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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경상북도 상주 모서농협 ‘스위트사파이어’ 국내 첫 재배 성공

【M이코노미뉴스 김소영 기자】경상북도 상주시 모서농협이 스위트사파이어 국내 첫 재배에 성공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지포도’로 알려진 스위트사파이어는 지난 2013년 미국에서 첫 상업적 판매 개시 이후 세계적으로 각광 받고 있는 최신 포도 품종이다. 특히 씨가 없고 당도가 높은 것이 특징인데, 국내는 재배가 되지 않아 현재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것은 모두 수입산이다. 국내 최초 스위트사파이어 재배현장을 취재했다.

 

 

한 낮의 더위가 30도를 넘긴 지난 8월 20일, 기자가 찾은 경북 상주시 모서면에 위치한 한 비닐하우스 농가는 잘 익은 포도송이가 주렁주렁 탐스럽게 달려 있었는데 지금껏 우리가 봐온 포도 모양과는 상당히 달랐다. 김대훈 모서농협 조합장은 “이게 스위트사파이어인데 국내에서는 가지포도라고 알려진 과일”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현장에는 상주시 낙동농협 조광래 조합장도 와 있었는데 “이게 외국 품종인데 다른 농가들은 다 죽었는데 여기만 잘 됐다고 해서 보러 왔다”라며 “내년에 우리 조합원들도 이걸 한 번 심어볼까 해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광래 조합장은 “과일 농사가 이렇게 잘만 된다면 우리 지역 농가들의 수익이 크게 향상될 것 같다”면서 “요즘 농촌에서는 새로운 품종에 대한 관심이 아주 많은데 모서농협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라고 부러워했다. 요즘은 농사일보다 찾아오는 사람들한테 설명하는 게 일과가 된 거 같다고 말한 김대훈 모서농협 조합장은 “농가들이 이 작물에 대해 관심이 많긴 한 것 같다”고 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사람들이 찾아오는데 솔직히 과할 정도로 많은 분이 온다고 말한 김 조합장은 “소문이 나면서 상주는 물론 인근 지역 농협에서 조합원들을 데리고 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방문 이유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새로운 작물이다 보니 정말로 농사가 된 건지 보러 오는 것 같다”면서 “와서 보고는 입을 떡 벌리면서 신기해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김 조합장은 “앞으로 일주일 후면 수확을 시작해서 10여 일 이내 모두 따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30개 농가 재배했으나 실패


지난해 상주시 모서농협에서는 30여 개 농가가 외국 품종인 스위트사파이어 재배를 시도했으나 대부분 실패했다. 김대훈 조합장은 “지난해 겨울은 상당히 온화했고 기상청에서도 30년 내 가장 따뜻했다고 했는데도 모두 실패했다”면서 “아무래도 기온이라든가 재배기술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스위트사파이어는 어른 손가락 크기 가지 모양의 열매로 알맹이 하나가 평균 10g 정도 되는 대립종(표준보다 크고 무거운 종자)으로 씨가 없고 껍질 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김 조합장은 새로운 작물 시도를 묻는 말에 “요즘 가장 핫한 과일이 샤이머스켓인데 생산자의 입장에서는 재배가 힘들고,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재배 시 사용되는 지베렐린이라든가 이런 거 때문에 사 먹길 꺼리는 부분이 있다 보니 대체작물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지역은 포도재배 기술이 뛰어나기 때문에 비슷한 작물을 찾다가 포도과 작물인 스위트사파이어 재배가 비슷할 거라고 생각해서 이 품종을 선택하게 됐다”고 했다.

 

재배 수월하고 수익 증대 가능해


국제 종자회사를 찾아가 상담을 받고 묘목을 구해 재배를 하게 됐다는 김 조합장은 국내 처음 재배라 매뉴얼이 없다 보니 참 힘들었던 것 같다고 힘든 재배 과정을 털어 놓았다. “원산지에서는 재배할 때 나뭇가지를 꽈배기처럼 꽈서 엮는다는 겁니다. 처음에는 엮었죠.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러면 안 되겠더라고요.”


그 누구한테 물어볼 곳이 없다 보니 오직 혼자서 재배 방식을 터득해야 했다는 김 조합장은 지금껏 포도농사를 지어온 경험을 살린 것이 재배성공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확실히 일손이 안 가는 것 같아요. 알 속기도 안 하고, 지베렐린 처리도 안 하고 순만 잘라줬죠. 원산지에서 봉지에 안 싼다고 해서 우리도 안 쌌죠. 농약 대신 좋은 영양제를 사용했어요. 천연 다시마비료인데 사용해 보니까 확실히 좋더라고요. 이거 보면 알겠지만 잎이 연하면서 사람 손에 착착 안기잖아요. 포도송이도 아주 크고 당도도 상당히 높고요.”


김 조합장은 과일나무는 수확 철이 되면 황화현상이 나타나면서 잎이 노르스름해지고 뻣뻣해지는데 이건 애들 잎처럼 신선해 보이고 상당히 건강하다고 강조했다.
“이만한 당도가 올라가고 이만한 과일이 맺어지려면 상충부에 있는 잎과 하층부에 있는 뿌리가 충실해야 과일이 맺어지기 때문에 뿌리도 아주 튼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천연 다시마비료를 물과 희석하는 과정에서 실수해 서너 그루 나무의 잎이 노랗게 변하는 피해를 봤다는 김 조합장은 이후 적정량을 사용하고 나서 나무가 상당히 싱싱해졌다고 했다. 김 조합장은 약 600평의 비닐하우스에 스위트사파이어 묘목을 심었고 한 그루도 죽이지 않고 모두 살렸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재배한 비닐하우스 안은 풍성한 포도송이가 주렁주렁 열려서 그간의 수고를 덜어주는 듯했다.


“대박이죠. 이렇게 많이 달렸잖아요. 내년에는 알 속기도 해줘야 할 것 같아요.”


누구든 찾아오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아는 선에서는 재배 관련 모든 정보를 알려주고 싶다는 김 조합장은 “한 번 묘목을 심으면 20년 정도 수확이 가능한 과일나무 특성상 년 수가 거듭될수록 뿌리가 넓어지고 세력이 굉장히 강해지기 때문에 농가 소득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재배농가 대상 묘목 공동구매할 계획


김대훈 조합장이 이끌고 있는 상주시 모서농협 조합원들이 재배하는 주 특산물은 포도, 사과, 복숭아 등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많이 짓는 농사는 단연 포도이다. 김 조합장은 농협에 잡히는 연간매출 규모는 70억원, 전체농가로 본다면 약 150억원에 이른다고 했다. 이 중에서 포도농가 350여 개이며 샤이머스켓를 재배하는 농가는 180여 농가에 이른다.


김 조합장은 내년 모서농협 전체포도 재배 농가에 스위트사파이어 묘목을 공동구매에서 재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노지재배에 대해서는 농가 스스로 선택하도록 하되, 하우스 시설에 대해서는 원하는 농가들은 대상으로 시설자금을 대출해줄 계획도 밝혔다.


스위트사파이어는 샤이머스켓 묘목과의 가격에서 두 배 차이가 난다. 샤이머스켓은 묘목 한 그루당 1만2,000원인데 반해, 스위트사파이어는 2만5,000원 정도다. 그럼에도 스위트사파이어 재배를 조합원들에게 권장하려는 이유에 대해 김 조합장은 “묘목 값은 비싸지만 판매 시 샤이머스켓보다 높은 가격이 판매가 가능하다”면서 “앞으로 몇 년 안에 샤이머스켓 시장을 초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농사 사명감으로 뭉친 ‘삼색포도회’


지난해 모서농협의 30여 개 농가가 새로운 품종인 스위트사파이어 재배에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은 ‘삼색포도회’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상주 지역 시의회의원을 비롯해 농사에 대한 사명감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삼색포도회’는 회원 누구든 새로운 품종에 접목해서 잘되든 잘못되든 서로 원망하지 말자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


“새로운 작물을 재배하게 되면 행정기관도 그 누구도 성공을 보장할 수 없기에 자칫 법적인 소송에 휘말리게 되죠. 농가들 입장에서는 일 년 동안 땅에 투자 했는데 실패했으니 보상하라고 요구하는 것이고요. 그걸 없애 스스로 결정하고 재배해 보자는 취지로 결성된 것이 삼색포도회입니다.”


삼색포도회는 바이올렛킹이라는 품종도 식재했다. 샤이머스켓과 윙크의 교배종인 바이올렛킹은 샤이머스켓보다 알이 더 굵고 더 당도가 높으면서 색이 빨간 포도인데 솜사탕포도로 알려진 품종이다.


40년간 사과재배 한 농사 베테랑


스위트사파이어로 유명인사가 된 김대훈 모서농협 조합장은 약 40년간 사과 농사를 지어온 농사 달인이다. 몇 년 전 포도농사를 시작했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포도 농사를 안 지으면 대화가 안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만큼 지역에서 포도농사를 짓는 농가가 많다는 것. 


“우리 지역이 포도 농사를 많이 짓는 것은 기후 때문이죠. 여기는 250m의 중고냉지라 과일의 맛이 좋고 당도가 아주 높아요.”


샤이머스켓, 캠벨농사 외에도 사과 농사 등 만여 평의 농사를 지어오면서 모서농협 조합장을 맡고 있는 김대훈 조합장에게 가장 힘든 점을 물었다.


“농사는 기후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자재값이라든가 인건비를 다 제외하고 생산하는데도 판매할 때는 그렇지 않아요. 농사를 잘 지어 놓고도 생산비를 제대로 못 건지는 경우가 많죠. 농민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 그겁니다.”


김 조합장은 앞으로 새로운 품종개발과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MeCONOMY magazine September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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