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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배우 김진호 부상 투혼 모노드라마 <빌라도의 고백>

양심의 목소리인가 비겁한 변명인가?

오는 12월30일 오후 6시 한국전력거래소 다슬홀

 

 

“사도신경에서 제 이름만은 좀 빼주십시오!”

 

예수의 죽음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유대총독 본디오 빌라도. 사도신경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간절하게 애원하다가 피를 토하며 쓰러진다. 막이 내린다.

 

(사)전문예술극단 예인방과 연극배우이자 탤런트인 김진호가 모노드라마 <빌라도의 고백>을 올해 송년무대에 올린다. 오는 12월30일(토) 오후 6시 나주 혁신도시 한국전력거래소 다슬홀.

 

이번 공연은 김진호가 20년 전 서울·광주·나주 등 여러 공연장에 올려 호평을 받았던 동명 작품의 ‘시즌 2’다. 무대에 서기보다 제작자로서 가족서사를 보편적인 인류애로 승화시킨 정극에 몰두해오다가 ‘좋은 연극’의 지평을 넓히려는 김진호의 선한 노력을 반영하는 공연이기도 하다.

 

<빌라도의 고백>은 유대총독 빌라도가 로마황제에게 보낸 실제 보고서와 성경 속의 사건들을 극화하고 있다. 빌라도의 입을 빌어 예수의 복음 전파, 유대인들의 음모, 불법재판과 십자가 처형, 부활까지의 사건들이 한편의 파노라마처럼 전개된다.

 

김진호는 빌라도를 비롯해 예수, 아내, 제사장, 군중 등 여러 인물들을 소화한다. 저마다의 특성을 살려 다양한 몸짓과 목소리로 인물을 표현해내는 일인다역의 내면연기가 팔색조보다 현란하다.

 

연극은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사 십자가에...’. 사도신경의 한 구절이 저주의 합창처럼 들리자, 괴로운 표정의 빌라도가 고백을 시작한다. 그는 자신이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히게 한 장본인이라면서도, 민중봉기가 두려워 예수를 풀어주지 못했다고 변명을 이어간다.

 

‘나는 그대에게 많은 자유를 부여해왔소. 그대의 설교는 소크라테스나 플라톤의 사상보다 위대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바요.’

 

그러나 빌라도는 결국 로마에 항거한 주모자 가운데 한명이었던 강도 바라바가 아닌 예수를 십자가에 매달고 만다. 정치적 잠재위협을 제거하는 것이 자신의 정치권력에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한 셈이다.

 

속죄를 위해 독배를 든 빌라도의 마지막 변명이 이어진다. 바다를 잠들게 하고 오병이어로 수천수만 명의 배를 챙겨준 예수의 기적과 능력을 나열한다. 그러면서 예수를 죽인 건 예수가 예루살렘에 입성할 때 ‘호산나(구하옵나니, 이제 구원하소서)’고 외치던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빌라도는 객석을 향해 ‘당신도’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혀 죽게한 죄인들인 데, 왜 자신의 이름만이 <사도신경>에 올라야 하냐며 피를 토하고 쓰러진다.

 

무려 70분 동안 홀로 빌라도역을 열연할 김진호는 “공연 일주일을 앞둔 연습과정에서 갈비뼈 두 대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다”면서 “연극에 입문할 당시의 초심을 떠올리며 참고 견뎌냈다”고 말했다.

 

김진호는 또 “이번 공연을 위해 3개월 동안 빌라도의 행적과 내면의 소리를 탐구하고 시나리오를 수정했다”면서 “종교적 내용의 이면에 담긴 인간의 심리와 역사를 꿰뚫는 진지한 교훈적 가치를 객석이 이해줬으면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송수영 연출은 “2천년 전 로마의 식민지였던 유대땅은 일제 강점기의 우리나라 상황과 다르지 않다”면서 “빌라도와 이토 히로부미의 망령이 현재를 사는 우리의 삶 주위에 떠돌고 있지나 않은지 모두가 경계하고 성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호는 45여년간 쉬지 않고 연극무대와 씨름해온 연극장인이자 공중파TV 연기자다. 한국예술문화산업진흥원 이사장, 고구려대학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서동요> <구암 허준> <옥중화> 등 TV드라마에서 활약했다. 한국예총예술문화상 대상, 대한민국연극대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진호가 1981년 설립한 (사)전문예술극단은 지금까지 400회가 넘는 공연을 펼쳐오고 있는 연극단체다. 20여년 전부터 가족서사를 보편적인 인류애로 승화시킨 작품을 통해 전국적인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엄마의 강>과 <못생긴 당신>으로 대한민국연극대상 작품상을 수상했으며, 1991년 청소년아카데미 연극교육원을 설립해 연극 꿈나무 양성에도 진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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