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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심층] 상위 1% 실버타운 '더헤리티지'에선 무슨 일이?

성남실버타운 ‘더헤리티지’ 운영 서우 로우엘, 미숙한 경영에 부도
커뮤니티 시설 160억 이용료 받아놓고 방치... 혐오시설로 변해
곰팡이, 누수·누전으로 입주자 생존권 위협

 

대한민국 최초로 상위 1%를 위해 지어진 초호화 실버타운이 커뮤니티 시설 방치로 입주민들의 생존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009년 분양된 성남의 초호화 실버타운 ‘더헤리티지’. 분양 시기부터 화제였던 더헤리티지는 재벌가 이야기 ‘로열패밀리’ ‘시크릿가든’의 촬영지로 쓰이기도 했던 곳이다. 

 

20억 원을 육박하는 분양가로 당시 파격적인 초호화 실버타운으로 유명했던 더헤리티지 단지 내부는 수영장을 비롯해 사우나, 영화관, 은행, 피트니스센터, 레스토랑 등 약 5000평 규모다. 하지만 당시 운영사인 ㈜서우 로우엘(현재 운영사는 '서영엔지니어링')의 미숙한 경영으로 인해 부도가 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주택은 소유권 이전 등으로 입주자들의 명의로 변경됐지만 커뮤니티 시설은 운영사 소유로 방치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보통 아파트나 실버타운 분양형의 경우 입주자 계약서에 전용면적, 공용면적과 더불어 기타 면적으로 커뮤니티 시설이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더헤리티지’는 커뮤니티 시설이 계약서에서 빠져 있던 게 문제였다. 

 

‘더헤리티지’의 한 관계자는 분양 초기 입주민들은 계약서에 커뮤니티 시설이 빠진 것은 몰랐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커뮤니티 시설이 운영사 부도로 공매로 넘어갔고, 이를 인수한 업체가 8년 간 시설을 방치하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입주민들이 떠안게 된 것이다.

 

◇ 초호화 실버타운이 혐오시설·유해시설로

 

M이코노미뉴스 기자가 현장을 방문했을 때 단지의 첫 얼굴인 로비에도 곰팡이 냄새가 진동했다. 왼쪽에는 지금도 운영되고 있는 부동산이, 오른쪽에는 폐허를 연상시키는 응접실이 기괴한 모습으로 방치되어 있었다. 로비에서 만난 입주자 대표 이 모씨는 천장에서 떨어진 석고 틀을 보여주면서 방치된 커뮤니티 시설로 인해 입주민들이 얼마나 큰 피해를 입고 있는지를 토로했다.

 

 

그는 "커뮤니티 시설은 지하 5층부터 1층까지 모든 단지와 연결되어 있다"며 "이로 인해서피해가 더 크다. 예전에는 이 로비를 통해 모든 단지로 이동을 했다. 실버타운이기 때문에 중간에 에스컬레이터와 승강기, 휠체어 이동 장치까지 되어 있어 어르신들이 쉽게 집까지 이동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시설이 중단된 상태. 시설이 모든 단지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폐허가 된 시설의 냄새와 곰팡이, 세균 등이 어르신들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또 몇몇 분들은 거동이 불편해 멀리 돌아가야 하는 길을 놔두고 아직 시설 통로를 이용하시는데 어둡고 미끄러운 바닥으로 인해 낙상위험도 있어 너무 위험한 상황”이라고 현 상황을 토로했다.

 

◇위급상황 시 대처할 수 없는 게 가장 큰 문제 

 

노인복지시설인 실버타운은 시설 허가 시 의사, 간호사 등 의료시설을 갖춰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커뮤니티 시설이 방치되면서 의료실이 사라져 위급상황 시 대처가 불가능한 게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이다. 기자가 보기에 해당 건물은 누수되고 노후된 시설로 누전·화재 위험성도 있어 보였다.

 

그는 “(최근) 8년 간 동파되고 누수된 시설이 수리도 안 된 상태에서 방치되고 있다. 어떨 때는 화재경보 불량으로 밤새 경보가 울릴 때도 있다. 소유 업체에서 원래 소방 책임자를 써야하는데 이마저도 없다. 주택 관리업체에 있는 소방 책임자가 가끔 들여다 봐주는 정도다. 시설 방치로 주민들이 큰 고통을 받고 있다. 곰팡이도 피고, 쥐 죽은 사체도 발견되고, 누수 때문에 천장도 다 떨어졌다. 무엇보다 면역력이 약한 어르신들에게 위험한 환경이다. 실제로 한 분이 호흡기 문제로 병원을 찾았는 데, 곰팡이 균으로 인한 호흡기 질환이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심각성을 전했다.

 

 

 

얼마 전 입주민들은 커뮤니티 시설의 공기를 포집해 연구소에 성분분석을 의뢰했다. 의뢰한 결과 커뮤니티 대부분의 장소에서 세균과 곰팡이가 기준치를 훨씬 초과한 값이 나왔다.

 

이 대표는 “노후에 안전한 여생을 보내기 위해 당시 매우 비싼 값을 치르고 입주했다. 1인당 3천만 원하는 커뮤니티 회원권도 구매했는 데 관련 업체들의 부도덕한 농간으로 160억 상당의 회원권은 사기를 당하고 주택가격은 하락하며 생활환경은 처참한 지경에 이르렀다. 커뮤니티를 정상화해달라는 요구도 폐허가 된 시설을 즉각 수리하고 정비해달라는 정당한 요구도 업체는 묵살해왔다. 최근 6개월은 아예 전화도 받지 않는다”라고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선은 곰팡이, 세균, 떨어진 벽지 등 노후 방치된 시설을 방역을 해놓고 커뮤니티 정상화 방안을 내야 할 것”이라며 “커뮤니티가 정상화될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시설 인근에 있는 한 부동산 관계자는 이 문제에 대해 “주택은 좋은 재료로 잘 지어진 곳이나 커뮤니티 시설 때문에 입주자들이 큰 피해를 겪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 분양형 실버타운 허용한다는 정부...전문가 "공공형 복지주택 제안"

 

최근 정부가 실버타운 공급이 늘지 않자 분양형 실버타운을 허용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실버타운 허가 시 많은 법률을 적용해 까다롭게 심사를 한다지만 해당 시설과 같이 허가 후 관리감독과 운영에 대한 규정이 없다보니 많은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

 

숭실대학교 허준수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 문제에 대해 “실버타운의 경우 회사가 돈을 미리 걷어서 짓는데 중간에 부도가 나면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외국의 경우 민간도 있지만 공공형 노인복지주택이 많다. 비싼 민간 시설대신 공공형 복지주택을 늘리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허 교수는 이어 “현재 부도가 나는 노인복지주택이 많다. 전세사기 시 주택금융공사를 통해 입주자의 보증금을 보전해주는 것처럼 실버타운도 회사가 부도나더라도 국가가 보증해줄 수 있는 제도와 지속적인 서비스와 어르신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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