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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과학으로 읽는 페타닐의 탄생과 마약의 미래

2022년 국내 한 방송사는 미국 필라델피아 켄싱턴 거리에 모여든 마약 중독자들의 충격적인 모습을 공개한다. 약에 취해 두 팔을 늘어뜨리고 비틀거리는 사람들로 가득 찬 대로변 풍경은 그야말로 ‘좀비 랜드’를 방불케 했다. 현상의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이다. 마약 시장을 점령 중인 펜타닐의 폐해는 심각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매일 220명이 마약으로 죽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중 대부분이 펜타닐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매달 두 번씩 9·11 테러를 겪는 것과 같은 수치다.

 

우리나라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2020년 3명의 청년이 펜타닐을 흡입하고 그중 한 명을 살해한 ‘홍대 펜타닐 살인사건’이 일어났으며, 2021년에는 경남 지역 고등학생 42명이 단체로 이 약을 소지하고 흡입한 혐의로 체포된 바 있다. 불법적 의료 쇼핑과 다크웹을 통해 약을 구하는 사례가 다수 밝혀지기도 했다.

 

펜타닐은 본래 말기 암 환자나 극심한 통증 질환을 겪는 이들의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1960년 폴 얀센이 개발한 진통제다. 모르핀의 100배, 헤로인의 50배에 달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어 기적의 진통제로 불려왔다. 그런데 수십 년 전 개발된 의약품이 왜 그리고 어떻게 지금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게 된 걸까?

 

 

풍부한 전문지식과 역사, 인물, 과학을 넘나드는 스토리텔링으로 서사적 즐거움이 가득한 교양과학서 『전쟁과 약, 기나긴 악연의 역사』, 『분자 조각가들』을 쓴 바 있는 백승만 경상국립대 약학대 교수가 이번에는 ‘펜타닐’을 파헤친다. 펜타닐 탄생의 역사적 맥락과 배경은 물론 궁극의 위협이 되기까지 다양한 마약과 인간의 치열했던 싸움도 함께 살펴본다.

 

또한 국내에 침투하는 마약에 저항하기 위해 개개인이 시도할 수 있는 과학적 대처 방안과 사회제도적 해법 제시도 빠뜨리지 않았다. 싸움에서 이기려면 적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과학적 태도를 통해 이 시대 거의 모든 마약의 역사와 배경을 밝히고 대안을 제시하는 이 책은 그래서 ‘대마약시대’에서 생존하기 위해 우리 모두가 읽어야 하는 최소한의 교양서라 할 수 있다.


엔도르핀과 도파민, 마약을 대체할 수 있는 행복의 과학


 

대마약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마약의 유혹을 거부하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마약이 우리에게 쾌락을 주는 매커니즘을 과학적으로 생각해보자고 제안한다. 양귀비가 만들어내는 모르핀은 아편 수용체와 결합해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모르핀과 같은 효과를 내는 활동은 없을까? 우리 몸에서 모르핀의 역할을 하는 물질은 크게 엔도르핀과 도파민을 들 수 있다.

 

엔도르핀은 우리 몸이 주로 통증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방출된다. 예를 들어 피부가 자외선에 노출되었을 때 우리 몸은 이를 고난으로 인식해 엔도르핀을 만들어낸다고 한다. 캡사이신이 포함된 매운 음식을 먹었을 때도 유사한 작용이 일어난다. 한편 도파민은 체내에 존재하는 아미노산이 산화되어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파민을 늘리기 위해서 도움이 되는 활동은 유산소 운동, 음악, 함께 웃기, 숙면을 꼽을 수 있다. 가장 강력한 것은 사랑이다. 사랑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마약류를 사용했을 때와 비슷한 효과를 느낀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마약의 쾌감을 따라갈 수 있는 활동은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마약은 필연적으로 우리를 파괴할 것이다. 저자는 구태여 우리가 파멸이 예정된 쾌락을 따를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허황된 쾌락이 아니라도 우리는 당장 우리 곁에 있는 소중하고 강력한 즐거움을 얻기 위해 노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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