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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신은숙 칼럼】 코로나와 상가 임대차 계약관계

 

코로나-19라는 원인불명의 전염병이 전 세계로 확산되어 지구촌 곳곳에서 치열한 방역전쟁을 벌인지도 벌써 2년이 지나갔다. 하지만 오미크론이라는 새로운 변이가 출현하였고, 기나긴 싸움은 언제 끝날지 예측하기 어렵다. 코로나 확산으로 영업중단의 직접적인 손해가 발생한 소상공인의 어려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특히 재정적 어려움으로 차임을 제때 납부하지 못한 임차인은 영업을 계속하기도, 계약을 종료하기도 쉽지가 않다. 이번 호에서는 코로나가 상가 임대차계약관계에 미치는 영향, 차임 연체와 임대차계약의 해지에 대해 살펴보자.

 

차임 연체를 이유로 한 계약해지

 

(1) 계약해지사유인 차임연체의 의미

 

상가건물 임차인의 차임 연체액이 3기의 차임액에 달할 경우 임대인은 차임 연체를 이유로 계약을 즉시 해지할 수 있다.(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 8). 여기서 3기의 차임 연체는 임차인이 차임을 연체한 횟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납부하지 않은 차임 금액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상가 월세가 200만 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3기 연체금액은, 매월 납부해야 하는 월세 200만 원을 3회 납부하지 않았을 때의 총 금액인 600만 원을 의미한다. 만약, 월세를 첫째 달과 둘째 달에는 각 100만원씩만 내고 셋째 달에는 월세를 내지 않았다면, 연체 개월은 3개월 이지만 총 연체된 금액은 400만 원이므로 2기 차임이 연체된 것이어서 계약 해지 사유는 아직 발생하지 않은 것이다.

 

(2) 코로나로 인한 차임 연체 특례 조항


작년 국회에서는 코로나로 인해 영업이 어려워진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서 차임 연체에 관한 특례조항을 신설한 바 있다. 개정 법이 시행된 2020년 9월 29일부터 6개월까지 기간 동안에는 임차인이 월세를 내지 못해서 차임을 연체하더라도 계약 해지 사유인 차임 연체로 간주하지 않는다(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제10조의 9).

 

만약, 월세 200만 원을 매월 말일 납부해야 하는 임차인이 2020년 8월부터 2021년 2월까지 7개월 치 월세 1,400만 원을 미납했더라도, 특례조항의 적용을 받아 9월부터 2월까지 밀린 월세는 차임 연체에서 제외되므로, 임대인은 차임 연체를 이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 이때, 특례조항은 연체된 차임에 대해 임대인의 계약 해지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지, 임차인이 밀린 월세를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사정변경을 이유로 한 계약 해지

 

(1) 대법원 2013. 9. 26.선고 2012다13637전원 합의체 판결

 

임대차계약에서 임차인의 사정으로 계약을 중도에 해지할 수 있는 권리를 유보하지 않았다면 3기의 차임 연체를 하더라도 임차인이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계약 성립의 기초가 된 사정이 현저히 변경되고 당사자가 계약의 성립 당시 이를 예견할 수 없었으며, 그로 인하여 계약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당사자의 이해에 중대한 불균형을 초래하거나 계약을 체결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는 예외적인 사정 변경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거나 해지할 수 있다.

 

(2) 코로나를 이유로 임대차계약 해지를 인정한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는 계약서에 임차인의 계약 해지 조항이 없더라도 코로나로 인한 영업적자를 이유로 임대차계약의 해지를 인정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해당 사건에서 임차인은 서울 명동의 상가건물 1층 점포를 보증금 2억 3천만 원, 월세 2,200만 원의 조건으로 임차하였는데, 코로나로 인해 평시 월 5천~9천만 원에 이르던 매출이 100만~200만 원 수준으로 급감하자 계약을 해지하고 임대차보증금을 돌려달라고 소송을 제기하였다. 위 사건에서 법원은 주요 고객인 해외입국자의 2주 격리 의무화로 인해 해외여행객 수가 99% 이상 감소하였고, 코로나가 장기화되어 매출이 90% 이상 감소한 상태가 지속되어 영업을 계속하는 경우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상태가 되었다고 지적하면서, 이러한 사태는 당사자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임차인의 책임이 없는 불가항력적인 사유에 해당하므로 계약 해지는 정당하다고 선고했다.

 

결론

 

코로나를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인정하여 임차인의 계약 해지를 인정한 법원 판결은 현 상황에서 의미가 크다. 하지만, 모든 계약관계에서 코로나를 이유로 계약 해지가 가능하다는 뜻은 아니다. 계약 해지가 가능한지, 계약 해지 후 명도 방법, 차임 및 지연이자의 처리, 원상 회복 의무 등 계약 당사자 사이에 처리해야 할 문제가 많고 그 과정에는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만약, 당사자 간의 대화로 해결이 어렵다면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임대차계약 분쟁을 처리하기를 권고한다.

 

 변호사 신은숙

 

법무법인 백하

bonheur000@naver.com

 

MeCONOMY magazine January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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