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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가임력보존술은 암환자에게 아주 중요한 선택이죠!

이대목동병원 정경아 가임력보존 센터장 인터뷰


M이코노미 김미진 기자> 대한민국은 OECD가입 국가 중 불임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출산율이 점점 하락하는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늦은 결혼과 어려워진 경제여건이 꼽힌다. 결혼을 했지만 임신이 되지 않는 불임률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대목동병원은 최근 가임력보존센터를 개소하고 암을 진단받은 환자뿐만 아니라 난소 기능이 저하된 환자까지 빠르고 세심하게 가임력 보존 치료를 해나가고 있다.


20대에 결혼해서 출산을 하는 것이 보편화되었던 과거와 달리 최근 결혼이 늦어지면서 초산 연령이 30대를 훌쩍 넘기고 있다. 결혼 2년차인 박지영(34세)씨는 직장생활과 임신이라는 두 가지 고민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회사생활을 더해서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싶지만 나이가 30대 중반이라 무작정 임신을 미룰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에 근무하다 보니 임신을 하고 나서 출산을 하려면 출산휴가를 신청하기 어려워 직장을 그만둬야 할 수도 있어 고민은 더 깊어간다. 박씨는 가임력보존술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이대목동병원은 가임력 보존센터를 개소하고 미국 뉴욕의대 분자생식 및 난소기능 보존 연구센 터에서 장기연수를 마치고 이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정경아 센터장을 비롯해 최고의 난임 명의로 알려진 정혜원 교수, 이사라 교수 등 최고의 의료진을 배치했다. 정경아 센터장은 “언제든 필요한 환자들에게 남녀 구분 없이 가장 빠르고 성공적인 최선의 가임력 보 존 치료가 제공될 수 있도록 응급 진료를 한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젊고 아이가 없는 환자에게는 암 진단보다 가임력의 상실이 더 두려운 선고일 수 있다고 말한 정 센터장은 “암을 진단받은 환자뿐만 아니라 난소기능이 이미 저하된 환자까지 빠르고 세심한 가임력 보존치료로 미래의 임신과 출산의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가임력 보존 및 증진은 암 환자뿐만 아니라 일반 가임기 여성 및 남성 모두가 대상이다. 남성의 경우 암 진단을 받은 다음에 항암치료를 하게 되면 정자의 수가 감소하거나 정자 기형이 올 수도 있다. 이때 미리 정액을 받아서 보존하게 되면 이후 필요 시 사용 할 수 있다. 정 센터장은 “물론 암에 걸렸다고 해서 모두 정자 기형이 오는 건 아니지만 혹시나 항암치료를 통해 기형이 올 수도 있기 때문에 미리 대비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항암치료가 끝난 후 혹시나 정자가 감소했거나 정자의 기형이 와서 쓸 수가 없다 해도 사용할 수가 있어 일종의 보험 같은 것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어떤 방법이 좋을까?


여성의 경우 난자동결이나 수정한 배아를 냉동시킨다. 난자동결법을 택해야 할 경우에는 결혼한 여성의 경우 수정시킨 배아를 보존하고, 미혼여성은 난자를 채취해서 냉동시킨다. 정 센터장은 “두 방법 중에 굳이 더 효과적인 방법을 꼽으라고 한다면 난자냉동보다는 배아냉동이 더 안전한 방법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과거만 해도 난자냉동방법이 그리 효과적이지 못했으나 지금은 가임력에 대한 기술들이 많이 개발되면서 난자냉동도 아주 성공적인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이 암 판정을 받은 후 미리 난자를 채취해서 냉동시켜 놓으면 항암치료 후 난자가 줄어든다고 해도 냉동 보관해 놓았거나 수정해서 배아를 얼려 놓았기 때 문에 임신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진다. 어린 청소년들의 경우는 난자자체가 성숙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난소조직을 떼서 냉동 보존하는 방법을 택한다. 정 센터장은 “이 방법은 아직 실험적인 단계라 임상 에서 무조건 이 방법을 택하라고 권하지는 않는다” 며 “그 아이에게 이 시술이 아니면 영원히 불임이 확실할 경우 부모에게 선택권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핵심은 냉동기술


이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냉동기술이다. 냉동법이 의학적으로 발전하면서 난소든 배아든 냉동했다가 사용했을 때 임신이 가능한 단계에 이른 것이다. 정 센터장은 “원래 이 기술은 미국에서 암 환자들 에게 적용하다가 결혼이 늦은 여성들의 가임력을 높이는데 사용하면서 발전했다”면서 “여성들의 결혼이 늦어지게 되면 자궁근종이나 난소종양 등과 같은 부인과질환이 생기면서 가임력이 떨어져 적용하기 시작했던 치료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산부인과 치료를 하다보면 대부분의 여성들은 부인과질환이 임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걱정을 많이하는 편”이라며 “최근 여성의 부인과질환이 잦은 것은 빠른 생리, 늦은 결혼과 관계가 있다. 생리를 시작하고 나서 약 4년 정도가 지나면 여성은 부인과 질환이 생긴다. 어린 여중생이 부인과 수술 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암 환자에겐 선택적인 방법 


암 환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선택적 방법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다른 면에서 보면 윤리라든가 생명에 대한 입장을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정 센터장은 “그러다 보니 이런 사회적인 이유로 자신의 인생을 선택하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지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그러나 미래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치료 후 임신을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대비를 한다는 것은 또 다른 희망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미국에서는 변호사를 끼고 난자냉동을 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암 환자가 수술을 받기 전 이런 시술이 있다는 걸 몰라 서 대비를 못했다고 한다면 충분히 논쟁이 될 수 있 다. 


특히 미국처럼 의료소송이 발달되어 있는 나라는 환자가 항암치료를 받고 생존하게 되면서 그런 치료가 있다는 걸 미리 말해주지 않았냐고 문제를 삼는다면 충분히 소송에 걸릴 수도 있다. 모든 의사 는 수술을 하기 전에 환자에게 가능한 방법에 대해 선택권을 주고 환자가 충분한 상담을 받도록 해야 하고, 환자는 이 수술이 얼마나 성공률이 높고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알아보고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 미국에서는 그런 사례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국내에서도 크게 표면화 되지는 않았지만 논쟁이 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최고 기술 보유


우리 사회는 자기핏줄을 중요시 한다. 불임치료가 발전한 이유다. 가임력 보존술은 일종의 불임치료로 그런 점들이 강하게 작용하다 보니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냉동난자를 통해 9년 만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 해외사례 중에는 23년 만에 냉동정자로 태어난 아기도 있다. 알렉스라는 이 남자는 15살 때인 1990년, 혈액암의 일종인 악성 림프종 판정을 받았다. 항암치료 때문에 나중에 불임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안 그의 어머니는 정자냉동보관을 했고 그의 부인은 23년 전 냉동 보관한 정자로 지난 2013년 인공수정을 시도했다. 그리고 1년 반 만에 임신에 성공해 지난해 6월에 아이가 태어났다. 


정 센터장은 “정자의 냉동보관은 통상적으로 10년 이며 그 이상이 지나면 운동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알렉스의 사례가 굉장히 이례적이고 역대 가장 오랜 기간 냉동 보관된 정자를 이용한 인공출산으로 인정받아 기네스북에 올랐다”고 말했다. 



여성들의 관심 높아


결혼이 늦어진 여성들의 경우 관심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이 치료는 난자보존을 위해서 병원에 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정 센터장은 “아주 접근성이 좋은 치료는 아니지만 간단해진 건 사실”이라며 “과거만 해도 병원에 직접 내원해서 주사를 맞아야 했지만 지금은 자신이 직접 주사를 맞다가 난자를 뽑을 때만 병원에 내원 하면 되고, 진통제로 통증을 경감시킨 다음에 난자 를 뽑아내기 때문에 통증이 크지도 않다. 필요로 한다면 선택할 수 있는 시술”이라고 설명했다. 이 방법은 꼭 암 환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남편이 외국에 나가 있는 경우라든가 출장이 많은 경우 미리 남편의 정자를 뽑아 동결시켜 놨다가 상황에 맞춰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성숙 난자 를 더 성숙하게 만드는 기술도 많이 좋아져 가임력에 대한 기대도 커진 상황이다. 최근 외국에서는 난소를 제거하면서 아직 미성숙난자를 키워서 임신을 한 예도 소개되고 있다. 


정 센터장은 “국내에서도 미성숙 난자를 키우는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 아주 보편화된 치료는 아니지만 그런 사례들이 보고가 되면서 치료의 범위도 더 늘어날 거라고 본다” 고 말했다. 난자를 얻거나 배아를 얻는 방법은 실험관 아기와 같은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보통 2주 정도 소요된다. 그러나 환자가 암 판정을 받고 나서 항암치료를 바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2주는 상당히 긴 시간이다. 정 센터장은 “이런 환자들의 경우 응급으로 배아를 만드는 프로그램을 짜고 동시에 절차를 진행한다”면서 “이런 점에서 본다면 이 기술은 상당한 첨단 기술”이라고 말했다. 


공상과학영화가 현실로 


최근 영국에서 한 십대 소녀가 영국 법원에 보낸 편 지 한 장이 화제가 됐다. 희귀암으로 죽음을 앞둔 한 소녀가 자신이 죽은 뒤 냉동 보관되기를 희망하지만 아버지가 이를 반대한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인체 냉동 보존술은 사람의 사체를 극저온의 액화질소에서 보존하는 기술로 숨이 멎었더라도 세포가 살아있다면 소생이 가능하다는 이론이다. 정 센터장은 “미래에 의료기술이 발달하면 앓던 질병을 치료하고 생명도 연장한다는 것이 목적”이라 며 “우리가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냉동 인간이 현실화되고 있다.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일어 나고 있는 것처럼 난소조직에 대한 기술도 굉장히 많이 발전했다”고 말했다.


암환자에겐 원스톱으로...  


이대목동병원 가임력보존센터는 암환자들을 가장 응급으로 치료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원스톱 치료 를 해오고 있다. 암 진단과 동시에 가장 빠르고 조금 더 선진화된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치료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기치 아래 센터의 모든 팀원은 바쁘게 움직인다. 정 센터장은 “환자들의 경우 암 판정을 받고 주어진 시간과 건강해야 하는 비용이 있다면 고려해볼 만한 방법인 것은 사실”이라며 “자신의 인생에 대한 계획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맞춤형의 치료가 되어야 하는 건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정경아 센터장의 전문 환자 진료영역은 일반부인과 의 생식내분비 질환이다. 특히 자궁근종, 양성 난소 종양, 자궁내막증 등에 대한 미세침습수술인 복강경, 자궁경, 단일공법 및 로봇수술 분야에서의 임상 경험이 풍부하다. 가임력 보존이 필요한 젊은 암환자들을 위한 전문 센터를 운영 중이다. 주 연구 영역으로는 다낭난소증후군과 환경 호르몬에 관한 지속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MeCONOMY magazine  January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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