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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예쁜 남자, 그루밍족이 뜬다


<M이코노미 박영일 인턴기자> 영화 ‘나홀로집에’에서 주인공 케빈은 아빠 스킨을 얼굴에 바르며 ‘으악’ 소리를 지른다. 과거에는 남자들은 비누로 얼굴을 박박 닦고 알콜향이 풍기는 스킨로션을 바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초적인 남자만을 추구하던 시대는 가고 진한 화장을 한 꽃미남 아이돌, 남자 연예인이 나오는 뷰티광고가 어색하지 않은 시대가 왔다. 이런 변화에 뷰티업계들도 남자들을 위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우리가 알던 남자들도 달라졌다. 여자보 다 더 꼼꼼히 피부를 관리하며 자신을 가꾸는 ‘메트로섹슈얼’이 트렌드가 됐고, 더 나아가 여성적인 이미지를 내세우는 중성적인 ‘크로스섹슈얼’적인 남성이 인기일 정도다. 이러한 남자들을 그루밍족이라고 한다. 


그루밍족은 어떻게 생겼을까

남자들의 화장·성형·왁싱 등 활발히


그루밍족은 마부(groom)가 말을 꾸미는데서 유례한 말로 자신들의 외모에 투자하는 남성들을 말한다. 요즘은 ‘워킹맘 육아대디’라는 제목의 드라마가 나올 정도로 사회가 변하면서 여자와 남성들의 역할 구분이 모호하다. 여성들이 사회에 참여하는 기회가 많아짐에 따라 남성들의 사회적 영향력이 줄어들게 됐다. 이에 따라 남성들도 외모를 하나의 스펙으로 생각하게 됐다. 또한 ‘외모지상주의 (lookism)’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능력보단 외모를 중시하는 기현상도 등장했다. 취업준비생도 면접에 더 좋은 영향이 되지 않을까 싶어 취업성형을 하는 사람도 늘어났다. 


실제로 남 성전문 성형외과에는 취업성형으로 찾아오는 남자들이 또렷하고 선명한 인상을 위해 코 성형수술 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실제로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 12월10일 남성 취업준비생 33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취업준비의 일환으로 외모관리를 하고 있냐’는 질문에 72%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면접 등 입사과정에서 외모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73%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유로는 ‘자기관리 차원에서 유리한 평가를 받을 것 같아서(41%)’, ‘외모나 인상이 업무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18%)’등이 있었다. 이렇게 많은 남성들이 취업에 대해 외모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결과를 알 수 있다. 


그루밍족이 생기면서 사회에 생겨나는 현상들은 다양하다. 일부 남성들은 자신을 가꾸기 위해 메이크업, 반영구 눈썹문신, 왁싱 등을 하고 있다. 성형 수술 대신 얼굴을 자연스럽고 잘생겨 보이게 꾸미기 위한 다양한 방법 중 반영구 눈썹문신은 남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화장을 하지 않고도 뚜렷한 이목구비를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 시술은 남성, 여성을 가리지 않고 인기지만 특히나 남성의 경우 첫인상에 있어서 눈썹이 중요한 비 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눈썹에 대해 자신감이 없던 남성들의 대안으로 급부상중이다. 


또 얼마전 MBC TV프로그램 ‘나혼자산다’에서는 남자들끼리 왁싱 스트립을 사용해 서로 다리털을 제모해주는 장면이 방송됐다. 이제는 제모시술도 여성뿐만 아닌 남성들도 많이 찾는다. 턱수염, 눈 썹, 구렛나루, 팔, 겨드랑이 털을 깔끔하게 제거해 말끔한 인상을 위해 시술을 많이 한다고 한다. 이런 수요에 맞춰 강남역과 역삼역 인근에는 남성 전문 브라질리언 왁싱샵이 생겨날 정도다. 남성 전문 브라질리언 왁싱샵 ‘제니의 왁싱스토리’ 제니 원장 은 “여성 브라질리언 왁싱샵들이 생겨나던 초기부터 남성들의 브라질리언 왁싱 수요가 분명히 있을 것으로 판단해 과감히 오픈했고, 현재 남성 왁싱 분야에서 월등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게 됐다”고 전 했다.



남성 메이크업아티스트, 뷰티크리에이터까지


그루밍족은 이것에 그치지 않는다. SNS를 통해 그루밍을 전파하는 크리에이터들도 생겨났다. 블로그를 통해 자신만의 뷰티노하우와 팁을 알려주는 파워블로거, 직접 메이크업을 시연하는 뷰티유투버 등이 온라인상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유투브에서 1만5천여 명의 구독자수를 가진 20대 남성 뷰티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노루군’을 만나 맨즈 뷰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어떻게 뷰티크리에이터를 시작하게 됐나요?


A. 화장하는 남성을 보는 부정적인 시각을 고치기 위해 시작했어요. 7~8년 전 블로그를 처음 시작했 어요. 그때나 지금이나 화장을 하는 남성을 신기해 하고 또 심한 분들은 욕을 하기도 하세요. 하지만 꾸민다는 것은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꼭 알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올리는 영상의 대부분은 다 자연스러운 메이크업 상태로 나가는 것이고요. 물론 제가 눈화장에 도전하고 시작해본지는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력이 낮은 것도 있어요. 하지만 ‘과한 화장이 아닌 적당한 화장이라면 더 깔끔하고 보기 좋지 않을까’라는 메시지를 꼭 담고 싶었어요. 그렇다고 해서 화장이 진한 사람들이 잘못됐 다, 나쁘다는 것은 전혀 아니에요. 


Q. 평소 뷰티, 패션에 관심이 있었나요?


A.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관심이 있었어요. 원래는 어머니가 주신 화장품만을 써왔었는데 2차 성징이 시작되면서 슬슬 저와는 안 맞더라고요. 그때부터 스스로 화장품을 찾기 시작한 것이 이렇게 관심을 갖고 꾸준히 활동을 하는 계기가 됐어요. 패션도 대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진 크게 관심이 없었어요. 시골에서 살다보니 어머니가 사다주시는 옷만 입고 또 고등학생일 때는 교복만 입다보니까 옷을 제가 스스로 살 이유가 없었거든요. 하지만 대학생이 되고 보니 다들 옷을 세련되게 잘 입는거예요. 그래서 그 때 슬슬 옷을 사볼까 결심하게 됐어요. 뭐 친구들 얘기를 빌어보면 80%가 실패로 돌아갔지만 요(웃음).


Q. 메이크업은 언제 시작했나요?


A.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하기 시작했어요. 한창 대학입시를 준비해야 할 때에 시작하게 됐는데 처음에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방문자수를 늘리기 위해 메이크업 제품을 사서 써본 정도였어요. 그런데 메이크업을 하면서 못난 결점들이 가려지면서 한결 나아 보이는 것이 느껴지더라고요. 이제는 집에 있을 때 빼면 99.9%는 화장을 해요. 주로 자기 만족이죠. 또 아무래도 사람을 볼 때 가장 먼저 보는 외향적인 부분이라 키가 그리 크지 않고 외모가 그리 잘생기지 않아 깔끔하게라도 보여야겠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된 것 같아요.


Q. 남자 메이크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A. 적당함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제가 그렇고 제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지 화장을 진하게 하는 분들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에요. 화장이라는 게 개인의 자유이며 자기만족에 따라 화장을 하기 때문에 쉽게 말하기는 참 어려운 것 같아요. 또 사람의 얼굴형에 따라 어울리는 화장법도 다르기 때문에 이건 오로지 제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라는 것을 미리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아직까지는 메이크업하는 남자들을 보는 시선이 그리 곱지 않기도 하고 클렌징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피부상태 에도 영향을 끼쳐서 되도록 저는 가볍게 메이크업하는 편이에요. 남들이 봤을 때 딱 말끔해 보이는 정도로만 해도 저는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Q. 뷰티크리에이터를 하면서 뿌듯한 점, 힘든 점이 있으셨나요?


A. 힘들었던 점은 메이크업에 대한 부분이겠죠? 저는 평소 진한 메이크업을 하지 않고 또 진한 메이크업을 그렇게 선호하는 편이 아니라서 영상을 찍을 때도 메이크업보다는 리뷰, 진한 메이크업보다는 연하고 일상적인 메이크업에 초점을 맞춰 영상을 제작해요. 그렇다보니까 메이크업이 올라오면 매번 비슷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요즘은 다양하게 올려보려고 시도를 많이 해봐요. 하지만 조금만 진하게 올라와도 ‘남자화장이 너무 진하다, 그게 뭐냐’ 등의 악성댓글들이 올라와요. 그래서 다양하게 영상을 만들면서도 보는 사람들도 편안히 볼 수 있는 메이크업 영상을 만들어야한다는 점이 제일 힘든 점인 듯해요.




Q. 아직 그루밍족에 대해 안 좋은 인식들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A. 영상에서 조금만 진하게 화장을 해도 악성댓글이 올라와서 진한 메이크업은 잘 안하는 편이에요. 온라인상에 영상, 글을 올리는 사람으로 진하고 화려한 메이크업을 한다면 그루밍족에 대해 안 좋게 보는 사람들의 인식을 쉽게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모든 크리에이터가 다 내추럴한 메이크업을 하길 바라는 건 아니에요. 각 채널의 색깔이 있고 각 사람의 취향이 있기 때문이 죠. 단지 저만이라도 이렇게 “쉽고, 편하게 따라할 수 있는 내추럴한 메이크업을 보여주자”라는 생각 이에요. 


저도 화려한 메이크업은 잘 못해요. 실력이 그렇게 좋지 않거든요. 많은 남자들은 메이크업을 해보지 않았을 거에요. 그래서 실력이야 키워야하고 더 연구해야겠지만 제 채널에 올리는 영상의 대 부분은 남성분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고 가볍게 할 수 있는 영상들을 올리고 계속해서 이 색깔을 유지 할거에요. 가끔 영상에서 그런 댓글을 봐요. “노루 군처럼만이라도 꾸미면 좋겠다”고요. 이런 인식이 저 하나 때문에 바뀐 것도 아니고 많은 크리에이터 분들의 활동이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 이제 사람들이 “남자도 꾸며야한다”, “꾸몄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하고, 남자가 메이크업하고 꾸미는 것을 이상하지 않게 여긴다는 것이 굉장히 뿌듯 해요. 


Q.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A. 원래는 화장품을 만들고 연구하는 사람이 저의 학창시절 꿈이었는데, 요새는 그냥 화장품과 연관 된 일이라면 다 해보고 싶어졌어요. 크리에이터로 얼마나 활동할지는 모르겠지만 소소한 바람이라면 제가 크리에이터 활동을 하는 동안 그루밍족을 향 한 부정적인 인식이 조금이나마 개선됐으면 해요. 말해놓고도 너무 큰 꿈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긴 하네요. 그래도 많은 남성분들이 자신을 꾸미면서 더 나아진 자신의 모습을 보며 만족했으면 좋겠고, 또 이런 꾸미는 남자들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이 개선돼 그루밍족이 당당하게 꾸미는 날이 왔으면 좋 겠네요. 언젠가 오겠죠? 


다른 남자 유투버와 달리 노루군의 영상에는 ‘과하지 않은 화장이라 좋다’, ‘다른 유투버와 다르게 꼼 꼼하게 리뷰를 잘한다’라는 댓글이 많다.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과거 그루밍족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었지만 요즘은 긍정적으로 많이 개선됐다. 과거 남자가 화장을 한다는 것에 ‘남자가 무슨 화장이냐’, ‘게이 같다’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지만 이제는 ‘적당히 자신을 가꿀 줄 아는 남자들이 더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로 바뀐 것이다.

꾸미는 남자가 멋있다

이제 그루밍족을 넘어 ‘그루답터(Groo-dopter)’라 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Grooming과 Adopter의 합성어로 누구보다 한발 빠르게 트렌디한 제품을 사용하고 자기관리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는 남자들을 일컫는다. 이는 남성뷰티 시장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영국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09년 6억 2350만 달러 규모였던 국내 남성 화장품시장은 2014년 10억 2990만 달러 규모로 5년 사이 62.8% 성장했고 2020년에는 15억 달러 규모 이상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은 매년 10% 내외로 성장하고 있다. 이렇듯이 뷰티업계도 그루밍 제품을 더 활발하게 마케팅하고 이에 남성들도 더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지난 8월 첫 방영을 한 예능프로그램 ‘대세남’은 남성을 타겟으로 한 메이크오버 프로그램으로 화제를 모았다. 외모 콤플렉스로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고 사회진출까지 어려움을 겪었던 남성들이 얼굴과 몸매를 가꾸면서 삶이 변화되는 것을 보여줬다. 이렇듯이 그루밍은 남자들에게 또 하나의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남성 화장에 대한 여성들의 인식 및 태도에 관한 논 문에 따르면 남성들이 기초화장품, 자외선차단제, 헤어 스타일링제품, 바디로션 등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남 성의 색조화장이나 개성이 강한 헤어스타일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인식이 아직은 존재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유는 ‘미용에 너무 신경을 쓰는 것 같아서’, ‘화장한 티가 나는 게 싫어서’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루밍족은 자기만족과 더 나은 외모 를 위해 자신에 대한 투자, 관리를 하는 것일 뿐이다. 여성이 남성에게 갖고 있는 선입견일 뿐, 이제 뷰티는 여성들의 전유물이 아닌 남성들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루밍족이 앞으로 더 당당하게 아름다워졌으면 한다.

MeCONOMY magazine  January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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