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7 (토)

  • 흐림동두천 26.2℃
  • 흐림강릉 28.2℃
  • 구름많음서울 27.6℃
  • 구름많음대전 26.0℃
  • 대구 26.7℃
  • 구름많음울산 27.4℃
  • 흐림광주 26.1℃
  • 구름많음부산 27.1℃
  • 흐림고창 27.2℃
  • 제주 28.5℃
  • 흐림강화 26.8℃
  • 흐림보은 24.5℃
  • 흐림금산 25.1℃
  • 구름많음강진군 26.2℃
  • 구름많음경주시 27.4℃
  • 구름많음거제 27.9℃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배우 김진호 추리소설 주인공으로 변신하다

국내 최초 제 1기 PIA 사설탐정 자격증 취득

‘범죄는 예술이다. 범인이 만든 예술을 탐정이라는 평론가가 논평한다.'

 

영국작가 길버트 테스터턴의 명작 추리소설 <푸른 십자가>(1910)에서 탐정으로 데뷔한 브라운 신부의 명언 가운데 하나다. 브라운 신부는 오귀스트 뒤팽, 셜록 홈스와 함께 3대 명탐정으로 꼽힌다.

 

 

베테랑 배우 김진호가 추리소설의 주인공으로 변신해 화제다. 지난해 창단 40주년을 맞은 (사)전문예술극단을 우리나라 최고의 연극단체로 키워낸 김진호 이사장이 서울신문·한국특수교육재단·한국공인탐정협회가 주관한 제 1기 탐정클럽 과정을 이수하고 PIA 사설탐정 자격증을 취득했다.

 

김 이사장의 깜짝 변신에는 그럴만한 근거가 있다. 평소 추리소설을 즐겨 편식해온 그의 취향을 읽어보면 전혀 이상한 얘기는 아니다. 특히 김 이사장은 탐정 가운데 브라운 신부를 곧잘 소환한다. 심사숙고형에다 끈질기고 강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점에서다.

 

탐정의 경험과 통찰력은 연극의 힘

 

“증거를 하나하나 수집해서 귀납법적으로 범인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오랜 인생 경험과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범인에 접근해 그 심리를 탐색하는 것에 환호합니다. 브라운 신부 자신이 범인이라고 가정하고 어떻게 범행할 것인가를 연역법적으로 해석하는 것이죠.”

 

김 이사장은 “직접 희곡을 쓴 여러 편의 연극 가운데 <김치>의 탄생배경도 그런 맥락과 무관치 않다”면서 “어린시절을 꼼꼼히 소환, 2년여 고민한 끝에 탈고를 마친 작품이 바로 <김치>였다”고 말했다.

 

연극 <김치>는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집합체의 원형이자, 공동체성을 유지하게 하는 마지막 보루인 가족에 대한 가슴아린 서사를 버무리고 있다. 지난 2010년 처음 무대에 오른 이후 2013년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5일 연속 매진기록을 세웠으며, 지난해 송년공연까지 이어온 스테디셀러로 꼽힌다.

 

이번 교육과정에서 김 이사장의 흥미를 자극한 커리큘럼은 과학수사 및 지문채취, 탐정이 알아야 할 디지털 포렌식 분야다. 뒤팽이나 홈스 같은 인물들은 대단한 추리력을 갖춘 탐정들이지만, 현대의 기준으로 본다면 ‘심증(心證)’만으로 범인을 잡아낸다는 단점이 있다. ‘물증(物證)’이 없으면 유력한 혐의자라도 유죄판정을 내리기 어렵다.

 

“인생이 예술을 모방할 수 있는 날까지 최선다할 것”

 

법의학자이자 변호사였던 손다이크 박사(Dr. John Thorndyke)는 영국작가 리처드 프리맨에 의해 <붉은 엄지손가락 지문>(1907년)으로 명탐정 반열에 오른다. 수사과정에 최초로 현미경을 활용한 손다이크 박사는 ‘법의학’ 또는 ‘과학수사’를 도입한 주역이나 다름없다. 수사드라마 <CSI>의 증조할아버지뻘 된다. 현장감식이나 지문채취, 디지털 증거의 법적 및 기술적인 사항들이 손다이크 박사의 활약 덕분이라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은 아니다.

 

김 이사장은 “인생이 예술을 모방했다고 갈파한 오스카 와일드의 말이 설득력있게 들린다”면서 “사설탐정 자격증 이수는 뜬금없는 삽질이 아니라, 제 인생에서나 제가 지향하고자 하는 연극에 있어서나 사고와 해석의 지평을 확대해주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런던 베이커가에는 셜록 홈스 박물관이 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홈스의 하숙집이다. 박물관 현관에는 당시의 복장을 한 영국 경시청 경찰관이 문지기로 서 있다. 안으로 들어가면 소설에 등장하는 소품과 하숙집 아주머니가 관광객을 맞이한다. 그 밖에도 영국 곳곳에는 셜록 홈스를 실존인물로 여기며 마련한 기념물이 많다. 셜록 홈스의 이름을 딴 기차역이나 호텔, 술집도 수두룩하다.

 

김 이사장은 “박물관은 아닐지언정, 상혼이 판치고 창작극을 찾아보기 힘든 우리 연극계에서 40년 동안 흔들림없이 가족서사를 고집해온 예인방의 작은 깃발 하나라도 꽂을 수 있는 기념공간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MBC 드라마 <주몽> <제5공화국> <이산> <계백> <옥중화>, SBS <시티홀> <대물>, TV 조선 <최고의 결혼><바벨>, MBN <마성의 기쁨> 등에서 비중있는 역할을 맡아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였다. (사)전문예술극단 예인방은 지난 1981년 창단 이후 400여회의 공연을 통해 전국적인 인지도를 확보했다. 특히 2015년 <엄마의 강>에 이어 2020년 <못생긴 당신>으로 대한민국연극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한편 제 1기 탐정클럽 과정은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백기종 국립경찰대 외래교수와 염건령 한국범죄학연구소장 등 10여명의 강사들이 참여, ‘탐정학 개론’ ‘탐정과 비즈니스’ 등 커리큘럼을 진행한 뒤 16명의 이수자들에게 PIA 사설탐정사 자격증을 전달했다.

 

 

 

 




HOT클릭 TOP7


배너







사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