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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맥주의 역사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차갑지만 일주일 평균 기온을 보면 이제 슬슬 여름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는 시기다. 여름에는 뭐니 뭐니 해도 밤에 마시는 맥주 맛이 일품이다. 생맥주도 많이 마시지만 세계 여러 나라 맥주를 가져다가 놓고 직접 골라 먹는 다양한 맛의 맥주를 즐기는 사람도 늘고 있다.


맥주의 역사


맥주는 포도주보다 더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맥주의 역사는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하기 4000년 전부터 즐겨 마셨다. 인류의 가장 오래된 석판 중 하나인 푸른 기념비에서는 맥주를 주제로 하고 있는데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데 맥주 만드는 법이 기록되어있다. 이 석판은 수메르인들이 남긴 것인데 수메르가 남긴 위대한 업적 중 2가지는 문자를 발명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맥주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석판 속에는 닌카시라는 여신이 등장한다. 이 여신은 수메르 사람들이 섬긴 맥주의 신으로 에니와 닌티가 낳은 여덟 명의 자식 중 한 명이다. 닌카시의 의미는 ‘인간의 입을 채워주는 여신’이라는 뜻인데 수메르 사람들은 맥주의 원료인 보리를 기원전 7000년 전부터 농사지어왔다.


그들은 맥주를 빚기 위해 보리와 비슷한 에머(Emmer) 라는 종류의 밀을 사용했는데 푸른 기념비에서도 에머를 가지고 맥주를 만들고 있다.


수메르인의 맥주 제조법은 보리를 물에 담가 발아시킨 다음 말린 뒤 굵게 빻아 가루로 만든다. 그리고 여기에 밀 등 다른 곡물을 섞어서 반죽한 뒤 먼저 빵으로 만들고 이 빵을 잘게 부숴서 항아리에 넣고 물을 부어 잘 저은 뒤 한동안 놓아두면 자연적으로 맥주가 만들어진다.


보리나 밀을 물에 담가 발아를 시키면 내부에서 변화가 생긴다. 녹말을 분해하는 효소인 아밀라아제가 생기고 발아된 곡물을 건조시킨 것이 우리도 많이 들어 본 맥아라는 것이다. 맥아는 맥주의 주원료인데 맥아를 뜨거운 물에 넣으면 아밀라아제가 녹말을 분해하여 포도당이나 엿당으로 변화시키고 달콤한 액체인 맥아즙이 된다.


수메르 사람들은 맥주를 더욱 즐기기 위해 벌꿀이나 계피 같은 향신료를 섞기도 하였다. 메소포타미아의 주민들도 시카루라고 불리는 맥주에 꿀이나 약초, 향신료 등을 술에 첨가해서 맥주의 맛과 향을 높이려고 노력한 흔적이 있다.


기록에 의하면 ‘수메르에는 보리를 이용한 맥주가 여덟 가지, 오래된 품종의 밀로 만든 맥주도 여덟 가지, 여기에 혼합 곡물을 이용한 맥주 세 가지가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한 수메르 사람들은 누구나 매일 맥주를 마셨는데 신분에 따라 마시는 양이 1리터 정도 차이가 났다. 세금도 맥주로 내고 노동의 대가로 맥주가 지급되기도 했다.


맥주와 법규


마음 놓고 맥주를 마시면 좋겠지만 지금도 술에 관한 여러 법적인 규제들이 존재하듯이 옛날에도 맥주에 관한 규제가 존재했다.


포도주에 아무것도 넣지 말아야 포도주라고 할 수 있는 것처럼 맥주도 기본 재료 외에 일체의 첨가물을 넣지 말아야 한다는 순수법이 있었다.


이를 처음으로 제시한 사람은 3000년 전 함무라비 왕이었으며 당시 이법은 굉장히 무서운 법이었다. 법을 어기면 숨이 막혀 죽을 때까지 죄인의 입에 그가 만든 맥주를 부었다. 360개 조항으로 이루어진 함무라비 법전 108조의 내용을 보면 이러한 내용이 있다.


“맥주를 파는 아낙네가 값을 곡물로 받지 않고 은을 달라고 요구한다거나, 좋지 않은 재료를 써서 맥주의 품질을 떨어뜨리면 여인을 붙들어 처벌을 내린다. 경우에 따라서는 물속에 빠뜨릴 수 있다.”


맥주의 값을 곡물로 받는 이유는 그래야 그 곡물로 계속해서 맥주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산업화와 더불어 이런 전통이 사라진 지 오래지만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양조장에서 술을 팔았듯이 고대시대부터도 술집이 곧 양조장이었다. 이러한 법 말고도 다른 법도 물론 있었는데 술집을 열고 싶다면 당국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


앞서 말했듯이 맥주의 오염을 금지하는 법과 세법도 지켜야 했다. 또한 술집의 주인이 자신이 운영하는 술집에서 정치적으로 위험한 회합에 참가하고 있는 손님을 관청에 신고하지 않았을 경우 사형에 처하는 법도 있었다.


재미난 법도 있다.


당시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장사하고 있던 술집들의 평판은 그리 좋지 못했는데 이는 사람들이 술에 취해서 소동을 벌이는 경우가 자주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술집 출입을 통제할 목적으로 생업을 소홀히 하고 술집을 다니면 심할 경우 사형으로 다스리겠다고 경고를 했다고 한다.


고대 이집트인들과 맥주


과거 이집트 사람들은 신에게 맥주를 제물로 바쳤다. 그리고 죽은 사람을 위해서 제사에 맥주를 썼는데 죽은 사람이 누려야 할 필수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고대 이집트에서 마시던 맥주의 알코올 도수는 편차가 심했다. 알코올 도수가 가장 강한 것은 제일 약한 것에 비해 48배나 높았는데 제일 강한 맥주는 궁정에서 마셨고 약한 것은 전쟁에서 승리를 하면 그것을 기념하는 뜻으로 마셨다고 기록되어있다.


승리에 취해 도수 높은 맥주를 많이 마셔 난장판이 벌어지는 것을 미리 방지하려고 하는 것이 엿보인다. 이집트의 일반 가정에서는 맥주를 빚을 때 종류와 도수를 중요시 하지 않고 매번 만드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신전과 궁정에서는 도수를 무척 중요시했다.


맥주를 빚는 데 들어간 수고와 노력을 정확하게 보상받기 위해 그러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집트 사람들은 맥주를 빚는 데 들어간 재료와 시간 기록을 꼼꼼하게 체크했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그들은 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주조 비율을 발명하게 된다.


이집트 사람들은 맥주에 취하는 것을 무척 즐겼다고 한다. 맥주는 인간과 신을 연결해주는 매개물로 생각했고 취하면 고단한 영혼이 위로를 받고 속세의 근심을 떨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메소포타미아와는 다르게 음주에 대해 너그러운 태도를 보였다. 법적 규제도 없고 제약도 없었다. 심하게 취할수록 지위가 높다는 것을 의미했으며 품위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이집트의 왕은 거침없이 술을 마시는 것으로 자신을 뽐냈다고 한다.


맥주와 광고


중부 유럽에서 처음 생긴 광고판은 나무나 동판에 양조장 주인과 양조 도구를 새겨 넣은 것으로 15세기에 생겼다. 이것이 광고 산업의 효시라고 할 수 있다. 초기 맥주 광고 시장에서는 맥주 자체를 광고하는 것보다 새롭게 선보인 기술을 상징하는 그림으로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했는데, 예를 들어 맥주를 강조하기보다는 맥주를 만드는 새로 지은 공장의 전경을 더 강조했다. 19세기 말, 함석과 에나멜 광고판이 만들어지자 맥주 회사들은 너도 나도 이 광고판을 쓰기 시작했다. 비를 맞아도 녹이 슬지 않고 함석으로 만들어진 광고판 위에 떨어지는 빗소리는 음색이 좋았기 때문이다.


맥주업계의 또 다른 광고 수단은 우표였는데 우표 물량이 늘어나고 우표 수집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우표에 맥주 광고를 하기 시작했다. 여름철 더위를 식히기 위해 시원한 맥주를 마실 때 맥주에 관한 재미있는 역사적 배경을 한번쯤 생각해 본다면 더욱 맥주 맛이 좋지 않을까 해서 맥주에 대한 역사를 살펴봤다.


MeCONOMY May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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