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세상에 저걸 어쩌나” 튀르키예에서 일어난 지진 뉴스를 보던 나는 탄식이 절로 터져 나왔다. 고층 콘크리트 건물이 여기저기에서 와르르 주저 않고 먼지 폭풍이 일어났다. 건물 밖에 있다가 혼비백산한 사람들은 피했지만 건물 잔해에 묻힌 사람들은 잠잠했다. 갑자기 28년 전, 삼풍백화점의 붕괴현장이 떠올랐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저런 지진이 일어난다면 어쩌지? 고층 아파트, 댐, 터널과 철도. 내진 설계가 되었겠지 설마? 고가도로가 엿가락처럼 휘였던 일본 고베지진에서 많은 건물들이 버텨 낸 게 그나마 내진 설계가 돼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으로 머릿속이 엉킨 실타래 같았다. 나는 갑자기 팍팍한 고물가경제는 고사하고 하늘에서 맴돌다 내리 꽂는 번개처럼 불가항력 앞에서 내 목숨을 건사할 수 있는 것일까해 뇌 회로에서 불꽃이 튀기 시작했다. 어디 지진뿐인가. 전염병과 전쟁, 하루가 멀다 않고 북한이 쏘아대는 미사일도 그렇고 내가 아무리 조심해도 피할 수 없는 재앙이 알고 보니 도처에 잠복돼 있었던 것이었다. 어르신들은 늘 “매사 조심해라, 살얼음판 걷듯 살아야 한다”고 하셨다. 아무리 조심하고 조심해도 실수는 일어나고, 뜻밖의 사고를 당하는 게 인생이니
연말 토론회에서 미 연준에 슛을 날리는 사람들 “여러분이 만약 ‘경제학자들은 파티를 별로 즐기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셨다면 지극히 옳은 판단입니다” 라고 폴 크루그먼 뉴욕대 교수가 뉴욕타임스 사설에 썼다. 그게 무슨 말인가 싶어 읽어봤더니, 샴페인을 마시고 다음날 숙취를 다스리는 게 보통인 그믐날 밤에 이름 있는 경제학자들은 술을 마시지 않고, 인플레이션에 관한 사려 깊고 진심 어린 온라인 토론에 참여했다는 것이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자율만 펑펑 올려대는 미 연준을 비판하는 토론자를 발견하고 그렇게 말한 것 같았다. 필자 역시 미 연준을 때리는 사람이 누군지 궁금했고 한편으로 기분이 좋았다. 그런 경제학자가 있다니까. 없는 사람들만 고통 받는 이자율 인상의 냉혹한 현실 2023년 새해의 며칠이 막 지났을 때였다. 필자는 아침 일찍 여의도역 밖으로 나오다가 옆 눈으로 지하철 입구에 신문 한 부가 남아있는 걸 보고 집어 들었다. 신문 하단에는 한국은행이 곧 7번째로 이자율을 올릴 거라는 기사가 실렸다. 최근 한국은행은 기사의 예측대로 이자율을 7번째로 인상했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상에 늑대가 나타났다는 소년의 거짓말에 당했다는 듯이 일반인들은 데면데면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