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기업이 채용 과정에서 아직도 지원자의 학벌을 무시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20일 기업 316개사를 대상으로 '학벌이 채용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인 53.5%가 '영향을 미친다'라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조사 48.1%보다 5.4%p 상승한 수치다.
기업 형태별로는 대기업은 66.7%, 중소기업은 50%가 학벌이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학벌이 채용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로는 58.6%가 '학벌에 따른 역량 차이가 있어서'(복수 응답)를 꼽았고, 다음으로 '객관성이 있는 채용 조건이어서'(41.4%), '지원자의 노력에 대한 인정 차원에서'(40.8%), '기존에 채용 시 만족도가 높아서'(13.6%), '활용 가능한 인맥이 많아서'(9.5%) 등의 순이었다.
지원자의 학벌은 '모든 채용'에서 영향을 미친다는 답변이 48.5%로 가장 많았으나, 특히 '신입 채용'(46.2%)에서 영향이 있다는 응답이 '경력'(8.9%)이나 '인턴'(8.9%)의 5배가량에 달했다.
이에 대해 사람인은 "성과가 중요한 경력에 비해 신입사원의 객관적인 평가 요소로 학벌을 중시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라고 설명했다.
채용 평가상 좋은 학벌이 구체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부분으로는 '지원자를 더 꼼꼼하고 유리하게 평가'(60.4%, 복수 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다.
그다음으로 '전형 진행 시 우선순위로 선정'(35.5%), '가산점 부여'(24.9%), '결격사유 발생 시 구제'(2.4%) 등이 있었다.
기업이 채용 시 가장 선호하는 출신 학교는 '서울소재 4년제 대학'이 39.1%로 가장 많았고, '상위 10위권 내 명문대학' 33.7%, '지방거점 국립대학' 19.5%, '서울·연세·고려대' 4.1%, '아이비리그 등 해외 명문대 3% 순이었다.
기업들은 이른바 '좋은 학벌'이 입사 후 회사 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 기업의 23.7%가 학벌이 입사 후에도 유리한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좋은 학벌이 회사 생활에서 유리한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주요 부서, 프로젝트 등 배치' 41.3%, '관리자, 고위 임원들의 관심을 받음' 32%, '임원 등 고위직 승진에 유리' 32%였다.
이외에도 '동창, 명문학교 출신 직원 간 인맥 형성' 24%, '인사 평가, 고과 시 좋은 영향' 21.3%, '다른 직원들에게 후광효과 발휘' 17.3%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또 절반가량인 49.3%는 실제로 핵심 인재나 고성과자 중에 학벌이 좋은 직원의 비율이 높다고 답했다.
한편 좋은 학벌의 직원들이 가지는 부작용으로는 '근속기간이 짧고 금방 이직함' 48.4%, '역량에 비해 과대평가' 45.6%, '과도한 처우 요구' 26.3%, '학벌이 좋지 않은 직원에게 위화감 조성' 10.4%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