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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디지털 전환을 주저하는 기업들

【박덕환 칼럼】

요즘 챗GPT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테슬라의 CEO인 일론 머스크와 와이콤비네이터 샘 알프만이 2015년 설립한 인공지능 기업 OpenAI가 2022년 11월 출시한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다.

 

일명 ‘생성형 AI(인공지능)’로 사람의 지시 없이 스스로 학습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새로운 결과물(이미지, 영상, 음성, 텍스트, 코드 등)을 직접 만들어낸다.  이를 직접 사용해 본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감탄을 자아낸다.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메타버스와 같은 손에 잡히지 않는 정보기술과 달리 ‘인공지능’이라는 정보기술을 직접 경험해 보니 놀라울 따름이다. 

 

경쟁에 뒤지지 않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 등은 앞 다투어 챗GPT와 유사한 방식의 AI 모델을 공개하거나 공개할 예정이다. LG, KT, 네이버나 카카오 등 국내에서도 다르지 않다. 

 

인터넷 검색 문화도 바뀌는 느낌이다.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 사이트를 여기저기 검색하는 수고에서 벗어나 자동 검색기처럼 챗GPT를 활용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출시한 ‘Bing 채팅’은 검색 출처까지 보여주어 해당 출처를 통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문제는 그 혜택에도 불구하고 생성형 AI기술이 활용하는 데이터 학습(Deep-Learning) 기능은 기업들의 활용을 제한한다. 민감한 내부정보, 개인정보를 챗GPT상에 입력하는 경우 해당 내용을 저장 및 학습하게 되어 정보유출의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DT 또는 DX) 부문에서 챗GPT 접속을 차단했고, 개인정보에 민감한 금융권은 업무이용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 유용성을 경험한 이상 기업들은 내부 환경에 맞는 챗GPT의 활용을 꿈꿀 것이다. 

 

챗GPT는 그 혜택을 경험하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한 정보기술들이 더 많다. 현재도 진행 중인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예로 들면 더욱 그렇다. 그 혜택을 아무리 강조해도 몸으로 체감할 수 없으니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는 현실이다.

 

기업마다 처한 환경이 다르고 정보기술의 활용과 체화과정을 거쳐 그 혜택을 체감하기까지에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디지털 전환이 생산효율 증대와 인건비 등 비용절감 관점의 단기적 접근은 지금 같은 경기 하강기에는 투자효과가 미미할 수 있어 디지털 전환을 유인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2021년 중견기업 디지털 전환 실태조사」를 참고하면 제조업과 비제조업 분야의 기업 대부분이 디지털 전환에 필요성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디지털 전환 투자비용’ 문제 등 모두 9가지의 애로사항을 피력했다.

 

중견기업이 이러할진대 중소기업은 더하면 더할 것이다. 

 

 

위의 표에 의하면 ‘투자비용’과 ‘투자 대비 성과에 대한 불확실성’은 유사한 성격으로 제조업, 비제조업 공히 약 45% 이상의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을 주저하는 이유로 꼽고 있다.

 

또 관련 인력과 기술의 부족 등이 그 뒤를 잇는다. 이와 같이 투자에 대한 내용보다도 디지털 전환에 따른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로 꼽을 수 있다.

 

첫째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방식을 유지하는 경우이다. 중소기업이 전통적인 오프라인 방식을 유지하는 경우 디지털 전환에 대한 투자 효과를 보기 어렵다. 디지털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고 디지털 전환의 본질에 충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둘째는 디지털 기술의 활용이 미미한 경우이다. 전문 인력이나 보유 기술의 부족 등이 원인이겠으나 디지털 기술의 활용 성이 떨어지면 디지털 전환 을 하더라도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디지털 전환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이유를 두 가지로 요약해서 설명은 했으나 사실 상호 연관돼 있다. 즉, 오프라인 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정보기술의 활용성을 떨어뜨릴 것이며, 활용성이 적으면 오프라인 방식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많은 연구자들은 효과적인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전략과 방향성을 재고해야 함을 강조한다. 적절한 디지털 전환 전략수립에 기초하여 조직문화, 업무 과정에서의 지속적인 역량 강화와 투자가 이어질 때 디지털 전환의 성공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

 

성공하는 디지털 전환의 지름길, 지피지기(知彼知己)! 

 

기업의 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인터넷이 세계적으 로 확산되면서 기업의 경영전략, 고객 서비스, 협력 회사 간의 관계 등이 바뀌었다. 이런 외부환경의 변화에 대처하려면 조직 구조, 전략 그리고 문화에 대한 적절한 변화가 요구된다.

 

앞서 디지털 전환의 투자 대비 성과에 대한 노파심은 다른 말로 ‘변화의 요구에 잘 대응할지’에 대한 두려움이기도 하다. 제조기업에서 보여지는 디지털 전환의 애로사항 중 ‘혁신에 대한 두려움’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 기업들의 조직 구조를 보면 디지털 전환과는 좀 거리가 먼 조직 구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를 집권화와 공식화 그리고 복잡성을 중심으로 설명하면 먼저 의사결정의 집중화와 분산화를 꼽을 수 있다.

 

의사결정권이 조직의 하부로 내려갈수록 상부에 정보를 제공하는데 발생되는 비용은 감소하는 반면, 의사결정이 최고 경영진에 집중된다면 그 비용은 증가할 것이다. 우리 중소기업 대부분의 의사결정이 상부에 집중되는 경우라면 시시각각 변하는 현장의 정보를 쉽고 빠르게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맞다. 

 

공식화란 업무의 표준화 정도를 뜻한다. 상당히 공식화된 직무를 수행한다면 무엇을 언제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해 스스로 판단해야할 부분이 적어지게 된다.

 

직원은 동일한 입력을 반복하게 되고, 미리 정해진 결과나 보고서를 지속적으로 생성하면 된다. 공식화 정도가 낮을 때 조직 구성원의 행동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지고 자율적 판단이 많이 요구된다.

 

직무에 대한 개인적 판단의 자율성은 조직에서 미리 정한 행동양식과 반대로 움직일 확률이 높아서 직무 표준화 정도가 높을수록 직원이 업무처리를 할 때 개인적 판단이 줄어들게 된다. 즉 직무 절차의 표준화 정도가 높을수록 미리 정해진 것과 다른 행동은 허용되지 않는다. 

 

엄청난 양의 대기업 회계처리 매뉴얼, 인사관리 매뉴얼, 구매 관리 매뉴얼 등을 보유하는 이유는 적은 비용으로 가장 효과적인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공식화 정도를 높인 결과이다. 끝으로 복잡성은 조직 내 존재하는 분화의 정도를 뜻한다. 조직 내에서 요구되는 전문적 지식과 기술의 수가 많을 수록 그 조직은 복잡해진다.

 

다양한 구성원들에게 정보를 제공해야 되고 그들의 활동을 조정해야하기 때문에 조직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복잡성은 구성원의 성향, 과업의 성격에 따라 수평적으로 분화되고, 수직적으로는 최고 경영자와 일선 실무자 간의 계층이 많을수록 정보의 전달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왜곡되기가 쉽다. 공간적으로도 조직의 사무실, 공간 그리고 인력이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을 경우 복잡성은 증가한다.

 

조직이 복잡해질수록 여러 부문 간의 정보제공이 늘어나고, 조정해야 될 사항도 많아지며 계획대로 업무가 진행되고 있는지 통제하기 위한 수단들이 더 필요하게 된다. 기업의 집권화, 공식화 그리고 복잡성의 정도에 따라 기업은 디지털 전환에 있어 투자된 자원의 효과가 다를 수 있다.

 

집권화 정도가 높다 하더라도 조직의 복잡성이 없거나 낮은 수준이라면 디지털 전환 효과는 미미할 것이다. 그러나 공식화 정도가 높은 조직은 집권화와 복잡성을 낮추는 효과 때문에 디지털 전환의 혜택을 크게 누릴 수 있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공식화의 정도가 높아지고 의사결정이 분산되어 집권화를 낮추며, 복잡한 조직을 단순화할 때 그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박덕환

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연구 분야

중소기업 정보화 및 디지털 전환, 스마트 Factory 컨설팅 등
전 IBK기업은행 남동공단 중견기업센터 센터장

전 IBK기업은행 전자금융부(전자금융공동망 담당)

 

MeCONOMY magazine May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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