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국가 주도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5년 8월 ‘ESS 대규모 건설 특별행동계획(2025~2027)’을 발표하고, 2027년까지 자국 내 ESS 설비 용량을 1.8억kW(180GW)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3년간 투입되는 재원만 2500억 위안(약 52조8000억원)에 달한다. 보조금, 현물시장, 용량보상제 등 시장 제도와 함께 표준·안전·기술 로드맵을 동시에 정비하겠다는 점에서, ESS를 단순 설비가 아닌 국가 전력 인프라로 규정한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의 ESS 정책은 물량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 고비 사막 등 대규모 재생에너지 기지에는 출력 변동을 흡수하는 ESS를 집중 배치하고, 퇴역 화력발전소 부지와 기존 송전망을 활용하는 방안도 병행한다. 부하가 밀집되거나 재생에너지가 집적된 지역, 대용량 HVDC가 유입되는 지점에는 독립형 ESS 발전소를 구축해 계통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ESS를 재생에너지 확대의 ‘보조 장치’가 아니라 계통을 지탱하는 기반 인프라로 설계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 제주에서 ESS는 ‘보조 수단’이 아니다 이와 비교하면 한국의 ESS 구축은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다. 산업통상부가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제시한 제주 지역 장주기 ESS 필요 규모는 2030년 기준 설치용량 1730MW, 저장용량 4만6000MWh다. 그러나 이달 결과가 발표될 전력거래소 중앙계약시장 ESS 공개입찰 물량은 총 540MW(육지 500MW·제주 40MW)에 그친다. 제11차 전기본에서도 ESS는 연간 수백 MW의 단계적 도입에 머물러 있으며, 제주처럼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지역을 전제로 한 장주기 ESS 전용 목표치는 별도로 제시되지 않았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급격히 높아진 제주 전력계통에서 ESS는 더 이상 선택적 보조 수단이 아니다. 출력제한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ESS는 계통 안정과 유연성 확보를 위한 필수 인프라로 지목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2024년 말 발간한 ‘효율적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에너지저장장치 비용(LCOS) 전망 및 최적 믹스 수립 시스템 구축 연구’ 보고서는 “제주 지역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유연성 부족이 구조적 문제로 전환되고 있다”며 ESS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 제주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량 증가와 함께 출력제한이 빠르게 늘고 있다. 2022년 제주 지역 출력제한 횟수는 125회로, 2019년 대비 2.7배 증가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출력제한이 단기적 현상이 아니라 상시적 계통 리스크로 고착화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특히 문제는 시간 스케일이다. 몇 분, 몇 시간 단위의 잉여 전력을 흡수하는 수준을 넘어, 일·주·계절 단위로 전력 수급을 조절할 수 있는 장주기 저장자원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 ‘필요한 ESS’와 ‘사들이는 ESS’의 간극 그러나 이러한 계통 진단이 정책 집행 단계로 내려오면서 구조적 간극이 드러난다. 현재 중앙계약시장 ESS 공개입찰에서 제주를 대상으로 공고된 물량은 40MW에 불과하다. 에경연이 제시한 장주기 ESS 필요량과 비교하면 두 자릿수 이상 차이가 난다. “제주의 ESS 중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실제 조달 정책은 지나치게 소규모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이는 단순히 물량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가 겨냥하는 문제 정의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에경연 보고서가 다루는 ESS는 출력제한 완화와 계통 안정, 장주기 유연성 확보라는 ‘계통 인프라’ 관점의 자원이다. 반면 중앙계약시장은 전력시장 내에서 정산 가능한 서비스, 즉 주파수조정(FR)이나 예비력 대체와 같은 계약 가능한 상품을 구매하는 제도다. 제주 계통이 요구하는 기능과 시장 제도가 보상하는 기능 사이에 구조적 어긋남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보고서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을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에경연은 정책 시사점으로 “저장장치 필요 지역을 명확히 제시하고, 기술별·주기별 최적 조합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의 조달 방식이 제주라는 특정 지역의 계통 특수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을 사실상 인정한 대목으로 해석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전기본에 제시된 제주 장주기 ESS 목표치와 실제 조달 물량 간 간극에 대해 “제10차 전기본에 제시된 제주 지역 장주기 ESS 설치 물량은 특정 연도에 한 번씩 설치하는 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누적되는 목표 용량”이라며 “매년 일정 물량씩 단계적으로 확보해 나가는 구조”라고 말했다. 다만 2029년 제주 지역 ESS 필요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전기본의 전망과 관련해서는 해상풍력을 주요 변수로 지목했다. 그는 “2029년 이후 설치 용량이 큰 폭으로 늘어나는 것은 해상풍력이 본격적으로 계통에 연계되는 시점과 맞물려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제주 지역 ESS 공공 입찰 물량이 40MW 수준에 머물러 있는 데 대해서는 “전기본 이 2년 단위로 롤링되는 구조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1차, 12차 전기본을 거치면서 목표 용량은 단계적으로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며 “이 사안과 관련해 정부와 전력거래소는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도 했다.
서비스 로봇은 이미 병원·식당·물류 현장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제도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정부는 ‘2020~2028년 로봇산업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서비스로봇 보급 확대와 함께 안전성 확보를 핵심 과제로 설정했다. 2024~2025년에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실증사업을 통해 ‘안전기준 미비가 로봇 시장 확산의 장애요인’이라 지적하며 정부와 함께 사전 논의를 본격화했다. 산업통상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서비스로봇의 안전성·표준·인증체계 정비 필요성을 명시하며 제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로봇은 단순한 기술을 넘어 일상 파트너로 자리 잡기 위한 마지막 단계, ‘인간과의 신뢰’를 구축하는 단계에 왔다. 안전 인증과 표준이 마련될수록 로봇은 더 자연히 우리의 생활권에 들어오고, 인간과 로봇의 공존 시대는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서비스로봇 안전기준 대폭 강화...정부, 국제표준 정합화 나서 정부가 서비스로봇 안전 인증을 국제표준 수준으로 강화하기 위한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국가기술표준원이 국제표준화기구(ISO) 로봇 기술위원회(ISO/TC 299)에 ‘서비스로봇 전용 소위원회(SC)’ 신설을 제안한 것이 출발점으로, 한국이 국제표준화 논의를 주도하며 글로벌 기준 마련에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국가기술표준원은 서비스로봇 국제표준화 강화를 위해 네 가지 과제를 ISO에 제안했다. 서비스로봇 표준 개발을 전담하는 소위원회 신설, 안전·성능 시험평가 기준 신규 제안, 제품 표준 신규 제안, 기존 성능 표준 제정 마무리 단계 진입 등이 포함된다. 이를 통해 국제 인증 절차 간소화, 개발 비용 절감, 품질 향상 등 산업 경쟁력 제고가 기대된다. 정부는 내년까지 농업용·교육용 등 다양한 서비스로봇에 대한 국가 차원의 안전인증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올해 안에 서비스로봇 전반에 적용될 안전 인증 제도를 신설하고, 로봇 사고 관리 체계의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한 안전성 평가방법도 마련할 계획이다. 로봇의 자율성 증가에 대비해 인간-로봇 상호작용 안전기준도 체계화한다. 서비스로봇 안전인증 체계는 정부 ‘로봇 규제혁신 로드맵’과 연계, 산업·상업·의료·공공 등 4대 분야 33개 규제 개선 과제와 함께 진행된다. 이미 배달로봇 승강기 탑승 기준(2022년), 방역로봇 성능평가 기준(2023년), 협동로봇 안전기준(2024년) 등으로 규제가 정비되고 있다. 정부는 안전 인증 체계 구축이 서비스로봇 시장 확대의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돌봄·의료·물류 등 고성장 분야에서 로봇 도입을 촉진할 계획이다. 내년까지 실증사업과 공공기관 도입 확대도 병행되며, ‘제4차 지능형로봇 기본계획(2024~2028)’과 연계된 중기 로드맵의 마무리 단계에서 서비스로봇 규제·인증 체계 정비가 핵심 과제로 자리 잡고 있다. ◇자율 로봇 확산 속 안전성 우려...정부, 국제표준 기반 인증 강화 국내 서비스로봇 산업이 빠르게 확장되는 가운데, 정부가 국제표준(ISO)을 기반으로 한 안전 인증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가기술표준원은 ISO/TC 299에서 논의된 기준을 국내 인증 체계(KC)에 적극 반영해 서비스로봇의 안전성과 성능 기준을 명확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기업이 설계 단계부터 국제 기준을 고려하도록 유도해 글로벌 시장 진출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로봇의 자율성 증가에 따른 사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가 추진 중인 서비스로봇 실증사업 확대도 안전 인증 강화 필요성을 키우고 있다. 2025~2026년에는 의료, 공공, 산업용 서비스로봇 분야에서 대규모 실증이 진행되며, 병원·공공기관 등 고위험 환경에서 로봇이 실제로 운영된다. 이에 따라 실증 단계에서의 안전성 검증이 강화되고, 2026년까지 서비스로봇 안전 인증 체계를 완성하겠다는 정부 계획이 제시됐다. 특히 의료·방역·보안 등 사람과 직접 상호작용하는 로봇의 경우, 충돌·오작동·데이터 오류 등 다양한 위험 요소에 대한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로봇연맹(IFR)이 2026년 핵심 트렌드로 ‘로봇 안전·보안 이슈’를 꼽은 것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 AI 기반 자율 로봇의 확산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증가시키고, 클라우드 기반 로봇은 사이버 보안 위협에 노출되기 쉽다. 이에 따라 국제표준 준수와 책임 소재 명확화가 글로벌 공통 과제로 떠오르고 있으며, 한국의 안전 인증 강화 정책은 이러한 세계적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전문가들은 “서비스로봇이 일상에 깊숙이 들어오는 시점에서 안전 인증은 산업 성장의 제약이 아니라 필수 기반”이라고 강조한다. ◇AI 자율로봇 시대, 정부 ‘안전·표준’ 체계 정비 본격화 정부가 2026년부터 본격 추진하는 서비스로봇 안전 인증 강화 정책은 ‘로봇산업 2030 전략’의 핵심 목표와 직결된다. 2030년까지 서비스로봇을 대규모로 보급하기 위해서는 국제표준 기반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ISO 기준을 국내 KC 인증 체계와 정합화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평가된다. 이는 로봇의 자율성이 높아지는 환경에서 사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고, 기업이 설계 단계부터 국제 기준을 반영하도록 유도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서비스로봇이 의료·공공·산업 현장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상황에서 안전 인증 체계의 정비는 산업 성장의 병목을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 정부는 2026년까지 실증 단계에서의 안전성 검증을 강화하고, 고위험 환경에서 요구되는 세부 기준을 마련해 오작동·충돌·데이터 오류 등 잠재 위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특히 병원·공공기관 등 사람과 직접 상호작용하는 영역에서는 신뢰성 확보가 산업 확산의 전제조건으로 꼽힌다. 실증사업 확대와 함께 안전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제로봇연맹(IFR)은 2030년 로봇산업의 핵심 이슈로 ‘안전·보안’을 제시하며, AI 자율 로봇 확산과 클라우드 기반 운영이 예측 불가능한 위험과 보안 위협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국제표준 준수와 책임 소재 명확화가 글로벌 공통 과제로 떠오르고 있으며, 한국의 서비스로봇 안전 인증 강화 정책도 이러한 흐름과 맞물려 국제 경쟁력 확보 전략으로 평가된다. ◇AI 결합 로봇 위험성 커지자, 정부 ‘안전 인증’ 강화 서비스로봇은 이제 실험적 기술을 넘어 병원·공공기관·산업 현장·가정까지 빠르게 확산되는 일상적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정부가 2024~2028년 로봇산업 기본계획에서 보급 확대를 선언한 만큼, 로봇이 사람과 직접 상호작용하는 환경은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이러한 변화는 사회적 신뢰 확보를 요구하며, 안전·표준·인증 체계의 정교한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시킨다. 제도적 기반이 기술 확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2020년대 초반부터 논의된 안전기준 부재, 인증체계 미정립, 사고 책임 불명확성 문제는 로봇 보급 속도에 비해 제도적 준비가 뒤처져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정부와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2024~2025년부터 서비스로봇 안전 인증 논의를 본격화했고, 2026년에는 국제표준화 주도, 안전·성능 시험 기준 강화, 국내 인증체계 정비 등 구조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결국 2030년 대규모 서비스로봇 보급을 목표로 하는 국가 전략이 성공하려면 안전한 보급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뒷받침돼야 한다. 로봇의 일상화 속도만큼, 안전장치도 함께 강화되어야 한다. 정부의 서비스로봇 안전 인증 강화 움직임은 ‘피지컬 AI’ 시대에 맞춰 법·제도 정비 필요의 전문가 지적과 일치한다. 한국AI·로봇산업협회 팀장은 “휴머노이드 등 고도화된 로봇은 실증 단계지만, 향후 사업화와 대규모 확산을 위해서는 안전을 담보할 제도적 기반이 필수”라며 “우리 산업·생활 환경 특수성을 볼 때 기존 법체계와의 정합성 확보도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자율주행차가 디지털 트윈과 실도로 검증을 병행하듯, AI 기반 로봇도 사이버 공간 학습과 실환경 실증을 동시에 추진해 축적된 데이터의 표준화·공유 체계가 필요하다며 조선·물류 등 고위험·전문 산업 분야에서도 로봇 활용을 안정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AI가 탑재된 로봇은 기존 소프트웨어 기반 AI와 달리 실제로 움직이고 힘을 가하는 만큼 충돌·전도·오작동 등 직접적인 물리적 위험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안전 변수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AI와 로봇이 결합하는 순간 위험성의 성격이 달라진다”며 법·제도·표준·인증 체계의 전면적 재정비 필요성을 강조한다. 정부는 관계 부처·산하기관을 중심으로 서비스로봇 안전 인증 논의를 진행 중이며, 실증 단계에서는 규제보다 실제 사용 환경에서의 요구를 폭넓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해외 기업 로봇의 국내 도입에도 충분한 실증과 안전 기준 충족이 필수이며, 전문가들은 실증을 통해 기술적·제도적 보완점을 도출해 사업화 단계에서 적용 가능한 안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결국 AI 기반 서비스로봇의 확산은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때 비로소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더불어민주당이 10일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회 본관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부동산감독원’ 설치법 발의와 관련해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반드시 뿌리 뽑겠다”며 “집은 삶의 터전이지, 투기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시세 조작과 전세사기로 서민의 꿈이 짓밟히는 반칙의 시대를 이제는 끝내야 한다”면서 “그간 부처별로 쪼개져 투기 세력의 놀이터가 되었던 감독의 사각지대를 완전히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동산판 금감원을 가동해 상시적 모니터링과 정밀 타격으로 불법 투기 세력이 우리 시장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부동산 정책을 두고 억지 땡깡이라며 본질을 흐리고 있다”며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려는 정부의 손을 뿌리치고, 투기 세력의 방패막이를 자처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억지 땡깡이다. 시장의 반칙을 바로잡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이고 상식의 회복”이라고 말했다. 한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은 정상적인 거래는 철저히 보호하되, 불법과 편법에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라면서 “어떤 방해에도 굴하지 않고 국민의 소중한 주거권을 반드시 사수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관세 압박에 대응할 대미투자특별법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 아동수당 지급 연령과 지급액을 올리는 아동수당법, 필수의료 집중 지원을 담은 필수의료법,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을 위한 전세사기피해자법 등 2월 임시국회를 시작으로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와 시급한 법안 129건을 최대한 처리하기 위해 속도를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정애 정책위의장도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당·정·청의 확고한 의지를 강조했다. 한 정책위의장은 “정부는 공급 확대 대책을 발표했고, 동시에 공급 물량이 일부 다주택자에게 독점되는 비정상적인 구조를 바로잡겠다는 원칙도 분명히 했다”며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남 3구가 포함된 서울 동남권 아파트 매매 수급지수는 101.9로, 최근 2주 연속 하락해 지난해 9월 첫째 주(101.9) 이후 21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실제로 강남 등지에서 매물이 증가하는 등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 거래 질서 확립을 위한 ‘부동산 감독원’을 조속히 설치하기로 했고, 이를 위해 부동산감독원설치법이 오늘 발의될 예정”이라면서 “자본시장에서 일어나는 불법행위에 대해 철퇴를 가할 필요가 있듯이, 부동산 시장의 불공정 불법행위 역시 끊어내야 할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거의 안정은 국민 모두의 열망이자, 국가의 막중한 책임”이라면서 “시대적 요구를 외면하고 미래를 이야기할 수는 없다.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은 부동산 시장의 불안 요인, 불공정 요인을 제거하고 주거 안정을 위한 관련 법안 처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늘(10일)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지방선거 전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은 어렵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의총 후 기자들에게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이 '지방선거 압승을 통한 국정 성공'이라는 진정성에서 비롯됐다고 하더라도 추진 과정에서의 갈등으로 귀결되고 있다는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다”면서 "대체로 통합 필요성은 공감하나 현 상황에서의 합당 추진은 명분이 있지만 어렵다는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의총에서는 20여 명의 의원이 발언대에 올라 합당에 반대 입장을 냈거나 합당에는 동의하지만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영배 의원은 당 지도부 전체를 향해 사과를 요구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박 수석대변인은 “대표가 이미 사과했지만 합당 제안의 형식과 과정에 대해 추가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일부 최고위원들이 내부 논의를 외부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데 대해서도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중단과 사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잇따라 연바 있다. 정청래 대표는 의총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최고위원들과 협의해 결론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정 대표는 이날 의총이 열리기 전에 민주당 재선의원 모임(더민재)와 간담회를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재선의원 상당수는 합당 논의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민재 운영위원장인 강준현 의원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의 생각은 더이상 갈등이 증폭되는 것은 중단하고 국정과제와 현안에 집중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의총에서 공유된 의원들의 의견을 고려해 혁신당과의 합당 추진에 대한 최종적인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서울 성수전략정비구역4지구(성수4지구) 재개발 시공사 선정 입찰이 대우건설의 서류 미비로 유찰됐다. 이에 조합은 10일 재입찰 공고를 냈다. 입찰 마감은 4월 6일로 잡혔다. 이날 성수4지구 재개발 조합은 "입찰에 참여한 대우건설이 입찰 지침서에서 필수 제출 항목으로 명시한 흙막이, 구조, 조경, 전기, 통신, 부대토목, 기계 등 주요 도면을 제출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며 유찰 사유를 밝혔다. 이어 "해당 도면들은 정확한 공사비 산출과 시공 범위 검증을 위해 꼭 필요한 근거 자료"라며 "대우건설의 도면 미제출로 조합은 공사비를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이는 향후 공사비 인상 및 사업비 증가로 이어져 조합원들에게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은 지난 9일 입찰 제안서 등의 입찰 서류 제출을 완료했다고 밝힌 바 있다. 대우건설은 조합의 유찰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날 대우건설은 입장문을 통해 “조합의 이번 유찰 선언은 법적 절차 및 관련 규정과 판례를 무시한 것으로 향후 조합원들에게 큰 피해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이사회, 대의원회의 등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유찰로 판단한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합의 입찰지침과 입찰참여안내서에는 ‘대안설계 계획서(설계도면 및 산출 내역서 첨부)’만을 요구하고 있으며, 해당 분야별 세부 도서 제출 의무는 명시돼 있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또한 “국토교통부 고시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서울시 ‘건축위원회 운영기준’에서도 통합심의 단계에서조차 해당 분야는 ‘계획서’ 수준만 요구하고 있으며, 세부 도면 제출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런 방식의 판단은 법정 분쟁으로 이어질 소지가 매우 크다”면서 “특정 건설사에만 유리하게 입찰이 진행될 수 있는 지금의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신중하게 관련 법령과 판례에 따른 절차적 타당성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수4지구 재개발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1동 일대 약 8만9828㎡를 지하 6층∼지상 64층, 1439가구 규모의 공동주택과 부대·복리시설로 탈바꿈하는 프로젝트다. 총공사비는 1조3628억원으로, 3.3㎡당 공사비는 1140만원 수준이다.
쿠팡 전 직원이 유출한 개인정보 규모가 정부가 애초 추정하던 대로 3300만건을 넘어섰다. 또 범인이 들여다본 배송지 주소 등의 정보는 무려 1억5000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쿠팡 침해 사고에 관한 민관 합동 조사 결과를 잠정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11월 29일부터 남아있는 쿠팡의 웹 접속기록(로그) 25.6TB 분량, 데이터 6642억건을 분석한 결과 쿠팡 ‘내 정보 수정 페이지’에서 이용자 이름, 이메일 3367만여건이 유출된 것을 확인했다. 이번 조사 대상에는 범행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자의 PC 저장장치 4대가 포함됐다. 또 현재 재직 중인 쿠팡 개발자 노트북도 수거해 포렌식 조사했다. ‘배송지 목록 페이지’에서는 이름, 전화번호, 배송지 주소, 특수문자로 비식별화된 공동현관 비밀번호가 포함된 개인정보를 범인이 1억4800만여 차례 조회해 정보가 유출된 것을 파악했다. 이 정보에는 쿠팡 계정 소유자 본인 외에도 물품을 대신 구매해 배송한 가족, 친구 등의 이름, 전화번호, 배송지 주소 등 제삼자 정보도 다수 포함돼 있어 정보 유출 대상자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또 조사단이 파악한 개인정보 유출 규모에는 쿠팡이 최근 추가로 밝힌 16만5000여 계정 유출 건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합동조사단은 “웹 접속기록 등을 기반으로 유출 규모를 산정했고 정확한 개인정보 유출 규모에 대해서는 향후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차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컸던 공동현관 비밀번호는 ‘배송지 목록 수정 페이지’를 통해 이름, 전화번호, 주소와 함께 5만여건이 조회됐다. 최근 주문한 상품 목록은 ‘주문 목록 페이지’에서 10만여 차례 조회됐다. 조사단이 파악한 정보 유출 규모는 퇴사한 중국인 전 직원이 지난해 11월 25일 쿠팡 측에 보낸 이메일에서 주장한 유출 규모보다는 작다. 유출자인 퇴사자는 이메일에서 “1억2000만개 이상의 배송 주소 데이터, 5억6000만개 이상의 주문 데이터, 3300만개 이상의 이메일 주소 데이터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그가 쿠팡 재직 당시 시스템 장애 시 백업을 위한 이용자 인증 시스템 설계를 맡은 개발자였다며 지난해 1월부터 쿠팡 서버의 인증 취약점을 발견하고 공격 여지를 시험한 뒤 4월 14일부터 본격적인 무단 유출에 나섰다고 전했다. 범인은 지난해 11월 8일까지 자동화된 웹 크롤링 공격 도구를 이용해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했다. 이를 외부 클라우드로 전송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조사단은 이용자 인증 취약점을 악용해 정상적인 로그인 없이 이용자 계정에 접속, 대규모 정보 유출을 했는데도 쿠팡 측이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정상 발급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전자 출입증(토큰)’이 사이버 공격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쿠팡이 사전에 실시한 모의 해킹에서 드러난 바 있지만 쿠팡이 이를 개선하지 않았다고 했다. 조사단은 쿠팡에 인증키 발급·사용 이력 관리와 함께 비정상 접속행위 탐지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 자체 보안규정 준수 여부에 대해 정기적으로 점검할 것을 요구했다. 또 쿠팡이 사이버 침해 사고를 인지하고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에게 보고한 시점인 지난해 11월 17일 오후 4시보다 만 이틀이 지난 같은달 19일 오후 9시 35분에 당국에 신고하며 24시간 내 신고 규정을 위반한 데 대해 과태료 처분할 계획이다. 또 조사단은 과기정통부가 지난해 11월 19일 정보 유출 사고 원인 분석을 위해 쿠팡에 자료 보전을 명령했지만 따르지 않아 2024년 7월부터 약 5개월 분량의 웹 접속기록이 삭제되고 지난해 5월 23일~6월 2일 애플리케이션 접속기록이 사라진 데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했다. 과기정통부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쿠팡에 재발 방지 대책에 따른 이행계획을 이달 중으로 제출하도록 하고 올해 7월까지 이행 결과를 점검할 계획이다.
많은 기업은 경영 환경이 점차 개선될 것이란 기대를 품고 사업을 이어가나 실제 현장에서는 이러한 기대보다 불안의 신호가 포착되는 경우가 많다. 거래처의 발주 주기가 점차 늦어지고, 원자재 가격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며, 환율과 금리 변동에 대한 언급이 잦아질수록 조직 내부의 긴장감 역시 서서히 높아진다. 이러한 인식이 지속되면 조직은 외부 환경의 변화를 관리와 대응의 대상으로 보기보다는 불가항력적인 전제 조건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렇게 되면 전략적 판단의 범위는 점차 축소되고, 선택과 조정을 통해 상황을 바꾸려는 경영의 역할 역시 약화된다. 결국 문제 해결 을 중심으로한 적극적인 경영은 뒤로 물러나게 되고, 주어진 환경을 그대로 수용하는 소극적인 의사결정 구조가 조직 전반에 확산될 위험이 커지게 된다. 사실 위기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경영 전략은 존재하지 않는다. 공급망 불안, 금융 환경의 변동, 소비심리 위축, 규제 강화와 경쟁 구도의 재편과 같은 요인들은 특정 시점에 국한된 사건이 아니라, 형태를 달리하며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구조적 환경 변수에 가깝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시간이 지나면 해소되는 일시적 문제가 아니라, 기업 경영 전반에 지속적으로 작
2026-02-09 김소영 기자
대한민국의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천명관 (千明官)이 10년 만에 장편을 발표한다는 소식은 단순한 뉴스가 아니다. 그는 2004년 장편소설 ‘고래’로 독자와 평단 모두를 놀라게 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작 ‘천 년 동안의 고독’과도 비교되며 주술적 사실주의의 백미로 거론되는 이 작품은 작가가 다양한 삶의 경험을 쌓아온 뒤에야 비로소 빚어낸 거대한 서사였다. 은희경은 당시 그의 출발을 두고 “전통적 소설 학습이나 동시대 작품에 빚진 것이 별로 없어 보인다”며 독자적 세계의 탄생을 주목했다. 그리고 지금, 10년 만에 발표되는 신작은 그 연장선상에서 다시금 이야기가 어떻게 확장될지 기대하게 한다. 문학의 귀환을 축하하는 방식을 여러모로 상상할 수 있겠지만, 필자는 한 병의 와인을 곁들 이는 것을 권한다. 천명관에게 어울리는 품종으로 제안하고 싶은 것은 이탈리아 남부의 풀리아(Puglia)의 프리미티보(Primitivo)다. 프리미티보는 미국의 진판델과 같은 유전적 뿌리를 가진 품종으로, 따뜻한 기후에서 잘 자라고 과실향이 강렬하다. 잔에 따르면 밝은 루비색을 띠며 라즈베리·블루베리·딸기 같은 붉은 과일 향과 함께 시나몬 등의 향신 노트가 은근히
2026-02-09 편집국 기자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어난 콩 재고로 농림축산식품부가 수급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이 현상을 단순히 소비 감소로 인한 상황으로 이해하면 문제의 본질을 놓치게 된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산콩 생산량은 2021년 11만 톤에서 2024년 15만5000톤으로 약 1.4배 증가했다. 하지만 소비 비중은 같은 기간 34.3%에서 30.5%로 오히려 감소했다. 1인당 콩 소비량 역시 줄었고, 감소분 대부분이 국산콩에서 발생했다. 생산은 확대됐지만 산업으로의 투입은 늘지 않았다. 이 간극이 현재 콩 문제의 핵심이다. ◇ 국산콩이 설 자리는? 콩의 가격 구조는 이를 더욱 분명하게 보여준다. 국산콩 가격은 수입콩 대비 약 두 배 수준으로 가격 격차가 크다. 2022~2023년 정부가 수입콩을 낮은 가격에 방출하면서 국내 시장 가격까지 동반 하락했고, 그 결과 국산콩의 경쟁력은 더 약화됐다. 가격으로 선택되는 식재료 시장에서 이 격차는 구조적으로 극복하기 어렵다. 홍보나 판촉을 통해 일시적으로 판매를 늘릴 수는 있지만, 산업 공정으로의 편입을 이루는 것은 불가능하다. 문제는 가격 수준이 아니라 시장의 성격이다. 식재료 시장에서
2026-02-09 편집국 기자
올해 자동차 분야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문제로 미국 시장의 접근이 어려워지고 있고, 유럽도 점차 기준을 강화하면서 문호는 점차 좁아지는 형국이다. 여기에 이미 공론화된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은 결국, 지역으로 공장을 옮기라는 의미와 다름없을 정도로 공세가 강화되ㅏ는 추세다. 특히, 중국을 지향하는 유럽의 쇄국정책은 같은 지역에 있는 우리에게도 불똥이 튀길 수 밖에 없어 우려스럽다.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는 하이브리드 차종은 일본산과 전기차와 배터리 등은 중국산과 치열하게 전쟁을 치루는 중이다. 현재 전기차의 경우 유럽에서 내연기관차 판매금지가 지연되면서 몇 년의 시간을 벌었다지만 앞으로 빠르게 전기차 시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서방의 국가들 대비 10년 앞서 개발과 보급을 시작하고, 정부의 보조금과 각종 인센티브 정책으로 급격히 성장한 중국의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은 이제 글로벌 각국으로 확산되는 중이다. 미·중 간의 경제 갈등으로 아예 발을 들이지 못하게 만든 미국을 제외하고는 글로벌 시장은 이미 중국산 전기차가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럽은 BYD 등 중국산 전기차 보급이 유럽산 대비 과반의 비용으로 공급 중이
2026-02-08 편집국 기자
최근 뉴욕타임스에서 미국의 토양 과학자 「페드로 A. 산체스」 박사가 85세로 서거했다는 부고 기사를 읽었다.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의 척박한 땅심을 살려 식량 증산에 이바지한 그는, 아프리카 농민들에게 옥수수와 같은 작물을 수확한 후 '세스바니아(Sesbania)'나 '테프로시아(Tephrosia)' 같은 콩과 식물 나무들을 심어 1~2년간 나무들이 뿌리에 질소를 포집해 식물이 먹을 수 있는 형태인 암모늄 등으로 바꾸어 가득 저장하게 하고, 떨어진 잎이 천연 퇴비가 될 때까지 기다리도록 했다. 그런 뒤 나무를 베어내 잎과 잔가지를 흙에 묻고 그 자리에 다시 작물을 심게 했다. 그 결과 비료를 전혀 주지 않았어도 토양의 질소 함량이 비약적으로 높아져 옥수수 수확량이 2~4배로 증가했다. 비료를 쓰지 않는 이 농법은 '녹색 혁명'의 아프리카 버전으로 평가받아 농업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세계식량상(World Food Prize)'이 그에게 주어지기도 했다. 고 산체스 박사가 꿈꿨던 토양은 미생물이 살아 숨 쉬고 탄소를 머금으며 스스로 생명을 길러내는 '살아있는 유기체'였다. 그러나 지금 우리 곁에는 비닐하우스라는 거대한 플라스틱 돔 안에서 화학비료와 농약이라는 링
2026-02-08 윤영무 본부장 기자
인공지능의 새로운 세계로의 여행은 종종 신대륙 발견의 대항해 시대에 비유된다. 지도에도 없던 대륙,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땅. 그곳에 금이 흐르고 향신료가 쌓여 있다는 소문이 돌자 모험가들은 앞다퉈 항해에 나섰다. 그들은 바다를 건너 돌아와 보고서를 올렸고, 보고서는 다시 투자금을 끌어왔다. 위험은 컸지만, 약속된 미래는 더 커 보였다. 페르난도 세르반테스의 신대륙 정복사를 담은 《정복자들》이란 책을 보면 1500년대 초 유럽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지만, 그 발견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콜럼버스가 도달한 "인도"는 자급자족적인 군도일 수도 있고, 인도와 중국으로 향하는 약속된 관문일 수도 있으며, 이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대륙일 수도 있고, 신화와 초자연적인 힘의 영역일 수도 있었다. 더 멀리 나아가는 탐험가들은 원시 부족이나 중국 함대, 용과 개 머리를 한 인간(문명 세계의 끝, 즉 인도나 아프리카 깊숙한 곳에 사는 존재), 프레스터 존(Prester John, 동방의 신비로운 기독교 왕국을 다스리는 사제 왕), 혹은 잃어버린 아틀란티스(9,000년 전 대서양에 존재했던 거대하고 강력한 섬나라. 아틀란티스 사람들이 탐욕과 오만
2026-02-06 윤영무 본부장 기자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음식 가운데 하나인 삼겹살은 늘 양면의 평가를 받아왔다. 한쪽에서는 “국민 메뉴”라 부르며 회식과 일상의 위로를 상징한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의 주범으로 지목돼 건강의 적으로 낙인찍혀 왔다. 특히 심혈관 질환을 걱정하는 이들에게 삼겹살은 ‘맛은 있지만 위험한 음식’이라는 모순된 자리에 놓여 있었다. 이런 인식이 굳어져 있던 가운데, 최근 영국 BBC 산하의 디지털 매체 「BBC Future」가 소개한 돼지고기 지방, 이른바 라드(lard)에 대한 평가는 적잖은 반향을 일으켰다. 「BBC Future」는 전 세계 1000개 이상의 식품을 분석한 영양 평가에서 돼지고기 지방이 비타민 B군과 비타민 D, 단일불포화지방산을 고루 갖추고 있어서 조사 대상 식품 가운데 8위라는 점을 조명했다. 이는 삼겹살을 마음껏 먹어도 좋다는 권유가 아니라, 우리가 막연히 나쁘다고 여겨온 음식에 대한 인식을 과학적 분석 앞에서 새롭게 질문해 볼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실제로 삼겹살 기름이 혈관 건강에 미치는 영향,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 문제는 심혈관계 질환자들이 조심해야 하는 건 물론이다. 누구나 과도한 섭취를 금하고 적정
2026-02-05 윤영무 본부장 기자
"들깨씨처럼 뿌려진 카페, 그러나 이야기는 보이지 않는다" 오늘(2월 2일) 뉴욕타임스는 “한국엔 커피숍의 문제가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우리나라 인구가 5100만명인데 8만개의 카페가 있으며, 서울에만 1만개 이상으로 커피 문화가 강한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조차 서울의 번화한 강남 지역에 비할 바 못 된다고 했다. 한국지방정보연구원이 공개한 커피점 분포도를 보면, 서울 전역에 들깨씨를 뿌려놓은 듯 카페가 점점이 빼곡하게 박혀있다. 골목마다 같은 간판이 겹치고, 거리마다 몇 미터 상간으로 비슷한 카페가 들어섰다. 이들 카페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지난해, 60년 만에 처음으로 문을 닫은 카페가 새로 문을 연 카페보다 많았으니까. 우리나라에서 카페 붐이 일어난 것은 치열한 취업 시장의 대안을 찾는 심리와 트렌디한 음료, 디저트, 인테리어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 때문이라고 카페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거기에다 새로운 것이 인기를 끌면 순식간에 관련 사업들이 쏟아져 나오는 우리나라의 모방 문화까지 가세해 해당 시장은 금세 포화 상태에 이른다. 기사에 따르면 아파트에서, 종종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대부분 우리나라 사람은 다른 사람들
2026-02-03 윤영무 본부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