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국의 정신문화를 찾아서(21) 현대 한국인 의식을 지배하는 대의명분론
【M이코노미 이상용 수석논설주간】 불교에서 경전 다음으로 ‘논(論)’을 쳐준다. 논으로 유명한 것으로는 ‘공’ 사상을 논한 용수의 ‘중론’, 대승불교의 논리를 설파한 ‘대승기신론’이 있다. 유교가 정치와 일상의 법도로 자리 잡았던 중국과 조선에서는 이 ‘대의명분론’이 위세를 떨쳤다. ‘명분’을 국어사전에 보면 첫째, ‘각각의 이름이나 신분에 따라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 군신, 부자, 부부 등 구별된 사이에 서로가 지켜야 할 도덕상의 일을 이른다.’고 했다. 둘째, ‘일을 꾀할 때 내세우는 구실이나 이유 따위.’라고 했다. 첫째의 뜻은 「논어」 자로 편에 자로가 스승인 공자에게 정치를 맡기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하자 ‘명’을 바로 하겠다’, 즉 ‘정명(正名)’이라고 대답한 데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둘째의 뜻은 첫째의 뜻에서 파생된 것으로 요즘에도 많이 쓰인다. 첫 번째의 뜻이 예전 유교 시대에만 통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전혀 그렇지 않고 오늘날에도 고위 공직자는 물론 경제인, 연예계와 스포츠계의 스타, 소위 공적인 직업인에게 가차 없이 적용되는 말이다. 유교에서 단 하나의 교리를 들자면 ‘명분’이라고 볼 수 있다. 임금은 왕으로서의 직분을 다해야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