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0 총선에서 인천 서구갑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해 낙선한 박상수 변호사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심경을 밝혀 화제다.
선거운동 현장에서 몇 달간 7만 장 정도의 명함을 돌렸다는 그는 “보편 복지와 현금성 복지를 바라는 목소리는 점점 더 커져만 가고 있고 앞으로는 보수 역시 계속해서 선거에서 패배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러한 포퓰리즘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될 것”이라고 썼다.
그는 “여전히 우리의 전통적 지지층은 고전적 노동과 그에 기반한 성장과 발전을 이야기하지만, 그 수는 눈에 띄게 확연히 줄어들고 있다”고 하면서 그로 인해 “수도권에 출마한 국민의힘 영입 인재들이 모두 고배를 마셨다”는 언론 기사를 거론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인재 영입 1호로 여당의 ‘험지’로 분류되는 인천 서구갑에 출마했던 그는 더불어민주당의 김교흥 의원과 붙어 패배했다.
그는 “장사가 너무도 안 되는 자영업자들의 고통은 명함을 돌리는 순간마다 느낄 수 있었는데 그 와중에 ‘민주당은 현금성 복지를 해주는데 국민의힘은 자기들끼리 해먹느라 국민들에게 그런 것도 안 해 준다,”는 말을 들어 마음이 무거웠다는 것이다.
“자영업자들로부터 70%가 가게를 내놨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당장 먹고 사는 것이 너무 힘들었고 국민들이 민주당 정부가 마구 풀어주던 현금성 복지에는 너무나도 익숙해져 있었다”고 그는 쓰고 있다.
박 변호사는 “선거운동을 하던 중 어떤 중학생은 내게 ‘전과 몇 개 있어도 대통령 후보도 할 수 있잖아요?’라고 했다”며 “우리 당의 흙수저 출신 전문가 영입 인재들은 전멸시키며 범죄자, 부동산 투기 세력, 전관예우, (이대생) 성 상납 발언(을 한 인물들)까지 기어코 국회로 보내는 과반이 넘는 국민들의 선택 앞에서 뉴 노멀의 시대가 완전히 시작됐음을 체감했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1979년생의 박 변호사는 “우리 당의 영입인재들은 대부분 내 또래였고 모두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길러왔으며 험지라 불리는 격전지 출마를 불사했다”며 “이번 우리당 영입인재들은 민주당과 진보정당 지지세가 강한 서민들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태어났거나 자랐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당의 인재 영입 후보들에 대해 “국가와 사회가 준비해 준 교육의 사다리를 타고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다지며 사회 활동을 해오던 사람들이었다”며 “대부분 고도성장기의 우리나라가 길러냈고 한 세대 만에 자력으로 세상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마지막 세대였으며 그 시대를 다시 부활시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고도 했다.
“그랬기에 다들 영입 인재로서 프리미엄을 요구하지 않고 이제는 우리 당에게 험지가 되어버린 동네에 자원하여 출마할 수 있었다”고 그는 쓰고 있다.
그는 이어 “앞다퉈 당의 험지로 출마한 영입 인재들의 선택을 보며 ‘세상에 정치가 그리 쉬운 줄 알았냐?’고 조롱했지만 언젠가는 이번 우리 영입 인재 동기들의 무모할 정도의 절박한 도전과 처절한 사투의 의미가 이해될 날이 오기 바란다,”고 했다.
“우리 당이 서울에서 6석만 이길 수 있다는 뉴스가 나올 때 정치 투신을 결심했고 질 것을 각오하고 치열하게 후회 없이 싸웠기에 아쉬움이 남지 않는다,”는 그는 “다만 이제부터 변하게 될 나라가 걱정될 뿐”이라고 했다.
“우리는 과연 이토록 환상적으로 완벽히 다져진 듯한 뉴 노멀을 되돌릴 수 있을까? 내가 사라진 뒤 이 땅에서 살아갈 내 아들을 생각하면 그것이 불가능해 보일지라도 해야만 하는 일이 되었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