추럴은 유기농 캠벨얼리 품종으로 자연주의 양조방식으로 만든다. 필터링을 최소화하여 자연주의를 추구하고 포도 껍질은 자연 효소로 발효시킨다. 이 자연 발효를 통해 미세한 탄산감이 와인에서 느껴지는 특징이 있다. 청수 품종으로 화이트를 만들기도 하고, 시드로(내추럴 사과 발효 와인)도 특별하다. 충주의 미라실 울프 와이너리는 전경이 좋다. 배산임수의 위치로 충주호가 조망되는 곳에 와이너리가 위치하고 있어서다. 다양한 와인을 생산하는 것이 차별화되어 있고, 특히 대표의 열정이 엿보인다. 국내 와인 대회 수상실적도 많다. 충주사과로 만드는 애플와인과 애플 아이스
10월의 마지막 날을 하루 남겨 놓은 지난달 30일 저녁, 서울 강남의 한 치킨집에서, 여러분이 다 보았듯이 기름 냄새 솔솔 풍기는 치킨집 한쪽 테이블에서 엔비디아의 젠슨 황, 삼성의 이재용. 현대자동차의 정의선 회장 등 세상 부러울 게 없는 3명의 억만장자가 치맥잔을 들고 팔짱을 낀 채로 러브샷을 했다. 이건 거의 ‘인공지능 버전 오징어게임 시즌 2’의 포스터 같았다. 하지만 그들의 표정은 진지했다. 닭 다리를 들고 서로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우린 깐부야” ◇ 러브샷은 전략이다 3명의 억만장자가 먹었던 메뉴는 바삭한 식스팩, 크리스피 순살치킨, 치즈스틱이었고 주류는 테라 맥주와 참이슬 소주를 섞은 소맥이었다.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는 재빨리 이 조합을 ‘AI깐부’라는 세트 메뉴로 공식 출시했지만 정작 중요한 메뉴는 세계 경제의 미래였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의 두뇌, 삼성은 그 두뇌를 담는 메모리, 현대는 그 두뇌로 달리는 자동차를 만든다. 그러니 그들은 AI와 반도체, 모빌리티의 삼각동맹으로 세상에서 가장 비싼 러브샷을 보여준 셈이다. ◇ 회의실 대신 치킨집에서 그들은 호텔 연회장도, 비공개 라운지도 아닌 치킨 프랜차이즈 ‘깐부 치킨’ 집을 택했다. 깐부
플라톤은 세상을 이상(理想. 이데아)이라는 기준으로 보았다. 그의 이상론에 따르면, 현실은 이상을 불완전하게 베낀 것에 불과했다. 이를테면 가장 이상적인 통치자와 정치의 형태가 존재하고, 사람이나 제도는 그 이상에 다가갈수록 훌륭하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이상을 기준으로 삼는 순간, 우리는 서열을 만들 수밖에 없다. 이상형에서 더 가까운 자와 그렇지 않은 자, 좋은 제도와 안 그런 제도. 옳은 편과 그른 편, 이상형에 가까운 동맹과 그렇지 않으면 적대자라는 식으로 세상사를 둘로 나누고 말았다. 플라톤의 이데아론을 정면으로 뒤집은 사람이 프랑스의 철학자 질 들뢰즈(Gilles Deleuze, 1925~1995)다. 기존 서양철학의 전통적인 사고방식에 도전한 그는 폐 기능 부전으로 인공호흡기를 달고 살다 안타깝게도 70세인 1995년 11월 4일, 파리 근교의 아파트 창문에서 투신하여 생을 마감했다. 그는 “세상이란 차이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사람이란 이래야 한다는 게 아니라 각자의 차이가 있는 게 사람이라는 식이다. 그에게 있어서 각자의 다름(차이)은 누군가의 부족함이 아니라 오히려 창조를 이루게 하는 동력이자 시작이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딱 한 달이 지나면 12·3 내란이 일어난지 1년이 되는 날이다. 한밤중에 난데없는 계엄령이 선포되고, 7·80년대를 경험한 많은 이들이 유신과 5·18의 악몽에 시달렸다. 다행히 주권자 국민들의 용감한 행동과 국회의 발 빠른 행보로 불행으로 치닫는 것은 막았지만 다시 생각해도 가슴을 쓸어내릴 일이었다. 계엄이 성공했다면, 남미의 국가들처럼 쿠데타와 사회갈등으로 끝모를 추락으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한다. ◇ 급변하는 세계정세와 한반도의 미래 지난주에 APEC정상회의가 열렸다. 윤석열 시대에 세계 행사에서 보인 망신살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 든다.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세계잼버리대회는 대회 중에 행사를 중도에 포기하는, 국제행사에서 있을 수 없는 일어났다. 또한 전날까지도 행사개최를 장담했던 2030세계박람회(엑스포)의 부산유치도 어처구니 없는 차이로 실패했다. 그런데, 1명의 리더를 바꾸자 주가지수는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APEC정상회의나 관세협상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사람으로 살고 있다. 급하게 정부 조직을 갖추고 국내외 굵직한 현안들에 대응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트럼프 미
◇ K-푸드 카드가 던진 시사점 도시의 밤이 깊어지고, 야외무대의 조명이 켜진다. 무대 뒤 복도에서 한 K-팝 스타가 재킷 안주머니에서 ‘전남 K-푸드 카드’를 꺼내 카메라를 향해 미소 짓는다. 그리고 한 문장 “한국엔 K-푸드 카드가 있다”라는 장면은 곧바로 한 지역의 골목 식당으로 전환된다. 김이 오르는 냄비, 싱싱한 채소와 생선, 카드 결제 단말기의 ‘승인’ 불빛, 어르신의 안도와 아이의 웃음이 이어진다. 한 장의 카드가 한 끼 식사와 한 재료를 잇는 순간, 그것이 한 지자체가 시작한 국민급식의 출발선이다. 이 장면은 단순한 광고가 아니다. 국민 모두가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음식을 먹을 권리, 즉 ‘먹거리 기본권’의 선언이다.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친환경 농업 면적 2배 확대는 그 선언을 실천하는 첫걸음이자, 농업·복지·유통을 통합하는 새로운 사회계약의 출발점이다. 그러나 면적을 두 배로 늘린다고 해서 지속가능한 친환경 농업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구조의 개혁이다. 제도, 토지, 유통, 시장, 데이터가 함께 바뀌어야 한다. ◇농지제도의 문제 정부는 2025년부터 유기농 논 직불금 단가를 70만 원에서 95만 원으로, 무농약
몽골에는 두 가지 재앙이 있다. 가뭄을 뜻하는 ‘강(Gan)’과 그 뒤를 잇는 혹한 ‘쪼드(Dzud)’e다. 끝없는 자연의 위협은 부족을 서로의 적으로 만들었고, 초원은 오랫동안 제로섬(Zero-sum) 의 땅이었다. 그런데 칭기즈칸은 사고의 이 틀을 바꿨다. “고원 안에서 다투지 말고, 고원 밖으로 나가자.” 이 구호는 세계에서 가장 큰 몽골제국의 시작이었다. 그는 경쟁의 게임을 협력의 게임으로 바꾼 리더였다. 『CEO 칭기즈칸』은 그 위대함을 “제로섬을 넌제로섬(Non-zero-sum)으로 바꾼 패러다임의 전환”이라 설명한다. 오늘날 우리 지역도 다르지 않다. 인구는 줄고, 산업은 빠져 나가면서 관광은 도시를 살릴 마지막 생존 전략이 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도시는 여전히 “누가 더 많은 사람을 데려오느냐”의 경쟁에 내몰려 있다. 이제 생각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 경쟁이 아닌 공존, 모방이 아닌 창조, 그리고 닫힌 계획이 아닌 열린 실험으로 도시 성장의 패러다임이 전환돼야 할 때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생활인구’ 통계는 그 변화를 예고한다. 생활인구는 기존 정주인구에 더해 통학·통근·관광 등으로 지역에 머무르며 활력을 높이는 모든 사람을 포함한다. 전남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시작으로 자국 우선주의가 유럽 등 글로벌 각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수출을 위한 각 분야의 대책이 앞으로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무분별한 관세 파산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국내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인 자동차 관세 문제 등을 필두로 반도체 등 다름 첨단 산업도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 수십년 간 낙후되고 후진적인 수출 자동차 영역 국내 수출 분야 중 이제 시작이고 후진적이고 낙후된 영역이 바로 수출 중고차다. 중고차 내수 시장 규모는 약 250~260만 대 수준이나, 최근 선진화 노력에 힘입어 더욱 시장 규모는 커지리라 확신한다. 반면 수출 중고차의 영역은 수십 년간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등 전체가 낙후되고 후진적이어서 계속 지적되어온 사각지대였다. 그러나 이제는 수출 지향성 산업을 발굴하고 수출 중고차 산업을 선진화하면서 규모를 키우는 새로운 수출 산업의 활로를 찾아야 한다. 현재 국내 수출 중고차 규모는 작년 수준인 66만 대를 넘어섰고 올해는 8월 말 기준으로 규모는 물론 수출액도 사상 최대를 기록 중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러시
북한은 지난 10월 10일에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을 비가 내리는 늦인 밤에 김일성 광장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히 거행했다. 지난 9월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 행사와 매우 닮은 꼴의 행사였다. 북한의 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은 형식 면에서 중국 전승절 행사와 매우 닮았다. 몇 가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중국 시진핑 주석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좌우에 나란히 등장하게 함으로써 북·중·러 삼각 연대를 과시했다. 김정은 위원장도 역시 자신을 중심으로 중·러 2인자 와 멕시코·베네수엘라·이란·베트남 등 다수의 대표단을 대동해 열병식에 나타남으로써 국제적 지위를 높이는 방법을 택했다. 둘째, 중국과 북한 모두 망루 외교로 북·중·러 연대의 초석을 달성하고 높은 망루 행사를 통해 그들 권위에 대한 최고의 위상을 높이고자 했다. 셋째, 양국 모두 공세적 현실주의 정책화를 내세우며 대거 공격용 무기를 등장하였다는 점도 유사하다. 중국은 2개의 항공모함 전투단를 동시에 무력 전시하고, 둥펑이 ICBM, 초대형 무인 잠수정 등 공격용 무기체계를 등장시켰다. 북한도 이번 열병식에서 화성-20 ICBM, 극초음속 미사일
우리는 왜 이렇게 모든 일에서 의견이 갈리는 걸까? 정치에서 예술에서 심지어 식탁 위 반찬 취향에서도 의견충돌은 피하기 어렵다. 세상은 무수하게 복잡한 스펙트럼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우리의 사고는 여전히 ‘옳다-그르다’, ‘우리-그들’의 단순한 이분법에 갇혀 있다. 이분법적 사고는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원초적인 방법이었다. 음양, 남녀, 선악처럼. 우리는 대조를 통해 세상을 구분하고 질서를 세웠다. 그 덕에 과학도 제도도 사회도 발전했다. 나아가 더 넓은 세상에서 우리는 동맹과 적을 구분한다. 우리는 각자 지지하는 정당이 있지만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때로는 현실주의자이기도 하고 이상주의자이기도 하며, 신앙심이 깊은 사람이기도 하고 신앙심이 없는 사람이기도 하다. 우리는 때론 자부심으로 자기팀 유니폼을 입고 상대 팀의 색깔을 비웃는다. 프로이트가 "사소한 차이에 대한 나르시시즘"이라고 부른 것에 빠져 이분법을 계속 유지해 간다. 그렇다고 이분법적 사고가 항상 파괴적인 것은 아니다. 이분법은 복잡한 상황을 명확하게 하고, 방향을 잡고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생각이 이분법으로 지나치게 굳어질 때, 우리는
“빵과 서커스(panem et circenses)”는 고대 로마시대 권력자가 민중의 불만을 달래고 정치적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해 실시한 대표적 통치 수단으로 알려져 있다. 식량과 검투사 경기 등 대중오락을 무상으로 제공함으로써 시민들의 굶주림과 불만을 잠재우고, 정치적 무관심을 조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풍자시인 유베날리스(Juvenalis)는 “로마 시민은 이제 빵과 서커스만을 원한다”고 풍자하기도 했는데, 이 표현은 이 정책이 단순 복지가 아닌 통제와 회유의 수단이었다는 해석이다. 이면에는 다른 시각도 존재한다. 당시 로마 사회는 농민 몰락과 대지주 중심의 라티푼디움(latifundium) 확대, 노예 노동 중심 체제 등으로 인해 중소 농민들이 쇠퇴하고 빈곤층이 도시로 밀려들었다. 도시 빈민들은 일자리 없이 굶주림에 내몰렸고, 사회적 갈등은 점점 커졌다. 이런 맥락 속에서 식량 배급은 단순한 정치적 술책이 아니라 최저 생계 보장 장치로 작동했다는 것이다. 즉, “빵”은 체제 안정과 사회 질서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보장이었다. 그리고 “서커스”는 그 보장을 수용하게 만드는 회유적 요소였다. 정치적 무관심이라는 부정적 측면과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이라는 긍정적
◇ 왜 식료품 가격만 치솟나? 최근 국무회의에서는 이재명 정부만의 특징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다른 정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물가와 민생 문제를 환율이나 원자재 같은 외부 요인 탓으로 돌리지 않고, 국내 유통구조와 행정의 책임 문제로 직시하면서 구조 개혁을 통해 이를 해결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지난 9월 30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왜 식료품 물가만 이렇게 많이 오르냐”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보다 1.5배나 높은 한국의 물가 구조를 지적하며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식료품 물가가 본격적으로 오른 시점이 2023년 초부터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왜 그 시점부터 가격이 급등했는지 근본적인 의문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가격 조정 명령’ 검토를 지시하면서 “정부가 제대로 관리하고 지도하고 개입한다면 물가 상승을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환율과 국제 원자재가 탓인가 대통령의 지적은 실제 통계로도 확인된다. 2023년 이후 물가 상승을 이끈 주요 요인은 농산물, 특히 신선식품과 과일 가격의 폭등이었다. 한국은행 보고서와 주요 외신 지표에서도 농산물 가격 급등이 인
에너지저장시스템(Energy Storage System, ESS)은 발전소, 신재생 에너지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생산된 전력을 저장 후 전력이 필요한 시기에 선택적 사용으로 전력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또한, 전력 품질을 안정화하여 전력 계통에 공급함으로써 전력 사용의 저비용, 고효율, 안정화를 통해 온실가스 저감에 기여할 수 있는 탄소중립을 위한 중요한 기술이다. 에너지 저장 기술에는 화학, 동역학 및 위치에너지 등 다양한 기술로 구성되어 있으며, 효율이 우수한 화학 에너지를 이용한 방식으로는 리튬이온전지(LIB: Lithium Ion Battery), 나트륨황전지(NaS: Sodium Sulfur Battery), 레독스 흐름 전지(RFB: Redox Flow Battery) 등의 방식으로 구분되고, 기술별로 저장 용량, 사용 시간 등에 따라 차이가 있다. 저장 방식에 따라 화학적, 전자기적, 기계적 방식으로 분류되며, 방전 가능 시간의 주기에 따라 일반적으로 4시간을 기준으로 장주기, 단주기 시장으로 구분되고 각각의 적용 분야가 다르며 4시간 이상을 통상 장주기 영역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대용량으로 갈수록 장주기 특성을 많이 요구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