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달, 이번 달, 다음 달처럼 형태는 비슷해 보이지만 띄어쓰기는 다르게 해야하는 단어들이 종종 있다. 현행 맞춤법에 따르면 ‘지지난달’, ‘지난주’ 등은 한 단어로 붙여 쓰는 반면 , ‘지난 달’, ‘이번 해’는 띄어 쓰도록 안내하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강유정 의원 (더불어민주당)이 국립국어원으로부터 받은 답변 자료에 따르면 이와 같은 차이는 자료와 문법적 차이 때문으로 확인됐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1999년 < 표준국어대사전 > 편찬 당시 참고했던 문헌들은 ‘지난/지지난주 + 주·달·해’는 대체로 표제어였던 반면 ‘다음 + 주·달·해’는 사전마다 표제어로 삼은 사전도 있고 표제어로 삼지 않은 사전도 있었다. 특히 ‘다다음 + 주·달·해’는 표제어로 삼은 사전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지난/지지난’과 ‘다음/다다음’은 의미적으로 대립을 이루는 쌍이지만, 문법적으로는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지지난’은 관형형 또는 관형사로 주로 시간과 관련된 말과 어울려 쓰인다는 제약이 있지만 ‘다음, 다다음’ 은 명사로서 시간과 관련된 말뿐 아니라 공간, 사람, 물건 등 제약 없이 다양한 말과 어울려 쓸 수 있다. 그런데 함께 쓰이는 말의 범위가 넓은 경우 일반적으로 합성어로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 ‘다음 주’ 등을 표제어로 반영하지 않았다.
또한 ‘이번’은 의미상으로나 어휘 형태상으로나 ‘지난/다음’과는 직접 관련이 없고 <표준국어대사전>뿐 아니라 그 이후에 출판된 주요 사전들에서도 ‘이번/저번 + 주·달·해’를 표제어로 삼은 경우는 없다며 ‘이번/저번’과 ‘주·달·해’를 띄어쓰는 것이 일관된다고 부연했다.
다만 국립국어원은 ‘다음/다다음 + 달·해·주’의 경우 기존의 ‘지난/지지난 + 주·달·해’ 유형과 하나의 어휘 체계를 이루는 말로 보아 표제어를 보충하는 차원에서 추가 여부를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또한 표제어를 추가하기 위해선 어휘 사용 실태 조사, 문법적 검토, 사전 정보의 내적 일관성 등을 따지고 전문가 심의를 거치는 과정이 필요해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밝혔다.
강유정 의원은 이에 “국립국어원의 위상과 업무는 존중되야 한다”라면서도 “국립국어원이 우리 국민뿐 아니라 외국인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표준어를 지속적으로 정비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