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8일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오는 4월 총선에서 수도권 험지 출마를 권유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홍 전 대표는 "이제 너무 늦었다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표직 사퇴 이후 처음으로 오늘 김형오 의장님의 전화를 받았다"라며 "서울 강북 험지로 올라오라는 말씀이 계셨고 나는 이제 너무 늦었다고 말씀 드렸다"고 했다.
홍 전 대표는 "이삿짐 싸서 내려와 집 얻고 사무실, 선거 조직 세팅 다 해놓고 예비후보 등록까지 하고 선거 운동을 시작했는데 이제 와서 다시 서울로 올라 갈 수는 없다고 간곡하게 말씀드렸다"며 "공관위원님들이 한번 불러 주시면 더 자세하게 말씀 드리기로 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을 위해 지난 25년간 할 만큼 했다. 이젠 그만 놓아 주시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홍 전 대표는 이날 연이어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며 자신의 수도권 험지 출마에 대한 당내 요구에 강하게 반발했다.
홍 전 대표는 "황 대표가 종로 출마를 선언한 직후 당 지도부의 한 당직자가 어느 기자에게 홍준표가 이제 말을 듣지 않으면 효수(梟首)한다고 했다고 한다"며 "그러면 김태호는 자연히 말을 듣게 돼 있다 라고도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완장을 채워주니 깜도 안되는 인물이 이런 말이나 공개적으로 떠들고 다니니 황 대표의 권위가 서겠는가?"라며 "황 대표가 종로 출마한 목적이 나를 효수하기 위함인가? 참 어이없는 당이 되어 간다. 힘 모아 문정권에 대항해도 부족할 텐데 이런 사람 데리고 공천한다고 설쳐대니 참으로 가관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같은 날 오전에 올린 글에서는 "내가 손바닥 위 공깃돌도 아니고 이제 와서 다른 선택지는 있을 수가 없다"라며 "고향 출마를 설득 못 하면 무소속 출마를 당하느냐의 문제이고 공천되면 양지이고 제거되면 험지가 될 뿐"이라고도 했다.
홍 전 대표는 "공관위에서 불러주면 설득해 보겠다"라며 "언제나처럼 좌고우면하면서 상황에 끌려다니지 않고 정면 돌파하는 것이 홍준표식 정치일 것"이라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